![]() 웃고 또 웃었다. 우리는 지나며 이 사람 저 사람 험담도 실컷 하고 빵빵 경적을 울리며 달리는 자동차도 맘껏 욕했다. 연예인 흉도 많이 봤다. 무용한 말장난이 봄꽃처럼 첫눈처럼 하루를 덮었다. 무게도 없고 진지할 것도 없고 긴장할 것도 없는 말이라면 뭐든 다 좋았다. 순간순간 도망가 버릴까 두려울 만큼 끝도 없이 좋았다. (P.130)
무른 손가락으로 또박또박 짚어 마음에 심어준 글자. 이어보니 전부 다 같은 말이었다. 살라는 말이었다. 다시 사랑하고 다시 아프고 다시 헤어지고 또다시 사랑하라는 말 뿐이었다. 지울 길도 물리칠 길도 없었다. 배신할 수 없는 말이었다. (P.301)
벌써 10년쯤 지난 일이다. 내 작은 생명을 품고 있던 시절, 수십 년 전 나를 그렇게 품었을 나의 엄마는 큰 수술을 해야 했다. 수술하러 가는 전날까지 임신한 딸의 냉장고를 가득히 채워준 내 엄마는, 마취약에 취해 엉엉 울며 “우리 엄마 보고 싶어”라고 말을 했다. 그날이었다. 엄마가 한 여자로도 보이기 시작한 게. 이모의 성화에 병원에서 쫓겨나 집으로 가며, 나는 태어나 가장 긴 시간을 울었던 것 같다. 그날 내게 전해진 엄마의 슬픔은 아무래도,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상실감이 아닐까 싶다. 수오서재의 새 책, 『엄마의 마른 등을 만질 때』를 가만히 손에 들었을 때, 꽤 오래 잊고 살던 그 날의 감정들이 떠올랐다. 그래서 나는 책을 펼치기도 전에 좀 많이 울었다.
『엄마의 마른 등을 만질 때』는 엄마의 투병 생활에 기록된 이야기들이다. 시작부터 울었고, 읽으면서도 분명 울게 되리라 예상은 했지만, 나는 『엄마의 마른 등을 만질 때』를 읽는 내내 울었다. 이제 점점 “돌이킬 수 없는 어른”이 되어가는 나이임을 실감했고, 순간순간 느끼는 내 부모의 왜소해짐이 서러웠고, 그럼에도 살짝 모자란 딸로 사는 게 당신들에게 힘을 준다는 게 슬펐다. 섬세한 언어와 절절한 감정이 만들어내는 문장은, 타인의 엄마에게서 나의 엄마를 보게 했다. 또 나를 만나게 되기도 했다. 투병으로 엄마의 몸에 난 상처를 절제된 감정으로 기록한 문장에서, 삶에 삶을 잇대었다는 말에서, 엄마는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절망에서- 작가와 독자가 아닌, 그저 누군가의 자식들이 되어 공감하고 슬퍼했다.
마흔이 되어도 자라지 못한 어리석은 나는 『엄마의 마른 등을 만질 때』의 페이지가 몇 장 남지 않았을 무렵 마음이 초조했다. 차마 이 책의 “결론”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책의 끄트머리를 한참이나 미루어두었다가 읽었다. “사랑하는 이를 결국 떠나보낸 사람들이 일관되게 말하는 게 있다. 우리는 무지하고 사랑할 시간은 많지 않다는 것. 더 귀한 것과 덜 의미 있는 걸 언제나 헷갈렸다고. 한정 없이 사랑하는 이의 등을 쓰다듬을 시간은, 눈을 들여다보고 같이 웃고 울 시간은 생각보다 얼마 남지 않았더라고(P.12)”라고 말하던 그의 문장에서 애써 부정했던 일을 선명하게 느끼며 나는 결심하고 또 결심했다. 지금 더 많이 사랑하자고, 더 귀한 것을 헷갈리지 말자고, 사랑하는 이의 등을 더 많이 쓰다듬고 눈을 들여다보고, 더 많이 같이 웃자고.
감히 타인의 가늠할 수 없는 상실을 앞에 두고 나의 시간들을 가늠해봐도 될지 모르겠지만, 그가 자신의 “늦은 시간”들을 이렇게 꺼내놓은 것은 '당신들이라도 늦지 말라고'가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엄마의 마른 등을 만질 때』는 감정이 묻어날 것 같은 섬세한 문장으로, 오늘이 얼마나 행복한 순간인지, 얼마나 소중한 나날들인지를 절절히 깨닫게 만든다. 오늘부터라도 엄마에게 '늦는 사람'이 되지 말자고 결심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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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엄마는 암환자가 되었고 나는 아픈 엄마를 보호하는 보호자가 되었다. 암투병으로 생과 사를 넘나들었던 그때가 아마도 봄날이었던 거 같다. 버스 창 너머 세상은 봄꽃으로 만발했었다. 입원한 엄마 곁에 있다가 집으로 가던 버스 안, 나는 엄마와 나, 우리를 제외한 이 세상의 찬란하도록 눈부신 아름다움에 황망했던 것 같다. 그날 나는 버스에 가방을 놓고 내렸다. 엄마의 빨래 거리를 담은 비닐가방은 손에 꼭 쥐었지만 내 가죽 가방은 버스 의자 위에 놓고 내린 것이다. 얼마나 삶이, 그 시간이 버거웠으면 그랬을까..한 번도 잃어버린 적 없는 것들을 그렇게 놓쳤다..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정신이 아득해진다. 날마다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엄마를 보는 것은 어렵고 힘들었다. 중환자실에 누워 있는 엄마 주위에 거대한 기계로 둘러싸인 환자들, 수 많은 링거병이 매달려 있던 그곳의 풍경은 현실감이 없었다. 엄마는 그 당시 나에게 자주 하던 말이 있었다 "딸아, 엄마가 죽더라도 슬퍼하지마!" 아직 엄마는 너무 젊은데, 아직 나는 엄마가 필요한데 엄마는 자꾸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그때를 다시 떠올리게 해준 책인 양정훈 작가의 [엄마의 마른 등을 만질 때]를 읽으며 나는 작가와 작가의 어머니의 모습에서 나와 나의 엄마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엄마의 암 투병을 함께 한 아들과 엄마의 이야기는 읽는 내내 수 많은 눈물 방울을 떨어 뜨리게 했다. 엄마의 어린 시절, 젊은 나날들의 이야기를 모으며 작가는 엄마라는 한 여자를 마주한다. 내가 몰랐던 엄마의 이야기를 수집하며 엄마에 대한 기록을 엄마의 마지막 날까지 단정하게 해낼 수 있었다. 가족의 이야기를 그것도 이별의 경험을 글로 만들어 내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엄마는 책 속에 다시 존재하게 된다. 그래서 그리울 때마다 글자 속 엄마를 만날 수 있다. 고통 없는 그 곳에서 나를 보고 있을 엄마를! 사랑하는 사람의 투병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삶의 불행으로 힘겨운 하루가 이어지는 이가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나는 이 책을 건네고 싶다. 가장 아름답고 가장 소중하며 가장 가치있는 대상에 대해, 그리고 사랑이 왜 사랑이어야 하는 지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밑줄 그은 문장들_기억하고 싶은 글> '화내지 않기. 슬프지 않기. 미안해하지 않기.' '우리는 알 길도 없이 서로에게 자꾸만 죄인이 되었다' '그 흔하디 흔한 기적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발에 채도록 넘치는 저 기적은 왜 우리를 모른 척 지났을까. 내가 무엇을 틀렸을까. 치료를 선택하며 약을 고르며 무엇을 잘못해서 엄마를 지키지 못했을까. 어디에든 찾아가 따져 묻고 싶었다. 조목조목 하나하나 캐묻고 싶었다. 그러나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사랑이 사랑인 이유는 사랑이 아니고서는 아무것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삶이 아름답고 눈부신 이유는 그리하지 아니하고는 설명할 수 없는 사람들 때문이었다. 재활병원 모퉁이에서 아픈 아버지는 아픈 딸의 몸을 닦는다. 닦아도 닦아도 사랑이었다.' '세상에 이런 천사 같은 게 어떻게 나한테 왔을까. 여러 계절이 지나도록 그 말이 나를 떠나지 않았다. 당신이 준 말 하나 참 오래 살아남아 몸살 난 밤마다 이마를 짚었다.' '두 시절은 따로 살지 않았다. 어떤 시간은 불행이며 동시에 행복이었다. 온통 황폐하고 매 순간 눈부신 날들이었다' '모두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가장 늦게 발견한다. 가장 늦은 이름으로삶의 가장 깊은 곳을 배운다. 그게 슬프고 고맙고 미안하다' ![]()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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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의 마른 등을 만질 때 양정훈 / 수오 서재 책을 읽으면서 잘 울지 않는다. 아무리 슬픈 내용이라도 그 장면의 묘사에 빠져들어 감정이입되는 일이 그렇게 쉽지 않은 내 성격 탓인가 보다. 그러나 이 고약한 책은 예외이다. 이렇게 섬세하고 깊이 파고들어 내면의 꽁꽁 묻어둔 감성까지 끄집어내 독자를 흔들고 폭풍처럼 오열하게 만든다. 더 놀란 것은 작가가 남자라는 것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아픈 엄마를 이토록 정성껏 온 힘을 다해 보살피는 자식이 그리 흔할까... 아픈 이를 지키고 싶은 마음에 기꺼이 쌈닭이 되기도 하고 그 이유 역시 아픈 이를 지키고 싶은 마음에서 아니겠는가. 작가는 월간지 회사 편집장으로 재직했고 이미 다섯 권의 책을 발표한 기성 작가이다. 그 이름이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그가 쓴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장 하나하나 버릴 것 없이 엄마에 대한 작가의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어느 날 엄마의 배에 복수가 차 불러오기 시작했고 큰 병원을 찾았더니 자궁 가득 암이 차 있다는 진단을 받는다. 8년 전 엄마는 이미 유방암 환자였고 완치까지 10년을 바라보며 지속적으로 약을 먹고 추적 검사를 받아왔다. 병원에서는 얼마 전 받은 종합검진에서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다. 이런 뭐 거지 같은 병원이 있냐며 언성을 높이고 소란을 떨어보지만 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는 스스로가 원망스럽기도 했다.
주변엔 아픈 사람이 참 많다. 저마다 친구가 혹은 가족들이 심각한 질병과 싸우고 있었다. 아픔과 아픔을 잇고 슬픔과 슬픔을 포갠다는 표현이 무척 마음에 와닿았다. 엄마의 투병은 길고 긴 시간이었고 그 곁을 아들이 지킨다. 항암치료와 반복되는 검사, 수술, 보호자도 여간 고된 일이 아니다. 팔순의 아버지에게 이 모든 것을 맡기기 어려워 아들은 기꺼이 짐을 진다. 어쩌면 엄마와 이토록 친밀할 수 있는지 그렇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아프지 않은 이들이 어떻게 아픈이들의 마음을 다 알겠는가, 아픈이들만 만나온 의사들은 그들의 고통을 다 아는체 하면서 대면대면 환자들을 대하기도 한다. 의사의 이러한 무심함들이 그들의 관심과 열정만 기대하는 환자들에게 때로는 무거운 상처를 안겨준다. 희귀암이 온 몸을 덮쳐 고통스럽게 엄마는 투병을 하고 그 곁을 지키는 아들의 고통스러운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아픈 엄마의 감정을 가져보기도 했고 희망과 무기력감을 롤러코스터처럼 오고 가는 자식의 마음도 경험해 본다. 엄마는 별다른 유언을 남기지 못했지만 아들은 엄마와 함께 한 시간들 속에서 이미 당부의 말을 들었다.
@ 읽은 후 감상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가장 늦게 발견한다는 작가의 말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가장 늦은 이름으로 삶의 가장 깊은 곳을 배우고 우리는 또 다시 남아서 꿋꿋이 생을 살아간다. 살아계실때 좀 더 잘해드릴껄, 말 한마디라도 에쁘게 해드릴껄, 작가 역시 엄마에게 짜증내고 독하게 뿜어낸 말들만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엄마의 투병을 그리고 임종을 글로 쓰면서 작가는 얼마나 마음이 혹독하게 아프고 힘들었을까, 3년이 다되도록 원고를 쓰고 지우며 병상의 엄마를 떠올리는 것은 스스로에게도 고된 시간이었을 듯 하다. 처음 이 책을 쓴 목적이 병을 이긴 엄마에게 상을 내어 주고 싶었던 마음인데 결국 마지막은 엄마의 부재를 드러낸다. 병상의 엄마를 돌보며 마른 등을 쓸어내리고 켜켜이 쌓인 아픔을 달래며 쓴 글에서 일상의 단조로움이 곧 행복임을 읽는다. 현재 사랑하는 가족을 혹은 연인이나 친구를 돌보는 환자 가족들이나 그러한 아픔을 가졌던 독자들에게 폭풍같은 공감을 불러 일으킬 귀한 책 한 권을 만났다. ★수오서재 에서 협찬 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 #첫줄 엄마의 마른 등을 만질 때 양정훈 지음 수오서재 출판사
책을 읽기 전 제목에서 나는 슬픔을 마주할 용기가 필요했다. 아마도 내 나이쯤... 부모님이 편찮으시고 보살펴드려야 할 때, 어쩜 지금의 나의 상황이... 그래서 나는 읽을 준비가 필요했던 책이다.
제목과 함께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고 읽을 땐 쉬지 않고 읽어 나갔던 그렇지만 글을 쓰기까지는 오래 걸렸던
“엄마의 마른 등을 만질 때”
40대의 작가님이 70대 엄마의 암투병, 그 마지막 3년을 기록해 놓았다. 엄마를 돌보기 위해 20년 만에 함께 살며 그동안 몰랐던 엄마의 이야기에 대한 기록 차가운 병원에서의 또 다른 환자들과 보호자 엄마의 고통순간들... 절망과 희망, 위로와 담담함...
마음이 많이 복잡하셨을 것 같다. 잠을 이루지 못 한 날들이 많았을 것 같다...
이런 날들을 너무 담담하게 적어 놓으셔서 목이 더 메었다.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렀고 마음이 많이 아렸지만 이 책을 늦지 않게 만났음에 감사한다.
-프롤로그 중-
소중한 기회 미루지 말고 늦지 말길! 나에게 이렇게 이야기 해 주었던 책이다.
화내지 않기 슬프지 않기 미안해 하지 않기 p132.
사랑이 사랑인 이유는 사랑이 아니고서는 아무것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삶이 아름답고 눈부신 이유는 그리하지 아니하고는 설명할 수 없는 사람들 때문이었다. p206.
엄마는 한 번도 늦은 적이 없었다. 나는 언제나 엄마를 늦게 늦게 발견하고 말았다. p264.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엄마의 지금을 최대한 오래 눈에 담아두는 것뿐이었다. p274.
마음을 하루 종일 비비고 문질러도 미안하다는 말 하나가 씻기지 않는다. p288.
엄마가 내게 알려준 것들, 모든 옛날과 모든 비밀이 빠짐없이 남아서 엄마를 살고 있었다. 나무마다 꽃마다 엄마 목소리다. 길마다 모퉁이마다 온통 엄마 얘기다. p296.
#엄마의마른등을만질 때 #양정훈 #수오서재 #삶과죽음 #인생 #엄마 #에세이 #신간추천 #책추천 #서평 #늦지말기 #투병 #나의엄마 #감사합니다 #잘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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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라는 단어는 목소리를 내지 않아도 눈으로 보기만 해도 울컥하는 거 같아요. 제목만 읽었는데도 항상 마른 몸이었던 지금의 엄마의 등을 만지는 거 같아서 이미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엄마는 엄마의 엄마를 미워하고 안볼거라고 하지만 티비에 어르신들만 나와도 곧 울려고 하더라구요. 그런 엄마를 보는 저도 참으려하지만 애써 괜찮은 척하지만 정말 엄마라서 눈물이 나는 것 같습니다. 엄마를 다루는 책은 읽어본 적이 없어 읽어보고 싶어요. / 서평단 댓글 엄마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책 제목의 책은 읽은 적이 없다. 그래서 더 읽고 싶었던 《엄마의 마른 등을 만질 때》였다. 솔직히 읽기 전 부터 걱정이 있었다. 읽다가 슬퍼질 것 같았다. 그래서 책 수령 전 서점에 가서 먼저 만나보았다. p. 47 엄마가 투병을 시작하며 나는 속으로 다짐했던 게 하나 있었다. 사실을 정직하게 말하자. 병이 너무 깊으니까. 엄마는 사실을 알 권리가 있고 당신의 병을 바로 들여다보며 필요한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하니까.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생각해봤다. 선뜻 대답이 생각나지 않았다. p.61 독한 항암 앞에서 엄마는 위태로워 보였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그 어느 날보다 엄마가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 마음이 쿵-하던 문장이었다. p. 80 병자를 보살피는 짐을 혼자 지기 두려운 마음. 나의 가족도 현재 요양병원에 있어서 매우 공감되었다. p. 98 이건 장떡나물. 먹는 거야. 별맛 없는데 그냥 먹어. 이건 꽃다지. 이것도 먹는 거야 어? 국수댕이도 났네. 들풀은 향이 별로 없어. 밍밍한데 배고프면 그냥 삶아서 다 무쳐 먹었어. 당신과 걸으면 비로소 길가에 나고 지던 들풀이 제 이름으로 불렸어요. 가난한 봄에는 잎마다 이름마다 쓸모가 있었어요. 이건 계절이 막 바뀌고 있을 때 맛이 좋은 풀. 요즘 아빠가 산에서 두릎이며 신선초며 엄나물이며 캐온다. 다 초록색이고 시금치 같지만 데치고 무치면 각기 맛이 다른 것이 신기하다. 골고루 먹어보라며 밥 먹을 때 마다 밥 위에 나물 반찬을 올려주는 아빠가 생각났다. 나물을 즐겨먹는 편은 아니지만 그렇게 올려주면 싫은 내색하면서도 잘 먹는다. 그러면 또 올려준다. 내가 잘 먹으니 아빠가 캐오는 것 같은데... 요즘 산에서 나물 캐다가 사고도 많이 나기에... 그만 하라고 화를 냈었다. 책에서 풀이 나오니... 반가웠다. p. 107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몸. 당연했던 것들은 어느새 허물어져 다시는 영원히 찾을 수 없게 되었다. - 엄마의 주름을 보며 생각했던 부분이다. p. 149 다른 듯 닮은 슬픔. 당신의 저림을 알 것도 같아서 우리는 함부로 위로하지 않았다. 서로에 반사되는 고통이 있었다. 통증은 아무래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작아지지도 않는다. 단지 아픔과 아픔을 이을 뿐. 슬픔에 슬픔을 포갤 뿐 모두 다 아픈 것을 알고는 마음의 모서리 하나가 몽톡해졌다. 눈 덮인 밤의 숲을 서로 발자국을 겹치며 나란히 걷는 기분이었다. 이 책을 하루에 다 읽기엔 슬플꺼 같았다. 그래서 책상 한 켠에 두고 천천히 읽었다. p. 195 병원의 문제인지 내 마음의 문제인지 종 잡을 수 없었다. 병원은 그렇게 감정 없이 작동하는 진료기계였다가 금세 정말 끝에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신앙처럼 여겨지길 반복했다. 병원에서의 기다림이란 나도 안다. 하지만 안다고 섣불리 말할 수 없다. 이 책에서의 기다림은 현장에서 있지 않고서는 짐작하기 어려울 것이다.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 다시 시작하다는 문장에 마음이 먹먹해졌다. 《엄마의 마른 등을 만질 때 》는 읽다가 멈춘다. 아니 멈춰야만 한다. 한 템포 숨을 고르며... 다음을 다 잡고 다시 읽어가야한다. 쓰디 쓴 커피도 옆에 두고서 말이다. 이 책을 읽고 엄마에게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너무 평범하긴 하지만 가장 어려운 부분이 아닐까? 엄마도 엄마가 보고 싶은 엄마에게 이 책을 읽어보라고 해야할지 말지... 망설여진다. 금방 눈물이 차오를것이 뻔히 보인다. 언제나 곁에 있을 것만 같은 엄마에게 오늘도 잔소리를 들었고, 잔소리를 했다. 이제는 사랑한다고 말해야겠다. #엄마의마른등을만질때 #수오서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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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엔 역시 엄마와 함께 ![]() ![]() ![]() [간단 책 소개] 70대 엄마의 암 투병, 그 마지막 3년을 기록한 40대 아들의 이야기 생일 전부터 부모님이 내게 많은 신경을 써주셨다. 한동안 너무 바쁘게 사느라 여유가 없었는데, 부모님 덕분에 쉼표를 찾는다. <엄마의 마른 등을 만질 때>를 읽으며 부모님에 관한 감사와 사랑을 돌아보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엄마의 지금을 최대한 오래 눈에 담아두는 것뿐이었다. (p274) 하루는 지인에게 통화가 걸려왔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했는데도 자기 할 말만 하더라. 내가 매정하게 끊지 못한 잘못도 있겠지만, 가족과의 시간을 방해하는 태도가 너무도 싫었다. 일이든 대인관계든.. 다 중요한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요즘엔 가족과의 시간을 방해 받는 게 단순히 싫다라는 감정으로 다 표현이 되지 않는 것 같다. 나도 하루하루 나이가 들어가고, 부모님도 그렇다.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걸 직감하기에 가족과의 시간이 더 소중해진다. 사랑은 그렇게 온 이름으로 잔잔하게 봄을 덮는 것인가요. (p100)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엄마와의 관계가 매일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 요즘엔 가족 만큼 절대적인 내 편도 없다는 걸 실감하기에.. 이 한 마디가 오래 가슴에 남았다. 사랑이라는 게 거창해서 좋은 게 아니다. 그냥 사랑이라서 고맙고 좋다. 잔잔하게 나란 존재를 뒤덮어 겨울을 봄으로 만드는 부모님의 사랑이 참 좋다. ![]() <엄마의 마른 등을 만질 때>는 읽기 전부터 고민을 많이 했다. 눈물 쏟을 걸 아는 책이라서.. 보는 내내 눈물도 많이 흘렸지만 책을 읽는 것에도, 눈물을 흘린 것에도 후회는 없다. 나도 언젠가 부모님의 마지막을 이렇게 기록할 것이다. 사람은 영혼할 수 없지만, 기억과 기록은 영원할 테니까. 오지 않았으면 하는 미래지만, 차분히 준비하는 강한 사람이 되길. 책만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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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이의 아픔과 고통을 함께 견뎌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위로!
지난 주, 엄마에게서 치매예방영양제를 대신 주문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치매를 한참 앓다 돌아가신 외할머니의 병력이 자신에게 미칠까 염려가 되는 모양이었다. 치매만은 안 걸렸으면 좋겠다던 엄마의 바람이 어느 덧 죽음이라는 시간의 경계에 가 닿아 있는 것 같아 순간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엄마는 자신이 두 번 겪은 암이 나에게도 미칠까 매사 조심하라고 단속하며 동시에 미안해했다. 나의 병력이 자식에게로 이어질까, 자식의 삶을 발목 잡을까봐 미안해지는 마음. 외할머니가, 엄마가 잘못해서 아픈 게 아니었을 텐데 어째서 아픈 사람은 죄인이 되는 걸까. “정훈아, 미안해.” 『엄마의 마른 등을 만질 때』 속에서도 죽음을 앞둔 엄마가 고르고 골라 남긴 말은 ‘미안해’였다. 그 마음이 나의 엄마와도 다르지 않을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그만 펑펑 울어버렸다.
엄마와 함께 한 마지막 시간들
“생을 관통하는 슬픔과 통증 속에서도 서로를 지켜낸 엄마와의 시간을 남긴다.” 이 책은 유방암에 이어 자궁내막암이라는 두 번째 암 선고와 함께 시작된 엄마의 투병기이자, 엄마와 함께 한 마지막 시간을 담아 쓴 에세이다. 자궁 바깥에 퍼져 주변 장기까지 작은 씨처럼 빽빽하게 돋아난 파종성 전이 앞에서 속수무책이 되어버리고만 순간과, 항암치료와 요양병원을 오가며 서로 사랑할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음을 체감하며 먹먹해지고 마는 감정들이 섬세한 언어로 담겨 있다. 가만히 옆에 앉아 여윈 엄마의 등을 쓰다듬다, 울툭불툭 튀어나온 등뼈를 어루만질 때마다 슬픔을 삼켰을 아들의 애틋한 마음이 매만져진다.
엄마는 여전히 내면이 텅 빈 것처럼 보였다. 몇 번 울고, 이모들을 봤을 때는 신인지 운명인지 모를 대상을 원망했다. 그러나 대부분 말없이 세상에 문을 닫아버린 사람 같았다. 당장 서울로 올라갈 짐을 싸야 한다. 무엇을 어떻게 챙겨야 할까? 다시 올 때까지 얼마나 걸릴까? 우리는 무엇을 감당해야 하는 걸까? 어느 것 하나 예측할 수 없었다. / 26p
삶을 잠시 마비시킬 만큼 압도적인 시간이 안개처럼 희뿌옇다. 허물어지지 않기 위해 기억할 힘마저 마음이 다 가져다버텼기 때문일지 모른다고 나는 생각했다. 온 힘으로 단 하나의 희망을 건져 올리고 싶어 다른 건 까맣게 놓아버렸는지 모른다. 그렇게 남은 말이 수술하자는 말이 되었다. 수술하면 돼. 이제 싹 고치면 돼. 나는 어제오늘 이 말만 되풀이한다. 계속 말하면 반드시 그리될 것 같았다. / 33p
엄하고 단단하던 사람은 어떻게 이 작고 무른 노인이 되었는가. 엄마도 그때 외할아버지의 낡은 몸을 한참 만지다 이런 생각이 들었을까. 이제야 그날의 엄마를 알 것도 같고 여전히 모를 것도 같고 날카로운 칼 같기도 하고 해진 책의 모서리 같기도 하였다. 엄마의 주름은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외할아버지의 손목도 실은 그랬던 건지 모르겠다. / 66p
‘여기는 가장 날카롭게 삶을 조각내면서 동시에 아무래도 찾을 수 없었던 삶의 가장 귀한 조각 하나를 내어주는 곳이다.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곳이었다.’ 양정훈 작가는 병원을 이렇게 표현한다. 피곤이 가시지 않은 얼굴로 어제와 비슷한 메뉴로 적당히 끼니를 때우는 사람들, 답답한 병원 공기를 피해 잠깐이나마 햇빛을 보러 나왔지만 어딘지 모르게 공허한 시선들. 병원이라는 공간 속에 있다 보면 사랑하는 이의 아픔과 고통을 함께 견뎌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유독 눈에 밟힌다.
양정훈 작가 역시 엄마와 함께 병원을 자주 드나들며, 비슷한 듯 저마다 다른 아픔을 겪고 있는 환자와 그의 가족들에게 시선이 자주 가 닿았던 것 같다.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여든 넘은 노인에게 중년의 딸이 당부하고 또 당부하는 모습, 항암 주사를 맞는 여덟 살 아이와 아빠, 중풍에 걸린 아내의 걸음에 맞춰 산책하는 남편…. 덕분에 아픔은 결코 아픈 사람 혼자만의 몫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나아가 저마다의 아픔과 거친 일상을 견뎌내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좀 더 친밀한 시선으로 보듬어야 하는 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다른 듯 닮은 슬픔. 당신의 저림을 알 것도 같아서 우리는 함부로 위로하지 않는다. 서로에 반사되는 고통이 있었다. 통증은 아무래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작아지지도 않는다. 단지 아픔과 아픔을 이을 뿐. 슬픔에 슬픔을 포갤 뿐. 모두 다 아픈 것을 알고는 마음의 모서리 하나가 몽톡해졌다. 눈 덮인 밤의 숲을 서로 발자국을 겹치며 나란히 걷는 기분이었다. / 149p
사랑이 사랑인 이유는 사랑이 아니고서는 아무것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삶이 아름답고 눈부신 이유는 그리하지 아니하고는 설명할 수 없는 사람들 때문이었다. 재활병원 모퉁이에서 아픈 아버지가 아픈 딸의 몸을 닦는다. 닦아도 닦아도 사랑이었다. / 206p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사람들이 일관되게 말하는 게 있다고 한다. 우리는 무지하고 사랑할 시간은 많지 않다는 것. 한정 없이 사랑하는 이의 등을 쓰다듬을 시간이, 눈을 들여다보고 같이 웃고 울 시간이 생각보다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우리는 알면서도 또 모른다. 부디 늦게, 알아버렸다고 후회하지 않기를. 사랑하는 내 사람과 함께 할 시간을 더 많이, 더 자주 그려보기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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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넘길 때마다 마음이 아파왔다. 아마도 난 이 책의 끝에서 슬픔과 마주할 것이라는 예감때문에 점점 속도가 더뎌졌다. 결국은 그렇게 될거야.
전쟁이후 너무 가난했던 시절에 시골 어딘가 빈곤한 집에서 태어나 먹을거리를 걱정하던 소녀. 대전 시내로 나아가 자유를 맛보고 싶었던 순진했던 처녀는 부모가 정해준 짝을 만나 결혼하고 다시 가난한 아내의 삶을 살게 된다. 좀 더 행복한 시절에 태어나지. 조금은 부잣집에 태어나지. 공부도 많이하고 멋진 직업도 가져보고 그렇게 살다가도 후회가 많은게 인생이던데..
현생의 고통은 전생에 업을 닦는것이라는 말이 있다. 그래도 이건 좀 너무하지 싶네. 이름도 생소한 악질암을 만나서 이렇게 고생을 하고 가야만 하다니. 엄마도 힘들고 지켜보는 아들도 힘들고. 처음에 읽을 때는 몰랐는데 이름이 남자같기도 한 사람도 있을거라 생각했다. 한참을 읽다가 저자가 남자임을 알게되었다. 엄마가 아들앞에서 옷을 벗는게 부끄러웠다고 하는 부분에 와서야. 왜 딸일거라고 생각했을까. 이렇게 감성적이고 애틋한 보살핌을 할 수 있는건 아들보다는 딸일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던 것 같다.
하필 그것도 코로나 팬데믹 시절에 병원에 입원하고 치료를 받아야 했다니 얼마나 더 고단했을까. 지금 한창 벌어지는 의료분쟁중 하나의 문제가 바로 진료시간때문이다. 2~3시간 기다려 겨우 5분정도의 진료를 받아야 하는 현실. 그것도 감사하다고 여겨야 하는 환자나 보호자들의 간절함을 차가운 몇 마디로 내뱉는 몰인정한 의료진들. 피곤해서 그렇겠지. 그러니까 안 피곤하게 하루에 보는 환자수를 줄여보자구. 화가 났다. 고통에서 허우적 거리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이런 불친절과 무배려라니...
2년이 넘는 엄마와의 동행이 너무 아프고 감사했다. 엄마는 열 자식을 키우지만 어떤 자식이 이렇게 애틋하게 엄마를 보살필 수 있을까. 고통에 몸부림 치는 엄마를 보면서 가슴은 또 얼마나 무너져 내렸을까. 차라리 항암을 받지 말고 좀더 일찍 호스피스 병원으로 향했다면 좀더 고통스럽지 않고 떠나지 않았을까. 아마 나도 저자처럼 자신의 선택에 대해 후회와 미련이 남았을 것이다. 어떤 선택도 엄마를 죽음으로부터 구해내지 못했다. 그러니 자책하지 말고 아프지 말고 일어서기를. 아직 죽음을 얘기하기엔 이른 내 나이 또래 친구중 재작년 먼저 떠난 친구가 그랬었다. '밥먹고 오줌누고 방구끼는 아주 사소한 그 모든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이제야 알았어'. 말기암으로 오줌을 누는일도 힘들어지는 상황이 되면서 평소 아무렇지도 않았던 사소한 모든 것들이 사실은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깨달았다고 했다. 읽는 내내 엄마의 죽음이 다가오는 걸 느끼면서 마지막장으로 향하는 길이 두려웠었다. 누구나 죽음은 오지만 이렇게 고통스럽게. 너무나 모진 세월을 견디고 착하게 살아본 분에게 이런 마지막은 아니지 싶어서. 그걸 곁에서 지켜보고 견뎌야했던 아들에게 감사의 마음과 응원의 마음을 함께 담아 보낸다. 그만하면 최선을 다한거라고. 아파하지 말라고. 그리고 멋진 글 기대한다고. 특히 시들이 참좋았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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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보살피다가 병원 사람들과 그 곁을 지키는 보호자들을 만났던 작자의 이야기가 젖어있는 책이라 더욱 가슴에 와닿습니다.슬퍼지면서도 동시에 감동을 전할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좋은 책이네요. 나도 가족들과 더욱 시간을 보내야겠어요. |
"사랑하는 이를 결국 떠나보낸 사람들이 일관되게 말하는 게 있다. 우리는 무지하고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 더 귀한 것과 덜 의미 있는 걸 언제나 헷갈렸다고, 한정 없이 사랑하는 이의 등을 쓰다듬을 시간은, 눈을 들여다보고 같이 웃고 울 시간은 생각보다 얼마 남지 않았더라고. "<프롤로그 中> 노쇠한 어머니의 암 투병을 곁에서 함께했던 아들의 기록은, 누구나 인생에서 한번은 겪어야 하는 부모님과의 이별 혹은 사랑하는 이들을 먼저 떠나보내야 하는 삶의 과정들에 대해 좀 더 숙고하게 만든다. 시대가 변해도 삶의 종지부를 눈앞에 둔 이들이 그토록 후회하고 후대에 남기고자 했던 메시지도 일관되게 한목소리를 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보장되지 않은 내일들로 소중한 기회들을 미루곤 한다. 삶이 아름답고 눈부신 이유는 사랑이 아니고는 아무것도 설명할 수 없는 것들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담담하게 써 내려가는 그의 기록들은 삶의 역경들을 꿋꿋하게 인고해왔던 어머니가 투병으로 인해 점점 생의 종지부를 향해가는 과정을 함께하며 떠나야 하는 이와 남겨지는 이들의 안타깝고 복잡 미묘한 상황들을 여과 없이 기록함으로써 때로는 숙연해지고 때로는 진정한 삶의 본질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다. 일상에서 언제나 변함없이 존재하고 있는 소중한 것들에 대해 우리는 종종 망각한다. 언제나 제자리에서 곁을 지키는 소중한 것들에 대해 생각한다. 그래서 영원할 것이라고 믿는 것들. 부모가 된 후 삶을 마주하는 시선이 달라지듯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은 어쩌면 힘든 것들을 소리 내어 투정하지 않게 되는 것이기도 하고, 측은지심을 알아가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에는 한없이 강하게만 느껴졌던 부모님이 어느새 노년으로 접어들며 마음 가는 부분이 많아지는 것을 느끼는 순간도 생각보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마주 잡았던 손을 놓아야 할 시간을 준비하는 모자의 모습에서 자식으로서의 나를, 그리고 내리사랑으로 온 마음을 다해 성장을 지켜보게 되는 내 아이로까지의 여정을 돌아본 시간이었다. 부모는 언젠가 생을 다하고 이 세상을 떠나지만 함께했던 날들에 함께 했던 따뜻한 말들은 하나하나 모아져 고단한 삶의 순간마다 따뜻한 온기로 채워나갈 에너지가 될 것이다. 소중한 시간들을 박제하는 마음으로 치열하게 써 내려갔을 기록들을 따라가는 시간은 그래서 한 사람의 개인의 기록에서 거듭나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