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동네 출판사에서 출간된 록산 게이 저/노지양 역 작가님의 <헝거>를 구매하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해당 리뷰는 의도치 않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스포일러에 민감하신 분들은 확인하시고 피해주시기 바랍니다. 여성의 몸, 나의 몸에 대해 받아들이는 회복의 시간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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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산 게이의 헝거는 우연히 알게된 책 중에 하나이다. 록산 게이 저자 또한 처음 알게 되었다. 이 책의 여성의 차별과 사회 속 무력함, 그리고 비만에 대한 저자의 회고록 같은 느낌의 에세이이다. 여성이라면 한번쯤 공감하며 읽게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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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혐오에서 자기 존중으로, 분투와 치유의 여정 내게는 너무나도 낯선 작가인 록산 게이 작가님. 작가님이 쓰신 헝거를 만났다. 이번 달에 만나게 될 독파 챌린지 중의 한 권이라 선택해서 읽어보기 시작했다. 책을 읽는 내내 같은 여자로서의 동질감에 내가 마치 그 일을 겪기라도 한 듯한 감정에 불편한 마음에 헝거를 단번에 읽기는 힘들었다. 헝거를 읽으면서 나도 잊고 있었던 불편한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록산 게이 작가님과 같은 일을 겪은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일을 겪을뻔했기에 더욱 그러했다. 가로등 불빛이 덜한 어두운 밤이었고, 혼자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뒤에서 다가오는 누군가를 느끼는 순간의 소름과 함께 그때 양산을 들고 있지 않았더라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는 알지 못하기에, 그때의 감정과 기억이 떠올랐다. 이 책은 내 몸, 내 허기에 관한 책이며, 궁극적으로는 사라지고 싶고 다 놓아버리고 싶으면서도 그와 동시에 너무나도 많은 것을 원하는, 간절히 누군가에게 보이고 싶고 이해받고 싶은 사람에 관한 책이다. 비록 그 과정이 한없이 느려터지긴 했으나, 마침내 자신을 보여주고 이해받는 것이 가능함을 배우게 된 한 사람에 관한 책이다. p.16 록산 게이 작가님은 헝거를 이렇게 설명하고 계신다. 어릴 적 자신의 남자친구와 그 친구로부터 나쁜 일을 겪지 않았다면 이런 이야기를 쓰시지도, 그리고 그런 기억을 지우고 싶은 마음의 허전함을 음식으로 달래지 않으셨을 테니 말이다. 순수하게 행복한 삶을 살던 비포의 기억보다 그 일을 겪고 난 애프터의 시간을 더 오랜 시간 보내고 있는 작가님. 그 일이 마치 낙인이 되어 자신에게 찍힌 듯 느끼며 그 낙인의 냄새를 맡고 다가오는 남자들에게 얼마나 무서움을 느꼈을지 상상하니 소름이 끼칠 지경이다. 자신이 겪은 일을 가족들에게조차 털어놓지 못하고 비밀을 삼키고 그 비밀을 숨기기 위해 음식에 의존하면서 몸은 부풀었다고 하니 얼마나 그 마음이 아프고 힘들었을까. 가족들이 그런 그녀를 마주했을 때 단순히 살이 찐 것이라고 생각하며 함께 보내는 방학 동안 살을 빼도록 했지만 다시 기숙사로 돌아갔을 때는 살을 빼려던 노력보다 더 쉽게 살이 부풀어 올랐다는 것처럼, 그녀에게 살을 빼도록 한 것조차 스트레스로 와닿았을 것이다. 그렇게 그녀는 가족들과 선을 긋고 살았다. 유일한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음식에만 의지한 채 말이다. 날씬함이 자기 가치가 되고 다이어트를 하도록 권하는 사회는 거짓이라고 느낄 정도라면 얼마나 상처받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겪을 지옥이 아닌 마음의 평화를 위해 허기를 달래려고 하는 그녀. 자신이 겪게 되는 희망의 순간에도 남들과 다른 몸에 그림자로 가려진 환희. 그녀는 그런 감정을 겪으면서 살아야 했다. 세상의 일부가 되고 싶은 간절한 마음, 너무 간절해서 허기져있었던 그녀의 삶. 갖지 못한 것에 대한 강렬한 열망, 끝없는 허기는 누구가 겪어보았을지 모르지만 그녀의 열망과는 조금 다르다는 생각을 해본다. 오랜 시간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살아왔기에 자신의 마음은 몸보다 배려 받지 못했던 그녀. 단순히 체중 감량을 한다고 해서 편안해지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기에 자신이 겪은 상처가 흉터가 새겨져버린 그녀. 자신에게 새겨진 흉터가 언젠가는 걷어낼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갖고 있는 그녀. 그녀의 성공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더라도 그녀는 그 시선을 견디고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타인에게 받은 상처를 숨기기 위해 몸을 부풀리고, 그 부풀린 몸으로 받게 된 상처로 자신을 다시 망가뜨려야 했지만 결국 살아갔고 나아가고 있는 그녀를 멀리서나마 응원해 본다. |
| 록산 게이는 <나쁜 페미니스트>로 유명하다. 하지만 나는 헝거로 록산 게이를 맨 처음 접했다. 이 책은 성폭력 피해자로서 그의 아픔이 절절하게 나타나있다. 그녀의 아픔을 느끼며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다.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일독을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