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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도쿄에 가면 꼭 가보고 싶은 곳 중의 하나가 고서점 거리 ‘진보초’다. 다양한 책에서 진보초에 관련된 글을 읽고 진보초를 거니는 나를 상상했다. 쌓여 있는 헌책 더미들. 장르별로 다양하게 구성된 서점을 구경하며 책과 노니는 기분을 가질 것 같다. 일본어를 알지 못해도 각 서점만이 가지는 특징들을 본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책 여행일 것이다.
아마 작년에 진보초가 배경으로 나온 소설을 읽으며 이 책을 구입했던 것 같다. 책과 서점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었다. 이 책 또한 일본에서 거주하고 있는 저자가 직접 진보초를 찾아가 서점 대표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사진 자료와 함께 서점이 만들어진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탐구할 수 있게 했다. 인터넷이 발달한 시대에 종이책을 파는 서점은 여러모로 경영난을 겪겠지만, 자신들의 특장점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해 손님들의 발걸음을 이끈다. 세계의 서점들을 방문하는 책 여행자들에게 빠질 수 없는 장소이기도 하다.
점점 사라져가는 서점이 현재까지 존재한다는 것, 서점을 이끌고 있다는 것은 큰 자부심일 것 같다. 100년 이상 된 서점이 코로나를 겪으며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폐점을 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선대부터 이어온 서점 대표들은 다양한 방법을 모색했고 현재에 이르렀다. 서점은 문학을 비롯해 인문, 과학, 예술 분야 등 전문 서점으로 구성되어 독자들은 자기 취향에 맞는 서점을 찾아 거닐면 된다.
우리나라의 헌책방 거리 중 가장 유명한 장소가 부산 보수동 책방일 것이다. 몇 년 전 부산 여행 시 방문하고 좀 실망했었는데, 진보초는 어떨지 궁금하긴 하다. 광주 계림동에서 책 한 권을 찾고자 헌책방을 훑은 적이 있다. 헌책방이 꽤 많았던 거로 기억하고 있는데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다. 인터넷 서점이 헌책방도 겸하고 있어 작은 책방이 유지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다.
책의 첫 장 <파사주 바이 올 리뷰스>라는 서점은 책장 하나를 빌려 주인으로서 책을 구입하고 재고 관리와 SNS에서 홍보도 하며 오프라인에서 판매할 수 있게 한다. 이사를 하며 책을 정리했으나 아직도 많은 상태에서 이런 점은 괜찮아 보였다. 직접 책 판매자가 되어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겠다. 좋은 책을 선별하는 안목도 기를 수 있지 않을까.
“종이를 소중히 한다는 것은 책을 소중히 한다는 것이다. 오래된 책을 소중히 한다는 것은 그만큼 옛날 책을 아껴 다음 세대에게 점점 확산시키는 것이다.” (243페이지)
개인적으로 종이책을 선호한다. 전자책에 대한 홍보를 보아도 흥미를 끌지 못한다. 눕거나 앉아서 읽을 수 있으며 한 장 한 장 넘기며 읽는 종이책 고유의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보관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하다. 거실 전면, 부엌 식탁 앞 전면, 방 등에 있는 책장을 보면 흐뭇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 버겁기도 하다. 책방 한 칸을 셰어할 수 있다는 발상이 새로웠다. 한번쯤 이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진보초 거리와 서점인의 시각에서 책방을 경영하는 것과 서점만의 장르별 특징을 담았다. 물론 책방 골목 사이에 있는 맛있는 카페며 식당을 곁들여 방문해보고 싶게 만들었다. 책 여행자로 산다면 어떨까, 생각해본 적도 있다. 유럽 뿐 아니라 세계의 책방을 다니는 에세이를 읽은 적 있는데, 책 여행을 한다는 자체로 감동이었다. 훗날 전국의 서점 뿐 아니라 세계의 서점을 돌아다니는 나를 상상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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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문고의 신간 <하나의 거대한 서점, 진보초>(박순주 지음)를 읽었습니다. 도쿄에 위치한 진보초(神保町)는 15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170여 곳의 고서점이 밀집해 있어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서점 혹은 도서관으로 불린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책 거리입니다. 일본에서 번역가로 활동하는 저자가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독특한 서점 18곳을 인터뷰해 책에 담았습니다. ‘책’과 ‘서점’ 그리고 ‘도서관 같은 책 거리’라니, 애서가라면 누구나 품고 있을 ‘꿈’이 모두 담긴 책임에 틀림없지요. 혼자만 읽기에는 너무 아쉬워 고창지역 도서관 여러 곳에 책을 기증하고 말았습니다! 펼쳐보면 과연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꿈과 기대를 만족시키고도 남을 만큼 풍성한 이야기와 멋진 화보, 그리고 충실한 정보들로 가득합니다. 서점 이야기 사이에 작은 박스로 다루는 진보초 맛집이나 명소에 대한 소개도 매우 유익합니다. 그러나 읽어가다 보면 이 책이 단순히 애서가들의 ‘꿈’을 아름답게 담아낸 이야기일 뿐 아니라, 오랜 기간 진보초를 지켜 온 사람들이 흘려온 치열한 ‘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진보초가 아름답게 구현해 낸 ‘꿈’과 ‘전통’은 각고의 노력과 과감한 자기혁신을 통해서만 유지되고 이어져 올 수 있었다는 것이지요. 보르헤스는 “천국은 도서관의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저 역시 그러기를 바랍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서점이자 도서관’인 진보초의 과거와 현재가 담긴 이 매혹적인 책이야말로 천국으로 이어진 ‘야곱의 사다리’가 아닐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