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세라 폴리가 이제껏 한 번도 꺼내지 않았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에세이다. 마주하기보단 피하고,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법을 찾기보단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지나온 괴로웠던 기억을 들춰본다. 작가의 고통의 기억 속에서 작가와 비슷한 일을 겪었을 많은 여성들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작가가 털어놓은 이야기는 강렬하고 강력했다. 세라가 붕괴될 때 나도 붕괴되고 세라가 기쁨을 느낄 땐 나도 안도할 수 있었다. 내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았지만, 미투 운동이 있기 전 비슷한 사건인 지안 고메시 사건에 관련된 이야기인 <침묵한 여자>다. 지안 고메시에게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밝히며 또 다른 피해자들이 속출하며 커진 사건이다. 하지만 이런 사건에서 뒤따라오는 반응은 왜 그 당시에 신고하지 않았냐다. 세라 역시 피해자였지만 충격으로 인해 실제로 기억을 잃었고 기억이 되살아난 이후로는 현실적인 문제로 피해를 밝히지 않는다. 긁어 부스럼 만들지 않고, 참고, 잊고, 잘 넘어가면 다음엔 괜찮겠지 하고 넘어간 노력이 피해자 답지 않다는 말로 발목을 붙잡게 된다. 피해자는 신뢰성을 끝없이 공격받게 된다. 그런 공격을 받으면서도 피해자들이 입을 열지 않으면 가해자를 심판할 수 없다는 사실이 슬프다. 기억을 떠올리는 과정에서 세라가 폭행 이후로도 가해자에게 보였던 친근한 모습이나 피해자로 제보하는 것을 나서는 걸 망설이는 모습 등 자신의 태도가 얼마나 모순적이며,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고민하는 부분에서 공감할 수 있었다. 위험을 향해 달리다가 제목이지만 읽으면서 세라 폴리는 위험에서 달려온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굴곡진 삶을 보며 괴로워서 속도를 내서 읽을 수 없었지만 위험에 맞서고 삶을 탐구해나가는 세라를 보며 용기를 얻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