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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된 책을 예스24로부터 어렵게 구했다. 처음 구매에 실패를 하고 나서 예스24를 얼마나 원망했던가. 분명 이문구 님의 소설이 있음을 확인하고 구매를 요청했으나, 절판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바 있었다. 그러던 중 문득 검색을 하다가, 다시 구매가 가능하도록 표기가 되어 있어 황급히 구매 요청을 했더니, 참으로 고맙게도 그 소중한 책이 배달이 되었다. 아, 얼마나 고맙고 고마운 일이던가. 다시 한번 예스24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2002년에 타계하신 이문구 님은 사실 다작을 하지 않으신 터라 고인의 글을 쉽게 접하기가 힘이 들다. 게다가 고인의 문장은 전형적인 만연체에 토박이말이 무수히 산재해 있어 한 문장을 읽어 내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아 사전을 옆에 끼고 보아야 할 정도라서, 이문구 소설어 사전이 출판되어 있을 정도이다. 소설가 송기숙은 고인의 문장을 이렇게 표현한다.
황순원 씨 등의 문장을 잘 정돈된 정원수라 한다면 이문구 씨 문장은 마치 시골 밭둑의 싱싱한 수풀이라고나 해야 할 것입니다. 『장한몽』의 첫 문장은 전형적인 만연체인데 그걸 읽으면 5월의 싱싱한 수풀을 보는 것 같습니다. 때죽나무와 찔레나무가 얽힌 위에 칡덩굴이 뒤덮어 이루고 있는 한 무더기의 수풀은 얼마나 싱싱하고 생명감이 넘칩니까? 이문구 씨의 문장은 그런 무더기 무더기의 싱싱한 수풀입니다."
『산너머 남촌』은 고인의 80년대 작품이다. 그 내용은 그리 소설적이지는 못하다. 주인공 이문정 옹의 주변 이야기이고, 그리 멀지 않은 어느 시골의 이야기이며,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소박한 살아가는 이야기 일 뿐이다. 그럼에도 그 글 속에는 우려내고 우려내도 남음이 있는 풋풋한 사람 사는 냄새 들, 조선시대의 역사 속에서 퍼낸 교훈적 이야기와 현대의 각박함을 꼬집어 내어 훈계하는 촌부의 눈들이 엄청나게 많다. 구하기 힘든 책을 어렵게 구해 읽고 난 후의 감상을 혼자 간직하기 너무 아까워, 예스24에 다시 한번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적는다. [인상깊은구절] 한번은 역시 술김에 그림을 그리는데 붓끝의 시먹이 겹으로 얼비치며 가물거렸다. 그래서 한쪽 눈을 감고 외눈으로 다시 보니 이제야 시먹이 한가닥으로 뚜렷하게 보였다. 그렇다면 그림을 그리는 데에는 구태여 두 눈이 필요치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불편하지 않은가. 생각이 이에 미치자 그는 서슴없이 붓대로 한쪽 눈을 찔렀다. 찔린 눈은 물론 멀어버렸다. 그로부터 그는 애꾸눈으로 그림을 그렸으며 그 일이 널리 알려져서 한평생 미친 사람으로 업신여김을 받으려 살고 갔다는 것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