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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와 무모함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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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처음부터 아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지구를 지키겠다는 생각은 좋은데 왜 굳이 학교에서 쫓겨날 만한 일을 하고, 인공지능 문라이트까지 훔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어린 동생 티그를 데리고 한밤중에 고래를 찾아 바다로 나간 장면에서는 답답하기까지 했다. ‘지구를 구하기 전에 동생부터 지켜야 하는 거 아니야?’ 나는 아비에게 이렇게 말해 주고 싶었다. 아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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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처음부터 아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지구를 지키겠다는 생각은 좋은데 왜 굳이 학교에서 쫓겨날 만한 일을 하고, 인공지능 문라이트까지 훔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어린 동생 티그를 데리고 한밤중에 고래를 찾아 바다로 나간 장면에서는 답답하기까지 했다.

 ‘지구를 구하기 전에 동생부터 지켜야 하는 거 아니야?’

 나는 아비에게 이렇게 말해 주고 싶었다. 아비는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행동하는 환경운동가이다. 아비에게 환경 문제는 단순히 걱정하는 정도가 아니라 반드시 자신이 해결해야 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위험한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나는 그런 아비를 보며 내 경험 하나가 떠올랐다. 예전에 언니가 게임 하나를 추천해 준 적이 있다. 처음에는 그냥 재미있어서 시작했는데 자꾸 하고 싶어졌다. 조금만 해야지 하고 휴대폰을 잡았다가 생각보다 오래 하기도 했다. 결국 엄마에게 휴대폰을 압수당했다.

 그때의 나는 억울했다.

 ‘게임 좀 한 게 뭐가 그렇게 큰일이라고 휴대폰까지 가져가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휴대폰을 돌려받았을 때는 처음보다 게임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아한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행동해도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아비도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게임에 빠졌고 아비는 고래와 환경운동에 빠졌다. 나는 휴대폰을 압수당했고 아비는 외출금지를 당했다. 둘 다 하고 싶은 것에 정신이 팔려 주변에서 하는 말을 제대로 듣지 않았다는 점도 닮았다.

 그런데 책을 계속 읽으면서 한 가지 차이도 발견했다. 나는 게임을 더 많이 한다고 세상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비가 그렇게까지 고래를 찾으려 했던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아비는 정말로 고래와 지구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아비의 모든 행동이 옳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특히 티그를 데리고 바다로 나간 행동은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했다. 고래를 발견한 기쁨 때문에 더 가까이 다가갔다가 폭풍우를 만나 보트가 뒤집혔고, 티그는 목숨을 잃을 뻔했다. 아무리 좋은 일을 하기 위해서라도 다른 사람을 위험하게 해서는 안 된다.

 그 장면을 읽으면서 나는 ‘용기 있는 행동과 무모한 행동은 어떻게 다를까?’라는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겁내지 않고 행동하는 것이 용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용기는 위험한 일을 무조건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려는 행동 때문에 어떤 일이 생길지 생각하면서도 옳다고 판단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닐까.

 아비에게도 그런 변화가 생긴다. 할머니와 함께 증조할아버지가 남긴 기록과 녹음테이프를 발견하면서 아비는 자신이 몰랐던 과거를 알게 된다. 증조할아버지는 고래잡이 일을 했던 사람이었다. 환경운동가인 아비의 입장에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이었을 것이다.

 나도 처음에는 ‘고래를 잡았으면 나쁜 사람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자신의 삶이 있었고, 고래를 잡는 일을 하면서 느낀 고민이 있었다. 그는 나중에 고래의 노랫소리를 기록했다. 그 기록은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아비와 문라이트가 고래의 비밀을 알아가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여기서 나는 조금 놀랐다.

 처음에는 나도 사람을 너무 간단하게 나누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래를 잡으면 나쁜 사람, 고래를 지키면 좋은 사람.

 하지만 책 속 사람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다. 아비도 지구를 지키려는 좋은 마음을 가졌지만 잘못된 선택을 했고, 증조할아버지도 고래잡이를 했지만 고래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

 나 역시 그렇다.

 게임에 빠졌던 경험 하나 때문에 내가 나쁜 아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잘못된 선택을 했을 때 그것을 알고 다음에는 어떻게 행동하느냐일 것이다. 책을 읽고도 나는 아비처럼 행동하고 싶지는 않다. 아비처럼 동생을 데리고 위험한 바다로 나가지도 않을 것이고, 아무리 좋은 목적이 있어도 다른 사람의 물건을 마음대로 훔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처음보다 아비가 조금 좋아졌다.

 나에게는 아비에게 있는 것이 하나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비는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일을 생각으로만 끝내지 않았다. 나는 지구 온난화 이야기를 들으면 ‘큰일이네’라고 생각하고 끝날 때가 많다. 바다에 플라스틱이 많다는 뉴스를 보아도 그 순간 안타까워하고 다시 내 생활로 돌아간다.

 하지만 아비는 행동했다. 물론 그 행동이 언제나 현명했던 것은 아니다. 그래서 실패했고 혼났고 위험한 일을 겪었다. 그러나 그런 경험을 통해 자신이 지키려는 것이 지구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가족, 그리고 다른 생명까지라는 사실을 조금씩 배워 간다. 그래서 이제 나는 아비에게 처음처럼 “왜 그렇게까지 해?”라고만 묻지는 않을 것 같다.

 대신 이렇게 묻고 싶다.

 “꼭 그렇게 해야 했어? 더 좋은 방법은 없었을까?”

 그리고 그 질문은 나에게도 돌아온다.

 나는 지금까지 위험한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언제나 현명한 선택은 아닐지도 모른다. 지구를 위해 내가 고래를 찾아 바다로 나갈 필요는 없다. 거창한 환경운동가가 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일회용품을 덜 사용하고, 필요 없는 물건을 사지 않고,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아비에게서 무모함은 조금 덜고, 행동하는 용기는 조금 배우고 싶다. 그것이 내가 『세상 끝의 고래』를 읽고 찾은, 용기와 무모함 사이의 선이다.

l*********9 2026.09.1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SF가 아닌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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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동물을 지켜야한다!  이 이야기를 모르는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멸종되었을때우리가 사는 지구에 어떤일이 벌어지는지는 자세히알지 못한다. 이 이야기는 고래를 찾는 3대의 여정이 그려진생태 SF다. (모비딕)이 복수를 위해, 포획하기  위해 고래를쫓는다면 (세상끝의 고래) 는 그들을 지키기위해필사적으로 고래를 찾는다.과학과기술 발전이 자연을 파괴한다는
"SF가 아닌 현실 " 내용보기
 
멸종위기 동물을 지켜야한다!  이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멸종되었을때
우리가 사는 지구에 어떤일이 벌어지는지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이 이야기는 고래를 찾는 3대의 여정이 그려진
생태 SF다. 
(모비딕)이 복수를 위해, 포획하기  위해 고래를
쫓는다면 (세상끝의 고래) 는 그들을 지키기위해
필사적으로 고래를 찾는다.

과학과기술 발전이 자연을 파괴한다는데 어느정도 동의하지만, 이제 그 발전된 기술과학을 파괴된 자연복구에
사용하는건 어떨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미 늦은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은 고래가 사라지면 결국 인간도 머지않아
사라질거라 말하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모든이들은
그 시간이 점점더 빨리 다가오고 있음을
이젠 피부로 느낄것이다.

s*******l 2024.04.2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