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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일은 나를 드러내는 일. 애써 기억하고 싶지 않은, 감춰두었던 기억까지 꺼내야 하는 일. 숨김없이 드러낼 수 있어야 진솔한 글이 되는 것 같다. 글은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일. 솔직하지 않은 글이 글을 읽는 사람에게 가닿을 수 있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글은 마음을 두드리는 일. 글 쓰는 이가 치부까지 드러낼 수 있어야 진심이 통하는 법이다. 이 글을 읽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김미리 작가는 『금요일엔 시골집으로 퇴근합니다』의 작가다. 일을 그만두지 않고 5도 2촌 생활을 하는 작가. 퇴근 후 금요일마다 시골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볍고 든든하다. 일주일 내내 금요일만 기다려왔다고 할 수 있다. 목요일 퇴근 후 간단한 짐을 꾸려놓고 금요일 퇴근하자마자 시골집으로 향한다. 하룻밤 혹은 이틀 밤을 묵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마치 여행지에서 집으로 향하는 느낌이다. 그 마음을 알기에 김미리 작가의 집에 관한 글을 읽고 싶었다. 나 또한 집을 좋아하는 사람이기에 작가가 생각하는 집과 내가 생각하는 집의 차이를 알고자 했다. 집은 안식처이자 생활공간 혹은 일터이기도 하며 가족과 머무는 공간이다. 가족과 머문다는 건 내 뜻대로만 할 수는 없으며 배려와 양보가 필요하다. 어쩌면 집은, 혹은 집안에서 가족은 작은 사회를 배우는 공간일 수도 있겠다.
집은 기억의 공간이다. 내가 거쳐 온 집, 어렸을 적 할머니와 함께 다섯 식구가 살았던 시골집, 지방 소도시로 이사해 남의 집 문간방에 옹기종기 모여 살았던 셋집, 엄마가 학교 앞에서 핫도그를 팔았던 다락이 있던 가겟집. 그리고 유달산 밑의 오래된 우리집. 가정을 꾸리고 살았던 이층집과 아파트, 아파트. 몇 번의 이사를 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집을 떠올릴 때면 그 집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과거의 기억과 맞닿은 집. 집은 곧 기억의 장소다. 아울러 우리의 역사다. 거의 주말마다, 시골집(농막), 여행지의 숙소를 떠돌아도 결국 우리집에 들어서는 길은 안온함이다. 저 멀리서부터 안도감이 든다. 어서 들어가고 싶다.
운동회가 시작되는 참에 전학을 가야하는 게 서러워 울었던 어느 날 전학 간 학교에서 친구랑 싸운 뒤 울음을 참고 집에 들어와서야 엎드려 울 수 있는 곳이 집이라고 작가는 말했다. 숨길 수 없는 슬픔을 안고 집으로 향하는 아이의 뒷모습이 안쓰럽다. 우리가 어렸을 때 자주 보이던 등이 아니었을까. 누군가 말이라도 시키면 곧 울음이 터지고 말 그 표정 말이다. 아무도 마주치지 않고 집으로 향하는 길. 비록 새로운 집이지만, 익숙한 물건과 사람이 있는 공간은 소중한 공간이다. 곧 집이라는 건 사람과 더불어 자란 역사다.
내가 닫은 문을 내가 다시 열고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문은 열고 들어갈 수 있어야 하지만 나올 수도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자기만의 방이 있다는 것은 그런 것 아닐까. 작은 방에 스스로를 가뒀던 내가 그 문을 열고 나온 것은 어느 회사의 최종합격 소식이 들려온 날이 아니었다. 내가 살고 싶은 삶이 어느 날 갑자기 내 앞에도 도착하지는 않는다는 걸, 이렇게 울며불며 살아낸 만큼만 앞으로 간다는 걸 깨닫게 된 날이었다. (139~140페이지)
집은 추억의 공간이다. 시골집을 떠올릴 때면 늘 떠올렸던 증조할머니의 모습처럼, 저자 또한 집은 곧 할머니와 함께 지냈던 추억이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늘 기억 속에 있는 공간이다. 집은 엄마를 대신해 어릴 적부터 돌보아주셨던 할머니, 할머니의 죽음 그리고 상실의 시간을 견딜 수 있었던 공간이었다.
집은 또 다른 공간이 되었다. 오래된 시골집을 구입해 시간이 날 때마다 찾아가 마음을 달랬다. 꼭대기집과 다르게 수풀집은 일주일 동안 쌓아두었던 직장생활의 피곤함을 달랠 수 있는 공간이었다. 그런 공간 하나가 위로가 되는 법이다. 집을 가꾸고, 농작물을 기르는 즐거움을 누리다 보면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잊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여행을 좋아한다. 퇴사 후 유럽 여행하겠다는 꿈에 부풀었다. 생각지도 못한 전염병이 찾아왔고, 유럽 여행은 막혔다. 퇴사 후 여행을 떠나려고 알아보다가 결국 포기하고 집에서 한 달을 보냈다는 저자의 에피소드에 웃음이 났다. 한 달 동안 집과 동네를 탐색했던 저자가 보고 느꼈을 모든 것이 상상됐다. 분위기 좋은 카페, 맛있는 음식점, 골목길의 정겨운 풍경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내가 사랑했던 그 한구석들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 여전히 내 안에서 나를 선명하게 만들고 있다. 그렇게 나는 과거의 집, 현재의 집, 미래의 집을 포개어가며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150페이지)
지금 집으로 이사한 지 1년이 되어 간다. 지난 집에서의 기억이 많다. 새로운 기억을 엮어갈 이 집에서 쌓아갈 기억들이 기대된다. 아픈 기억이든 좋은 기억이든 정 붙이며 살아갈 것이다. 그게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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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튼 시리즈 참 좋아하는데 이번에 주제는 집이라니 더 관심이 생겨 구입 했습니다! 내가 자라나고 내가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공간이 집이지만, 집에 대해 생각해 본적 없었는데 작가님의 시선으로 바라 본 집들에 대한 책을 읽으니, 저의 지나온 집들과 현재 살고 있는 집에 대해 생각해 보니 많은 감정이 들어 참 새로웠습니다:) 다정하고 간결한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어 평안한 마음으로 읽을수 있어 더욱 좋은 책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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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생각지도 못한 즐거움을 주는 책들이 있는데, 내용이 특별해서라기 보단 내 취향과 딱 맞을 때 그렇다. 즉, 이 책이 그랬다는 얘기^^; 아무튼 시리즈는 골라 보는 재미가 있어 꾸준히 사들이게 된다. 가벼운 읽을거리 같지만 읽는 중에 느껴지는 공감들이 결코 가볍지만은 않아 더 좋은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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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면서 알게 된 김미리작가님이 책을 내셨다기에 반가운 마음에 사본 책입니다. 가장 잘나가는 온라인커머스플랫폼의 MD팀을 리드하는 분으로는 너무 따뜻하지 않나? 정도로 생각했었고... 너무 소중한 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래서 전화로 전해들은 프리랜서 전향에 조금은 아쉬웠던게 사실이예요. 그런데 이 책 읽는 동안 너무 따뜻했고, 작가로, 개인으로의 전향을 완전 응원하게 되었어요. 빨리 읽고 싶은데 또 천천히 읽고 싶어서 천천히 음미하면서 짧은 여행을 포함한 3번의 주말 동안 천천히 나누어 읽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놓치고 있던 하찮고도 소중한 삶의 조각조각들을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고, 가족과 주변에도 추천하고 싶은 좋은 책입니다. 돌려 말하거나 피해가지 않는, 하지만 사려 깊은 단어들의 선택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어요. 집값, 아파트값에 모든 것이 연동되는 대한민국 사회가 아쉽고 바꾸고 싶다면, 집에 대한 그리고 삶에 대한 생각과 마음을 조금씩 달리하는 우리, 결국 내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김미리작가님 앞으로도 쭈욱 응원할께요~ |
| 김미리 작가님의 다른 글도 재미있게 봐서 이번 책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책을 결정하는 모든것들이 이 책의 분위기와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서 읽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작가님의 다른 시리즈 또 기대하겠습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 김미리작가의 전작 '금요일엔 시골집으로 퇴근합니다'를 좋아해서 이번에 신간이 나왔다고 했을 때에도 바로 구입했다. 아무튼, 집의 부제는 '그러나 여전히 가끔은 울 것 같은 마음으로'이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즈음 나의 심리상태는, 이런저런 일들로 아슬아슬했던 터라 이 책의 부제와 비슷했던 것 같다. 그래서일까, 상황은 다르지만 책을 읽는 내내 슬퍼지기도 하고 공감하고 위로 받기도 했다. 그 시기 이 책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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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시리즈를 여러권 읽어봤는데 매 권 읽을 때 마다 저자들의 진심이 유독 돋보여 함께 몰입하여 읽게되는 것 같다. 어린시절을 지나 청소년, 20대 30대를 지나 40대 후반에 이른 지금, 과거에는 느끼지 못했던 집에 대한 애착이 생겼다. 물질적인 영역에서의 애착 보다는 저자가 말하는 '안온함', 정서적인 영역에 대한 애착이라고 하는게 맞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저자의 마음에 감정이입이 되어 어떤 부분은 짠하고 또 어떤 부분은 즐겁고, 부럽고,,,, 기타 등등 여러 생각을 하면서 참 재미있게 읽었다. 인생에 힘든 여정을 싹 배제하고 행복함만을 서술하는 글 보다는 어려운 일들이 불쑥 불쑥 찾아오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씩씩하게 이겨나가려는 의지가 담긴 글이라 더욱 좋다. '아무튼 시리즈'는 자신이 찐으로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에세이인데 이제껏 읽었던 시리즈 모두 그 나름의 매력이 있어 참 좋다. 어떤 분야에 대해 "찐"으로 좋아하는 마음이 있다는 건 참 부러운 일이다. 너무 지친 날에는 먹고 마시는 일, 자는 일, 싸는 일, 삶을 위해 필요한 이런 기본적인 일들조차 번잡스럽게 느껴지고 벅찼다. 그런 날이 다시 오지 않기를 바라지만 어쩔 수 없이 또 맞닥뜨리게 될 것을 안다. 그런 순간이 다시 오면 이제 나는 이 순간을 떠올릴 것 같다. 소망이와 내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고, 성실했던 이 순간을.(p.83) 자기만의 방이 있다는 것은 그런 것 아닐까. 작은 방에 스스로를 가뒀던 내가 그 문을 열고 나온 것은 어느 회사의 최종합격 소식이 들려온 날이 아니었다. 내가 살고 싶은 삶이 어느 날 갑자기 내 앞에 도착하지는 않는다는 걸, 이렇게 울며불며 살아낸 만큼만 앞으로 간다는 걸 깨닫게 된 날이었다.(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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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적 내방을 갖는게 꿈이었던 내모습과 소소하게 때론 복작이다가 생각지도 못한 예전 내가 살았던 집들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떠올라 눈물나게 했던.. 공감되어 너무 좋았고, 나의 그리고 누군가의 그들만의 집에서 평온함을 응원하게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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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라는 공간에 대한 생각이 궁금했던 책이다. 집이란 정과 반이 같이 있는 공간이 아닌가 한다. 어찌 보면 숨막히는 공간, 어찌보면 쉴 수 있는 공간. 공간이 주는 휴식보다 관계가 만드는 공기의 흐름이 더 큰 작용을 하겠지만 집은 그 공기를 흡수한다. 따뜻하고 다정한 분위기나 차갑고 습습한 목을 조이는 분위기. 집이란 돌아가는 곳이지만 문 앞에서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공간도 되는 것 같다. 나만 살고 있는 집이면 또 다른 느낌일까. 작가는 본인이 살고 있는 집에 꽤 애착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작가 자신에 대해서 잘 연구하고 알아보고 알고 있는 것으로 집에 그 애정을 쏟은 듯. 시골집을 예쁘게 예쁘게 공을 들여서 가꾼 모습이 부러웠다. 쉴 공간을 다른 공기의 흐름의 방해없이 만들 수 있다면 그만한 공간이 없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