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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다 같이, 행진! - [아무튼, 데모]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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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다 같이, 행진!<아무튼, 데모>를 읽고  이 책을 처음 보자마자 연거푸 놀랐다. 온통 붉은색으로 칠해져 강렬함을 뿜어내는 책표지에 얼핏 보기엔 태권도 선수가 (아니라 오체투지할 때 관절 보호를 위해 핸드볼 선수용 보호대를 착용한 저자임을 책을 읽고 알게 된다) 출전을 앞둔 듯한 모습이 그려져 있다. 책제목도 설핏 보고 <아무튼, 메모>가 개정판으로 나왔나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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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다 같이, 행진!
<아무튼, 데모>를 읽고

  이 책을 처음 보자마자 연거푸 놀랐다. 온통 붉은색으로 칠해져 강렬함을 뿜어내는 책표지에 얼핏 보기엔 태권도 선수가 (아니라 오체투지할 때 관절 보호를 위해 핸드볼 선수용 보호대를 착용한 저자임을 책을 읽고 알게 된다) 출전을 앞둔 듯한 모습이 그려져 있다. 책제목도 설핏 보고 <아무튼, 메모>가 개정판으로 나왔나 싶었는데 다시 보니 ‘데모’가 쓰여 있고, 지은이가 다름 아닌 『저주 토끼』를 쓴 정보라 작가(의 첫 에세이)이다. 유난히 지난했던, 짧고도 길었던 지난여름이 떠오르며 노동자의 한 사람으로서 이 책을 집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한 손에 <아무튼, 데모>를 쥐고 다른 한 손은 주먹 쥐고 “투쟁!”을 외친 뒤 저자를 따라 책길 위를 행진했다.
  데모는 정적이면서도 동적인 행위다. 어떤 목적을 위하여 혼자 혹은 여럿이서 집회나 행진하며 (적은) 힘(에서 큰 힘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업도시에서 나고 자란 내가 기억하는 데모는 우리집의 가장이자 노동자였던 아버지를 포함하여 여러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파업 시위였다. 어떤 때는 신문 지면의 기사로, 어느 날은 오가는 길에 직접 그 현장을 보면서 왠지 모르게 연례행사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파업이 끝나면 ‘ㅇㅇ회사 임금 협상 결렬 또는 극적 타결’이라는 기사가 나오고, 노동자의 가정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지기를 반복했다.
  당시 어리고 설익은 내 시선에는 그날들의 데모가 역사 교과서에서 배운 민주화 운동과는 무관한 일로 비춰졌다. 나 역시 노동자가 되고 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크고 작은 사건들을 겪고 나니 비로소 실감하게 된다. 지금까지의 데모들이 모두 커다란 하나의 물줄기로 이어져 있음을, 문자 그대로 ‘삶은 투쟁의 연속’임을 말이다. 세월호와 이태원 대참사, 쌍용자동차와 코레일 부당해고,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차별까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가 나아질 기미는커녕 끊이지 않는 것만 같아서 "어제가 제일 좋은 날"이라는 저자의 말에 쓴웃음을 짓게 된다.

온 힘을 다해 살았던 ‘아무개(책에는 '트렌스젠더'라고 쓰여져 있다)’의 존재가 빛나는 만큼, 거기에 어울리게 깊이 추모하고, 온 힘을 다해 기억하고, 계속 살아남아 투쟁하겠다고 기운차고 강렬하게 약속하는 것이었다.(15쪽)

  여기서 구태여 '아무개'가 앞서 말한 사람들임을 말할 필요는 없을 테다. 오히려 언제든지 내가 그 자리에 서게 될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 저자가 오늘도 데모하러 가는 이유는 “남의 일이 아니라는 마음(31쪽)”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마음들이 한데 모인 집회장이나 농성장을 들여다보면 이 마음들을 어떻게 나누고 단결시켜 데모에 임하는지 알 수 있다. 저자의 경험에 따르면 같은 모임끼리 구호를 외치고 선전전을 하고 서명을 받는 건 물론, 서로 다른 모임들, 가령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세월호 유가족들을 향해 작지만 큰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거나, KTX 해고 노동자들이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 곁에서 가만히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단결과 연대의 힘은 커진다. 이마저도 할 수 없어 무력감이 들 때는 그들(의 이름)을 잊지 않기로 하자.
  나에게는 데모에 대해 이러한 편견이 있었다. 마냥 딱딱하고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충돌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세월호 참사를 기점으로 촛불집회 현장을 담은 영상들이 뇌리에 각인되어 있을 뿐 아니라, 지난여름에는 내가 일하는 사업장에서 사용자측에게 단체협약 해지 철회를 요구하는 준법투쟁, 파업 등 노동쟁의에 직접 참여했기 때문이다. 무더위 속에서 동지들과 함께 구호와 노래를 배우고 실제 현장에서 시위하고 또 거리를 행진하면서 ‘남의 일이 아니라는 마음’을 절절하게 느낀 시간이었다.
  다양한 투쟁 방식 가운데 오체투지까지 해본 저자도,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에게도 위험천만한 ‘고공농성’은 시도할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 그가 고공농성의 원조로 꼽는 강주룡 열사는 일제강점기에 가족의 생계를 위해 평양 고무공장에서 일하며 임금 인상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기 위해 을밀대 지붕에서 농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열사는 제국주의 강점기 때문에 투쟁을 했는데, 지금 우리는 어떤 강점기에 살기에 투쟁을 계속 해야하는지 묻는 그에게 나 혼잣말로 자본주의 강점기가 아닐까, 라고 답해보기도 한다.
  저자의 행진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현재 여성신문에서 「정보라의 월간 데모」를 통해 꾸준히 데모하고 그에 관한 이야기를 기록해 나가고 있다. 과연 행진이 끝나고 다다른 목적지에서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세상을 만날 수 있을까, 회의하는 나에게 책은 이렇게 답한다. “그 목적지 자체 혹은 도달한 이후의 시간이 유토피아가 아니라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이 유토피아이며, 그 과정이 유토피아인 이유는 동지들이 함께하기 때문(167쪽)”이라고. 힘들고 어두운 과거지만 그날을 사랑하고 추억할 수 있다면 언제까지고 우리는 줄 지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오늘도, 다 같이, 행진!

나의 미래는 항상 밝을 수는 없겠지
나의 미래는 때로는 힘이 들겠지
그러나 비가 내리면 그 비를 맞으며
눈이 내리면 두 팔을 벌릴 거야
행진, 행진, 행진하는 거야
(들국화 노래, 「행진」 중에서)

#책읽아웃 #위고 #아무튼데모 #정보라

[책읽아웃] “작가가 정말 신나서 쓸 수 있는 주제로 에세이를 내 보자!”
k*****o 2024.05.11. 신고 공감 9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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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온함, 여러 모로 놀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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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거리를 가득 메운 인파’하면 가장 먼저 연상되는 건 2002년 월드컵이다. 벌써 20년도 더 시간이 흘렀으므로 요즘 20대들은 잘 모르겠지만, 그 땐 정말 세상이 뒤바뀌는 줄로만 알았다. 그보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간다면 정권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인 이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반대 방향도 마찬가지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유례없는 역사를 우리 스스로 써 내려갔음에도 불구
"불온함, 여러 모로 놀라움" 내용보기
‘광화문 거리를 가득 메운 인파’하면 가장 먼저 연상되는 건 2002년 월드컵이다. 벌써 20년도 더 시간이 흘렀으므로 요즘 20대들은 잘 모르겠지만, 그 땐 정말 세상이 뒤바뀌는 줄로만 알았다. 그보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간다면 정권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인 이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반대 방향도 마찬가지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유례없는 역사를 우리 스스로 써 내려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데모’라 하면 거리감이 든다. 그래서 데모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는 말은 차마 하지 못한다. 거창하게 국토의 분단, 이념의 대립 따위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쉬이 발을 들일 수 없는 분야인 것만은 분명하다. 내 자신이 누군가에게 고용돼 노동을 제공하는 대가로 돈을 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린 스스로를 노동자로 정의하는 일에 인색하다.
‘아무튼, 데모’는 많은 이들이 꺼리는 그 일에 앞장선 기록과도 같았다. 한 사람이 이토록 많은 집회 현장을 누빌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직업인양 데모를 즐기는 ‘-꾼’이라는 표현이 살짝 떠오르려는 걸 억눌렀다. 저자가 불온하다는 생각 또한 다른 이들에게 들키기 전에 없애야 했다. 우리가 그 무엇에도 반대의 목소리를 낼 필요가 없을 정도로 완벽한 상황에 놓여 있진 않은 탓이 컸다.
어느 분야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놀라움의 포인트는 다를 것이다. 어떤 이는 서명 받기, 행진, 단식, 고공투쟁, 오체투지 등 놀라울 정도로 풍성한 데모의 기술에 놀라움을 표했을 수도 있다. 이 중 단 하나에도 참여해 본 바 없는 이들이라면 더더욱. 사실 나도 언론을 통해 접해보긴 하였으나 이 모든 활동을 저자가 직접 행했거나 지켜보았다는 사실에 놀랐다. 현장은 과격함으로 쉬이 포장되곤 해 왔으나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걸, 알려 들었으면 충분히 알 수도 있었을 텐데 우리는 그리 하지 않았다. 무관심이야말로 투쟁하는 이들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요인일 것임에도 그랬다. 내 경우에는, 저자의 끊이지 않는 연대가 우선 당혹스러웠다. 일단 시간 측면에서, 그가 수시로 전국을 오가며 강의를 하고, 심지어 글을 쓰고 책도 출판하는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시간이 허락될 수가 있나 싶었다. 합류한 데모의 스펙트럼 또한 어마어마했으니, 노동자, 장애인, 여성, 농민 등 거의 모든 주체와 함께하는 모습이었다. “공감은 지능”이라 했던가! 모든 시도를 이기주의로 매도한다거나 어차피 패배할 거라며 냉소적인 시선을 드리우는 경우가 허다한데, 저자는 반대로 행동했다. 하지만 가장 경악할 만했던 부분은 따로 있었다. 지금은 2024년이다. 50-60년 전과는 분명 달라야 한다. 아마도 다를 것이고, 같다고 말하기엔 어딘가 모르게 껄끄럽다. 그러나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묻는다면 딱히 할 말이 없다. 물대포에 사람이 맞아 죽는다. 시신 갈취 사건이 벌어지기까지 한다. 무엇이 맞서 어떠한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게 예전처럼 명백히 보이지는 않을 수도 있다. 고용 관계가 너무도 복잡한 나머지 자신의 고용이 종료됐다는 사실조차도 인지 못한다. 수차례 파견 관계로 엮인 경우는 물론, 대학에서 박사님 소리를 들으며 일하는 시간강사들도 그러하다. 현실이 이러하므로 저항이 불필요하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 저자는 자신의 정체성을 망각하지 않은 죄(!)로 열심히 오늘도 거리를 누빈 것이었다.
남들보다 뛰어나고자 아등바등 구는 사람들도 많지만, 여전히 그와는 반대로 행동하는 사람들 또한 존재한다. 혼자만 잘 살면 재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이리저리 흔들리다 결국에는 뿌리째 뽑히고야 만다는 걸 아는 사람들은 수시로 타인을 향해 손을 내민다. 그리하여 더 나은 세상에서 살 수 있게 된다면, 설령 나아진 결과를 내가 누리지 못할지라도 행동할 이유는 충분하다. “아무튼, 데모”를 외치는 저자에게 마음을 보탠다.
q*****2 2024.07.2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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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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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 작가님의 아무튼 대모 후기 입니다사실 작가님 전작인 저주토끼는 보면서 쪼끔 의문이 들었던더라 손이 잘 안갔는데 요즘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데모 아 이렇게 잘 어울리는 시기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시위가 활발히 진행 되고 있어서 1번 읽어 봤는데 재미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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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 작가님의 아무튼 대모 후기 입니다
사실 작가님 전작인 저주토끼는 보면서 쪼끔 의문이 들었던더라 손이 잘 안갔는데 요즘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데모 아 이렇게 잘 어울리는 시기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시위가 활발히 진행 되고 있어서 1번 읽어 봤는데 재미있네요
YES마니아 : 플래티넘 a*****2 2025.01.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