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이 사라지고 있다’라는 제목 보단 ‘타버린 불판을 갈아야 한다’라는 부제가 눈에 먼저 띄었기에 노회찬 의원과 관계된 책인가 했다. 단숨에 읽었다. 아니 읽혔다. 술술. 흔한 저자들의 목소리와는 다른 정제되지 않은 울림이어 그랬나? 나도 혹은 다른 누구라도 이미 한두 번 생각이야 해봤던 이야기들이어 그랬나? 얇지 않은 책은 두 시간도 채 되지 않아 끝장이 난다. 기왕 남자로 태어날 바 아랑드롱이나 금성무 만한 얼굴로 났어야지 쯧쯧쯧 기왕 승부욕 강하게 태어날 바 서울 유수의 집안에서라도 났어야지 쯧쯧쯧 기왕 관종으로 태어날 바 백미터를 10초에 끊는 운동신경이라도 혹은 삼옥타브를 자유자재로 질러대는 목청이라도 혹은 뭐든 보는대로 영감 팍팍 떠오르는 두뇌라도 타고 났어야지 쯧쯧쯧 소위 잘나게 잘 태어나지 못한 난 차라리 태어나자마자 죽었어야 했나? 살아봤자 늘 쪽팔릴 것이라! 허나 죽는 것도 쉽지 않은 게 인생이고 태어났으면 어쨌거나 살아내는 게 인생이라 늘 되묻고 되묻는 질문 어떻게 살아야하지? 저자 스스로도 끝없이 반복했을 질문과 마침내 찾아낸 답 그리고, 후배들에게 알리고픈 인생의 지침 너를 학대치 말고 불판을 갈아라! 근데... 난... 책을 읽곤... 아마도 저자의 의도와는 판이하게 다른 고민 속으로 빠져든다. 책 속에 유독 꽂힌 한 대목 때문에 더욱. 책 속에 유독 꽂힌 대목: 공룡의 삶: 너 죽고 나 살자!: 1톤씩 먹어치우던 대식가들!: 나는 중얼거린다. 공룡도 어느 날 자각 했었을 게야. 이렇게 살다간 지구를 훼손시키다 결국 우린 멸종! 그래서 새가 되었을 게야! 자신의 몸 가볍디 가볍게 만들다 결국 ‘새처럼 먹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조금만 먹을 수 있는 아주 작은 존재로 진화해버린 게야! 인디언도 그랬겠지? 자연과 더불어 함께 영원히 잘 사는 최고의 문명 구가했기에 그 바탕은 늘 소박했던 그들의 운명 결국 유럽이라는, 자본주의라는, 야만에 의한 멸종! 중얼중얼 거리던 난 치킨집을 지나다 문득 기괴함을 느낀다. 유리창 그 안, 진열이라는 말도 무색하게 쌓여있는 작아진 공룡들 아... 1억5천만년 전의 그 위용은 어디로 갔는가? 더불어 살기 위해 스스로 약해지는 삶 선택한 너의 운명은 결국 이런 것이었던가? 저자는 잘나게 나지 못한 80%가 살아가는 방법을 자신의 처절한 체험을 바탕으로 알려준다. 남들 사는 대로 살다 가랑이 찢어지는 게 아니라 정말 지읏 될 수 있으니 불판을 갈라 역설하나... 내 밑바닥 물론 저자의 정서 그대로이나 그럼에도 난 되묻고 되묻는다 저자의 말은 맞는 말이나 그럼에도 난 되묻고 되묻는다 어떻게 살까? 저자는 해답을 주나 한편 해답대로만 살지 말라는 것 또한 그의 해답이니 저자의 해답에 백프로 동의치 않고 또다시 고민하고 고민하게 하는 것 또한 저자의 의도일까? 어쨌건 독자를 고민에 들게 했으니 저자가 저자 노릇한 건 분명타! 읽어보시란 정릉 호박이넝쿨책 권 총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