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랏빛 배경에 요정 같은 아이들이 날아다닌다. ‘이 아이들이 구름과 함께 창문으로 들어온 아이들인가?’ 표지에서 느껴지는 기대감을 안고, 책을 펼쳐본다. 별똥별이 떨어지던 날, 미래와 과거 각기 다른 시대에 살던 아이들이 집주인인 아이와 만난다. 이 책은 다섯 아이의 사연이 단편으로 영리하게 엮어져 있다. “우리는 모두 숨죽이고 귀를 쫑긋 세웠다. 아이들 눈이 호기심으로 반짝반짝 빛났다. 그 시절 누구보다 뜨겁고 찬란했던 열세 살 우리들의 이야기. 그렇게 창문으로 들어온 아이들의 이야기가 시작됐다.”(18쪽) 아이들은 각자의 시대에서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1997년의 홍은주와 2002년의 구해준에게 더 마음이 갔다. 두근거리는 두 이야기를 짧은 지면을 통해 평하고자 한다. <내 이름은 홍은주>에서는 평균 이상의 몸무게와 덩치를 가진 은주의 학예회 준비 과정이 담겨 있다. 밀레니엄을 앞둔 교실은 세기말 가요 시장으로 인해 시끌벅적하다. 작품 속 언급되는 가수들도 그 시절 분위기를 실감하게 해준다. 룰라와 HOT, SES 그리고 엄정화까지…. 그 가운데 친구의 도발로 인해 학예회 때 리코더 대신 춤을 추기로 한 은주가 있다. 비디오테이프를 찾아 열심히 보지만 만만치 않다. 은주는 엄마 찬스(?)로 엄마 대신(?) ‘댄스 에어로빅’ 수업에 가게 된다. 선생님은 살을 빼려고 하는 건지, 연예인이 꿈인 건지 묻지만 은주는 말한다. “저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어서요.”(98쪽) 그 한마디에 선생님은 열심히 해 보자며 은주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고, 스트레칭부터 기본 동작까지 차근차근 가르쳐 준다. 엄마도 맨발로 하면 발목이 상한다며, 발목 보호대를 던져 준다. 그렇게 은주는 최선을 다한다. 수십 번을 반복하니 안 되던 동작이 조금씩 되는 것 같은 느낌도 느낀다. 과연 은주는 어떤 무대를 선보일까?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결과만 바라고, 성과를 기준으로 삼는 우리 학교 시스템에서 사춘기 소녀의 뜨거운 열망이 어떻게 성장해 가는지 보여 주는 단편이다. 이 책에서 내 가슴을 가장 설레게 해준 작품은 <고백하기 딱 좋은 날>이었다. 학창 시절 같은 반 여자 아이를 좋아해서 달아오른 심장을 진정시키지 못하는 열세 살의 해준이는 꿈에서도 반디를 만난다. “그 미소가 얼마나 예쁜지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어. 짧은 순간이었지만 마치 사진 찍은 것처럼 네 미소가 내 마음속에 찰칵, 저장됐다면 믿을 수 있겠어?”(78쪽) 좋아하는 아이와 단둘이 교실에 남았을 때, 내가 좋아하는 아이에게 다른 아이가 연애편지를 줬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내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써볼 때, 혼자서 잊어보려고 노력할 때, 눈이 마주치고 잘못 본 거라 애써 외면할 때…. 우리는 모두 어린 시절을 보냈고, 그 시절의 감성과 마음을 잊어버리고 산다. 아이들이 이 동화를 읽는다면 얼마나 공감하고, 대리만족을 느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어른이 된 나도 추억 여행을 하면서도 설레는 마음으로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창문으로 들어온 아이들》에는 위에서 소개한 <내 이름은 홍은주>와 <고백하기 딱 좋은 날> 뿐만 아니라 감정, 선택, 우정 등 사춘기 소년과 소녀의 마음을 담은 세 편의 단편 작품이 더 기다리고 있다. 이 책을 쓴 최빛나 작가는 2015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고, 제9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단편 부문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창문으로 들어온 아이들》이 첫 장편 동화이다. ‘앞으로도 아이들의 마음을 안아 줄 수 있는, 따뜻한 동화로 아이들과 만나고 싶습니다.’라고 책날개에 작가의 포부를 짧게 남겼다. 깨지고 아파하고, 관계에 목마르고, 현실에 혼란스러워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위로를 줄 다음 작품을 기다리는 바이다. #창문으로들어온아이들 #사춘기감정동화 #미래사회동화 #코시국주제동화 #고백동화 #웅진주니어 #예쁜표지동화 창문으로 들어온 아이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