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적으로 그의 작품에는 상처받은 영혼들이 실려있다. 다른 여성시에서도 그렇겠지만 특히나 그의 작품에서는 어떤 짓무른 상처들이 비장감으로 다가오기까지 한다. 아마도 상처받는 대상은 어머니와 같은 선대의 인물로 나타나기는 하지만 곧 고정희 그 자신이 될 것이며 더 나아가 시대에서 소외된 여성들이 될 것이다. 물론 고정희가 여성시인이라고 해서 그 대상이 단지 여성에게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그녀의 삶 속에서 보았던 것처럼 광주 항쟁의 역사를 격정적으로 체험한 세대다. 곧 상처받은 영혼들은 민주화의 과정 속에서 타들어 간 젊은 의지이기도 할 것이다. 곧 그녀가 시를 쓰는 가장 중요한 주제는 힘없는 여성, 핍박받는 정신, 그 모든 것을 포함한 여리고 고통받는 세상의 것들 일 것이다. 그의 시는 집중력이 뛰어나다. 다만 가끔 무의미하게 장시화 되는 경향이 느껴지는 것은 단지 나만의 생각일까. 발표자는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작가라고 말했다. 어쩐지 그는 할 말을 다 정리해 놓지 못한 듯도 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