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은 시를 쓰고 시인이 쓴 시는 자기의 말을 전한다. 시를 자꾸 읽다 보니 시인이 전하는 말과 시가 전하는 말이 구분되어 들리는 듯하다. 증명은 못하겠는데 나는 느낀다. 시인의 말인지 시의 말인지. 틀렸다고 해도 상관없고 착각이라고 해도 괜찮다. 심지어 시인이 주장한다고 해도 나는 끄덕여 줄 테다. 속으로 아니라고 하면 되니까. 시인을 벗어난 시의 말, 근사한 것도 있고 실망스러운 것도 있다. 이 책의 일러두기에는 이렇게 나와 있다. * 이 책은 문학과지성 시인선 501부터 599까지 총 99편의 시집 뒤표지 글을 묶었다. 시라고 해도 좋을지 어떨지 모르겠는데 이것이야말로 읽는 이의 선택이겠다. 시인이 써 놓은 말인데 시집 속을 벗어난 시로 읽든 시집을 낸 시인의 감흥으로 읽든 이것도 저것도 아닌 덧소리로 읽든. 나는 시인들이 쓴 시가 하는 말로 읽었고. 둘의 차이점을 말하라고 한다면? 거리감? 책임감 회피? 잔소리? 변명? 같은 것들... 그래서 이 말을 듣는 내게 좋은 점은? 시인도 시를 쓰면서 쓸쓸해 하는구나, 표현의 수준은 우리 서로 다를지라도 감정의 결은 다를 바가 없구나, 어쩌면 나도 내내 내 안의 시가 하는 말을 들으면서 살아왔겠구나, 깨닫는 시간이 있더라는 것. 기획을 한 이들의 의도가 참신해 보였다. 이미 나온 글을 다시 모아 책으로 낼 때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했을 텐데. 이 출판사라서 가능했을지도. 이곳에서는 앞으로도 시집들이 계속 나오리라는 것을 믿으니까. 세상이 아무리 메마르고 부서져 나간다 해도. 분명하지 않은 말들 안에서 분명한 망설임을 읽게 되는 시절이다. 어느 한때도 낙원으로 불리지는 않겠지만 조금은 살 만한 시대라고 여기면서 지내고 싶다. 불안해서 참 힘들다. <책 안에서> 15 다시 올 수 없고 언제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나날의 삶을 더욱더 절실하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곤 한다. 23 사막을 횡단하는 고래, 태평양을 건너는 낙타. 젊은 시절에 나를 숨 쉬게 해준 이미지들이 아직도 내 삶 속으로 걸어 들어오고 있다. 짠맛 없는 바다가 없듯이 고통을 피할 수 있는 삶은 없다. 사람이 바뀌지 않는 한, 다른 세상은 없다. 좀더 나은 사람을 향하여 갈 뿐이다. 세상은 딱 그만큼 달라질 것이라고 믿는다. 50 건강한 슬픔은 사람을 괴롭히지 않고 아름답게 한다. 나는 당신에게 그런 슬픔을 안겨주고 싶다. 53 새들의 농담에도 웃지 않는 신호등 뒷걸음질 치다 밟은 햇빛의 발 페인트칠이 덜 마른 기침 눈 마주칠 때마다 멈춰 서는 시계 98 나와 당신이 읽고 쓰는 동안 아주 작은 희망이라도 발견했다면, 이 세계를 흐르는 시간이 한 뼘은 더 넓어졌을 것. 110 사라지는 일에 하루하루 정성을 다하는 사람이 있다. |
|
1978년 황동규 시인의 001호를 시작으로 이장욱 시인의 599호까지 장장 46년간 이어온 문학과지성사의 시인선 600호 출간을 기념하여 501호 부터 599호까지 시집 뒤표지 글에 실린 ‘시의 말‘을 엮은 책입니다. 700호도 기대해봅니다. |
|
시는 나를 끌고 당신에게로 간다 리뷰입니다. 문학과 지성사 시집을 모으기도하고, 무엇보다 600번째 라는 의미가 있고 시의 말이라는 테마만으로도 충분하게 읽고싶어지는..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하나하나 따로 읽어도 좋았아요. 잘 읽었습니다 |
| '시는 나를 끌고 당신에게로 간다'는 문학과지성사에서 그동안 출간한 시의 뒷표지에 적혀 있는 글을 엮은 책으로, 이 책에는 500번대 시집의 뒷편에 적혀있는 글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문학과지성사 시집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데 벌써 600호가 출간되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
|
저는 개인적으로 시인별 시선집이 좋앗던 것 같긴 합니다! 하지만 여러모로 의미가 남다른 문학과 지성사 시인선 600번 저서이다 보니 구입을 했어요~ 에코백 사은품도 잘 받았습니다 bbb. 찬찬히 시의 의미를 잘 다져가며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
책 제목으로 먼저 확 나를 잡아 끌었다 시를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시를 써보는것도 좋아하는데 정말 하나하나 읽는 것 만으로도 시에 대한 하나하나 단어 하나하나를 다시 읽어보게된다. 나를 끌고 가는 시들에 끝에가면 내가 보고 싶은 사람이 보이는듯한 느낌도 든다 |
|
시집 뒤 표지에 쓰여있던 시들만 모아서 만든 시집 짧고 간결한 시가 많지만 읽고 난 후 묵직한 감정이 남아 가을의 시작을 즐길 수 있게 해준 책 읽는 내내 '산문이면서 시이기도 한, 시인듯하지만 시가 아닌,시나 산문이라는 익숙한 이분법으로 이해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은 독특한 위치의 글쓰기가 탄생했다' 라는 서평이 자꾸 맴돌던 시집도 , 시선집도 아닌 시의 말을 느끼고 싶다면 꼭 읽어보길 |
| 2024년 첫 시집 구매였습니다. 제목이 너무 끌려서 구매했는데 한 구절 한 구절 따뜻하고 신중함이 느껴져서 오후의 햇살과도 같은 글들이었습니다. 아마 주말에 여유롭게 차를 마시며 다시 읽어보고 싶어질 것 같네요. 책의 표지 색감 만큼이나 따뜻하고 포근한 시들입니다. |
|
계속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시는 어렵다. 그럼에도 시는 자꾸만 나를 끌어 당긴다. 문학과지성사의 시인선이다. 그것도 600번째. 600권의 시집이 나왔는데, 나는 몇 권의 시집을 읽었을까. 누가 강요하는 것도 아니고, 의무감도 가질 필요가 없건만, 이 시인선과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은 내가 꼭 읽어야만 하는 부채의식을 갖게 한다. 출판사는 600이라는 숫자에 이벤트를 부여했다. 500번부터 100권의 시인선에서 '시의 말'을 모아 시집으로 엮었다. 좋은 기획이라고 생각했다. 시보다는 시의 말이 조금은 편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래도 시는 시였다. 어려웠다. 조금은 다가가기 편했는지 몰라도, 여전히 내게는 어려운 시였고, 쉽지 않은 시의 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