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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자아에 관한 깊은 암시!
"청소년의 자아에 관한 깊은 암시!" 내용보기
YES24에 거의 매일 드나드는데, 이번에는 애들과 뭘 읽을까 고민하며 마우스 스크롤을 내리다, 추천 알고리즘에 뜬 이 책을 보자마자 구매했다. 작가와 작품 설명만으로 느껴지는 충격이 있다. ‘아, 이 책이야!’ 간단한 설명 하나만으로, 이 책의 방향과 내용을 가늠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이희영’ 작가의 책이잖은가. 이희영 작가의 책은 거의 다 읽은 것 같다. 창비 청소년 문
"청소년의 자아에 관한 깊은 암시!" 내용보기
YES24에 거의 매일 드나드는데, 이번에는 애들과 뭘 읽을까 고민하며 마우스 스크롤을 내리다, 추천 알고리즘에 뜬 이 책을 보자마자 구매했다. 작가와 작품 설명만으로 느껴지는 충격이 있다. ‘아, 이 책이야!’ 간단한 설명 하나만으로, 이 책의 방향과 내용을 가늠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이희영’ 작가의 책이잖은가. 이희영 작가의 책은 거의 다 읽은 것 같다. 창비 청소년 문학상을 받은 매력적인 작품 ‘페인트’를 시작으로, ‘나나’, ‘보통의 노을’, ‘테스터’, ‘챌린지 블루’, 그리고 최근 읽은 ‘소금아아’와 ‘여름의 귤을 좋아하세요’까지, 매력적이지 않은 작품이 없었다. 이희영 작가는 청소년들의 성장과 아픔, 상처를 다뤄왔는데, 페이스’에서는 작가가 들여다보는 그 깊이와 은유에 경외감마저 느껴진다. <페이스>의 주인공 ‘시울’이는 유치원에서 처음으로 깨닫는다. 자기만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없다는 것을. 모든 사람이 시울이의 얼굴을 보지만, 정작 시울이는 자신의 얼굴을 보지 못한다. 거울만이 아니라 사진이나 영상 모두에 해당한다. 그 사실을 알게 된 부모님은 안과와 정신과를 다니지만, 시울의 증상은 해소되지 않는다. 결국 시울이는 큰 결심을 한다. 딱 한 사람만 속이자고. 그건 바로 자신이다. 이때부터 시울은 자기 얼굴이 보이는 척하며 살아간다.
시울이는 매일 아침 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보는데, 그 얼굴은 매일 바뀌는 바탕화면, 만화경, 현대미술, 자연 경관이다. 딱 얼굴만 뭔가 이상한 것으로 보이는데, 하루는 예술작품이었다가, 폭풍이 치며, 모자이크였다가, 낙엽으로 가득 채워지기도 한다. 어떤 패턴이 있지도, 기분에 따라 바뀌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랜덤이다. 그러나 오늘 내 얼굴이 어떠냐는 시울이의 질문에, 남들은 거울 보면 알 거 아니냐고 쉽게 얘기하지만, 시울이에게는 불가능한 이야기다. 그래서 그냥 보이는 척 살아간다. 그런 시울이에게 작은 사건이 하나 생기는데, 묵재가 던진 농구공이 머리를 쳐서, 사물함에 이마가 찢어지는데, 스무 바늘이나 꿰맨다. 꽤 응급상황이었고 흉도 진다고 하는데, 며칠 후 시울에게 엄청난 일이 생긴다. 얼굴은 늘 그렇듯 수묵화지만, 밴드를 떼어낸 자리에 남은 흉터만은 또렷히 보이는 것이다. 자신의 얼굴은 볼 수 없지만 흉터만 선명이 보인다니!
자신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청소년 시기에 경험하고 고민할, 자아에 관한 깊이 있는 암시다. 자신의 얼굴을 보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가 아무리 얼굴을 들여다 봐도, 정작 봐야 할 내면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못한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우리가 타인을 볼 때 얼굴 너머의 것을 보지 못한다는 비판이기도 하다. 또 타인에게서 타인의 얼굴이 아닌 우리의 얼굴을 발견하면서, 타인을 나의 타인으로 대하는 모습을 뜻하기도 한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우리는 제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한다. 그러니 이 암시는 무척 적절하다. 사람은 상처로 성장한다. 새겨진 흉터가 우리의 진짜 모습이며, 우리가 겪는 고통과 아픔이 우리를 만들어간다. 상처와 흉터, 고통과 아픔은 하얀 도화지에 뜬금없이 떨어진 먹물 한 방울, 물감 한 조각이다. 결코 사라지지 않고 옅어지지 않는다. 그저 다른 색깔로 서서히 채워야 할 뿐. 행복과 따뜻한 관계로 칠할 때, 상처는 비로소 보이지 않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보이지 않을 뿐 그곳에 함께 있음을. 그리고 함께 성장할 것임을. 설정의 재미보다 더 큰 상징과 의미가 숨어 있는 작품이다. 청소년들에게 읽고 깊이 고민하는 시간을 선물할 거라 생각한다. 함께 읽는 어른이 있으면 더 좋을 작품이다. 그 사람이 부모이면 더 좋겠다. 2024.05.01 #페이스 #이희영 #현대문학
p******s 2024.05.01. 신고 공감 14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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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단 한 번도 자신의 얼굴을 본 적 없는 인물의 시선을 통해 외양 너머 보이지 않는 자아의 세계를 그려낸 작품이다.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인『페인트』로 40만 명에 이르는 독자들의 호응을 끌어내며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바 있는 이희영 작가가, 이번에는 ‘얼굴’로 표상되는 자기 인식의 통로를 과감히 지워버리는 상상을 전개함으로써 “자의식의 미결정 상태에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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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단 한 번도 자신의 얼굴을 본 적 없는 인물의 시선을 통해 외양 너머 보이지 않는 자아의 세계를 그려낸 작품이다.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인『페인트』로 40만 명에 이르는 독자들의 호응을 끌어내며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바 있는 이희영 작가가, 이번에는 ‘얼굴’로 표상되는 자기 인식의 통로를 과감히 지워버리는 상상을 전개함으로써 “자의식의 미결정 상태에 도전”(김지은)한 것이다.

s****d 2024.10.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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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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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사람들이 매일같이 바라보고 평가하는 ‘내 얼굴’을 정작 나 자신은 알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시울은 무심하게 그러려니 하며 살아간다. 그런 시울의 일상에 놀라운 변화가 찾아온다. 우연히 같은 반 묵재가 던진 공에 맞아 교실 사물함에 얼굴을 부딪치며 상처를 입었는데, 어쩐 일인지 그 흉터만큼은 거울로 선명히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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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사람들이 매일같이 바라보고 평가하는 ‘내 얼굴’을 정작 나 자신은 알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시울은 무심하게 그러려니 하며 살아간다. 그런 시울의 일상에 놀라운 변화가 찾아온다. 우연히 같은 반 묵재가 던진 공에 맞아 교실 사물함에 얼굴을 부딪치며 상처를 입었는데, 어쩐 일인지 그 흉터만큼은 거울로 선명히 보이는 것이다. 
s****d 2024.09.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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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얼굴을 본다는 것은 표상 너머의 본질을 바라보는 것
"내 얼굴을 본다는 것은 표상 너머의 본질을 바라보는 것" 내용보기
#현대문학 #핀시리즈 #핀장르 #이희영 #페이스 #핀장르003 #페이스가제본서평단_출판사도서증정 #소설 #소설추천 #성장소설 #한국소설 #한국문학 #현대문학  #내얼굴을_볼_수_있다는_것은_표상_너머_자아의_내면_그_본질로_다가가는_과정  주인공 고2 여학생 '인시울'은 본인의 얼굴을 모른다. 시울은 세상을 볼 수 있고, 타인의 얼굴과 모습을 볼 수 있고, 자신의 다른  신체도 볼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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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핀시리즈 #핀장르 #이희영 #페이스 #핀장르003 #페이스가제본서평단_출판사도서증정 #소설 #소설추천 #성장소설 #한국소설 #한국문학 #현대문학  #내얼굴을_볼_수_있다는_것은_표상_너머_자아의_내면_그_본질로_다가가는_과정


  주인공 고2 여학생 '인시울'은 본인의 얼굴을 모른다. 시울은 세상을 볼 수 있고, 타인의 얼굴과 모습을 볼 수 있고, 자신의 다른  신체도 볼 수 있지만 오직 하나 자신의 얼굴은 볼 수 없다. 정확히는 보이지 않는다. 그녀는 여섯살 무렵 어느 날 갑자기 알게 되었다. 다른 친구들을 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있지만 자신은 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시울이 거울을 통해 바라보는 자신의 얼굴은 때로는 색색의 블럭이고, 때로는 가을낙엽더미이고, 때로는 달달한 롤리팝이다. 매일 매일 예상할 수 없는 새로운 이미지로 맞이하는 얼굴. 왜인지 이유는 알 수 없다. 시울이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없다는 사실과 함께 깨달은 것은 그 상황은 바뀌지 않으며 그저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뿐이었다. 
  그렇게 자신의 얼굴을 모르는 채로 살아온 시울은 고2 어느 날 학교에서의 우연한 사고로 얼굴을 다치게 된다. 시울의 이마가 찢어져 이마에 작은 흉터가 생겼다.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없기에 손으로, 촉감으로 흉터를 느끼려 시도하는 시울에게 또 한 번의 예기치 못한 사건이 발생한다. 손으로 오돌토돌 느껴지던 흉터가 바로 시울의 눈에 보이는 것이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순간 상처와 함께 비로소 마주하게 된 자신의 얼굴. 남들은 상처는 없앨 수 있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하지만 손으로 만져지고 눈에 보이기까지 하는 자기 얼굴의 그 작은 흉터가 시울은 마냥 반갑고 사랑스럽기만 하다. 왜냐하면 그토록 존재의 의문으로 가득했던 자기의 진짜 얼굴이니까. 
다 아물지 못한 흉터가 시울에게는 오히려 그동안 자신의 얼굴을 모르기 때문에 고민할 수 밖에 없는 모호한 정체성에서 자아의 실존이라는 구체적 정체성을 확인시켜주는 한줄기 빛과 같은 훈장이 되었다. 시울은 이마의 흉터를 만지고 또 만지고, 보고 또 보며 자신의 진짜 얼굴을 자꾸 자꾸 마주한다. 
얼굴의 위치에 자리하는 무작위 이미지의 일부분에 진짜 흉터가 자리하면서 시울은 단지 하나의 표상으로 존재하던 자신의 얼굴을 보이는 그대로 실재하는 자신의 얼굴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확실한 정체성을 가지고 자신의 내면으로 한 발자국 다가가게 되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전혀 평범할 수 없는 특이하고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시울은 우울해 하거나 예민한 모습을 보이며 방황하기보다 밝고 명랑한 고2 소녀의 언어로 자신의 생각을 발화하며 생각이 깊으면서도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다. 피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을 체념하고 처연히 받아들이는 모습보다 자신의 상처, 흉터를 똑바로 직시하며 그 과정을 통해 털털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자신의 현상태를 마주하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성숙한 시울의 모습은 우리가 내면의 자아를 마주하는 데, 상처를 들추는 데 조금은 두려움을 버리고 한발짝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준다. 

학생이든 성인이든 상관이 없다.《페이스》는 아직 본인의 얼굴을 제대로 바라본 적이 없는 모든 이들을 위한 성장소설이다. 소설의 구절구절이 말그대로 구구절절 공감이 되고 가슴에 새겨지는 말들이다. 소설 본문뿐만 아니라 김지은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의 작품해설 또한 문장 하나하나가 가슴에 남는다. 가히 자신을 찾아가는 모든 이들을 위한 길잡이, 명언모음집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이렇게 이희영은《페인트》의 명성을 이어갈 또 하나의 명작을 내놓고야 말았다.

p******1 2024.04.0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