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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을 품은 식물 이야기>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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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을 품은 식물 이야기김원학, 임경수, 손창환문학동네/2014.5.12.sanbaram 산과 들에 새싹이 나면서 산나물을 채취하여 먹고 식중독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뉴스를 해마다 듣게 된다. 이런 중독사고는 사람들이 약초라는 사실에만 매몰돼 그것이 독초일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미처 부작용을 예상하지 못하고 복용한 탓에 사고가 일어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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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을 품은 식물 이야기

김원학, 임경수, 손창환

문학동네/2014.5.12.

sanbaram


산과 들에 새싹이 나면서 산나물을 채취하여 먹고 식중독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뉴스를 해마다 듣게 된다. 이런 중독사고는 사람들이 약초라는 사실에만 매몰돼 그것이 독초일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미처 부작용을 예상하지 못하고 복용한 탓에 사고가 일어나는 것이다. “사실 약초와 독초는 양날의 검이다. 그러니까 유독성분도 사용하기에 따라서는 약이 될 수 있다. 맹독물질이라도 양을 더하거나 줄이면 약이 된다.(p.6)” 이와 반대로 약으로 쓰는 물질도 일정량을 초과하면 생명을 위협하는 독이 된다. 단지 양의 차이일뿐 독초가 곧 약초이고, 약초가 곧 독초인 셈이라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독을 품은 식물 이야기>는 전체를 5부로 나누어 49종의 유독성 식물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음식을 먹더라도 주의를 기울이면 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믿음으로 쓴 것이다.(p.7)”라고 저자는 밝힌다. 아울러 독초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은 물론, 사진과 함께 정리해서 어느 식물이 어떤 독성물질을 포함하고 있고, 또 어떤 작용을 하는지 쉽게 알 수 있도록 기술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독초를 나물로 오용해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겉모습이 비슷한 식물에 대한 정보도 함께 설명한다.


독초란 무엇인가? 식물이 독소를 함유하면 유독식물이라 할 수 있다. “독초는 유독식물 가운데 풀 종류를 일컫는다. 그렇기 때문에 독이 있는 나무는 엄밀하게 말하면 독초라고 할 수 없지만 유독식물을 대개 독초라고 싸잡아 부르기도 한다.(p.13)”고 저자들은 독초를 정의한다. 유독식물의 독소는 약품으로 쓰일 수도 있기 때문에 유독식물이라도 약용식물이 될 수 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감자의 싹과 녹색으로 변한 껍질은 솔라닌을 비롯한 유독성 알칼로이드가 상대적으로 많아 중독을 피하려면 요리할 때 아낌없이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p.20)” 덜 익거나 싹이 난 감자는 끓여도 독성 제거가 안 된다. 햇빛이나 자외선 노출이 안 되는 곳에 보관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가지속에 속하는 식물을 단순히 이름으로 나누면 감자를 비롯해 가지, 까마중, 배풍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시골 아이들이 간식꺼리로 먹는 까마중의 검은 열매는 감자와 마찬가지로 솔라닌을 함유하고 있어 조심해야 한다.


“고사리는 보통 이른 봄 여린싹을 따서 삶은 뒤 건조시켰다가 수시로 물에 불려 나물로 해먹는다.(p.36)” 또 뿌리줄기에서 전분을 취해 떡이나 과자를 만들어 먹기도 하고, 풀의 원료로 쓰기도 한다. 춘궁기에 ‘고사리밥’을 먹기도 했으니 구황식물로도 빠지지 않는다. 고사리에는 석회질이 많아 자주 먹으면 이나 뼈가 튼튼해진다고 한다. 또 고사리 뿌리줄기를 깨끗이 씻어 만든 가루는 자양강장과 해열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고사리의 부작용을 알리는 내용도 많다. “<본초강목>을 보면 고사리를 오래 먹으면 눈이 어두워지고 코가 막히며 머리가 빠지고, 아이들이 많이 먹으면 발이 약해져 잘 걷지 못한다고 했다. 그리고 절대 생식해서는 안 된다고 주의를 주고 있다.(p.37)” 피마자 역시 독성이 있는 식물이다. 그러나 피마자의 넓적한 잎은 살짝 데쳐서 밥을 싸먹기도 하고, 떡을 그릇에 담을 때 밑에다 깔기도 했다. 피마자 잎은 잘 말려두면 겨울에 먹기 좋은 묵나물이 된다. 겨울을 보내고 난 음력 정월 보름이면 잡곡밥과 갖가지 나물 반찬을 먹는데, 이때 피마자 묵나물을 이용했다. 한편, 옛날 “아이들은 하늘을 향해 곧고 길게 뻗어 올라가는 유채의 꽃대를 유난히 좋아했다.(p.64)” 살짝 매우면서도 시원한 느낌이 있어서 주전부리로 그만이다. 싱아, 찔레, 칡순 보다 맛이 좋고 집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 아이들은 늘 유채밭 주변을 얼쩡거리며 호시탐탐 서리할 기회를 노렸다.


“나팔꽃 피는 시각은 평균 오전 5시 29분, 지는 시각은 저녁이 아니라 오전 10시 13분이었다. 흐린날이나 비오는 날에는 꽃이 피는 시각과 지는 시각이 조금 늦어지지만 꽃이 피어 있는 시간은 늘어난다.(p.102)”고 한다. 지금은 관상용으로 사랑받는 나팔꽃이지만, 중국에서는 이미 약 1,500년 전인 송나라 때부터 약용으로 각광을 받았다. 나팔꽃 씨앗을 주고 그 대가로 소 한 마리를 끌고 왔다고 해서 ‘견우자’란 이름이 붙을 정도로 귀한 약재였다. 나팔꽃은 한방에서 부종, 이뇨, 허리앓이, 야맹증 등에 썼다. 그러나 나팔꽃 종자에는 LSD와 유사한 환각물질 함유하고 있다고 주의를 당부한다.


초가을 백양사나 선운사 등의 산사 주변을 붉게 물들이며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석산은 백로에서 추분 무렵(9월 5-20일)에 꽃이, 한로에서 상강 즈음(10월 5-20일)에 새싹이 나와 겨울을 지내고 이듬해 6월 초순에 잎이 진다. 추분 무렵에 꽃을 피우기 때문에 ’추분꽃‘이란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p.127)” 이런 석산의 뿌리에는 천연 항균물질 함유해 책 엮을 때 접착제로 활용, 유독물질 리코린은 피부질환 등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5월에 잎이 지고 난 뒤 비늘줄기를 캐내고 갈아서 전분을 채취하면 종이를 붙이거나 책을 엮는 접착제로 쓸 수 있다. 석산은 항균력이 뛰어난 리코린을 함유하고 있어 사찰에서 종교적인 그림을 그릴 때 이 녹말을 섞어서 벽지로 사용했다. 그러면 오래도록 벌레가 먹거나 변색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실제로 이 풀로 붙인 한지는 수천 년이 지나도록 좀이 쏠지 않는다고 한다.


“담배에는 알카로이드의 일종인 니코틴이 들어 있다. 이 물질은 머리가 멍할 때는 신경을 각성시키고, 초조할 때는 마음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p.251)” 이는 니코틴이 신경섬유 말단의 시냅스에서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 수용체와 결합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자율신경을 흥분시키지만, 그 뒤에는 아세틸콜린 수용체와 결합한 채 신호가 전달되는 것을 계속 차단하며 진정작용을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유해물질이 많아 금연할 것을 강력히 권한다.


“식물은 종류에 따라 일정한 지역에 제한적으로 서식한다. 식물의 분포지역을 결정하는 요소는 기후, 토양, 지형 등 무기적인 환경과 생물 간의 경쟁, 공존 등과 같은 유기적인 환경이다. (p.329)” 독초를 함부로 먹다가는 큰 사고를 불러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흔하게 식탁에 올라오는 나물에도 중독 될 수 있다. 이런 사실을 알림으로써 독성이 있는 식물을 먹을 때는 각별히 조심할 것을 당부하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먹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독초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알고 나서 먹자는 것이라고 후기에서 밝히고 있다. 또한, 자신을 기준으로 삼아 다른 사람도 자신과 똑같이 안전할 것이라고 쉽게 생각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식물마다 함량이 다르고, 사람마다 사는 장소가 다르고 나이도 다르기 때문이다. 또 사람마다 내성도 모두 다르다. 어린이나 노약자를 기준으로 건강이나 환경 기준을 정하는 이유를 떠올릴 필요가 있다. “사람에게 저마다의 색깔이 있듯이 이름 없는 풀 하나에도 저마다의 특성이 있다. 독초에도 저마다의 색깔과 특성이 있다.(p.431)” 그러므로 이 책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독초의 이름과 모양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독을 품은 식물 이야기>의 저자 김원학은 건국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환경전문신문을 거쳐 일간보사에서 환경 및 의학 전문기자로 일했다. 저서로 <식물과 독성학>(공저)와 <한국의 독초>(공저)가 있다. 공저자 임경수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예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전문 외상 처치술>(공저), <재난의학>(공저), <식물독성학>(공저), <독버섯 도감>(공저), <한국의 독초>(공저) 등이 있다. 공저자 손창환은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울산대학교 의과대학과 조교수로 있다. 저서로 <심폐소생술 따라하기>(공저), <식물 독성학>(공저), <한국의 독초>(공저) 등이 있다.

k******4 2024.06.11. 신고 공감 8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