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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죽고 난 후 남겨진 가족들... 엄마가 하던 집안일은 세 자매의 몫이 되지만 첫째라고해도 이제 겨우 열다섯살... 아직은 엄마가 필요한 나이지만 이러한 결핍이 하루하루 지나면서 성숙으로 바뀌었다. 웨스턴 레인은 이 가족들이 즐겨 하는 스쿼시 코트가 있는 공간의 이름이다. 가족들은 시간이 날 때면 스쿼시 코트를 찾는다. 아버지는 엄마없는 빈자리를 남들에게 티나지 않게 하려고 했던 것인지 스쿼시 훈련을 탄탄하게 한다. 아버지 역시 표현은 안하지만 배우자의 죽음은 많이 심난할것이다. 무엇보다 세 딸을 온전히 지켜내야 하는 책임감이 크지 않았을까 웨스터레인 소설은 잔잔한 호수처럼 조용하고 그저 사는게 그럴수 있는 가족이야기이다. 숙모와 삼촌은 가족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세 자매중 한명을 양녀로 들이고싶어 한다. 탐탁지 않지만 아무말 하지 않는 자매들의 아빠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러고 싶지는 않지만 그럴수 밖에 없을것이라고 생각하는것일까 싶다 스쿼시는 격렬한 운동이다. 공을 벽에 쳐서 튕겨져 오는 것을 받아내는.... 상당한 칼로리 소모로 다이어트를 운동으로 하고 싶으면 스쿼시를 하라는 이야기를 들은적도 있다. 마지막 스쿼시 대회의 격렬한 승부는 앞으로의 이들의 삶에 대한 태도를 보여주는것 같기도 하다. 비록 사랑하는 엄마가 없지만 그럼에도 씩씩하게 해낼수 있다는 무언의 다짐으로 느껴졌다. 2023년 부커상 최종 후보작이자 영구의 작가인 체트나 마루의 데뷔작인 웨스턴레인은 조용하면서 힘있고 깔끔하면서 깊이가 있는 소설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리뷰어클럽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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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대에서는 생각이 나는 만화가 있다. <테니스의 왕자>다. 어릴 때 부터 아버지는 이미 유명한 선수이셨고 그러한 아들에게 혹독하게 훈련을 하듯이 재미있는 테니스를 가르쳐준다. 여기서도 열한 살의 고피는 이미 라켓을 잡을 만한 나이가 되었을 때부터 스쿼시를 쳤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부터 아버지의 조용하면서도 혹독한 훈련을 한다. 테니스로 살아가던 인생의 모습이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어쩌면 아빠를 닮아 갈 수 밖에 없는 환경 속에서 자라간 고피의 모습에서 우리는 어릴 때의 부모가 엄마, 아빠라고 부를 때의 표정에 어떠한 모습일지 기억을 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이 책의 특징은 고피의 1인칭으로 보인는 시점이다. 그래서 고피의 전지적 시점을 잘 볼 수 있는 책이면서 고피가 아는 것에 대한 운동에 대하여 생각에 대하여 들어 볼 수 있었다. 사춘기 때 우린 사색 하듯이 고민이 많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어딜 가도 무엇을 해도 고민이 사사로운 것들이라 할지라도 그들에게는 정말로 큰 고민처럼 느껴질 때 있다. 친구 문제가 가장 보편적이라 할 수 있다. 예전에는 처녀작 즐겨 읽었던 나 이건만 이젠 감성이 말라 버린 바람에 어떠한 것을 읽는다 한들 그렇게 와 닿지가 않게 되었다. 어느 순간 부터 인가 나는 소설을 기피를 하고 만 것이다. 그러나 고피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조카에게 한 번 읽어 보라 선전을 해주고 싶기도 하다. 매일 친구의 사사로운 고민을 하는 조카이지만 나에게 벅차게 다가오는 인간관계의 끝판왕처럼 보여주는 이야기들이 여기서 얻어 갈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예스24리뷰어스클럽 #웨스턴레인 #체트나마루 #비트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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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계미국인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 같은 소설인 웨스턴레인 책의 주인공인 고피는 아버지와 두 언니와 살아가는 10살남짓의 어린 학생이다. 어머니를 잃은 뒤 넷만 남게된 가족은 각자의 방법으로 그 아픔과 공허함을 이겨나간다. 먼저 아버지는 세 자매들에게 스쿼시라는 스포츠를 소개해주는데 막내이자 주인공인 고피는 스쿼시를 통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스포츠에 집중하는 시간을 통해 슬픔을 극복해 나간다. 이 책의 제목인 웨스턴 레인이 바로 그 스쿼시 코트로 소설 속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아내, 어머니의 상실이라는 큰 슬픔을 다루고 있지만 가족들간에 직접적인 위로의 말들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본인의 자리를 지키며 말하지 않아도 눈치로 서로의 마음을 읽어내고 챙겨주는, 그런 가족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리뷰어클럽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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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태어나면 가장 먼저 가족을 만나게 됩니다 ㅡ 의사나 간호사 이런 사람 빼고 ㅡ 대부분 가족은 자연스럽게 일상속에서 함께하고 수많은 역경을 함께 넘어가고 기쁨을 나누고 슬픔에 함께 울어주며 격려합니다. 가끔은 그렇지 않은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일주일 전까지만. 열흘 전까지만. 한달전까지만 해도 함께 있었던 나의 소중한 가족이 어느날 없다고 생각해봅니다. 할아버지나 할머니, 동거하지 않는 친족 말고 동거하는 직계존, 비속, 형제자매. 나는 아직 그런 상실을 겪을 정도로 나이가 많지는 않지만, 지나가는 이야기로 그런 이야기를 해봅니다. 너는 엄마없으면 어떻게 할래? 아빠가 돌아가시면 너는 어쩔래? 나는 왜 그런 말을 해??? 하고 말아버리지만 가만히 생각해봅니다. 그러면 나는 어쩌지...? 물론 너무너무 슬프고 죽을만큼 힘들겠지만...그렇다고 죽을수는 없잖아....또 살아가겠지...? 하지만 평생 잊지 않을거야. 그리고 살다가 순간순간 함께 했던 흔적들을 발견하고 다시 웃고 또 보고싶다고 눈물짓겠지...? 결코 완전히 이겨낼수없을거야. 그저 잠시 잊고 살아갈 뿐이지... 그리고 그 의문은 우리나라가 아니라 지구 반대편 어느 굴랍자문을 좋아하는 나라의 한 소녀에게도 공평하게 찾아옵니다. 단지 의문이 아니라 그것이 진짜로 다가와버린 이야기. 당신은 어떻습니까? 당신은 상실앞에 어떻게 대응하겠습니까? 상실앞에 세상은 어떤 모습을 하고있습니까?? 이 책은 이런 감정을 아주 건조하게, 그리고 먹먹하게 표현하고있습니다. 멀찍히 떨어져서 담담한 어조로 바라보고있지만, 그 슬픔은 보는 사람들의 등을 아리게 만드는 점이 있습니다. 스쿼시 ㅡ 스쿼시가 뭔지 잘 모르는데 테니스 친구인가요? 찾아봐도 1인 테니스같은거같은데 뭔지 잘 모르겠네요 ㅡ 공이 당신의 마음에도 반동을 주기를 기대합니다. 슬픈 소재를 담담하게 그려내는 울적해지는 이야기였습니다. 오늘은 엄마한테 전화 한통. 2023 부커상 최종결선에 올랐습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리뷰어클럽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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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연(사이연구소 Between Labs)은 언어와 문화 및 시대와 세대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에 관심을 둔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펼치는 출판사다. 일본계 미국인 루스 아사와의 예술 세계를 다룬 <루스 아사와>, '왜 글을 쓰는지'라는 질문에 작가 크나우스고르의 솔직한 대답이 담긴 <나는 이래서 쓴다>에 이은 세 번째 작품은 소설 <웨스턴레인>이다. 소설 속 주인공 고피의 나이는 열한 살이다. 쿠쉬 언니는 열세 살, 모나 언니는 열다섯 살이다. 고피는 라켓을 잡을 만한 나이가 되었을 때부터 스쿼시를 치기 시작했다. <웨스턴레인>은 엄마가 죽고 난 후부터 아버지와 세 딸이 함께 살아가는 고피 가족의 이야기를잔잔히 담아낸다. '아빠는 말했다. "나는 너희들이 너희 인생 내내 즐길 수 있는 무언가에 관심을 갖게 되길 바란단다." (p. 23)' 아이가 없는 파반 삼촌과 란잔 숙모는 고피를 양녀로 삼기를 원한다. 언니들은 헤어지기 싫어하고 아빠는 고민에 빠지지만 마침내 고피는 숙모와 함께 지내기로 결심한다. 어린 고피는 어른들의 세계를 바라보며 성장해간다. 고피의 힘든 스쿼시 훈련과정 지켜보고, 시합에 나선 고피를 응원하는 모습에서 사랑스러운 가족의 유대를 볼 수 있다. 가족이란 때론 목소리 높이고 때론 조용히 웃음 지으며 서로 껴안는 것이리라. 가족의 감정을 무슨 색깔, 어떤 말로 단정해서 표현할 수 있을까? <웨스턴레인>은 가족에게 어울리는 적당한 색깔과 말이 무엇일지를... 상상하게 하는 소설이다. 가족이란? 이런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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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체트나마루는 어느 인터뷰에서 " 가족 사이의 말로 표현되지 않은 것들을 다룬다는 거.. 소설가로서 언어화되지 않은 말이나 감정을 다루는 데에는 어떤 어려움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영화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대답하며 셀린 송의 '패스트 라이브즈'를 언급했다고 합니다. 이 소설도 행간에 파묻혀 있는 의미를 읽어내는 것이 아주 중요한 소설인거 같네요. . 이야기 밖의 여백에서 더 강렬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 그래서 짧다면 짧은 분량의 소설이지만 그 흘러 넘치는 감정과 분위기를 주워 읽으며 나름 이해해야 하는 그런류의 소설이랄까요. <이것이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웨스턴레인'에서 아빠가 하루에 두,세,네 시간씩 우리를 연습시키던 그해를 떠올릴 때면 들려오는 소리예요. > <결국 제게 남은 선택은 서브와 발리 샷을 계속하던지 아빠를 실망시키던지 둘 중 하나였어요.> <다들 아빠를 불쌍해 했지만 또한 무언가를 재려고 들었고 우리는 그것이 아빠 앞에 펼쳐진 빈자리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고피의 나이는 열한살, 쿠쉬언니는 열세살, 모나언니는 열다섯살. 고피는 라켓을 잡을 만한 나이가되었을 때부터 스퀘시를 치기 시작했고 그래서 고피에게는 스퀘시가 분노이자. 친구 게드와 그의 엄마를 만나게 되는 계기, 다른 선수들과의 연결, 오래도록 시련을 겪고 있는 아버지와의 관계를 위한 통로, 엄마를 그리워하는 시간을 잊을 수 있는 수단, 자유로운 표현을 즐기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소설은 엄마가 죽고 난 후부터 아버지와 세 딸이 함께 살아가는 고피 가족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어린 소녀들이 엄마에 대한 빈자리를 채워가며 성장하는 소설이기도 하지만, <".....가끔씩 나는 얘네를 보고 있을 때면 얘네가 나를 잡아먹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빠의 목소리는 조용했다. 아빠 아래 앉아 있으려니까 뭔가 불쾌한 소리가, 뭔가 아빠의 마음 속에 오랫동안 잠자코 있었던 것이 곧 들려올 것만 같이 느껴졌지만 더 이상은 아무것도 없었다....> 아내의 빈 자리를 그리워하고 막중한 책임감을 떠안아햐 하는 입장은 아빠도 마찬가지. 딸들과 상의할수도 말할수도 없었던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아빠의 모습이 그려지는 담담한 장면도 있었어요. 조금씩 슬픔을 이겨나가는 과정에서 엄마의 모습을 잊지 않으려 애쓰고 잠시 새로운 환경에 가슴뛰고 즐거워하면 죄책감마저 갖는 모습들은 참 안쓰러웠지만 이또한 지나가는 성장 과정이겠지요. < 모나 언니가 게드와 게드 엄마가 우리 삶으로 들어온 것은 오로지 엄마가 돌아가셨기 때문이라고 말했던 것이 생각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나는 엄마 얼굴을 기억하려고 노력했다. 코트의 텅 빈 벽을 바라보았다. 나는 게드의 손에서 손을 빼지 않았고 내 죄책감은 하늘만큼이나 커졌다.> 그래도 참가 하고 싶던 대회도 나가게 되고 조금씩 자신의 모습들을 찾아가는 걸 보면 가족이 함께 하는게 서로에게 힘이 된다는 걸 알수 있는 소설이였습니다. <"나는 너희들이 너희 인생 내내 즐길 수 있는 무언가에 관심을 갖게 되길 바란단다"> -YES24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리뷰어클럽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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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턴레인_체트나 마루_비트윈 체트나 마루 작가는 웨스턴레인이 첫 작품인데 이걸로 부커상 최종 결선까지 갔으며 여러 언론에서 올해의 작품으로 꼽혔다. 주인공 고피와 그 가족의 이야기. 그리고 스쿼시라는 스포츠가 주 이야기다. ![]() 잔잔한 호수 같은 이야기였다. 크게 요동치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갈등요소가 아예 없는 이야기도 아니었기에 밋밋한 느낌도 없었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이야기였다. 특히 엄마의 죽음 이후 자매의 이야기와 아빠와의 갈등은 흔히 볼 수 있었다. 아빠의 주변 여사친(이라고 표현하고 싶다.)들과의 관계에 예민해지는 딸들의 모습 그리고 초경을 시작하는 막내딸 자식이 없는 외삼촌 집으로 가는 딸 부잣집 막내딸 그 집에서 적응기간 동안 어색한 관계는 외숙모와 조카사이까지 인상 깊었던 장면은 남들도 그럴 것 같지만 스쿼시로 아빠의 턱을 공격하는 고피 그런 딸을 이해하는 아빠 이 소설이 왜 부커상 최종결선에 갔으며 여러 언론에서 올해의 작품으로 꼽았을까 생각해봤는데, 아마 크지 않은 갈등요소지만 우리 삶에서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삶은 커다란 역변을 만나기보다는 하나의 사건으로 잔잔한 갈등 속에서 살아가는 일이 더 많다. 그 잔잔한 갈등이 큰 오해를 만들기도 하고 오히려 더 큰 사건을 해결해주기도 한다. 어린 나이에 엄마를 일찍 떠나 보낸 딸들과 아빠의 모습에서 말없이 안타까웠다. 서로 말없이 버티기만 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 아마 두번째 읽을 땐 다르지 않을까? 여름이 올 때 읽었으니, 다음엔 낙엽이 질 때 읽어봐야겠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웨스턴레인 #체트나마루 #비트윈 #리뷰어클럽 |
![]() 웨스턴레인
부커상이라고 하면 세계 3대 문학상이자 한강, 천명관, 황석영 등 국내 내로라하는 작가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상이니 가히 놀랄만도 하다. <웨스턴레인>은 11살의 나이에 엄마의 죽음을 맞이한 소녀 '고피'에 대한 이야기이다. 분량도 그리 길지 않아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 15살, 13살, 11살의 세 딸과 아빠는 떠나간 엄마에 대한 감정을 미처 정리하지 못한 채였다. 허전함, 그리움, 슬픔이 가득했을 고피를 위로했던 건 '웨스턴레인'에서의 스쿼시 훈련이었다. 고피에게 있어 스쿼시는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아빠와 친구인 게드, 파반 삼촌, 그외 또 다른 사람들을 연결하는 매개체였던 것 같다. 소설은 고피의 시선에 따라 가족들의 모습, 스쿼시 훈련, 주변사람들이 묘사된다. 무엇보다 이 소설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스쿼시 연습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다. 마치 바로 앞에서 스쿼시 경기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특히 더럼과 클리블랜드의 스쿼시 토너먼트 결승전 부분에서는 책장을 덮을 수 없었다. 스쿼시에 대해 문외한이라 이해할 수 없는 용어들에 혼돈스럽긴 했지만 크게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귓가에는 스쿼시 공소리의 여운이 울리고, 한 포인트 올라갈 때마다 바뀌는 샷의 포즈가 눈에 아른거리는 듯했다. 스쿼시는 스포츠이자 떠나간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행위였던 것이다. 사실 부커상 후보로 오르게 된 이유를 명확하게 알아차릴 순 없었다. 스쿼시와 삶의 단면을 연결하고자 한 것 같기도 하지만 명백하게 드러나는 부분은 찾지 못했다. 어쩌면 절제된 작가의 표현 속에서 독자가 찾아내길 원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참 진행중인 경기에서 코트에 있을 때,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혼자이다. 그래야만 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만의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 상황에 맞게 공을 쳐야 하고, 공을 칠 공간을 충분히 마련해야만 한다. 티존을 지켜야만 한다. 아무도 우리를 도와줄 수가 없다. 아무도 우리 대신 집중해 줄 수도, 질까봐 대신 걱정해 줄 수도 없다. 하지만 가끔은 그 반대가 정말인 것 같다. 코트 위에서는, 전혀 혼자가 아닌 것만 같은 것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체트나마루 #웨스턴레인 #비트윈 #사이연 #부커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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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턴 레인을 읽는 동안 자꾸만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의 주인공인 옥희가 겹쳐보였다. 아직 어리기에 사람들의 속내를 정확히 알아낼 수는 없지만 애써 그들을 관찰함으로써 자신만의 결론을 도출해내는 모습이 유사했다. 그리고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의 이야기가 어린 옥희의 시선에서 전개되었던 것처럼 웨스터레인의 모든 이야기들은 이제 겨우 11살이 된 막내 '고피'의 시선에서 전개된다. 고피의 엄마는 돌아가셨다. 그리고 완전히 다른 세상인 웨스턴 레인으로 고피의 가족은 떠나왔다. 점점 커가는 딸아이 셋을 바라보며 고피의 아빠는 본인이 잘 키워낼 수 있을까 걱정하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그의 동생 파반과 아내 란잔은 세 아이 중 한 아이를 자신들의 양녀로 들이면 어떻겠냐고 제안한다. 그리고 그 한 아이는 막내 '고피'가 된다. 그러나 이 모든 순간 속에서 '고피'에게 제대로 설명되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다. 어린 아이는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불안에 떨며 엄마를 찾는다. 무엇 하나 안정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고피'가 붙잡을 수 있는 것은 결국 오직 스쿼시였다. 매일 규칙적으로 몰두하여 스쿼시를 해냈던 건 아마도 이 아이가 가진 하나의 방어 기제이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모나 언니는 화장대 거울 앞에 오래도록 앉아 있었다. 언니는 차분한 표정을 짓게 되었고, 그것은 언니를 나이들어 보이게 만들었다. 우리가 마침내 웨스턴레인에 돌아가자, 언니는 아빠와 우리들과의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결심을 한 것 같았다. 언니는 집안에서의 모든 일을 관장하기 시작했다. (p.96) 글 속의 모든 다른 인물들에 대한 묘사들은 다 이런 식으로 그려진다. 철저히 고피라는 어린 아이의 시선 속에서 추측할 수 있을 정도의 불안함과 변화들 만을 적어 놓았기 때문에 담백하게 느껴진다. 고피는 생각보다 스스로의 감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아이가 아니다. 항상 무덤덤하고 천진한 어린 아이같이 언니들의 손에 이끌려 다닌다. 아마도 막내이기에 더 그럴 수 있지만, 스스로의 감정을 표현하기보다는 아빠와 언니들의 행동과 그 감정을 더 관찰하고 그들이 어떤 상태인지 파악하려고 한다. 그래서 고피가 종종 스스로의 감정을 들춰내는 순간들이 유독 마음이 아팠다. 왜냐하면 나는 유리벽으로 가서 아빠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엄마에게 설명해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설명하지 않으면, 엄마는 이 모든 것에 엄마를 위한 자리가 없다고 생각해서 곧 자리에서 떠나가 버릴 것이었다. (p.60) 나와는 아무런 상관없었지만 그 이야기는 나를 너무 슬프게 만들어서 나는 내 자리에서 엉엉 울기 시작했고 선생님은 책 읽기를 중단해야만 했다. 나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아마도 나는 계속 이야기를 했었어야 했다. 왜냐하면 말을 않고 있으니까 게드와 게드의 엄마가 우리 삶으로 들어온 것은 오로지 엄마가 돌아가셨기 때문이라고 말했던 것이 생각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p.146) 관련없는 것들로 인해 감정이 폭발할 정도로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큰 슬픔을 가지고 있던 고피가 결국 스스로 파반과 란잔의 양녀로 들어가기고 결정하게 되기까지의 과정들은 놀라울 정도로 잔잔하게 진행된다. 그러나 그 모든 결정들이 절대 잔잔할 수 없는 결정들이었기에 더욱 안타까운 마음을 자아낸다. <웨스턴레인>의 소개글을 읽어보면 .수묵화를 그린 듯한' 이라는 표현을 한다. 글을 모두 읽어보니 그 표현에 정말 동의한다. 엄마의 죽음, 그리고 고피의 입양까지 절대로 고요할 수 없는 사건들이지만 글은 놀라울 정도로 고요하다. 의견을 피력하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는 두 언니들과는 달리 고피는 그저 묵묵히 바라볼 뿐이다. 모든 사건은 이 '고피'라는 어린 아이의 수묵화같이 담백한 흑백의 시선 통과해 독자인 우리에게로 전달된다. 그리고 고피는 추측할 수 없었을 어른들 그리고 언니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만큼 커버린 독자들이 곱씹어내면서 새로운 색들이 덧입혀지는 것만 같은 다채로운 책이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리뷰어클럽리뷰 #리뷰어클럽서평 #웨스턴레인 #체트나마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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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겨우 열 살을 넘어선 어린 소녀, 부모님, 두 언니와 함께 영국이라는 나라에서 살아간다는 걸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을 돌보는데 최선을 다했던 엄마의 죽음 앞에서 자기 앞에 전과 다른 삶이 찾아오리라는 걸 느끼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소설을 접하면서 좀 낯설게 느껴진 이유는 등장인물들의 이름 때문이었다. 주인공이자 화자인 고피는 물론이고 두 언니인 모나, 쿠쉬, 파반 삼촌과 란잔 숙모까지, 그 외의 이름도 모두 영미권 이름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이들은 외국 어느 나라에서 온 이주민 가족이거나 최소한 그들의 후예겠구나 싶었다. 수시로 구자라트어를 배우러 다닌다고 하니 인도계 가족과 그의 친척들의 이야기다. 지구촌 시대에 무슨 민족 이야기를 꺼내는가 하면 소설의 저자 역시 인도계 출신이고 소설의 저변에는 그들만의 혈연이라는 끈끈함이 곳곳에 숨어들어 있기 때문이다. 엄마의 죽음은 겉으로는 가족 구성원 한 명의 소실이지만 점차 은연중에 균열로 이어질 것 같은 느낌을 받게 한다. 그것에 너무 급작스럽게, 혹은 과격하게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엄마가 하던 집안일은 세 자매의 몫이 되었지만 누구도 그걸 타박하려고 하지 않는다. 첫째라고 해봐야 이제 겨우 열다섯이니 곤란한 일을 겪으면 여전히 엄마를 찾을 나이지만 결핍은 반대로 성숙을 가져왔다. 편부 슬하의 딸 셋은 어느새 어른이 되어가는 길에 접어든다. 웨스턴 레인의 뜻은 이 가족들이 즐겨 찾는 스쿼시 코트가 있는 공간의 이름이다. 하지만 서쪽으로 난 길이라는 중의적인 뜻도 있다. 그래서 이들 가족이 인도계라는 걸 밝힌 것이다. 이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스쿼시 코트를 찾는다. 아버지는 딸이 빈틈을 보일까 봐 그랬는지 더욱 훈련에 매진토록 한다. 엘리트 체육인으로 대회에 내보낼 것처럼. 아버지의 속내 역시 복잡해진다. 이제 막 숙녀의 티를 보이는 세 딸을 잘 지켜낼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물론 자신의 처지도 좋은 건 아니었다. 고피를 비롯한 딸들은 자신들만의 유대를 형성한다. 막내의 초경에 대처하는 장면이나 가기 싫은 행사에 에둘러 거절하는 것도 세 사람의 암묵적 동의가 아니라면 만들어질 수 없는 그들만의 카르텔인 셈이다. 그런 그들 앞에 멀쩡해 보이는 소년이 등장하고, 얼핏 흔들릴 것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한껏 차분하게 이들 사이의 작고 풋풋한 로맨스를 그려간다. 소설은 매우 정적이다. 소소한 사건이 대형 화재로 번져가는 일도 없다. 오늘 잘 보냈으니 내일도 그러겠지 하는 기대를 어그러뜨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간이 등장하는 삼촌과 숙모의 존재는 조금씩 불안감을 키워냈다. 이 두 사람에겐 아이가 없다. 원하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삼신 할미가 점지하지 않았으니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결국 세 자매 중 한 명은 양녀가 될 것으로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그 운명의 순간, 생각 외로 차분했다. 마치 처음부터 그럴 것처럼, 아무 일도 아니라는 것처럼. 마지막 스쿼시 대회의 격렬한 승부는 자금까지의 정적인 분위기를 일신하고, 새로운 환경에 처하게 된 주인공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했다. 자리가 어디건, 그 무엇보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 중요한 제 이야기한다. 스쿼시가 사실 한국에선 잘 알려지지 않은 운동 종목이다 보니 이미지로 와닿지는 않았다. 벽에다 공을 치고 상대방이 받아내는 경기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이들이 다른 종목도 여럿 있음에도 유독 스쿼시에 매달리는 이유도 없지 않다. 그들의 분전은 이제 시작되기 시작한다. 아버지의 성화만이 아니었다. 스스로가 왜 그렇게 힘들게 운동을 해야 하는지, 엄마의 부재로 인한 헛헛함을 벽에다 내리꽂는 그 가열찬 스매싱으로 날려버리고 싶었던 게 아닐까. 소녀는 이제 다시 자랄 준비를 한다. 이방인처럼 살아가야 하는 그들의 모습이 땀으로 흥건할 때까지. <출판사의 도서 제공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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