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뒤라스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마치 새로운 지평을 발견한 것만큼이나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그녀의 대표작인 《연인》은 나에게 아직 미지의 영역이었고, 《부영사》라는 작품의 제목은 낯설지만,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 충분했다. 작품을 완독 후, 나는 마치 혼돈의 꿈에서 방금 깨어난 듯한 느낌에 사로잡혔다.
이 작품이 독자에게 난해함을 주는 이유는 바로, 걸인 소녀, 부영사, 대사 부인이라는 세 주인공의 운명이 얽히고설킨 구조 때문이다. 하나의 이야기 속에서 갑작스레 다른 인물의 이야기가 끼어들고, 서로 연관성 없는 내용이 얽혀 흘러간다. 옮긴이 최윤은 그의 해설에서 "이들 인물 사이에는 표면적인 연결고리가 보이지 않지만, 이야기의 뼈대가 그들을 하나로 엮고 있다. 작품 속 혼돈 가운데서 질서를 찾아내고, 서로 다른 인물들 사이의 본질적인 연결고리를 발견하는 것이 바로 독자의 역할"이라고 언급했다.
독자로서 이 역할을 수행해보니, 이 세 인물이 공통으로 겪는 결핍과 상실, 그리고 깊은 고독함이라는 주제를 발견할 수 있었다. 걸인 소녀는 가족에게 버림받았고, 자신의 아이마저 버렸다. 부영사는 아버지의 죽음과 어머니의 재혼으로 버림받았지만, 유일하게 고모와는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 어린 시절 유망한 피아니스트였던 대사 부인은 남편을 따라 세계 곳곳을 떠돌며, 자신과 연결된 모든 것에 대해 무관심한 존재로 변해버렸다. 이들은 모두 마치 존재감이 사라진 듯한 느낌을 주었다.
작품 속의 '철책'은 인종과 계급의 격리와 차별을 상징하는 중대한 기호로 해석되었다. 철책의 바깥에 있는 걸인 소녀, 철책 안의 대사 부인, 그리고 철책을 향해 나아가는 부영사. 이들은 각자 독특한 방식으로 철책의 내외부와 연결되며, 서로를 이어주는 연결점을 형성한다.
인도차이나라는 무대는 존재적 고통이 깊게 뿌리박힌 공간으로 여겨졌다. 상실과 파괴, 광기, 무관심 등 인간의 고통을 문학적으로 승화시켜, 소설 속 인물들의 삶을 다시금 성찰하게 만든다. 또한, 모호한 결말은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마지막 장면을 상상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요소였다.
조각나고 파편화된 언어, 욕망, 광기, 사랑 등의 주제는 뒤라스가 일생을 걸쳐 추구해 온 세계관이자, 그녀만의 독특한 문학적 특성을 나타낸다. 작가의 세계관과 배경, 특성을 이해함으로써, 이 작품을 더욱 깊이 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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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오래 전, <태평양을 막는 제방>을 읽은 적이 있다. 그 당시, 식민지에서의 삶을 이해할 수 없었다. 매너가 없는 조 씨는 돈으로 쉬잔의 알몸을 보고 싶어했고, 쉬잔의 가족들은 조 씨를 무시하면서도 그의 돈을 좋아했다. <태평양을 막는 제방>에 이어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작품은 이번이 두번째이다. <부영사>를 읽고 난 후,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궁금해졌다. 어린 소녀는 임신한 몸으로 집에서 쫓겨났다. 그 소녀는 무작정 걸었다. 극심한 굶구림과 함께. 장-마르크 드 아슈는 원래 근무지였던 라호르에서 지독한 사고를 치고 캘커타에 발이 묶인 상태다. 안-마리 스트레테르는 한 때 잘나가던 음악가였지만, 나이가 많은 남편과 결혼했다. 안-마리 스트레테르는 두 딸을 가진, 가끔 철창 밖으로 음식을 내어주는 대사 부인이다. <부영사>는 이 세명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부영사>을 읽고나서야 식민지에서의 아니, 그 시대에 많은 부분들이 합리적이 않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딸이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집 밖으로 내쫓는 어머니라든가, 오랜 시간 길거리에서 많은 몹쓸짓을 당한 듯한 이름없는 소녀나 하나같이 합리적이지 않다. 심지어 철책을 치고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마저도, 철책 밖의 모든 사람들은 문둥병 환자라 치부하는 백인들마저도 합리적이지 않다. <부영사>는 작지만 힘이 있는 책이다. 첫 장을 펼치자마자 읽는 것을 멈출 수 없으며, 읽는 내내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는 책이다. 날이 점점 더워지는 지금, 읽어보는 것을 추천는 바이다. |
![]() 지독한 무더위의 인도 켈케타, 곧 다가오는 계절풍과 철책으로 분리된 사람들. 뒤라스의 문장은 시가 그렇듯 음악적 요소를 지녔고 질식할듯 단조롭고 외로운 선율을 떠올린다. 분절된 문장은 멈춰 세우고 분절된 철책은 넘나들게 하며, 그녀의글은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애쓰면서도 그 과정의 몰입과 흥미를 놓치지 않는 미로와도 같았다. 자주 길을 잃었고 되돌아갔으며, 그 때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만났다. 그 동안 읽은 모든 책을 통틀어 인물을 탐구하는데 전체 페이지를 할애한 적은 처음이었다. 끊임없이 궁금했다. 복중 태아에게 잠식당하는 한 소녀의 끝없이 이어지는 걸음의 이유가. 결국 혼자 남겨져 문둥병자들 속에 뒤엉켜 이름조차 부여되지 못한 채 본능만 남겨진 자신의 삶을. 또한, 철책 안 사람들에게 외면받는 프랑스 부영사의 지난 날과 그만의 광기, 울부짖음에 대해. 그리고 사랑을 말하는 그를.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서로에게 엮이는지, 도대체 어떤 인간인지 알기 위해 모든 페이지를 탐독했다. 철책 안밖의 풍경은 극명하다. 걸인과 문둥병자들이 머무는 철책 밖과 보호를 받으며 철책 안에 머무는 백인들은 같은 땅을 밟고 있지만 철저하게 분리되어 다른 삶을 산다. 철책 안 부영사와 철책 밖 소녀의 영역은 다를지라도 자기 삶의 무력감, 공허함, 통제가 어려운 본능(사랑과 식욕)과 같은 점에서 유사하다. 부영사가 사랑에 빠진 대사의 부인도 마찬가지다. 위 인물들은 대체로 신경쓰지 않는다. 내버려둔다. 외로움과 슬픔에 세워진 자신을 알지 못한다. 혹은 알려하지 않는다. 카키색 군복의 보초들이 보호하는 안-마리와 사람들의 두려운 눈길을 받는 고독한 부영사, 불임이 된 소녀였던 이름 없는그녀까지도 애처로웠다. 부영사가 그녀를 슬픔으로 이해할 때, 나는 부영사를 슬픔으로 바라봤다. “나는 인생을 가볍게 생각해요.” 그녀는 손을 빼내려도 애쓴다. “그것이 내가 하고 있는 일이에요. 모든 사람이 옳아요. 내게는 모든 사람이 완전히, 온전히 옳아요.” (p164) “부영사의 인도는 고통스러운 인도인가요?” “아니요, 그는 그렇지조차 못해요.” “그렇다면, 그 대신 그에게 무엇이 있을까요?” “아무것도.” (p181)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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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사의 다음 위치에 있는 외교관. 총영사관이나 영사관에서 영사를 보좌하는 외무 공무원을 뜻하는 말 부영사.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직접 감독한 영화 ‘인디아 송’의 의 원작 소설이기도 한 <부영사>는 1930년대 프랑스령 인도차이나를 배경으로 어린 나이에 임신해 집에서 쫓겨난 철책 밖의 걸인 소녀, 철책 안의 사람이자 이전 부임지인 라호르에서 돌발적 사고를 일으켜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부영사 장-마르크 드 아슈, 프랑스 대사 부인 안-마리 스트레테르 세 인물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 사람들은 지루하게 라호르 이전의 부영사가 어땠는지를 찾는다. 라호르에서 온 이 사람이 지금 어떤 사람인지를. 안-마리 스트레테르와 춤을 추면서, 샤를 로세트는 텅 빈 테니스장 근처에서 그가 본 것을 다른 누군가도 알고 있으리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여름 계절풍의 어슴푸레한 빛 속에, 누군가 다른 사람이 부영사가 지나가는 순간의 텅 빈 테니스장을 바라보았으리라는 생각이. 지금은 침묵하고 있는 그 누구. 아마도 그녀가. 사람들은 말한다. 필경 모든 것이 라호르에서 시작되었다고. (p. 129) - “우리가 그에 대해 말한 들 아무 소용이 없을 거예요.” 그녀는 말을 잇는다. “그건 아주 힘들고, 불가능하기까지 해요…… 나는 당신이 이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봐요, 그것은 때때로…… 하나의 파국이, 그것이 일어났어야 하는 곳과는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서 터질 수 있다는 사실이지요…… 아시겠어요, 땅 위에서 일어난 폭발은 그곳과 수백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바다를 성나게 하지요……” (p. 146) 가난과 질병, 죽음과 고통이 가득한 식민치하 당시 인도의 수도 캘커타의 모습을 대사관의 철책 밖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철책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통해 호기심을 보이기는 하지만 문둥병이 두려워 원주민들과 섞이지 않고 피하며 살아가려 하는 ‘그들’로 불리는 백인사회의 극명한 모습은 익명의 백인 무리들이 이전 부임지에서 사고를 친 후 캘커타로 불려와 다음 부임지를 기다리는 프랑스 부영사 장-마르크 드 아슈를 대하는 모습에서도 동일하게 볼 수 있다. - 사람들은 생각에 잠긴다. 그는 라호르에 죽음만을 불러들였을 뿐이다, 그가 보기에, 다른 어떤 종류의 저주도, 라호르가 죽음 이외의 다른 힘에 의해 창조되거나 파괴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했다. 그리고 때때로 그에게 죽음이 어쩌면 지나쳐 보이고, 비열한 믿음이거나 심지어 착오처럼 보일 때도, 그는 라호르에 불, 바다, 이미 알려진 세계의 논리적이고 물질적인 재난을 기원했다. (p. 158) - 그가 여기서 해 뜨는 것을 바라보기는 처음이다. 저 멀리, 푸른 종려나무들. 갠지스 강가에는 문둥병자와 개들이 뒤섞여 이 도시에 첫번째 넓은 성벽을 만들고 있다. 기아로 죽는 사람들은 좀더 멀리, 북쪽의 조밀한 밀집 지대에서 마지막 성벽을 만든다. 빛은 어슴푸레하다. 이 빛은 다른 어느 빛도 닮지 않았다. 끝도 없는 고통 속에서, 단위별로 도시가 깨어난다. (p. 190) 걸인 소녀, 부영사 장-마르크 드 아슈, 대사의 부인 안-마리 스트레테르 세 인물은 접점이나 공통점이 없어 보이지만 서로 침투가 불가능한 두 세계에서 접촉과 소통을 시도하는 인물들이고 미스터리한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호기심을 갖게 하는 부분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다. 처음 읽으면서는 세 인물의 이야기가 순차적으로 나와 돌림 노래처럼 느껴졌지만 중반부가 넘어가면서는 각 인물들의 이야기가 순차적으로 나오지만 형식이나 분위기가 다른 1, 2, 3 악장 형식의 곡처럼 느껴졌다. 감정과 심리의 흐름이 함축적인 언어로 표현되어 난해하고 이해하려면 여러 번 읽어야하는 어려움이 있는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작품을 처음 읽은 나에게는 도전 같은 소설이었다. - “훗날 당신은 이 열기를 기억할 거예요.” 그녀는 샤를 로세트에게 말한다. “이것이 인도에서의 젊은 시절 당신의 열기일 거예요. 그걸 그렇게 받아들이세요. 당신이 후에 기억할 어떤 것으로 말이죠. 그때 당신은 이 열기가 얼마나 변하는지 보게 될 거예요……” (p. 219) * 문학과지성사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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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녀를 슬픔으로 이해할 겁니다.” 부영사는 말한다.
철책 밖의 걸인 소녀, 철책 안의 부영사와 대사 부인 안-마리 스트레테르 세 인물의 이야기는 무질서하게 때로는 서로 뒤섞인 전개가 됩니다. 우리는 무엇인가로 부터 상실하게 됩니다. 걸인 소녀는 어머니와 고향으로부터 버림 받았고 어머니가 되어 아기를 버립니다. 애초에 이름을 부여받지 않은 그녀는 평원을 헤매는 한 걸인 소녀였다가 익명이자 다수의 걸인 속에서 자신을 잃었고 정체성마저 상실하고 부영사인 장-마르트 드 아쥬는 아버지의 사망과 어머니의 재혼으로 유년시절을 버림받아 파리의 빈집과 친척 한명만 남아 있습니다. 안-마리 스트레테르는 어린 시절 베니치아에서 미래가 촉망되는 피아니스트였으나 남편인 대사를 떠나 아시아의 나라들을 떠돕니다. 이렇게 공통점이 없어 보이지만 세 인물은 각기 다른 자기가 처한 철책을 넘어 타자에게 향하는데 ...
부영사(副領事)는 프랑스 외교관 직책이자 한 인물을 지칭하는 것입니다.
‘고통’이라는 이 세계를 가로지르는 3악장의 불협화음!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상실과 파괴, 외침과 눈물의 서사
프랑스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전위적이고 여성적 글쓰기로 작품과 삶 모두에서 우리를 매료시킨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부영사』가 소설가 최윤의 번역으로 ‘문지 스펙트럼’ 시리즈로 출간되었습니다. 인물과 사건, 감정과 심리의 흐름을 극도로 섬세하고 함축적인 언어로 표현하며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뒤라스의 문학적 행보는 그의 극적인 인생 편력만큼이나 모험적이며 급진적입니다. 문학 이외에도 예술의 경계를 활발히 넘나들며 활동해 온 뒤라스는 연극, 영화 그 어떤 장르이건 전통이나 상식, 관습으로부터 자유로웠습니다.
“나는 인생을 가볍게 생각해요.” 그녀는 손을 빼내려고 애쓴다. “그것이 내가 하고 있는 일이에요. 모든 사람이 옮아요. 내개는 모든 사람이 완전히, 온전히 옳아요.” ---p.164
어린 나이에 임신해 가난한 집에서 쫓겨나 캄보디아에서 부터 10년을 걸어 인도 캘커타에 이르는 여자 걸인의 여정으로 시작한다. 이런 액자식 구성처럼 피터 모르간이 쓰고 있는 소설 속 내용으로 이해하고 있을 때 불현듯 현실 속에 그녀가 등장합니다. 그가 여자 걸인 이야기를 쓰게 된 경위는 캘커타 주재 프랑스 대사 부인 안 마리 스트레테르가 자기 주변에서 늘 “인디아나 송”을 부르고 있는 한 여자 걸인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나서 부터 입니다. 샤를르 로제트 앞에도 등장하는데 그녀는 그가 주는 동전에는 관심도 갖지 않고 갓 잡은 생선 머리를 물어 뜯으며 그가 공포를 느끼는 걸 즐깁니다.
스트레테르 부인에게는 피터 모르간 외에도 마이클 리차드, 조지 크라운이라는 정부가 더 있는데 그들이 가족처럼 지내는 건 아주 기이한 모습입니다. 그녀는 인도에 새로 부임한 외교관 비서인 샤를르 로제트에게도 관심을 보인고 샤를르 로제트는 그녀에게 끌리면서도 그녀를 둘러싼 관계들에 섞이는 것을 주저합니다. 그녀의 권태를 간파한 부영사가 그녀에게 구애하지만 외면당하는 것과 대비됩니다. 로제트는 이 소설의 주요 세 인물 스트레테르 부인과 장 마르크 드 H와 여자 걸인을을 자세하게 관찰하는 인물이자 이야기를 끌어가는 인물입니다.
모든 등장인물의 기이한 관계와 행동들의 이유는 계절풍이 부는 인도의 무더위와 권태가 공통점이겠으나, 기후는 그들 내면에 품고 있는 근원적 문제가 드러나게 합니다. 그것이 작가 뒤라스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모습은 다른 듯 하면서도 동일시 느껴지게 하는 힘이네요. 문둥병자 사이에서 먹고 자는 일들은 이상하지 않고 백인사회에 어울리는 일은 힘이 든다는 것 이해하기 힘든 일이었씁니다. 그리고 스트레테르 부인이 갑자기 눈물을 흘리는 것과 부영사가 대낮에 문둥이들과 거울을 향해 총을 쏜 사건과 걸인 소녀가 툭하면 “인디아나 송”을 부르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책은 인간의 상실에 대해 생각해 보는 책입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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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길을 잃을 방법을 되뇌이며 무작정 걸었던 거지 소녀가 찾아다닌 '새들의 평원'은 무엇이며, 어디에 있을까? 아무도 '새들의 평원'으로 가는 정확힌 길을 모른다. 그녀는 아이를 놔누고 갈 철책 안 백인의 정원을 '새들의 평원'이라고 생각한다. 부영사는 몽포르 기숙학교 재학 당시 그곳에서의 행복은 더럽고 지저분한 몽포르를 파괴하는 데 있었다. 이러한 광기는 부임지였던 라호르로 이어진다. '그녀'가 생각한 '새들의 평원'은 쉽게 들어갈 수 없는 백인 구역이고, 부영사의 기쁨은 파괴에 있다. 이 소설에서 두드러지는 단어는 '철책'이다. 철책은 백인 구역을 보호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철책 안쪽과 바깥쪽의 풍경은 극명하게 나뉜다. 그리고 백인은 철책 바깥쪽의 풍경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그곳에 가지 않는다. 프랑스 대사 스트레테르의 저택에서 자정이 넘어서까지 이어지는 만찬회가 한창인 시각, 저택의 문 밖에는 심야 시간에도 불구하고 음식을 얻기 위해 거지들이 모여 든다. 철책을 기준으로 안과 밖의 극명한 대조의 모습이다. 이러한 분리와 구분은 안-마리가 자주 가는 섬에서도 보여진다. 섬 반대편 끝에 있는 마을과 호텔 사이에는 큰 철책이 세워져 있어 두 공간을 분리하고 있다.
※ 도서지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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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사 #마르그리트뒤라스 #최윤 #문학과지성사 #문지스펙트럼 문지 스펙트럼 시리즈 서평단에 당첨되어 서평 도서2권이 왔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작품 중 읽어 본 <연인>처럼 자전적 작품일지 책속으로 들어가보겠다. 부영사가 뭔지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영사의 다음 위치에 있는 외교관. 총영사관이나 영사관에서 영사를 보좌하는 외무 공무원이라는데.. 어미에게 복종하라. 임신한 그녀는 쫓겨난다. 아버지가 말한 '새들의 평원'을 향해 거대하게 펼쳐진 늪지대를 따라 걷는다. 캄보디아 바나나밭에 잠이 들고 굶주림과 생소함에 계속 걷는다. 그녀가 떠난 지 두 달쯤. 배는 더 불룩해지고 누군가를 만나면 '새들의 평원'으로 가는 길을 묻는다. 비참하지만 아직 그녀는 살아있다. 어머니에게 아기를 돌려주려 떠난다. 굶주림에 헛것을 보고 톤레사프 호수를 따라간다. 그 누구도 이제는 더 이상 그녀를 보지 못한다. ㆍ 관저의 맞은편 잡목의 그늘에 대머리 된 머리를 누인 채 잠들어 있는 그녀. 갠지스 강가에는 순례자들, 문둥병자들이 잠에서 깨어나 바라본다. 라흐르에서 1년 반을 머물고 켈커타 당국에 치명적이라고 간주되는 일련의 사고로 인해 이리로 왔다. 다음 배속을 기다리며 관저에 머무른다. '인디애나 송'을 휘파람으로 불다 안-마리 스트레베르가 대사관 정원을 가로지르고 있는걸 본다. 그녀도 그에게 아는 표시를 한다. 샤를 로세트는 장-마르크 드 아슈의 서류를 검토하기 위해 대사에게 초대받는다. 대사는 그의 숙모에게 편지를 쓰고 편지를 받는다. 라호르에서의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 왜 어린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야만 하는지. 장-마르크 드 아슈에 관대한 이유를 묻는다. ㆍ 아이는 한 소작인의 농장에서 태어난다. 여인이 정보를 준다. 백인들이 아이들을 받아들인다고. 시장으로 가 살아있는 아기를 내려 놓고 기다린다. 동전을 준 여인에게 아기를 가리킨다. 여인은 떠나고 그녀 뒤를 쫓는다. 아이와 동전을 내민다. 결국 백인아이의 엄마는 아기를 데리고 간다. 아기는 받아들여지고 별장으로 옮겨진다. 그녀는 '새들의 평원'에 도착한다. 바탐방을 떠난지 1년 가까이 된 그녀는 '새들의 평원'도 떠날 것이다. ㆍ 피터 모건이 쓰는 걸인이 된 그녀와 부영사의 이야기가 반복해서 나온다. 프랑스 식민지하의 1930년대 인도차이나가 배경이다. 부조리의 세계적인 온상, 부조리의 발화 지점, 허기와 비논리적인 기근의 몰상식한 대밀집 지역. 걸인과 문둥병자들이 둘러싸고 있는 대사관이 무대다. 광활한 대지를 걷는 배고픈 걸인의 그녀, 보호 철책에 갇힌 풍요롭고 화려한 대사관저의 백인들의 삶이 대조적이다. 길을 잃기 위해 걷는 그녀는 아기를 백인에게 주고 마침내 기억도, 길도 잃는다. 오직 고향 '바탐방'만 외칠 뿐이다. 철책 밖의 걸인, 철책 안의 부영사와 대사 부인. 이 세 인물의 이야기는 무질서하게 때로는 서로 뒤섞여 전개된다. 셋을 연결하는 표면적 유사성도 없다. 독자가 할일은 그 유사성을 찾는 일이다. 읽는내내 돌림노래처럼 번갈아 들린다. 배경이 주는 존재적 세계적 고통이 상징이다. 작가는 이 소설이 정치적 존재적 가치관의 소설로 읽히기를 요청한다. 바로 상실이다. 걸인은 어머니와 고향으로 버림받고 아기와 함께 자신도 잃는다. 부영사 또한 유년에 버림받고 친척 한명 뿐이다. 라호르에 부임해 어두운 그림자 같은 존재들을 향해 총을 쏘는 그는 혼자다. 대사 부인도 촉망받는 피아니스트였다. 그러나 남편을 따라 떠돈다. 자신을 둘러싼 무리에 무관심한 양가적인 존재다. 상실과 파괴, 눈물로 지칭하는 세 주인공은 나름의 고통이다. 사랑은 하나의 존재론, 인간론으로 자리 잡은 작품이다. 열린결말로 세 사람이 어찌 되었는지 모른다. 아마도 상상할 수는 있다. 연인처럼 생각이 많아지는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