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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추세츠 한 숲에서 벌어지는 200년 숲의 역사
"매사추세츠 한 숲에서 벌어지는 200년 숲의 역사" 내용보기
매년 5월 황금 연휴가 다가오면 가족 나들이로 고민하는 장소 중 한 곳이 광릉 수목원이다. 올해는 코로나 19 때문에 가족 나들이 여부를 고민하고 있지만 매년 가족 나들이 장소로 광릉 수목원을 생각하는 이유가 대학 신입생 시절 광릉 수목원에서의 하루가 기억에 남아서 그런 것 같다.  대학교에 입학해 새내기로 학교 생활에 적응하던 5월의 어느날. 입학 후 단짝이 된 친구 2명과
"매사추세츠 한 숲에서 벌어지는 200년 숲의 역사" 내용보기

 


 매년 5월 황금 연휴가 다가오면 가족 나들이로 고민하는 장소 중 한 곳이 광릉 수목원이다. 올해는 코로나 19 때문에 가족 나들이 여부를 고민하고 있지만 매년 가족 나들이 장소로 광릉 수목원을 생각하는 이유가 대학 신입생 시절 광릉 수목원에서의 하루가 기억에 남아서 그런 것 같다. 

 대학교에 입학해 새내기로 학교 생활에 적응하던 5월의 어느날. 입학 후 단짝이 된 친구 2명과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따스한 봄 햇살에 강의 듣는게 아깝다며 친구 한 녀석의 낡은 승용차(아버지가 물려주신 엑셀 자동차)에 몸을 싣고 무작정 광릉 수목원으로 향했다. 5월의 광릉 수목원은 시원한 바람과 상쾌한 공기, 드높은 수목들로 우리를 반겨 주었고 우리 셋은 입학 후 첫 땡땡이의 스릴(친구의 초보운전도)과 숲이 주는 편안함에 기분 좋은 하루를 보냈다. 

 대학 새내기 시절 광릉 수목원에서의 기분 좋은 경험은 오랫동안 잔상으로 남았고 결혼 후 태어난 아이들에게도 전해 주고 싶어 광릉 수목원 가족 나들이뿐만 아니라 나무나 숲 관련 어린이 책도 구입해서 읽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번에 아이들과 함께 읽을 책을 고르다가 눈에 띈 책은 윌리엄 제스퍼슨 글, 척 에카르트 그림의 《숲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이다. 비룡소의 <난 책 읽기가 좋아> 시리즈 중 하나로 매 페이지마다 그림과 적당한 글밥이 있어 이제 막 혼자서 읽기 시작한 초등학생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읽기에 적합한 책이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초등학교 권장도서다.

 


  책의 배경은 미국 북동부 매사추세츠 주의 한 들판이다. 

 이백 년 전, 어떤 농부 가족들이 그 땅에서 농사를 짓다가 어리론가 떠나 버리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농사를 짓던 농부가 떠나자 주인 없는 들판에 씨앗이 바람에 실려오고 새들이 씨앗을 물고 들판으로 찾아온다.(풍매화, 조매화라고 하는데 이 밖에 물에 의한 수매화, 곤충에 의한 충매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씨앗들이 이 땅에 터전을 잡기 시작한다) 

 처음 자리를 차지한 것은 온갖 잡초들이다. 민들레, 미역취, 별꽃, 밀크위크, 돼지풀 등. 몇 년 후 우엉과 찔레나무들이 잡초들을 비집고 자라기 시작한다. 검은 딸기가 열리면서 맷종다리, 쌀새, 개똥지빠귀 같은 새들이 날아들어 온다. 풀밭엔 들쥐와 야생토끼들이 둥지를 만드느라 바쁘고 마멋, 두더지 등이 땅속에 굴을 파느라 정신이 없다. 뱀, 매와 부엉이는 먹잇감 사냥에 열을 올린다.

 농부가족이 떠나고 오 년이 지난 후 나무가 될 씨앗들이 막 싹을 틔운다. 햇빛을 좋아하는 스트로부스잣나무다(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스트로브잣나무라고 한다). 스트로부스잣나무를 "개척자나무"라고 불리는데 땅에서 맨 처음 자라기 시작하는 나무이기 때문에 칭해진 별명이다.

 스트로부스잣나무가 싹을 튼 지 이십 년 후 햇빛을 받지 못한 잡초와 풀, 어린 스트로부스잣나무가 죽게 된다. 그렇게 스트로부스잣나무만 자라면 숲은 생물다양성을 잃어버리겠지만 자연은 스트로부스잣나무 밑에서도 잘 자라는 잎넓은 나무들인 물푸레나무, 참나무, 단풍나무들을 숲으로 불러들인다.

 또 십오 년이 흘렀다. 

 스트로부스잣나무 사이사이로 새로운 나무들이 자라면서 그 땅은 나무들로 빽빽해간다. 스트로부스잣나무는 이제 자리를 내주고 새로운 나무들로 점점 바뀌어간다. 숲의 주인이 바뀌면서 동물들도 이동을 하게 된다. 들쥐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발이 흰 쥐와 사슴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농부 가족이 떠난 지 오십 년이 된 어느 여름 오후 엄청난 폭풍우가 불어 닥쳐 키 큰 잣나무들이 번개에 맞아 죽기도 하고 뿌리째 뽑히기도 한다. 



 자연의 시간은 멈추지 않고 잣나무가 죽은 자리에 새로운 나무들이 싹을 틔운다. 참나무, 회나무, 단풍나무 등이...

 농부 가족이 떠나고 팔십 년이 더 지나 1860년이 되었을 때 잡초들은 거의 남지 않았고 처음 숲을 이루었던 스트로부스잣나무도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대신 참나무와 단풍나무, 회나무가 곳곳에서 자란다. 마지막으로 햇빛을 많이 받지 않아도 잘 자라는 너도밤나무와 설탕단풍나무들이 조금씩 자기 자리를 찾아간다.

 숲이 생기기 시작한 지 백오십 년이 흘러, 1927년. 이제 너도밤나무와 설탕단풍나무가 숲의 왕이 됐다. 이후 어떤 가족이 그 땅을 가지게 됐다. 그 가족들은 평화로운 숲을 사랑했기에 농사를 짓지 않고 거대한 숲과 더불어 살기 시작한다. 그 숲은 많은 야생 동물들의 집이 되었다. 여우, 살쾡이, 곰, 사슴, 다람쥐, 고슴도치 같은 동물들의 집이... 

 이렇게 숲은 매일 늙은 나무는 죽어 가고, 새로운 어린 나무가 그 자리에서 자라기 시작한다. 



  숲은 어떻게 만들어지는》는 미국 북동부 매사추세츠 숲의 200년간 역사 이야기다. 책은 오랜 시간에 걸쳐 들판이 숲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데, 생물의 종류와 수가 변해 가는 과정인 천이 과정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 굳이 매사추세츠의 숲뿐만 아니라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설악산, 지리산 등 깊은 산 속 원시림의 모습을 한 세상의 모든 숲들이 이러한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이루게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숲에서 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향과 새소리, 곤충소리, 시원한 바람에 심신의 치유를 받곤 한다. 셀 실버스타인의 그림동화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숲이 인간에게 주는 혜택을 만끽하기에 앞서 숲이 현재의 모습이 되기까지 인고의 시간을 여러 단계 거쳐야만 된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좀 더 숲을 아끼고 사랑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최소한 이 책을 함께 읽은 우리 딸들이 자연(숲)을 사랑하며 아낄 줄 아는 아이들로 자라났으면 좋겠다.

YES마니아 : 로얄 s****6 2020.04.25. 신고 공감 10 댓글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