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4)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75%
  • 리뷰 총점8 25%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8.0
  • 50대 10.0
리뷰 총점 종이책
[58/60] 아파트를 위한 변명?
"[58/60] 아파트를 위한 변명?" 내용보기
옆지기에게 농담처럼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인간이 발명한 것 중에서 제일 놀라운 것 중 하나가 아파트인 것 같다. 어떻게 텅 빈 공간을 팔아먹을 생각을 했을까?" 라고 말입니다. 따지고 보면 허공에 매달린 채 살아가는 아파트에서의 삶이 이 시대의 주된 주거공간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누구나 소망하면서도 또 누구나 탈출을 꿈꾸는 이 아파트에 대해 저자는 말합니다. '
"[58/60] 아파트를 위한 변명?" 내용보기

 옆지기에게 농담처럼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인간이 발명한 것 중에서 제일 놀라운 것 중 하나가 아파트인 것 같다. 어떻게 텅 빈 공간을 팔아먹을 생각을 했을까?" 라고 말입니다. 따지고 보면 허공에 매달린 채 살아가는 아파트에서의 삶이 이 시대의 주된 주거공간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누구나 소망하면서도 또 누구나 탈출을 꿈꾸는 이 아파트에 대해 저자는 말합니다. '아파트가 문제가 아니라 단지가 문제다!' 


 세상이 얼마나 빨리 변해가고 있는지, 그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노라면 피로감마저 느껴집니다. 1978년에 아버지께서 집터를 장만하시고 집을 지어 이사를 간 후에 동생과 제게 방이 생겼습니다. 비 오는 날이면 창문을 열고 비가 나뭇잎에 떨어지는 소리를 듣곤 했지요. 화장실은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욕실은 따로 없었습니다. 그 불편함 속에 일년에 두, 세번 놓이는 옆지기는 그 때마다 볼멘 소리를 하곤 합니다. 화장실만 집 안에 있어도 좋겠다고 말입니다. 그보다 더 큰 불편한 경험이 있는 저는 옆지기의 불편함이 이해는 가면서도 현실적으로 바꾸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집을 새로 고치지 않는 한, 혹은 부모님께서 이사를 가지 않는 한 그 불편은 여전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에 큰 집은, 열 몇 평하는 아파트에 살았었습니다. 명절때마다 제사때마다 한라산을 넘어가야 하는 불편함에도 저는 그 공간의 비좁음보다(큰 집은 형제가 일곱입니다) 편리함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처음 몇 번은 화장실 사용법을 몰라 실수를 하기도 했습니다. 허허벌판에 덩그러니 놓인 5층짜리 건물이 그다지 주변과 조화로워보이진 않았지만, 그 안에 있으면 편안한 느낌이었으니, 단독주택에서 느낄 수 없는 편리함에 아파트에 사는 꿈을 꿔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땅을 딛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였고, 대지를 울리는 빗소리는 양보할 수 없는 즐거움이었습니다. 


 서울에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아파트를 떠돌게 되었습니다. 이미 20년을 넘게 땅을 떠나서 공중에 매달린 생활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한 때는 25층 꼭대기에 살면서 집이 바람에 흔들린다는 느낌을 갖기도 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온전히 나와 내 가족만이 점유하는 공간, 외부와 완벽하게 차단된 공간. 간혹 윗집에서 들리는 층간소음에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행혀 아랫집에 불편을 줄까 늘 조바심을 내는 공간. 확실히 아파트는 나와 남을 확실하게 경계를 지어주고 외부와 차단함으로써 외부와 맺는 관계들을 끊어버리는 공간이 바로 아파트입니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문제는 아파트라는 주거형식이 아닌 듯합니다. 우리가 그 공간에서 불편함을 느끼거나 외롭다는 느낌을 받는 건, 공간의 차단에서 오는 게 아니라 그 안에서 밖에 있는 다른 존재들과 맺는 관계의 단절로부터 시작됩니다. 내 공간이 이미 차단되어 있기도 하지만, 아파트라는 '단지'라는 공간이 벌써 이웃들과 단절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들어오고 나가는 문 두 세군데를 빼고 나면 온통 높다란 벽으로 외부와 경계를 긋습니다. 들고나는 문도 오로지 거주자들만 사용할 수 있게 비밀번호를 눌러야 열리는 문으로 되어 있습니다. 아파트는 분명 단독주택, 빌라 등 다른 주거환경과 비교할 때 편리함 등 이점이 있는 주거형태입니다. 그러니 '아파트가 문제다' 라는 주장은, 이미 우리들 삶에서 대세가 되어버린 주거문화를 거부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아파트가 아니라 외부와 장벽을 쌓아 소통하는 공간을 없애버리는 '단지'가 문제인 것이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단위 개발이 문제인 것입니다. 아마 아파트를 빙 둘러싸고 있는 벽을 걷어내고 그 자리에 나무와 꽃을 심어 사방을 열린 공간으로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만드는 일, 동네를 소규로로 개발하여 오랫동안 같은 공간에 사람들이 머물 수 있게 만드는 일... 이런 일들이 아파트와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같이 살아가는 길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장소는 한 곳에 오래 뿌리내릴 때 비로소 완성된다. 집과 땅에 대한 세월의 주름이 빚어내는 온전한 기억이자, 켜가 쌓이는 동네 풍경이 일구어내는 시간의 굳건한 결정체가 곧 장소이다." 라는 저자의 말을 읽으며, '공중을 떠다니는 포자'인 내 삶이 온전하게 뿌리내릴 공간을 어디인가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s*****2 2015.12.31.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아파트 - 역사
"아파트 - 역사" 내용보기
향후에 한국 주택유형은 어떤 식으로 발전할까. 현재 대다수는 공통적으로 아파트를 생각한다. 앞으로도 아파트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선호하는 주택유형이 되지 않을까한다. 여러 문제가 많이 있지만 가장 편리하고 선호하고 이미 모든 사람들에게 아파트는 가장 살아보고 싶은 거주유형이 되었다. 다른 주택 유형은 아쉽게도 사람들의 머리에 없다. 어쩔 수 없이 살아간다고 하면 너무
"아파트 - 역사" 내용보기


향후에 한국 주택유형은 어떤 식으로 발전할까. 현재 대다수는 공통적으로 아파트를 생각한다. 앞으로도 아파트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선호하는 주택유형이 되지 않을까한다. 여러 문제가 많이 있지만 가장 편리하고 선호하고 이미 모든 사람들에게 아파트는 가장 살아보고 싶은 거주유형이 되었다. 다른 주택 유형은 아쉽게도 사람들의 머리에 없다. 어쩔 수 없이 살아간다고 하면 너무 극단적일 수 있다. 아파트는 대표가 되었다. 단순히 거주 공간으로서 기능뿐만 아니라 다양한 함의를 내포하고 있다.


지금까지 아파트라는 거주공간에 살아 본 적이 난 없다. 그렇기에 아파트의 장단점을 알지도 못하고 살아본 적이 없으니 굳이 살아야 필요성도 난 딱히 느끼지 못한다. '살면 좋은가' 정도의 호기심만 있다. 이런 아파트는 언제부터 시작했을까. 1973년 건축법 시행령에는 3층 이상의 건물을 말한다. 현재는 5층이상의 건물을 아파트로 부른다. 1930년 일본인 토요다에 의해 서울 충정로에 건설된 4층짜리 유림아파트가 한국 최초의 아파트다. 


해방이후 성북구 종암아파트, 중구 중앙아파트, 서대문구 행촌아파트를 견해에 따라 최초 아파트로 규정한다. 도시화에 따른 인구 증가와 고밀도 개발을 위해 1962~1964년에 마포아파트단지가 개발되었다. 상류층과 전문직 종사자나 이미 아파트를 경험한 사람들로 마포아파트는 입주했다. 1970년대와 함께 영등포구 반포동에 '남서울아파트'가 주공아파트로 중산층이 거주하는 주거지가 되었다. 1976년에 '아파트지구'로 지정되면 아파트만 지울 수 있게 되어 반포, 잠실, 여의도, 압구정 등에 11개 아파트지구가 건설되었다.

남서울아파트로 불린 반포주공아파트가 착공되기 5년 전만 해도 저소득층을 위해 아파트를 건설하려 했던 정부는 1970년 4월 와우아파트 붕괴와 서울 도심재개발과 함께 광주로 강제 이주시킨 시민들이 1971년 광주 대단지 주민소요 사건이 나면서 변경되었다. 당시 시민아파트는 오히려 사회불안요소가 되었고 단지 아파트에 집단으로 거주하는 주민들이 사회적 불안요소가 되며 빨갱이가 준동한 무리라는 인식과 함께 중산층을 위한 아파트로 방향을 변경한다.


이제 '아파트를 사줄 수 없는 부모와 사 줄 수 있는 부모'로 나뉘고 '대한민국은 아파트에 미쳐 있는 나라고, 아파트가 신흥종교'라는 말은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1975년 조사에서 단독주택 주민의 95.3%와 아파트 주민의 63%가 희망하는 주택은 단독주택이었다. 1985년에도 87.8%와 47.7%였던 조사가 1996년이 되자 단독주택의 58.5%와 아파트의 57.3%가 희망주택으로 아파트를 선호했다. 1982년만 해도 단독주택은 2,145.3만원이고 아파트는 1,571.1만원이 입주금액이었다. 1988년에는 4,147.4만원과 2,861.1만원 이었다. 1995년이 되어서야 단독주택은 6,003.1만원이고 아파트는 드디어 6,516.5만원으로 추월한다.

정부나 지자체 등 공공부분에서 설치해야 할 어린이 놀이터, 경로당, 보육시설, 주민운동시설 등 도시 공공공간을 아파트 단지에서 책임져야 했다. 각 개인이 직접 낸 돈으로 운용되는 이런 시설을 단지 주민들에게만 개방한다. 단지가 아닌 주택유형은 공공기관이 완전히 방치하고 있다. 2010년 4만 8,689채가 사라졌지만 아파트는 3만 2,016호만 공급되었다. 그만큼 아파트는 주택이 더 많이 늘리는 것이 아니다. 단지를 만들어 국가에서 해줘야 할 공공시설을 아파트단지를 만들며 민간에게 떠 넘기고 있다.


1969년 10월 한강맨션아파트 견본주택인 샘플하우스가 현재 모델하우스의 원형이다. 현재 모델하우스가 발달하며 주거전용면적 문제가 대두된다. 발코니로 불리던 베란다는 외부와 거실의 완충작용을 했다. 이곳이 2005년 12월 거실로 변경할 수 있게 법이 변경되었다. 전용면적에서 제외된 발코니는 서비스면적이 되어 지금도 모델하우스를 가면 이 부분을 실선으로 표시하며 더 넓게 보여준다. 2012년 다가구와 다중주택은 발코니는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게 되었다.


1970년대 1인당 최소 주거면적 기준으로 5평으로 평균 가구원수인 5인가구를 산정해서 25평이 나왔다. 이렇게 한 가구가 거주할 수 있는 최소 규모의 주택면적인 국민주택 규모가 25평이 되었다. 이를 미터법으로 표기하며 82.645제곱미터가 된다. 이를 깔끔하게 변경하며 현재의 85제곱미터가 되었고 이를 평으로 변경하며 25.7평이 국민주택 규모가 되었다고 한다. 이것도 내가 알기로는 정확한 것은 누구도 모른다가 정답이다.


1986년 국민주택기금을 받을 수 있는 국민주택 기준이 60제곱미터가 되며 그 이하 전용면적이 쏟아져 나왔다. 그 이후 60,85,102,132등 다양하게 공급된 규모가 2005년 발코니 확장이 합법화 되며 115제곱미터가 135제곱미터로 확장할 수 있게 된 것도 영향을 미쳤지만 1997년에 재개밸사업 분양주택은 전용면적 115제곱미터이하로 강제했다. 추가적으로 전용면적 80%이상을 85제곱미터 이하, 총 건설세대수의 50% 이상을 60제곱미터 이하로 하도록 규정하며 주택규모를 최대 115제곱미터로 제한한 '서울재개밸사업조례'덕분이다.


이에 따라 전용면적은 똑같이 85제곱미터지만 공공부분인 공급면적이 따라 33평형이나 35평형이라는 용어가 생겼다. 1:1 재건축 사업에서 건설사는 용적률을 높혀야 한다. 이러니 주거전용면적인 85제곱미터는 두고 공급면적을 늘려 공사물량을 확대하며 사업성을 높인다. 반면에 불특정다수를 상대하는 아파트 분양은 주거공용면적을 가급적 줄여 건설원가를 낯춘다. 똑같은 85제곱미터인데도 31평형부터 35평형까지 나오는 이유다.


이미 <아파트 한국사회>를 통해 한국 아파트 단지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다. 국가가 국민에게 해 줘야 할 공공시설을 단지 주민에게 맡기면서 중산층은 더 높은 울타리를 만들게 하며 사회 갈등을 조장한다. 이를 위해 일반 주택에도 아파트 단지처럼 국가가 제공한다면 꼭 아파트를 선호할 이유는 없다. 현재 재개발을 국가가 이번에도 민간에 무조건 맡겨 아파트로 변신하는 것보다는 가꿔나가는 방향으로 해야한다. 재개발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아파트를 굳이 선호하지 않고 돈 더 들여 입주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반면에 이런 책을 보면 무조건 아파트 단지를 공격하며 단독주택과 같은 주거공간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이런 면은 아쉽다. 이미 한국은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전국 곳곳에 펼쳐져 있다. 이를 멸실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닌데 딱히 대안없는 공격으로 느껴진다. 그보다는 어떻게 단지 안에서 개선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올바르지 않을까. 이미 드넓게 펼쳐져 있는 아파트 단지를 무시하거나 제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되돌아 올 수 없는 강을 건너 인정해야하는데 말이다.


<아파트>책은 아파트에 대한 역사를 알게 해주는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 이런 것을 꼭 안다고 해서 딱히 달라 질 것은 없다. 아파트는 무시하거나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과거 아파트가 발전한 역사를 살펴보며 변천과정을 통해 미래를 그려본다면 이 책을 읽은 의이가 있다고 할까. 결국 정부의 정책에 따라 아파트는 탄생하고 규모 등이 발전했다. 거꾸로 생각하면 정부가 어떤 의지를 갖고 추진한다면 얼마든지 또 다른 주택유형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서울 이야기만 나온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이런 책도 읽어야죠.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208290227

아파트 한국사회 - 단지 공화국


http://blog.naver.com/ljb1202/205826677

아파트 관리비의 비밀 - 새는 돈을 막아라


http://blog.naver.com/ljb1202/220698535488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 - 주택역사




l*****2 2016.05.2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욕망의 결정체 아파트 단지, 과연 해체될 것인가
"욕망의 결정체 아파트 단지, 과연 해체될 것인가" 내용보기
하루의 무게감을 온몸으로 고스란히 느끼며 하는 퇴근. 길에서 만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어쩌다 운 좋게(?) 만나게 되는 이가 있을지라도 습관처럼 시선을 피해가며 집으로 향한다. 집에 도달하기까지도 혼자였지만 문을 열고 집 안에 들어서는 순간 온전한 혼자가 된다. 이제부터는 자유다. 아무도 나를 방해할 수 없다. 피곤한 현대인은 자유를 갈망한다. 그런 현대인에게 아파트만
"욕망의 결정체 아파트 단지, 과연 해체될 것인가" 내용보기

하루의 무게감을 온몸으로 고스란히 느끼며 하는 퇴근. 길에서 만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어쩌다 운 좋게(?) 만나게 되는 이가 있을지라도 습관처럼 시선을 피해가며 집으로 향한다. 집에 도달하기까지도 혼자였지만 문을 열고 집 안에 들어서는 순간 온전한 혼자가 된다. 이제부터는 자유다. 아무도 나를 방해할 수 없다. 피곤한 현대인은 자유를 갈망한다. 그런 현대인에게 아파트만큼 이상적인 공간은 없을 것 같다. 내가 밟고 서 있는 바닥이 누군가의 머리 위에 놓인 천장이라는 사실이 조금은 꺼림칙할 수도 있지만, 이보다 더 사생활이 보장되는 독립적인 공간을 찾기는 어렵다. 심지어 집 밖을 벗어나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길게 늘어선 복도가 있어 같은 층에 사는 이들을 종종 만나고는 했었다. 그렇지만 계단식으로 구조가 바뀐 이후에는 바로 옆집에 사는 이를 만나는 경우도 드물어졌다. 신기하게도 동시에 현관문을 여는 게 아닌 다음에야 옆집 사람에 대한 정보를 전혀 갖고 있지 않을지라도 사는 데엔 전혀 지장이 없다. 무관심이 관용처럼 여겨질 수도 있는 구조 속에 우린 속해 있다.

지금은 서울에서 제법 멀리 떨어진 곳에도 아파트가 대거 들어서 있고, 새로이 짓는 집 역시 대개가 아파트일 정도로 아파트 전성시대다. 그렇지만 아파트가 지금처럼 쏟아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그리 길지가 못하다. 자연스레 1990년대까지도 학자들은 아파트에 대한 독립적인 연구를 수행치 않았다. 아파트가 우리 삶에 그리 깊숙이 침투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최초의 아파트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혹자는 1927년 조선총독부 철도국 합동관사를 한국 최초의 아파트고 꼽는 반면 다른 이는 1930년에 지어진 것으로 알려진 서울 회현동에 있었던 미쿠니 아파트와 충정로 토요다 아파트 등을 언급하기도 한다. 법적인 정의 역시도 모호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파트의 개념이 우리 고유의 것은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근·현대의 대다수 문명이 본의 아니게 일본을 거쳐 도입되었듯 아파트 역시 일본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이 조금은 싸했다. 왠지 우리의 전통을 부수고 억지로 외래적인 것을 강압적으로 이식하는 일련의 흐름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남의 것을 수용하는 일에 원체 익숙지 못한 것인지 사람들은 아파트에 대해서도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오늘날과는 반대로 오히려 단독주택 등에 더욱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중산층의 이미지를 아파트에 덧입힌 결과, 인구의 60%가 아파트에 거주하는 시대가 열렸다. 기존의 주택을 허물고 산을 깎는 등의 과정은 다분히 폭력적이었다. 사진작가 전민조의 ‘1976년의 압구정동’이라는 사진은 얼마나 변화가 거침없이 진행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압구정동 고층 아파트를 배경 삼아 밭을 갈고 있는 농군의 모습이라니, 이보다 더 비현실적일 순 없을 것 같다. 모든 가치는 억누른 채 ‘개발’에 모든 힘을 쏟던 시대였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정부의 부추김에 따라 이뤄진 급속한 도시화에 사람들은 하나둘씩 편승했다. 어쩌면 이때부터 우리는 부동산 불패 신화를 준비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남들보다 많은 수의 아파트를 보유하는 것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보유 아파트 수는 욕망을 보여주는 아주 단순한 예에 불과하다. 우리 사회의 아파트는 단지를 기본으로 한다. 부족한 공적 인프라를 갖춘 단지는 하나의 사적인 공간으로 아파트 거주민에게 여겨진다. 단지 둘레에 거대한 담을 두르고 외지인의 출입을 금하는 일은 내 재산은 내가 지킨다는 정신의 발로다. 조금 더 깊숙한 내부로 들어가보면 그 정도는 더욱 뚜렷해진다. 발코니를 터 거실로 만들고, 복도 등 공적 공간을 사적 공간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심지어 공적인 공간이어야 할 곳에 현관문을 달아 사적 공간의 면적을 넓인 경우도 비일비재한데, 아파트 관리사무소, 지자체 어느 하나 나서 이를 단속하려 들지 않는다. 단속 주체 자체가 모호하기도 하지만 팽창된 욕망에 굳이 맞서 공공의 적으로 낙인찍히길 원치 않기 때문이다. 결국 사적 욕망을 추구하는 흐름을 막을 길은 요원할 따름이다. 아마도 “단지를 해체하라”는 외침은 당분간 실천이 힘겨운, 그래서 공허한 외침에 그칠 확률이 크다.

개인화와 사유화의 급속한 추구 속에서 대한민국 아파트는 한계를 모르고 성장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마을공동체 사업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해체된 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한 시도는 아파트에서도 예외 없이 행해지고 있다. 사람의 체온을 그리워하는 이들의 운동이 과연 그들만의 결속을 더욱 견고케 하여 욕망덩어리 ‘단지’의 강화로 이어질지, 아니면 많은 이들이 원하는 방향, 즉 단지의 해체 수순으로 나아갈지는 두고 볼 일일게다. 다만 어느 쪽이 되었건 부를 늘리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어느 시대에나 간절했으며, 단지를 사유재산으로 사람들이 인식하는 이상 단지의 해체에 대한 사람들의 저항도 극렬하리라는 점만큼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이달의 사락 q*****2 2014.01.0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아파트 - 공적 냉소와 사적 정열이 지배하는 사회
"아파트 - 공적 냉소와 사적 정열이 지배하는 사회" 내용보기
v\:* {behavior:url(#default#vml);} o\:* {behavior:url(#default#vml);} w\:* {behavior:url(#default#vml);} .shape {behavior:url(#default#vml);} 한국 사회에서 아파트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일까    수많은 곳에 아파트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에서 삶을 꾸려나가는 것에 익숙하며 실제로도 아파트에서 살아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정
"아파트 - 공적 냉소와 사적 정열이 지배하는 사회" 내용보기

한국 사회에서 아파트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일까 

 

수많은 곳에 아파트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에서 삶을 꾸려나가는 것에 익숙하며 실제로도 아파트에서 살아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로 우리들에게는 지나칠 정도로 당연한 거주-주거의 방식일 것 같다.

 

하지만 어디에나 존재하고 어디서나 눈에 들어오는 아파트가 단순히 거주-주거의 한 형태에 불과할 뿐이라는 생각은 너무 단순하고 안이한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삶을 살아가고 꾸려나가는 아파트에서의 생활이 우리들에게 어떤 의미를 차지하고 어떤 의미를 만들어내는지를 그리고 그 공간을 통해서 우리들이 어떤 행동과 정서 그리고 사고구조를 만들게 되는지를 아파트 공적 냉소와 사적 정열이 지배하는 사회는 성실하게 분석하고 있다.

 

저자는 아파트 ...’를 통해서 현재 점점 더 거세게 논의되고 있는 아파트에 대한 여러 비판과 문제제기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보여주고 있는데, 기존의 비판-문제제기들이 무의미하다는 것이 아닌 단순히 아파트만을 문제로 파악한다면 핵심에서 벗어나며 아파트단지에 대해서 파고들어야만 좀 더 명확하게 문제를 인식할 수 있다는 논의를 중심으로 한국 사회에서 아파트(단지)가 차지하는 의미와 역사 그리고 다른 여러 가지들을 함께 논의하고 있다.

 

저자는 아파트와 관련된 전형적인 자료를 검토하고 정리, 수록하는 논의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소설과 광고 및 기타 여러 자료들을 통해서 아파트를 탐구함과 동시에 하나의 인상과 풍경 또한 그려내려고 하고 있다.

 

우선 저자는 자신이 검토하고자 하는 내용들이 어떤 것인지를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논의를 하려고 하는지를 설명한 다음 아파트의 역사부터 살펴보기 시작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아파트가 어떤 방식으로 한국 사회에 들어오게 되었는지 여러 자료들을 비교 검토하면서 설명하고 있고, 단순히 어떻게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 아닌 현재의 아파트에 대한 인식에 비추어 과거를 살펴보고 있다.

 

해방 이후 어떤 방식과 목적으로 아파트가 건설되기 시작했는지를, 경제개발과 도시화, 인구증가 및 기타 여러 조건 속에서 아파트가 어떤 효과적인 해결을 도모할 수 있었는지를 설명해주고 있고, 그에 따라 아파트가 어떻게 새로운 인식의 대상이 되었는지를, 어떻게 우리들의 삶과 밀접해진 공간이 되었는지를 알아보고 있다.

 

더불어 강남을 중심으로 하는 개발에 아파트가 어떤 역할을 하게 되었는지를 확인하며 단기간에 효과적인 개발을 위해서 얼마나 적합했었는지를 설명해주고 있다.

 

강남에 건설된 아파트가 중산층을 어떻게 체제로 포섭시키게 되었는지를, 그 길들임의 과정과 함께 중산층과 아파트 간의 긴밀한 상관관계를 좀 더 상세하게 파고들면서 아파트가 갖고 있는 특수성을 다양한 방식으로 비교 검토하고 있다.

 

이후 아파트가 갖고 있는 폐쇄성에 대해서 그리고 고립에 대해서 논의를 시작하며 앞서 언급했던 아파트가 문제가 아닌 아파트단지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설명해주며 어떤 과정 속에서 대규모 단지가 조성되었고, 그렇게 되면서 어떤 문제들이 발생하게 되었는지를 종합적인 방식으로 검토, 논의하고 있다.

 

그 다음에는 모델하우스와 광고, 발코니 확장과 관련된 문제점을 통해서 단순한 확장만이 아닌 이면에 담겨진 의미들을 함께 검토하고 있고, 전용면적-표준면적에 관한 조금은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설명을 진행한 다음 아파트와 아파트단지가 어떤 의미와 문제점을 갖고 있는지 다시금 곁들이며 어떤 대안과 실천이 가능한지를 설명해주고 있다.

 

결국 도시와 삶에 좀 더 생명력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인데, 저자의 주장처럼 누구나 지금 현재 상황이 갖고 있는 문제점들을 일정하게 인식하고 있으리라는 생각에 공감하면서 과연 어떤 방식으로 지금 현재를 극복해낼 수 있을지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읽기였던 것 같다.

 

아파트-아파트단지를 갖고 이렇게 여러 논의들이 가능하리라 생각하진 못했는데, 앞으로 도시와 아파트 그리고 공간에 대해서 좀 더 관심을 갖아야 할 것 같다.

 

y*******o 2013.12.0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