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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양의 과학기술이 헤게모니를 잡은 사회에서 교육받았기 때문에 서양의 과학기술만이 좋고, 우월하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갖게 된다. 물론, 과거의 장영실이나 금속활자와 같은 일부 사람들의 업적을 강조하면서 우리도 과학기술이 발달했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위하곤 하지만. 이 책은 널리 알려진 니덤의 <중국의 과학과 문명>의 내용을 많은 도판을 첨가해서 요약한 책이다. 니덤의 책은 솔직히 지루한 면이 있지만. 템플의 이 책은 서술도 간결하고, 읽는 이로 하여금 부담없이 읽을 수 있게 한다.
게다가 많은 사진과 그림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보다 쉽게 내용이 이해갈 수 있도록 했고, 보다 내용에 신빙성이 가도록 했다. 저자가 독자들의 입맞에 맞췄다는 점은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다만, 저자와 내용이 우리와는 조금 동떨어져 있다는 점은 한국인의 시각에서 살펴 볼 때 몇가지의 문제점이 눈에 띈다. 우선, 니덤의 책이던, 그것을 요약한 이 책이던, 기본적으로 대상에 접근하는 시각이 객관적이기 보다 우월한 측에서 열등한 측을 바라보는 것 처럼 "너희도 그런게 있었구나"란 관점이 종종 보인다.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서구인이 갖고 있는 것이 서구인이 갖기 전 몇세기에 중국에서도 있었다는 식의 서술들은 서구인 중심적 사고의 소산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의 과학기술들을 중점적으로 서술하다보니, 중국만이 위대한 업적들을 쌓았고, 다른 나라들은 그렇게 하질 못했다는 식의 논법이 눈에 거슬린다. 다른 문명들도 나름대로 많은 신기술들을 축적했을 것이고, 그것들 역시 현대인의 눈으로 볼 때 신기한 것들이 많을 텐데, 중국을 치켜세우는 데에 치우친 나머지 중국만이 뛰어났던 것처럼 서술된다. 최고(最古)의 인쇄물인 다라니경도 중국의 것이라고 편파적으로 대하는 것처럼 말이다.
p.s yes24에 설명된 이 책의 저자는 조셉 니덤이지만.사실 니덤 감수 라고 되어있다.저자는 로버트 템플이다. [인상깊은구절] 운동의 제1법칙 니덤의 연구에 의하면, 이 법칙은 기원전3,4세기경에 발견되었다. <묵자>를 보면,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운동의 정지는 저항력으로 일어난다. 저항력이 없으면, 운동은 결코 정지하지 않는다. 이것은 소가 말이 아닌 것과 같이 진실이다." (중략) 유감스럽게도 묵가는 뉴턴의 운동 제1법칙의 원리를 2000년이나 먼저 발견했으면서도 거기서 아무런 결실도 얻지 못하였다. 1962년에 니덤은 묵가의 과학이론에 대한 최초의 연구를 발표하였다. 그에 따르면, 이 위대한 첫걸음은 분명하게 내딛어졌으나, 그것이 부드러운 모래 위에 그만 밀려오는 역사의 파도에 씻겨버렸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