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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나 메시지를 강요하는 만들어내는 시가 아니라, 삶을 통해 저절로 만들어지는 시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주는 시집이었다. 알쏭달쏭한 화두를 은근히 던지면서 시치미를 떼는 데 이 시집의 매력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가 버린 인연이나 추억에 대한 시들도 있었지만, 어제와 오늘의 삶에 대한 시들도 많아서, 시공간을 넘나들며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구례발 부산행 영화여객을 탔던 이야기나 시집 출간 축하 모음에 갔던 이야기, 유치원이 요양원으로 바뀐 이야기, 언제 한번 만나면 좋겠다고 문자를 보내온 옛날 여자 이야기 등 은근한 재미가 시집 속에 가득했다. 맥락을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의외로 통통 튀는 상상력도 시의 재미를 한껏 부풀렸다. 읽을 만한 재미가 꽤 컸던 시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