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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신분차, 그리고 사랑
"성별,신분차, 그리고 사랑" 내용보기
신 앞에서 인간은 동등하다. 하지만 인간 사이에서도 그러한가? 『미스 줄리』는 그 물음에 "그렇지 않다"라고 대답하고, 우월성의 순위도 메겨준다. 그 대답을 위해 두 주인공인 줄리와 장은 대립적인 인물로 등장한다. 신분과 성이라는 측면에서 그렇다. 줄리는 귀족이고, 장은 하인이다. 그리고 줄리는 여자이고 장은 남자이다. 신분과 성은 둘다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태어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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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앞에서 인간은 동등하다. 하지만 인간 사이에서도 그러한가? 『미스 줄리』는 그 물음에 "그렇지 않다"라고 대답하고, 우월성의 순위도 메겨준다. 그 대답을 위해 두 주인공인 줄리와 장은 대립적인 인물로 등장한다. 신분과 성이라는 측면에서 그렇다. 줄리는 귀족이고, 장은 하인이다. 그리고 줄리는 여자이고 장은 남자이다. 신분과 성은 둘다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태어날 때부터 정해지는 것이다. 줄리는 귀족이면서 여자이고, 장은 하인이면서 남자이다. 그들의 삶을 돌아보면, 줄리는 페미니스트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여성인 자기에게 남성성을 부여하며 자라왔다. 약혼자를 노예로 만들려고 했다는 부분이 이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다. 장은 귀족인 아씨를 사랑할 수 없음에 자살시도를 하지만, 그것이 실패하자 신분상승의 꿈을 갖게 되었다. 그의 유창한 말솜씨, 불어실력, 맥주보다 와인을 즐기는 입맛 등에서 알 수 있다. 이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부여받은 것을 자신의 의지대로 바꾸려고 하여 온 것이다. 이 극 안에서 그들의 노력은 둘 다 성공하지 못했다. 장의 좌절 앞에는 초인종 소리가 있었다. 줄리의 아버지인 백작을 나타내는 그 소리는 장의 신분상승에 대한 꿈을 순식간에 무너뜨렸다. 초인종 소리를 듣자마자 제복을 입고 백작의 명령을 듣는 모습에서 그는 자신의 지워지지 않는 노예근성을 발견하고 하인으로 되돌아갔다. 하지만 그는 남성으로서 살아있었다. 이에 반해 줄리는 여성으로서도 귀족으로서도 모두 죽어버렸다. 그녀의 귀족으로서의 죽음은 장에게 마음을 뺏길 때부터였다. 둘의 대화 속에서 신분의 구별이 거의 없어지고, 줄리가 약한 여자로서 힘있는 남성인 장에게 기대려고 하는 것이 보인다. 그러던 중 백작의 갑작스런 초인종 소리는 하인인 장과의 관계가 들켰을 거라는 불안감을 주었다. 그녀는 높은 자의 신분을 장에게 부여해 그의 명령을 받았다. 그 명령은 줄리의 죽음이었고, 줄리는 그 명령을 따랐다. 장과 줄리가 같이 신분을 넘어선 사랑이라는 죄를 저질렀지만, 그 죄의 대가는 줄리만이 치르면 된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줄리가 남자가 아닌 여자이기 때문이었다. 작가는 남자가 여자보다 우월하다고 말한다. 적어도 사랑을 하는데 있어서는 말이다. 그들이 대화가 진전되면서 그들의 신분 또한 무너졌던 것은 장이 가지고 있던 남성성에 의해서이다. 프로이드가 말한 것처럼 남성에게는 여성에게 없는 리비도가 있기 때문인 것이다. 이 작품에는 '여성은 약한 존재다' 라는 것이 너무나 직접적으로 드러나 있다. 줄리의 어머니를 여성평등을 외치다 가정을 망친 극단적인 페미니스트로 표현한 것이나, 그녀를 닮은 줄리가 남자 앞에서 연약해지는 모습이 그렇다. 그래서 아버지의 복수와 장이 살아남는 것을 정당화시키고 있다. '하인보다 귀족이 높지만, 귀족보다는 남자가 높다.' 이것이 『미스 줄리』가 말하는 인간의 상하계층이다. 하지만 나는 가장 낮은 자인 '하인이자 여자'인 크리스틴에게서 고귀한 인간의 모습을 본다. "주님은 인간을 차별하지 않아요. 뒷선자가 앞서가리니…"라고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d****k 2002.11.2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