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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월의 두 번째 "2024 이상문학상 작품집" 조경란 "일러두기" 외 ☆☆☆☆ 어떤 작품을 읽게 되는 계기는 여러가지가있다. 그 중 한 가지는 바로 그 작품의 '제목'이다. 그 단어 혹은 짧은 문장속에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함축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제목만으로 그 내용을 유추할 수도 있고, 도무지 무슨 내용일지 상상이 되지 않다 더 궁금할 수도 있다. 이번 이상문학상 작품집의 수상작들은 그 제목들이 특이했다. <일러두기> <팍스 아토미카> <투 오브 어스> <항아리를 머리에 쓴 여인> 이 작품의 제목들은 과연 무슨 이야기일까 궁금중을 유발했고 <간병인> <전교생의 사랑>은 어떤 이야기일지 짐작했기에 궁금했던 이야기들이었다. 지구에는 중력이 있다. 아무리 높이 올라가더라도 다시 제자리도 돌아오게끔하는 그 힘이. 우리의 삶, 관계에도끌어당기는 힘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한다. 다만 다시 당겨져 돌아와 있을 때는 제자리 보다는 보다 좋은 상황으로, 더 나은 방향으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램이 있을 뿐이다. 이번 작품들 속에는 이렇게 멀리 던져진 인물, 상황들이 보였다.던져진 방향과 그 각도는 제각각이었다. 그들의 관점에 치환되어 함께 아파하고, 안타까워하고, 힘겨워 하며 언제쯤 안전하게 다시 땅에 발을 딛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며 책을 읽었다. 다행인 것은 나름대로 안착을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야기의 서사로, 작가들이 풀어내는 글의 힘으로 다양한 삶의 중력을 또 한 번 느껴볼 수 있었던 그런 책읽기였다. 해마다 기대하며 읽게 되는 수상 작품집 올해의 수상작이 여느때보다좋.았.다. '이 책에 나오는 내용은 모두 사실이지만 특정 인물의 이름과 지명은 모두 지은이가 지어냈다는 말은 본문이 아니라 맨 앞의 '일러두기'에 써두면 된다고 알려주었다. 일러두기라는 게 있었네요. 미용이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맡은 일을 하느라 재서는 대학사에서 수많은 책의 앞 장들 을 넘겨보았다. 그저 감으로 진실해 보이는 책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책도 있었지만 자신 같은 평범한 독자에게는 일러두기가 상세한 책일수록 친절하게 느껴졌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그런 게 있으면 좋겠네요. 왜요? 그러면 미리 이해를 구할 수도 있고 안내 같은 것도 할 수 있 게 될 테니까요. ( p47 '일러두기'中)' '때로는 위로로 때로는 가벼운 농담으로, 불안은 언제나 발밑이나 허공, 어디에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삶의 파편들처럼 예기치 않게 찾아오며 그래서 타인의 이해를 받기도 구하기도 어려운 데가 있다. 실에게는 다른 것이 필요했다. 두려움을 완화시켜주거나 다른 대상을 떠올릴 만한 치환적인 행동 같은 것. 검은 개를 보는 감정을 돌려 세우는 일. 그리고 나는 실에게 말했다. 목줄이 풀린 크고 검은 개를 보면 그게 흰 말이라고 생각하자. 갈기도 희고 늠름하며 장애물을 뛰어넘을 수 있게도 해주는, 눈부신 흰 말. (p126 '검은 개 흰 말'中)' '낮음과 없음은 다르다. 낮음은 없음이 아니다. 그러나 '극히 낮음'은 '없음'으로 여겨야 정상적인 사고다. 정상적인 사고라는 말은 무섭다. 무서워서 문을 닫고 싶었다. 문을 닫아야 했다. 이런저런 이유가 없더라도 문이라는 장치의 기본값은 닫힘이다. (p136 '팍스 아토미카'中)' '항아리는 사람이랑 비슷한 것 같았다. 흙으로 돌아간다는 점도 그렇고 사용기한이 있다는 점도 그랬다. 효력이 끝나버린지도 모르고 옥이야 금이야 아끼면 쓸모없는 게 되어버리는구나. (p273 '항아리를 머리에 쓴 여인'中)' ![]() #이상문학상작품집 #조경란 #김기태 #박민정 #박솔뫼 #성해령 #최미래 #문학사상 #소설읽기 #북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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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학상 작품집은 매년 사본다. 이번엔 특히 조경란 작가가 대상을 수상했기에 거의 발행되자마자 구매했다. 조경란 작가의 작품은 사실 '식빵 굽는 시간' 이후 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이번 수상이 더 반가운 마음이 든다. 매년 좋은 작품들이 선정되어 한 권의 책으로 나온다는 것도 매우 의미 있고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설레기 시작해서 보는 내내 즐거운 시간이 펼쳐진다. 이런 작품집을 볼 때마다 새삼 느끼는 거지만 종이책의 매력은 온라인이 따라잡기 힘들지 않나 싶다. |
| 의식하지 않더라도 매년 신간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손과 눈이 가게 되는 이상문학상 작품집. 2024년에 나온 제 47회 작품집도 구매하여 읽었습니다. 여러 작가들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어 각기 다른 매력의 단편을 접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올해 2월 발간된 48회 작품집도 늦지 않게 보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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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구매하고 있는 책이다. 책 제목이 47회 이상문학상이 아니라 대상 작품의 이름이라서 처음엔 내가 무얼 구매했는지 해메었다. 조경란 작품은 작년의 여러 수상작에서도 읽었었는데 대상으로 다시 보게 되니까 무척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
| 단편들이 모아져있어 구입했습니다 익히 아는 작가들도 많고 아직 읽어보지 않은 다른 이야기들도 궁금합니다 너무 차갑지만은 않게 따뜻하게 이해가능한 시선으로 써내려진 이야기들이라 믿고 구매했습니다 이 권을 읽고 이전 발행된 책들도 구매해볼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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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일 년에 한 번 찾아오는, 마치 크리스마스와 같은 인상의 책이다. 책장을 펼치기 전까진 그 내용을 알 수 없는, 소설이라는 다채로운 선물들을 한아름 풍성하게 안겨준다는 점에서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마치 크리스마스와 같은 인상의 책이다.
매력. 서로 다른 작가의 작품들을 한 권의 책을 통해 살피는 재미가 지면 곳곳에 가득하다. 작가 저마다의 개성, 문체, 가치관 등을 비교해보는 재미는 물론, 때때로 그들의 독립된 작품들이 동시에 가리키는 문학 트렌드를 읽어보는 재미 또한 가득하다. 자연스레 이러한 재미 요소들은 이상문학상 작품집의 매력이 되어 매년 빠뜨리지 않고 이 작품집을 집어들게 되는 한 가지 이유가 된다.
추천. 각양각색의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들이 실리는 작품집인 만큼, 이외에도 다양한 매력으로 가득한 한 권의 책이다. 때문에 건져 올리는 매력의 형태만 다를 뿐 종국에는 독자 모두가 저마다의 매력을 이 책에서 건져 올릴 수 있으리란 생각에 올해의 이상문학상 작품집, <일러두기>를 리뷰 작성 기회를 통해 소개 및 추천 드려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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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초라하고 작은 존재들. 평생 주인공이 될 리 없을 이들이 주인공이 된 소설. 이렇게 눈을 뗄 수 없이 아름답게 그려질 수 있나요. 외롭고 가진 것 없는 이들에게 감정이입이 되어 함께 다가올 일이 궁금하고 함께 안타까웠어요. 다 읽고 참 따뜻해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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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두기 2024 이상문학상 작품집[지은이 조경란 외, 펴낸 곳 문학사상, 320쪽]
일러두다. ‘특별히 부탁하거나 지시하여 두다.’라는 뜻인데, 일러두기는 ‘책의 첫머리에 그 책의 내용이나 쓰는 방법 따위에 관한 참고 사항을 설명한 글.’이다. 책을 읽기 전에 그 뜻을 정확히 알고 싶어 사전을 찾아보았을 뿐이다. 몇 년 전 말도 많았던 이상문학상은 올해는 조경란 소설가에게 그 영광이 돌아갔다. 수상작 「일러두기」는 평범한 서민의 이야기다. 중년의 남녀가 중심인물로 등장한다. ‘재서’는 아내와 이혼한 후 직장을 버리고 대학사라는 간판을 단, 아버지의 복사 가게를 이어받아 일하고 있다. 길 건너에서 반찬가게를 하고 있는 ‘미용’은 남편도 자식도 없이 혼자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작품은 ‘모른다고도 잘 안다고도 말할 수 없는 사람이 재서에게 생겼다,’로 시작한다. 눈치챌 것도 없이 재서와 미용 사이에 ‘밀당‘이 시작되었다, 라고 해석할 수 있다. 미용은 평소에 충동적으로 물건을 사는 편은 아니지만 며칠 전에는 검은색 복면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목소리도 작고 앳되며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수줍어하는 마흔아홉 살의 미용, 그런 그녀와 검은색 복면은 아무래도 연결이 되지 않는다. 나흘 전 밤중에 장롱 한 짝이 재서 뒤로 쓰러졌다. 순간적으로 피하긴 했는데 장롱 모서리가 오른팔 팔꿈치를 스치듯 쳤다. 그러니 오른쪽 팔에 반깁스를 해야 했고, 그러다 보니 미용이 자신의 가게는 쉬는 날이라며 재서 가게로 왔다. 도와주러 왔다는 말 대신에 정 사장님이, 아버지가, 우리 집 단골이라며 얼버무렸다. 그렇다면 미용이 먼저 재서에게 작업을 건 거겠지? 미용은 손님에게서 원고가 든 USB를 받아 익숙하게 컴퓨터에 꽂은 후 인쇄 버튼을 눌렀다. 미용은 원고를 네 귀퉁이를 맞춰가며 한 부 한 부 스테이플러로 찍었다. 스테이플러로 찍는 건 한가할 때가 아니면 굳이 해주지 않아도 되는 일이다. 손님은 대충 좀 봉투에 담아줬으면 좋겠다는 기색이 역력하였으나 미용은 일을 하느라 살피지 못하고 있다. 그때 손님이 미용에게 얼굴을 갖다 대듯 들이밀더니 쥐새끼 같은 소리를 냈다. 재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뭔가를 해야 했을까? 미용의 USB에 든 파일을 읽지 않았다면 재서가 그녀를 기다리는 일은 일어 나지 않았을 것이다. 소문도 뒷말도 빨리 터지는 동내였으므로 더욱더. 초복 날 오후에 미용이 터벅터벅 길을 건너 대학사로 왔다. 미용은 인쇄물 아홉 장을 출력하곤 천 원짜리 지폐를 주며 잔돈은 됐어요, 라고 갈라진 소리를 냈다. 이 주 전보다 기운이 없어 보여서인지 눈과 눈 사이가 평소보다 멀어 보였다. “아무래도 그 사람을 찾아야겠어요.” 미용은 누가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놀란 사람처럼 출입문 쪽으로 고개를 홱 돌리며 말했다. “누굴 말입니까?” “선생님.” 재서는 정말 궁금해졌다. 그건 아직 미용이 쓰지 않은 내용이었으니까. 미용이 손깍지를 끼며, 나한테 왜 그랬는지 물어봐야겠어요, 지금이라도.’ 라고 말했다. 그리고 날이 더웠다. 네 시 반이 넘었는데도 아직 찌는 듯했다. 선캡을 벗어 이마를 훔치던 미용이 주위를 한 번 둘러보더니 재서에게 소곤거렸다. “찾은 거 같아요, 그 선생님.” 문을 닫고 어디 갔는지 궁금해서 재서는 미용을 찾아 나선다. 가게 문까지 닫고 그동안 뭘 하면서 지냈느냐는 말에 미용은 할 일이 좀 있었다고 대꾸 했다. 그동안 뭘 좀 썼다고 말했다. 뭘 쓰시는데요? 그냥, 제 이야기요. 왜 그런 걸 쓰십니까? 미용은 입을 다물었다. 혹시 그 선생님과 연관 된 글인지 물었다. 미용은 뜸을 들였다 대답했다. 그랬는데 다 쓰고 나니 결국 자신에 관한 이야기가 되었다고. 재서는 미용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져서 그녀의 눈을 봤다. 미용의 눈은 반짝였고 운 흔적은 찾기 어려웠다. ......듣고 싶어요? 두 사람은 의자를 붙여 조금 가깝게 앉았다. 제목은 「교련 시간」이에요. ...... 그런데 말이에요. 미용이 재서를 돌아보며 말했다. 내가 쓰고 싶은 건 이게 아니었어요. 그럼, 뭐였는데요? 그리고 삶에 대한 작가의 깊은 이해를 기반으로 따뜻하게 소설은 이어진다. [뒷이야기] 이상문학상은 작가 이상(1910~1937)의 문학적 업적을 기려 ‘문학사상’이 1977년 제정했다. 제1회 이상문학상은 소설가 김승옥의 <서울의 달빛 0장>. 이청준·오정희·최인호·이문열·한강 등이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2020년 1월, 작가들의 불공정 계약 관행 고발로 논란에 휩싸였다. 애초 문제가 된 건 저작권이었다. 여러 작가가 수상작 저작권을 3년간 문학사상에 양도하는 계약 조항을 지적하며 수상을 거부하고, 2019년 대상 수상자인 윤이형 작가가 절필을 선언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권위 추락에 경영까지 악화된 문학사상이 결국 이상문학상 운영에서 손을 뗀다. 47년 만에 바뀌는 운영주체는 다산북스다. 다산북스는 문학사상과 10일 ‘이상문학상 출판사업 양도 양수 협약’을 맺었다고 11일 발표했다. 내년 48회 이상문학상부터 운영을 맡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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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서는 책을 읽을 때 주의 사항을 미리 알려주는 ‘일러두기’에 대해 일러준다. 사람들 사이에도 ‘일러두기’라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미용은 검은색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는 대신에 그 아랫단을 접어 벙거지처럼 머리에 쓴다. 그녀는 글을 통해 자기 내면 깊이 들어박혀 있던 상처투성이의 어린 미용을 구할 수 있었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