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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더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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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을 한 이후 주위의 권유로 시작한 포도재배가 올해로 6년차에 접어들었다. 포도재배에 있어 요즘은 해야 할 일이 많아 일년 중 가장 바쁜 시기이기도 하다. 물을 주고 곁순이나 덩굴손을 따주는 것은 수확시까지 꾸준하게 하는 일이지만 포도 알갱이에 꽃이 피기 시작하면 수정을 하고 알솎기를 하여 포도송이 모양을 만들어야 한다. 개화하고 만개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고 시기
"아직은 더 생각해봐야겠다." 내용보기
귀촌을 한 이후 주위의 권유로 시작한 포도재배가 올해로 6년차에 접어들었다. 포도재배에 있어 요즘은 해야 할 일이 많아 일년 중 가장 바쁜 시기이기도 하다. 물을 주고 곁순이나 덩굴손을 따주는 것은 수확시까지 꾸준하게 하는 일이지만 포도 알갱이에 꽃이 피기 시작하면 수정을 하고 알솎기를 하여 포도송이 모양을 만들어야 한다. 개화하고 만개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고 시기가 중요한지라 재배면적이 넓은 사람들은 일손을 사서 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나는 재배면적이 적어 아내와 함께 하면 되지만 대신 하루 종일 포도밭에서 산다. 결혼하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같이 지내고 이야기한 시간보다 포도재배를 하면서 함께 한 시간이 더 많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낀다. 몸은 힘들고 마음은 바쁘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몸으로 하는 일이 정신건강에 좋다는 것을 배워가고 있다. 지난날 왜 그리 힘들게 살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럴 때면 책에서 손이 멀어지기도 하지만 시간이야 마음먹기에 따라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는지라 틈틈이 책을 읽으려 한다. 내 삶이 길을 잃지 않고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라도.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떤 삶이 좋은 삶인지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것이다. 지난시절 앞만 바라보고 살아오면서 그것이 보통사람들의 삶이라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 의문이 들었다. 내 자신을 돌아보면서 내가 제대로 된 삶을 살고 있는지, 내가 원하는 삶이 어떤 것이었는지 반문해 보지만 선뜻 대답을 할 수 없다. 자연히 삶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은 많아졌으나 막막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손에 잡힐 듯하면서도 더 멀어지는 것만 같다. 이 책 [삶이 내게 잘 지내냐고 물었다]는 그런 나에게 삶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든다. 처음 책 제목을 접했을 때는 기대가 되면서도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이성적이고 뻔한 이야기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책을 읽어가면서는 너무나도 일상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에 조금은 밋밋해지는 느낌마저 들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이 겪은 일은 물론 듣거나 본 것, 전해들은 이야기를 크게 사람 사이의 관계, 공감과 나눔, 연대를 주제로 하여 소개하고 있다. 관계에 대해서는 부모 형제와 같은 가족, 친구 사이의 사랑과 배려가 위로와 힘이 되고 그렇게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이 최고의 행복임을 알려준다. ‘물에 젖지 않았을 때는 젖을까 두렵지만 일단 젖고 나면 더 이상 두렵지 않다. 사람도, 삶도, 사랑도 그렇다’고 말하는 저자는, 물질의 양극화만큼 사람사이의 관계도 멀어지는 시대에 직접 부딪치며 사람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삶의 밀도를 세밀하게 해준다고 말한다. 공감과 나눔에서는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배려가 구체적 행동으로 나타나는 게 사랑의 실천임을 깨우치게 해준다. ‘넘치는 욕망 가운데 한 둘만 덜어내도 함께 행복할 수 있다. 그건 가난해지는 게 아니라 마음이 부자가 되는 길이다.’ 작고 소소한 선행일지라고 그것이 바로 삶의 기적이 되며, 기적은 우리의 삶에서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역설한다. 마지막으로 연대에서는 이웃을 아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그들의 이웃이 되는 것이라며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서 그의 삶을 공감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용기이며 연대’라고 이야기한다.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선의와 용기가 사회를 바꾸고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되며, 그러한 마음이 우리가 함께 인간답게 존엄한 삶을 살 수 있게 만든다고 강조한다.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밋밋한 느낌은 존재만으로도 위로와 힘이 되는 사람들, 자신의 경계안에서 나눔을 실천하고 연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가슴이 뭉클해지는 감정으로 변한다. 삶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작고 소소할지라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행복을 찾아가는 길임을 알게 해준다. 그럼에도 삶이 어떤 것인지, 좋은 삶이 무엇인지를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지만 가슴속의 헛헛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삶이 내게 잘지내느냐고 묻는다면 아직은 더 생각해봐야겠다.
k*****1 2024.05.27. 신고 공감 28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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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나눔 통해 행복으로 가는 길을 묻다
"지혜·나눔 통해 행복으로 가는 길을 묻다" 내용보기
한 사회에서 가장 막막한 단계는 서로에 대한 신뢰를 잃는 것이다. 세대로, 지역으로, 심지어 성별로 서로가 싸운다면 그 사회는 이미 신뢰를 잃은 사회다. 축제가 돼도 부족한 총선이라는 정치 이벤트 앞에 한국의 모습은 그리 녹록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등불을 든 사람들도 있다. 인문학자 김경집 어른연구소 대표가 신간 《삶이 내게 잘 지내냐고 물었다》를 통해 누구보다 곡진하게
"지혜·나눔 통해 행복으로 가는 길을 묻다" 내용보기
한 사회에서 가장 막막한 단계는 서로에 대한 신뢰를 잃는 것이다. 세대로, 지역으로, 심지어 성별로 서로가 싸운다면 그 사회는 이미 신뢰를 잃은 사회다. 축제가 돼도 부족한 총선이라는 정치 이벤트 앞에 한국의 모습은 그리 녹록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등불을 든 사람들도 있다. 인문학자 김경집 어른연구소 대표가 신간 《삶이 내게 잘 지내냐고 물었다》를 통해 누구보다 곡진하게 이 질문을 던진다. 사는 게 혼란스럽고 힘겨울 때마다 나를 깨우고 삶에 희망을 주는 사람, 나눔, 연대에 대한 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이야기 중심으로 26편을 담아놓은 이 책을 읽은 이라면 앞서의 표현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사람들 간 신뢰에 관한 이야기다. 그 신뢰에서 가장 큰 기초는 가족이다. 부모와 자식 간, 형제자매 간, 친척 간에 신뢰가 없는 사람이 생면부지의 이웃이나 지역에서 신뢰를 갖기는 쉽지 않다. 자신이 일하는 곳에서 청소하는 어머니에 대한 아들의 고마움, 에베레스트 8000m 고지까지 올라가 쓰레기를 치우는 한왕용 등산가, 또 장학금을 주려는 자신의 이야기 등 사람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은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은 살 만한 곳이라는 것을 말한다.

"가족끼리 서로 사랑하고 공경하는 것이 가장 아름답고 소중하다. 의외로 우애를 찾기가 예전 같지 않은 듯한 풍토는 형제가 많고 적은 문제는 아닐 것이다. 누나들이 베푼 사랑은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제 잇속에만 마음이 먼저 닿지는 않았는지 돌아볼 일이다."

저자는 세 번의 사반세기를 채우는 중에 겪은 일, 듣거나 본 것, 전해 들은 이야기, 책을 읽다 적어둔 감동의 순간들을 '사람' '나눔' '연대'로 나누어 담았다. 따뜻한 마음과 속 깊은 배려를 통해 그 존재만으로도 위로와 힘이 되는 사람들, 소박하지만 자신의 경계 안에서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 사회구조를 바꾸고 그 변화를 통해 연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생동감 있게 펼쳐진다. 가족 이외에도 가난한 농부지만 더 가난한 시인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 사업 실패로 남들 눈을 피해 성묘를 다녀와야 하는 친구를 위해 미리 벌초를 해주는 친구 등 내가 누군가의 벗이라는 자체가 이미 충분히 행복한 일이라고 말해 준다.

"뇌 과학자들에 따르면 인간의 뇌에서는 공감 뉴런이 진화했다고 한다. 예를 들어, 경쟁에서 이기거나 평소에 갖고 싶던 걸 손에 넣었을 때 느끼는 행복은 짜릿하지만 잠깐뿐이다. 이때의 행복은 오래 지속되지도 않고 비슷한 걸 다시 경험해도 이전의 행복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다른 이를 도와줬을 때 느끼는 행복은 그 강도가 강렬하지는 않지만 매우 오래간다. 그래서 우리의 뇌는 보다 오래 지속되는 행복을 선택하게 되고 그런 방향으로 진화한다는 것이다."

<이 글은 제가 시사저널에 쓴 서평입니다.>
YES마니아 : 로얄 c*****i 2024.04.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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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 2024.07.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