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을 금보다 귀하게 여기는 노인네인지라 많이 얻어 마시지는 못했지만 암호랑이 백무후는 상당히 감별력이 뛰어난 미주 애호가였다. 술 마신 경력만이 어언 이백 년. 이젠 어지간한 술로는 그녀의 예민하고 섬세한 미각을 만족시켜 줄 수 없었다. 백무후는 어떻게 술을 마실까? 이 고고한 산의 여황은 놀랍게도 인간이 마시는 잔보다 큰 잔을 오른 앞 발등에 올려놓고 기술 좋게 마신다. 마치 인간처럼.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그것은 술이 항상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자구책을 강구해서 자기가 마실 술은 스스로 구하는 수밖에 없었다. 백무후의 섬뜩한 아가리에 물려 있는 것은 최고급 비단으로 감싸인 '달의 이슬' 두 병이었다. 백무후는 지금 저 술창고에서 걸어나오게 된 것이고 연비는 그런 백호를 향해 검은 우산을 움켜쥔 채 달려들고 있었다. 검은 우산이 검은 궤적을 그리며 휘둘러졌다. 뻑! "꾸에에에엑! 꺄울~!" 괴이한 비명이 강호란도의 밤하늘로 낭랑히 울려 퍼졌다. 그것은 어째 좀 인간의 그것과 너무 닮아 있었다. 이삼백 년 살다 보면 인간의 말을 알아먹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인간의 말까지 할 수 있게 되는 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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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산의 현역 여황으로서 군림하고 있는 백무후는 힘도 세지만 코도 무척 좋았다. 특히 술냄새를 맡는 데는 기가 막혔다. 아무래도 그것은 예전에 먹이 사냥이랍시고 달려든 암호랑이를 단숨에 제압한 다음 거의 애완동물 취급한 비류연 사부의 영향임이 분명했다. 암호랑이는 지난 세월동안 때때로 노인의 대작 상대였던 것이다. 술을 금보다 귀하게 여기는 노인네인지라 많이 얻어 마시지는 못했지만 암호랑이 백무후는 상당히 감별력이 뛰어난 미주 애호가였다. 술 마신 경력만이 어언 이백 년. 이젠 어지간한 술로는 그녀의 예민하고 섬세한 미각을 만족시켜 줄 수 없었다. 백무후는 어떻게 술을 마실까? 이 고고한 산의 여황은 놀랍게도 인간이 마시는 잔보다 큰 잔을 오른 앞 발등에 올려놓고 기술 좋게 마신다. 마치 인간처럼.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그것은 술이 항상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자구책을 강구해서 자기가 마실 술은 스스로 구하는 수밖에 없었다. 백무후의 섬뜩한 아가리에 물려 있는 것은 최고급 비단으로 감싸인 '달의 이슬' 두 병이었다. 백무후는 지금 저 술창고에서 걸어나오게 된 것이고 연비는 그런 백호를 향해 검은 우산을 움켜쥔 채 달려들고 있었다. 검은 우산이 검은 궤적을 그리며 휘둘러졌다. 뻑! "꾸에에에엑! 꺄울~!" 괴이한 비명이 강호란도의 밤하늘로 낭랑히 울려 퍼졌다. 그것은 어째 좀 인간의 그것과 너무 닮아 있었다. 이삼백 년 살다 보면 인간의 말을 알아먹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인간의 말까지 할 수 있게 되는 건가? 연비는 하도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을 터뜨렸다. 검은 우산의 첨단을 앞으로 내밀며 연비가 말했다. "얌전히 물고 있는 술을 내려놓은 게 어떨까" 물어볼 것도 있고." 연비는 백무후를 제압하여 백무후의 등을 타고 신라각 객점의 후원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백무후는 경공씩이나 배운 영물이라 그런지 거의 소리가 나지 않았다. 연비의 신형은 누각 안으로 사라졌다. 연비(비류연)의 사부인 노인은 연비를 보더니 그 자리에서 무쇠 화로의 양쪽을 잡아 무쇠화로를 주물럭거리면서 적당한 크기의 굵고 단단해 보이는 쇠몽둥이 하나를 만들었다. 쇠몽둥이의 끝 부분에 손가락으로 '타격각성 정신봉'이라고 적어 넣었다. 노인은 쇠몽둥이를 돌바닥에 끌며 저벅저벅 연비의 앞으로 걸어갔다. 제자의 잘못을 계도하는 것이 사부된 자의 도리! 무시무시한 사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