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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무삼성무제의 삼성대전 결승전에서 치러진 비류연과 위지천의 대결을 본 이후, 불안한 마음에 검존 공손일취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그날 이후 정체 모를 불안감에 시달리던 공손일취는 마침내 결정을 내렸다. 비류연의 정체를 알아봐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주 은밀하게 비류연의 뒤를 따라다니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내력을 알아낼 필요성이 있었다. 그 일을 해 줄 곳은 천관 내에서 오직 한 곳뿐이었다. 천무삼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유일무이한 무인 검존 공손일취의 거처로 한 명의 흑의인이 부름을 받고 들어왔다. 비영각 추혼대의 대주 천리추종 수독거였다. 그는 정보와 추적, 첩보를 담당하는 자답게 전신에 밤처럼 어두운 흑의를 두르고 있었다. 수독거에게 있어 검존은 태산과 같은 존재였다. 공손일취가 "자네에게 한 가지 부탁할 일이 있네."라고 말하자 수독거의 고개가 아래로 숙여지면서 "하명만 하십시오. 속하 그 어떤 일이든 봉행하겠습니다."라고 했다. 마천각! 백도에 천무학관이 있으면, 흑도에는 마천각이 있다. 흑도의 모든 기재들이 모인, 엄한 규율과 엄정한 가르침으로 이름 높은 곳이다. 마천각의 은밀한 심처로 무웅 뇌종명이 들어섰다. 그는 최고 원로 중 한 명으로 천겁혈세 때 마천각주를 보필하던 사람이었다. 별호는 언외도! 말보다는 칼이 빠르다는 평이 자자한 도객으로 마천각 원로 중에서도 서열 5위 안에 드는 5대 원로의 한 사람이었다. 마천각의 군사 사영뇌 치사한이 마천각의 제반 업무를 총괄하는 위치에 있다고는 하나 감히 소홀히 대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치사한이 "출전할 확률이 가장 높은 인물들이 단체로 무당산으로 이동한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그 중에는 검성 모용정천 대협의 손자까지 끼여있다고 하더군요. 뇌 원로께서도 모용휘 이름을 들어 보셨을 겁니다. 이번에 그 새싹들이 자라 열매를 맺기 전에 쳐야 될 일이 생겨 원로의 힘을 빌리고 싶습니다. 대공자께서 원하십니다. 부탁한다 하시더군요."라고 말하자 뇌종명은 온 몸에서 힘이 빠져 나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어려서부터 자신의 손으로 기저귀를 갈아온 분신 같은 사람의 명령 아닌 부탁이었다. 뇌종명은 그 부탁을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다. 치사한이 "합숙 훈련에 동행하게 될 청흔과 모용휘입니다. 그들의 실력은 웬만한 최절정 고수에 비할 만하니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목적은 필살. 아니더라도 팔 하나나 다리 하나쯤 끊는 것도 괜찮겠지요. 하지만 후환이 없으려면 뭐니뭐니해도 필살하여 입막음을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추천하는 방법입니다. 이번 행선지가 무당산이라고 하니 암혼전의 전력을 빌렸으면 합니다. 암혼전 휘하에 있는 암룡대를 투입했으면 합니다."라고 말했다. 뇌종명의 눈이 동그랗게 떠지면서 "암혼전 전체를 말인가? 암룡대까지 투입할 필요성이 있다는 건가? 맘대로 하게! 모든 권한을 주겠네! 심정적으로는 납득이 가지 않는 말이지만, 대공자의 명인 이상 따르겠네."라면서 손을 휘휘 저었다. 못마땅하지만 대공자의 부탁인 이상 어쩔 수 없었다. 치사한의 입가에 사이한 미소가 가득히 번졌다. 뇌종명이 적극적으로 나서 주는 것은 기대도 하지 않고 있었다. 뇌종명은 그저 보고도 못본 척 묵과해 주기만 하면 족했다. 필요한 것은 그의 침묵과 그의 휘하에 존재하는 강력한 무력 집단 암혼전이었다. 암혼비영대 대주 흑살도 구창이 치사한과 마주보고 앉았다. 치사한이 진중한 어조로 "구 대주가 할 일은 단 한가지입니다. 될성부른 떡잎은 새싹일 때 밟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대주 휘하에 있는 암룡대를 모두 투입했으면 합니다. 증거를 남기지 않고 가장 깨끗하게 해결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조치입니다. 목표물이 한꺼번에 몰린 이 때를 놓치기엔 하늘이 준 기회가 너무 아깝지요."라고 말하자 흑살도 구창이 "암룡대는 마천각 최고의 특수 기습 전문 집단입니다. 누군지 모르지만 그들이 안됐군요. 절대로 암룡대의 손길에서 벗어날 수 없을 테니깐 말입니다. 원하시는 모든 무력을 빌려 드리지요." 이렇게 음모의 밤은 깊어 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