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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광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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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기 작가님의 <아버지의 광시곡>을 읽고...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라헤트 하헤렙>, 이상 문학상을 수상한 <우리  시대의 소설가> 조성기 작가님께서 이번에 <아버지의 광시곡>이라는 소설집을 냈다. 나는 책이 나오자마자 바로 주문했다.   이 작품은 얼마 전, 페북에서 게시글로 연재했던 글을 책으로 엮었는데 그때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그 글에 많은 페친들이 열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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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기 작가님의 <아버지의 광시곡>을 읽고...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라헤트 하헤렙>, 이상 문학상을 수상한 <우리  시대의 소설가> 조성기 작가님께서 이번에 <아버지의 광시곡>이라는 소설집을 냈다. 나는 책이 나오자마자 바로 주문했다. 
  이 작품은 얼마 전, 페북에서 게시글로 연재했던 글을 책으로 엮었는데 그때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그 글에 많은 페친들이 열광했다. 한 꼭지 당 원고지 20매 정도의 짧은 글이었는데 작가님 아버지의 실제 이야기를 기억 속에서 그대로 뽑아내며 올렸으므로 정말 실감났다. 많은 페친들이 다음 이야기가 언제 올라오는지 하루 내내 페북에 들랑날랑 하며 아우성을 쳤으니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알 수 있겠다. 

  화자는 작가 자신이지만 주인공은 작가의 아버지다. 그는 박정희 정권 시절, 교원노조 위원장으로 활동했는데 구속됐다 풀려난 후 바로 해직이 된다. 그 후로 그는 정보기관의 감시와 미행을 받았는데 그것 때문에 그의 삶은 자꾸만 헝클어지고 그는 술로 나날을 보내게 된다. 
  신념에 따라 정의를 지키며 살았지만 독재자 정권의 시대, 그의 삶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점점 더 추락해 간다. 하지만 그에게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희망이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그의 큰 아들이 수재라는 것이었다. 그는 그 아들이 법관이 되어 자신이 못 다한 사회 정의를 실현시키 주기를 바라며(어쩌면 마음 깊은 곳엔 야만의 권력을 이기는 더 큰 권력을 움켜쥐길 바라며)그의 성적에 집착하는데 다행히도 아들은 잘 따라주어 서울대 법대에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성인이 된 아들은 그때부터 아버지가 원하는 삶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를 원했고 자신이 원하는 문학의 길을 걸어가고자 한다. 아버지는 당연히 반대했고 부자 사이엔 갈등이 일어난다. 
  언젠가부터 아들은 한 술 더 떠 종교에 빠지고 만다. 그것도 아버지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이상한 기독교 종파, 너무나 절망한 아버지는 아들을 찾아와 자신의 러닝셔츠를 찢으며 울부짖는다. 아들이 법관이 되는 것이 꿈이었기에 문학을 반대했지만 이렇게 종교에 빠지는 것 보다는 차라리 문학을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아들은 아들의 길을 걸어가고 아버지는 깊은 절망에 빠지지만 마지막엔 그도 결국 아들이 걸어간 종교에 귀의하게 되고 그렇게 세상을 떠난다. 

  나는 이 작품을 읽으며 야만의 시대를 만나 자신이 걸어가고자 했던 모든 길이 끊어지고 절망 속에서 살아야 했던 한 사내, 그 속에서도 아들에 대한 믿음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고자 버둥거렸던 한 아버지의 모습을 생각하며 울었다. 
  하지만 마지막 장을 덮으며 나는 다시 생각했다. 인간의 삶이란 어쩌면 이 생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닐 것이라는. 그 야만의 시대와 불화했던 아버지는 이 생에서는 비록 절망했고 불행했고 상처투성이였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 이제, 그의 자랑스런 아들이 이렇게 애틋하고 아름다운 광시곡을 만들어 불러줌으로서 당신은 그곳에서 가슴 벅차게 행복할 것이라고…….
e*******5 2024.05.1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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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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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아버지의 광시곡"은 재미있다. 읽으면서 장편소설이라는 장르의 정의에 대해 계속 떠올리게 되었는데 어쩌면 요즘처럼 컨텐츠가 다양한 종류와 플랫폼을 아우르는 시대에 이 글을 장편소설이라고만 부르기에는 부족하다라는 생각을 했다. 이 글의 특징은 쓰는 방식의 새로움에 있고 그 방식이 내용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다.  능동적인 컨텐츠 생산의 환경을 따라가면서 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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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아버지의 광시곡"은 재미있다. 읽으면서 장편소설이라는 장르의 정의에 대해 계속 떠올리게 되었는데 어쩌면 요즘처럼 컨텐츠가 다양한 종류와 플랫폼을 아우르는 시대에 이 글을 장편소설이라고만 부르기에는 부족하다라는 생각을 했다. 


이 글의 특징은 쓰는 방식의 새로움에 있고 그 방식이 내용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다.  능동적인 컨텐츠 생산의 환경을 따라가면서 정기적인 업로드를 통한 독자군 생성,  독자의 즉각적인 피드백 등은 대부분 온라인 기반 컨텐츠의 생성 메카니즘과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내용상으로 정형화된 공식의 변주의 느낌이 강한 웹소설보다 같은 등장인물들이 다른 이야기를 풀어내는 유튜브의 채널 컨텐츠와도 닿아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독자는 이야기보다 캐릭터에 집중하게 된다.


어떤 순서로 쓰여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책의 앞쪽이 특정한 에피소드와 주제어를 가지고 글쓰기를 시작한 모양이라면 뒤쪽에서는 생각에서 시작됐다기보다 붓(키보드)에서 시작한 글쓰기 같았다. 페친이 언급했다는 '신들린 글쓰기'라는 느낌과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넘실거리는 컨텐츠의 심해에서 집중력이 저하되고 짧아진 이 시대의 컨텐츠 이용자/소비자에게도 진입장벽이 낮은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각 장(포스트)이 나름의 완결미를 가지고 있다는 점 덕택에 포스트 간의 연결이나 구조가 훨씬 유연해지는구나 싶었다. 나는 힘을 뺀 컨텐츠를 좋아하지만 또 쉽게 질리는 쪽인데 구조물같은 구성이 아니고 흐름(flow)의 구성이라 부드러우면서도 반복되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다른 책들을 모두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내가 읽은 조성기 작가의 글 중에 가장 편안히 읽었던 책이다. 쉽게 읽힌다기보다 마음이 정화되는 쪽인 것 같은데 아무래도 소년과 청년의 관찰을 담백하게 살려서 현재의  생각과 의견을 함부로 더하지 않아서였던 것 같다. 아니면 오히려 편안한 현재의 렌즈로 과거를 보기 때문일까. 마치 사관처럼 우직하면서도 자세히 장면을 묘사하니 이 소설의 부제가 잃어버린 그 세월의 초상이라는 것이 이해되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이 책은 아버지의 자서전이라기보다는 작가의 자서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의 대부분을 지배해온 두 개의 권위'에게서 영향을 받아 성장하였고, 아버지의 마지막을 기록하면서 그제야 현재  작가의 마음을 드러내며 정리하는 것이 기억을 따라잡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점묘화와 비슷한 방법의 글쓰기라고 했는데 그림을 다 그리고 나니 작가의 모습이 더 강하게 보인 걸까.


끊임없이 새로운 방법으로 소통하는 작가가 참 젊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즈음 읽은 모든 책  중에 제일 흥미롭게 읽었으며 이 시도가 새로운 바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k******j 2024.05.03.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