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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러시』빛나는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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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인 『코리안 티처』와 『유진과 데이브』의 서수진 작가의 첫 소설집이 나왔다. 여덟 편의 소설로 외국에서 살면서 느끼는 한국인의 삶과 애환에 대하여 말하는 작품이다. 한국인이 한국에서 사는 일은 별다를 게 없다. 이와 반대로 외국에서 한국인으로 사는 일은 다르다. 피부 색깔로 구별하는 도시에서 한국인 고유의 특성을 나타내는 걸 싫어하면서도 근본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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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인 『코리안 티처』와 『유진과 데이브』의 서수진 작가의 첫 소설집이 나왔다. 여덟 편의 소설로 외국에서 살면서 느끼는 한국인의 삶과 애환에 대하여 말하는 작품이다. 한국인이 한국에서 사는 일은 별다를 게 없다. 이와 반대로 외국에서 한국인으로 사는 일은 다르다. 피부 색깔로 구별하는 도시에서 한국인 고유의 특성을 나타내는 걸 싫어하면서도 근본적으로는 만들어놓은 틀 안에서 벗어나기 어려워할 것이다.


 

외국에 나가게 되면 처음 맞닥뜨리는 게 입국심사다. 여행자로서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입국심사가 다르게 보면 입국하고자 하는 국가로부터 거부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입국심사」를 통해 알게 된다.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얻어 눌러앉으려는 것을 막고자 하는 조치임에도 불편한 감정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남자 친구를 만나러 미국에 도착한 유미의 휴대폰에서 메시지와 사진을 들춰보며 3개월 안에 결혼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서명을 강요하는 장면에 쓴웃음이 났다. 혼인 증명서가 필요해 위장결혼을 했다가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영화 「그린카드」가 생각났다. 과연 유미는 에디와 함께 즐거운 휴가를 보냈을까.





 

호주로 이주한 한국인들은 호주에서 안정된 생활을 하는 자와 그 바깥에서 안정된 삶을 찾아 노력하는 이들이다. 한국인과 달리 거래가 깔끔한 중국인들을 상대로 집을 파는 혜선의 심리가 빛난 작품 「헬로 차이나」는 마음속 깊이 자리한 중국인에 대한 감정을 엿볼 수 있다. 뒷마당에 걸어놓은 티베트 깃발이 중간 부분 사라졌을 때 딸의 중국인 남자 친구를 지목하는 부분과 홍콩 반환 문제로 시위하는 장면, 얀이 좋아할 만한 아파트를 발견하고서도 메일을 쓰지 못했던 복잡한 마음이 그렇다. 그 감정이 낯설지 않아서일 것이다.


 

「캠벨타운 임대주택」의 프로젝트 매니저 다니엘 리는 임대주택에 갔다가 다가온 한국 여자를 보고 의아해한다. 한국인 이민자는 임대주택에 사는 경우가 없었다. 특유의 부지런함과 강인함 때문이었다. 한국인 여자는 임대주택에 두고 온 물건이 있다며 찾고 싶다고 했다. 오물로 얼룩지고 망가진 집에 여자가 찾고자 하는 건 분명 마약일 터였다. 하지만 여자가 찾았던 아주 작은 물건에서 지키고자 하는 것, 간직하고자 하는 간절함을 보았다.


 

네 사랑은 아프지 않지. 네 사랑은 밝고 빛나지. 너는 환하게 웃고 떳떳하게 울지. 눈치 보지 않고 거짓말하지 않지. 네 사랑은. (188페이지, 「외출 금지」 중에서)


 

호주가 산불로 고통받았던 때를 배경으로 쓴 「졸업여행」은 아들의 생사를 확인하려는 한국인 부모의 마음을 담았으며, 「한국인의 밤」은 코리아타운에서 얼마 떨어진 곳에서 일식집을 하는 클로이의 아버지는 워킹홀리데이로 온 한국인 종업원에게 최저시급에도 못 미치는 시급을 주며 일을 시키고, 호주에 사는 한국인을 영주권 이상, 이하로 나누었다. 호주에서 태어나 한국의 역사를 모르면서도 피부 색깔로 나뉘는 집단과 어울릴 수밖에 없었던 클로이가 바라본 세상을 보여주었다. 「외출 금지」의 은영과 희율은 호주에서는 가명을 쓸 필요가 없어 호주행을 택했다. 헤어지기로 했지만, 셧다운으로 국경이 봉쇄되고 할 수 없이 동거를 계속하는 이야기였다. 끝이 보이지 않은 막막함. 함께 있어서 서로에게 위로가 되지 않았을까.




 

진우와 서인은 빛나는 순간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빛나는 순간. 진우는 그들이 늘 그것을 기다려왔음을 알았다. 그리고 그것이 그들에게 절대 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82~83페이지, 「골드러시」 중에서)


 

폐광의 골드러시 체험 여행은 진우와 서인에게 금처럼 빛나는 여행이 될 것인가. 헤드 셰프로 일하면서 457비자 발급을 위해 최저시급 70퍼센트만 받고 일하던 그의 이름 대신 서류상에는 서인의 이름이 적혔다. 영어를 더 잘해야 인터뷰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영어를 잘하지 못해 다른 사람에게 기대야 하는 안타까움을 담았다. 「한국인의 밤」에서도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아버지를 대신해 클로이가 통역사 역할을 했던 것과 비슷하다.


 

외국에서 한국인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 인종 차별과 편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실상을 말하였다. 한국인 이민자로의 삶에서 느낀 경험과 생각을 담은 작품이다. 앞으로의 더 좋은 작품을 써주길 기대하고 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24.03.10. 신고 공감 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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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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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니 나는, 한 번도 이민을 고려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한창 아이들이 자랄 때, 주변에서 기러기를 자처하는 가정이 제법 많았다. 그때 내가 나름 정한 방침은 가장 예민할 때,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부모인 내가 곁에 있어 줘야 한다는 것. 아이들 어릴 때 영어 유치원이 유행처럼 번졌었다. 지금도 그렇겠지만, 그때도 대기를 걸어야 겨우 갈 수 있었고, 방학이면 필리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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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니 나는, 한 번도 이민을 고려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한창 아이들이 자랄 때, 주변에서 기러기를 자처하는 가정이 제법 많았다. 그때 내가 나름 정한 방침은 가장 예민할 때,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부모인 내가 곁에 있어 줘야 한다는 것. 아이들 어릴 때 영어 유치원이 유행처럼 번졌었다. 지금도 그렇겠지만, 그때도 대기를 걸어야 겨우 갈 수 있었고, 방학이면 필리핀이든 어디든, 오직 영어를 위해 초등학생 아이를 영어 캠프에 보내는 사람도 많았다. 그때도 나는, 그럴 바엔 운동을. 이런 바보 같은 생각을 했으니. 아이들이 영어를 그닥, 잘하지 못하는 건 그때의 나 때문일지도. ㅋㅋ 내가 아는 지인의 아이들은 미국에서 공부했다. 그곳에서 정착하면 좋았겠지만, 그건 아니어서, 한국에 들어와서 여전히 방황 아닌 방황을 하더라. 한국 사람의 외모. 하지만 생각은 미쿡식인. 선택적 방식을 고수하기에 이방인이 될 수도 있는.


작가 서수진이 호주에서 살고 있기 때문일까? 이민자의 이야기가 소설에 많이 녹아 있다. 이번에 만난 골드러시는 8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입국 심사’. 정해진 답이 아니면 입국 심사를 거부할 것 같은 상황의 순간. ‘캠벨타운 임대주택’. 호주에서 번 듯(?)하게 사는 한국인과 지원을 받고 사는 한국인의 선을 명확하게 긋고 있는 주인공. ‘골드러시’. 호주로 왔을 때는 사랑이었을 부부가 결국엔 파국으로 향하는 과정. ‘졸업여행’. 호주에서의 고생이 불로 인해 끝날 것 같은 불안을 그린 이야기. ‘헬로 차이나’. 호주에서 중국인을 상대하면서도 그들에 대한 편견이 존재함을 이야기하는. ‘한국인의 밤’ 이민 2세대 여성의 정체성 혼란 ‘외출금지’. 은영과 희율. 성소수자가 호주행을 택했지만 그곳에서도 갈등은 존재한다. ‘배영’ 3년째 동거 중인 우현과 여진의 이야기.


세상은 다양한 얼굴의 사람들이 있고 다양한 인생이 존재한다고 생각되지만, 사는 게 비슷하기도 하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비슷하고 평범한 인생을 꿈꾸는.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이민을 결정하기도 하고, 안주하기도 하지만 어떤 선택이 우리에게 맞는 것인지 알 수 없다. 하나를 선택했을 때, 다른 하나의 선택지는 포기해야 할 때가 많다. ‘그래 결심했어.’ 이렇게 결정하고 나서 우리는 간혹 후회하게 된다. 그때 내가 이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나는 어떤 모습일지.


나도 간혹 그런 생각할 때가 있다. 회사 다니며 공부하지 않았다면, 대학에 붙고도 그냥 회사에 다녔다면, 지금의 남편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그때 아이들을 유럽 문화탐방을 보내지 않고 학원에 보냈다면, 그때 포기하지 않고 계속 공부했다면. 그때 힘들었어도 아이들을 외국에 보냈다면. 다양한 선택 앞에 어떤 결정을 내리고 인생을 사는 것. 매일이 기적일지 모를 하루. 어디에서건 사람들은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고 열심히 한다. 그 안에 한 줄기의 희망이 있다고 믿으면서. 어디에 있건,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은 결국, 나다. 그 선택에 너무 우울할 필요도 괴로울 필요도 없다. 언제건 빛나는 순간이 있을 테니까. 아니 그런 순간이 오리라는 희망이 있으니까. 우린 오늘을 사는 것 아닐까?


출처 : https://blog.naver.com/heygirl0903/223983007216
YES마니아 : 로얄 k*****3 2025.08.25.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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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빛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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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와 서인은 빛나는 순간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빛나는 순간. 진우는 그들이 늘 그것을 기다려왔음을 알았다. 그리고 그것이 그들에게 절대 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붉은 햇빛이 차 안에 가득 들어찼다. 그는 온통 붉기만 한 세계를 바라보았다. (pp.82~83) <골드 러시> 호주 식당에서 만나 457비자를 받아 함께 살며 식당에서, 홀에서 일하는 서인과 진우. 결혼 7주년을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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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와 서인은 빛나는 순간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빛나는 순간진우는 그들이 늘 그것을 기다려왔음을 알았다그리고 그것이 그들에게 절대 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다붉은 햇빛이 차 안에 가득 들어찼다그는 온통 붉기만 한 세계를 바라보았다. (pp.82~83) <골드 러시

 

호주 식당에서 만나 457비자를 받아 함께 살며 식당에서홀에서 일하는 서인과 진우결혼 7주년을 맞아 예약한 여행 골드 러시”. 지하 광산을 개조해서 만든 숙소에서 1금광체험오프 로드를 달릴 수 있는 사륜구동 렌터카 포함의 여행사 프로모션 상품이다일에 지쳐서 함께 하는 시간도 없는 그들이 떠난 여행에서 그들은 무엇을 찾고 싶었던 걸까함께 하는 삶 속에서 빛나는 순간이 없었다는 말이 서글프다호주 영주권을 얻기 위해 외도한 파트너와도 살아가고일하느라 지쳐 서로 마주 볼 시간도 없는 그들은 빛나 본 적이 없다빛을 찾아온 호주는 낯설고 삶은 팍팍하다그 빛은 과연 잡을 수 있을까나를 위해 빛날 것인가.

 

책 속 8편의 단편들의 인물들은 낯선 나라에서 삶을 살아내느라살아남기 위해 애를 쓴다그곳이 어디든 삶은 예기치 못한 일들의 연속이고 녹록지 않다하물며 외국에서 소수자로 살아남기란 더 힘들다.

 

입국하기 위해 결혼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라는 입국 심사원아무리 힘들어도 이곳에 남아야 하는 이유를 계속 상기하는 대학생 아들을 둔 아빠빈 껍데기 같은 결혼 생활과 하루하루 힘든 노동으로 벼텨내는 부부천재지변으로 장사도 되지 않고 그 와중에 아들은 연락이 되지 않는다그들이 선 자리는 흔들리고 위태롭다지금을 살아내는 힘듦은 우리의 그것과도 똑같이 닮았다힘듦안에서 서로를 보듬고 괜찮다고 괜찮냐고 물으면서 한 걸음 더 내딛어 본다빛으로 다가가야 하니까 말이다.

 

지금 어떻게무엇을 위해 살고 있냐고 책은 내게 질문한다잘 살고 있냐고뭐 잊은 것은 없냐고네가 바라보는 그 빛을 잘 따라가고 있냐고 말이다매 순간 삶을 살아가지만가끔 여기가 어디인지 나침반은 흔들린다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지 말이다.

 

서로를 비추어줄 수 있는 북극성으로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되기를서로가 있기에 더 힘을 내자고 용기 내어 말하고 싶다


c*******1 2024.03.1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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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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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문학상과 젊은작가상 수상을 받은 서수진 첫 소설 <골드러시>를 소개합니다.여덟 편의 단편을 다루고 있는데요, 마지막 편인 <배영>을 제외하고는 '디아스포라' 즉 이민자의 삶과 관련되어 있는 소설입니다.  저자는 현재 호주에서 거주하며 여러 이민자의 삶을 가까이에서 겪었을 것인데요, 이상적인 삶보단 현실적인 삶을 다뤘다는 점에서 부푼 꿈과 기대를 갖고 외국으로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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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문학상과 젊은작가상 수상을 받은 서수진 첫 소설 <골드러시>를 소개합니다.

여덟 편의 단편을 다루고 있는데요, 마지막 편인 <배영>을 제외하고는 '디아스포라' 즉 이민자의 삶과 관련되어 있는 소설입니다.  

저자는 현재 호주에서 거주하며 여러 이민자의 삶을 가까이에서 겪었을 것인데요, 이상적인 삶보단 현실적인 삶을 다뤘다는 점에서 부푼 꿈과 기대를 갖고 외국으로 떠나는 이들에게 실직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집니다. 어쩌면 겁을 주는 것일 수도! 알고 맞는 매가 더 아픈 법이긴 하나, 미리 준비는 철저히 할 수 있다는 생각도 가져봅니다. :)

첫 편 <입국심사>에선 유미는 미국인 남자친구의 집에 방문하기 위해 까다로운 공항에서 인터뷰 이야기를 다룬다. 이미 인터뷰 중인 아랍인 부부는 자신들이 부부라는 증명을 오래도록 설명해야 했으며, 주인공 유미는 여행을 위한 방문이라 일축했지만 결코 통하지 않는다. 이들은 외국인이 장기 여행을 위한 비자로 입국하는 걸 달가워하지 않는다. 

결국 휴대폰을 오픈하라는 요구에 들어줄 수밖에 없었고, 공항직원은 페이스북을 통해서 남자친구와 문자를 주고받은 내용을 찾아낸다. 


에디가 누구죠?
남자친구요.
미국인이에요?
네.
당신은 거짓말을 했군요.
유미는 당혹감을 들키지 않으려고 그런 질문은 받지 않았다고 빠르게 반박했다. 혼자 왔냐고, 가족은 뭐 하냐고, 어디를 여행할 거냐고 묻지 않았냐고 항변했다. 

까다로운 입국심사는 결국 에디와 통화를 마친 후 결정이 나게 된다. 그들의 질문은 집요한데, 심지어 관광비자 3개월 이내에 에디와 결혼할 것이냐고 묻는다. 그들은 특정 대답을 듣고서야 입국허가 도장을 찍어준다.

글은 현재와 과거를 오고 가면서 각 인물의 성격을 빠르게 인지할 수 있었으며 화자가 상황을 인식한 상세한 묘사로 인해서 몰입감에 도움을 주었다. 작가의 섬세한 문장 표현에 멈추지 않고 술술 읽을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YES마니아 : 로얄 l*******n 2024.03.0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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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지 못하는 인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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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편의 단편이다. 6편의 이야기가 호주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나온다. 호주 이야기에서 이민 1세대의 치열함과 먹먹함이 느껴진다. 아주 예전에 읽었던 최인호의 "깊고 푸른 밤"이 계속 한쪽에서 생각났다. 이 책에 나오는 한인 1세대의 직업이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거나, 그런 종류의 서비스업을 하고 있다. 불법 이민과 체류로 착취를 당하고, 성실함과 근면함으로 계속 유지해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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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편의 단편이다. 6편의 이야기가 호주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나온다. 호주 이야기에서 이민 1세대의 치열함과 먹먹함이 느껴진다. 아주 예전에 읽었던 최인호의 "깊고 푸른 밤"이 계속 한쪽에서 생각났다. 이 책에 나오는 한인 1세대의 직업이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거나, 그런 종류의 서비스업을 하고 있다. 불법 이민과 체류로 착취를 당하고, 성실함과 근면함으로 계속 유지해나가고 있으며, 나중에는 비자를 받고 체류에 성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에피소드에 따라 여러 내용이 나오지만 대부분 이런 성격의 사람으로 이루어진다. 

 

이 책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것이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성애와 동성애 모두 포함되는 보편적인 이야기이다. 서로 좋아서 만나게 되지만 결국 어느 시간 이상에서는 무덤덤한 관계가 되고, 헤어짐을 꿈꾸게 된다. 파경에 이루어진 관계가 결국 헤어질 것이 점쳐지게 되다. 하지만 이 소설집 모두 공통적으로 마무리가 헤어지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여전히 질척한 관계가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  

 

호주 이야기가 나오다 보니, 첫번째는 이민 2세에 대한 이야기도 당연하게 나온다. 한국에 살아도 여러 문화 갈등이 존재하는데, 외국에서 더욱 대화가 부족한 상태에서는 별반 다를 바가 없을 것 같다. 이것이 미국 이민 사회에서 이미 한 세대 전에 벌어진 일인데, 호주 사회에서 반복해서 보여주는 것 같다. 더해서 인종 문제가 제기될 수 있고, 호주에서는 백인과 아시아인이 구별되는 부분이 있고, 또 동양인은 중국인과 다른 아시아인이 구별된다. 한국 사람의 정체성과 호주 사회에서 한국 사람에 대해서 어느 정도 느낌을 가지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첫번째 소설이 가장 좋았다. 작가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첫번째 읽는 소설이어서 신선한 느낌이었다. 미국 입국심사 과정에서 벌어지는 내용이 좋았다. 지위의 높낮이가 확실하게 구별되는 심사관과 심사대상자의 대화에서, 심사대상자가 겪어야 하는 감정의 불쾌함을 알 수 있었다. 결국 미국 입국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불이익을 참아내야 하고, 굴종을 겪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인공의 연인과 주인공은 대등한 관계인데, 입국 심사에서는 상하가 나뉘게 된다는 것이다. 

 

8편의 소설을 어떤 면에서는 굉장히 신선하게, 또 어떤 부분에서는 참 권태하기까지 했다. 하루에 한편씩 총 8일을 읽었다. 거의 비슷한 분량, 딱 비는 시간에 적절했다. 앞으로 매일 단편을 하나씩 읽을까 생각 중이다. 

 

호주 한국인에 대해서 표현한 대표 소설일 것이다. 


z******g 2025.01.2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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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문학상 젊은작가상 수상 『골드러시』 디스아포라 경계인의 삶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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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수진 소설집/ 한겨레 출판여덟 단편이 수록된 작가의 첫 소설집. 여기서 '처음'이라는 단어도 좋아하고, '단편'이라는 단어도 좋다^^ 소설가의 첫 작품집만큼 진실한 것이 또 있을까? 등단하신 분 중에 첫 소설집을 내지 못하는 분들도 많고, 첫 소설집 이후에 활동을 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 작가님은 꾸준히 써주길!!우리 사회 친근하고 조금은 낯선 이야기. 이주에 관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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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수진 소설집/ 한겨레 출판







여덟 단편이 수록된 작가의 첫 소설집. 여기서 '처음'이라는 단어도 좋아하고, '단편'이라는 단어도 좋다^^ 소설가의 첫 작품집만큼 진실한 것이 또 있을까? 등단하신 분 중에 첫 소설집을 내지 못하는 분들도 많고, 첫 소설집 이후에 활동을 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 작가님은 꾸준히 써주길!!



우리 사회 친근하고 조금은 낯선 이야기. 이주에 관한 문제 또 편견과 차별에 관한 이야기,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이야기, 오랜 가뭄으로 일어난 산불 기후 위기까지 긴 기간에 걸쳐 쓴 단편을 모았기 때문에 그 스펙트럼 또한 매우 넓다.





하나의 단편집에서 한 작가가 쓰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다양한 스펙트럼을 만나는 것은

독자로서 너무나 즐거운 경험이다.




낯선 도시에서의 불친절은 매우 당혹스럽다. 그런데 타국에서 만나는 불친절이라면... 낯설기만 한 입국 심사, 통화 내역은 물론 sns 사용 내역까지 조사하다니 도대체 미국이라는 나라가 뭐길래.







이민 2세가 겪는 정체성 혼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이민 부모가 자녀를 바라보는 마음도 안타깝다. 동양인이 겪는 차별과 편견,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내야겠기에 견딘 습성이 내 자녀에게 해가 된다면? 그걸 묵묵히 봐야 한다면... 가끔 나는 스스로 경계인이 되고자 선 밖에서 안을 바라보곤 하는데, 그것이 자의가 아닌 타의라면 매우 서글플 것 같다. 내 지인 중에도 이민을 떠난 가족이 있다. 반대로 유학의 길에 올랐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케이스도 있다. 양쪽 다 적응에 무척 힘들어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들도 소설의 주인공들처럼 더 나아지기 위해 타국행을 결심했을 것이다. 소설에 언급되는 캥거루의 붉은 피처럼 그 사회 어디에도 온전한 객체로 존재하지 못한 디스아포라, 경계인의 삶을 그들은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




반대로 우리는 이민에 관대한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결혼 이주여성들, 외국인 노동자를 향한 시선은 어떤지 스스로를 점검해 보게 한다.






소설을 덮고 나면 마음이 무겁다.

이런 묵직함이 좋다.....







#한겨레하니포터, #골드러시, #서수진,

#한국소설추천, #하니포터8기,

#한겨레문학상, #젊은작가상수상






r******7 2024.03.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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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이방인이다 - 서수진, ‘골드러시’를 읽고
"우리는 누구나 이방인이다 - 서수진, ‘골드러시’를 읽고 " 내용보기
#골드러시 #서수진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8기‘코리안티처’를 썼던 서수진 작가의 작품집 ‘골드러시’는 호주 사회에서의 이민자, 그 속에서 한국인라는 정체성과 그로 인한 혼란을 그려내는 디아스포라 문학의 정점 같은 작품이었다. 총 8편의 단편이 수록된 ‘골드러시’는 작가의 이방인으로서의 정체성, 이방인이기에 느낄 수 있는 불안의 정서를 가감없이, 지극히 현실
"우리는 누구나 이방인이다 - 서수진, ‘골드러시’를 읽고 " 내용보기


#골드러시 #서수진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8기



‘코리안티처’를 썼던 서수진 작가의 작품집 ‘골드러시’는 호주 사회에서의 이민자, 그 속에서 한국인라는 정체성과 그로 인한 혼란을 그려내는 디아스포라 문학의 정점 같은 작품이었다. 

총 8편의 단편이 수록된 ‘골드러시’는 작가의 이방인으로서의 정체성, 이방인이기에 느낄 수 있는 불안의 정서를 가감없이, 지극히 현실적인 논조로 풀어놓았다. 이국의 어딘가로 가지 않더라도, 누구나 이방인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새로운 일터, 새로운 사람들 속에서 완전히 동화될 수 없고 영원히 그럴 수 없을 것이라는 예감이 주는 불안은, 한국의 젊은 세대가 느끼는 그것이라고 느껴진다. 골드러시의 금광을 캐기 위해 부품 꿈을 가지고 이주한 사람들과 2024년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느끼는 좌절감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수진 작가의 단편소설을 읽으며, 타국에서 이방인으로서 보냈던 지난 시절과 한국 사회에서 살고 있는 현재의 시대를 겹쳐보았다. 그 안에는 각각의 고민과 걱정을 안고 사는 내가 있었고 그 고민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이야기 속 인물들의 고민을 겹쳐보며 위로를 얻는다. 더 나은 시절이 올 거라는 희망보다 때로는 나와 같이 절망의 시대를 걷고 있는 자가 있다는 것이 더 위로가 될 때가 있다. 



두 번째로 수록된 <캠벨타운 임대주택>은 한국인이라는 정체성 속에서도 부를 잣대로 계급화하는 이민자 사회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주인공 다니엘은 교포2세로서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그의 부모세대는 이방인으로서 겪었던 편견을, 그대로 타인에게 들이댄다. 이방인으로서의 정체성과 다른 이방인(난민 등)은 배제하려는 인물들의 이중적인 태도가 이야기를 통해 잘 드러난다.


p28

혹시 한국인이에요?

다니엘은 차분한 어조로 아니라고 부정하면서도 이 상황이 매우 당황스러웠다. 그는 호주 국적자였고 스스로 한국인이라 여기지도 않았지만, 부모가 한국인이고 부모와 한국어로 대화하고 한국음식을 매일 먹었기에 거짓말하는 기분이었다.


p40

한국인의 성실함으로 청소 업계를 평정하던 시절은 다 지나갔다. 이민자는 넘쳐났고, 언어가 안 되는 이들에게 청소만큼 시작하기 쉬운 일도 없었다.



표제작인 <골드러시>는 이국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던 한 커플이, 시간이 지난 관계에 소홀함과 배신을 겪었지만 비자와 같은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로 서로를 떠나지 못하는 이야기다. 타국이라는 특수성이 그들을 더욱 현실에 발 붙이게 만들었고 그로 인해 그들의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p72

서인은 종종 뒤뜰에서 딴 채소로 샐러드를 만들었지만 진우는 손도 대지 않았다. (…)그는 매장 가는 길 공원에 들러 쓰레기통에 상자째로 채로를 버렸다. 언젠가부터 서인은 뒤뜰가꾸기를 그만두었다. 이제 뒤뜰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풀이 허리까지 자랐다. (…) 먹지도 않는 채소가 가득한 뜰과 보기 흉한 잡초로 뒤덮인 뜰 중에 무엇이 더 나쁜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졸업여행>은 호주로 이민 온 부부 그리고 그의 아들이 졸업여행은 떠나며 생긴 일을 그려내고 있다. 한국에 있는  지인에게는 호주에서의 삶을 낭만과 비전이라 말하지만, 실제로 그의 삶은 지독히고 춥고 견디지 힘든 것으로 가득차 있다. 그래도 무언가 이뤄내고 있다고 믿는 것은, 전보다 더 나은 삶을 분명 살고 있다는 이민자의 마지막 희망이자 목숨줄 같은 것일 것이다. 


p98

한국에서는 미래가 딱 정해져 있잖아. 여기는 아니야. (…)여기서 대학을 졸업하면 전 세계가 무대야.

그럴 때면 대단한 목표를 달성한 것 같았다. 전날 밤에 술집 화장실 변기를 닦다가 구역질이 났어도, 잠을 못 자고 운전하다 사고가 날 뻔했어요, 이민 전문 변호사가 계약금을 받아놓고 비자 신청을 미뤄서 불법체류 신세가 되었어도 무언가를 이뤄내고 있다고 믿었다. 



동성혼 법제화가 된 호주에 레즈비언 커플이 이주해왔고, 그곳에서 팬데믹을 겪으며 일어나는 이야기인 <외출금지>. 이성애 지배적인 한국 사회에서 그로 인해 상처받은 성소수자인 등장인물이 끝내 금지된 외출 같은 동성애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p205

은영은 고민하다가 마트에 가자고 했다. 마트에서 뭘 좀 사면 식료품 쇼핑이라는 필수적인 이유에 해당되니까. (…) 희율이 웃음을 터뜨렸다.

야, 너는 그렇게 규칙을 잘 지키는 애가 어떻게 레즈비언이 됐냐? 




해당 도서를 한겨레출판으로부터 제공 받았습니다. 

n******0 2024.03.1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골드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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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러시』는『코리안 티처』를 통해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2022년에는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바 있는 서수진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표제작이면서 젊은작가상 수상작이기도 한 『골드러시』가 수록되어 있어서 눈길을 끈다. 서수진 작가의 작품을 처음으로 만나보는 독자들이라면 이 작품으로 그녀의 작품 세계에 발을 들여도 될것 같다.책속에는 총 8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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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러시』는『코리안 티처』를 통해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2022년에는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바 있는 서수진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표제작이면서 젊은작가상 수상작이기도 한 『골드러시』가 수록되어 있어서 눈길을 끈다. 서수진 작가의 작품을 처음으로 만나보는 독자들이라면 이 작품으로 그녀의 작품 세계에 발을 들여도 될것 같다.

책속에는 총 8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입국심사」는 자국 내에 불법적으로 체류하려는, 내지는 원래의 입국 의도와는 달리 영구히 그 나라에 눌러 앉으려하는 사람들을 걸러내려고 하는 이야기가 그려지는데 입국 후 임시 체류자에서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얻고자 하는 살마들로부터 자국을 보호하려고 하는 점은 이해가 가면서도 도 어떻게 보면 만약 입국심사 상황에서 그런 의심을 받는다면 상당히 기분이 나쁠수도 있겠구나 싶은 감정이 들게 하는 작품이다.


「캠벨타운 임대주택」는 호주를 배경으로 반난민 정책의 지지자와 그 반대에 놓인 임대주택에 살면서 호주에 거주중인 이들의 삶을 극명한 대조를 보여주는데 사실 이민자나 난민으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로 인해 자국내에서도 이런 정책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 그 갈등을 먹이삼아 정치활동을 하며 오히려 갈등과 분노를 부추기는 정치인들의 생생한 모습을 마주하게 하는 작품이다.  

표제작인 「골드러시」는 작가님의 경험을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눈길을 끄는데 이방인으로서 현지인과 결혼해 살아간다는 것이 곂코 쉽지 않다는 것, 그리고 이민자의 삶이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현지에서도 그리고 이민자 사회에서 견디기에도 쉽지 않은 일임을 느끼게 한다. 미발표작이기도 했으나 이 작품에 실린 「졸업 여행」은 작품이 쓰여진 시기가 전세계인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했던 호주의 대화재 당시라는 점에서 그러한 사실이 작품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생각하며 읽는 것도 좋을것 같다.

「헬로 차이나」와 「한국인의 밤」은 앞서 나온 「캠벨타운 임대주택」처럼 이민자들의 삶을 잘 그려내고 있는데 이는 한 사회의 이방인으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이 단순히 생계를 위한 육체적 힘듦 이외에 어쩌면 그보다 더 큰 어려움으로 가가올지도 모를 편견, 그리고 이방인이기에 사회적 시선을 참아야 하는 현실을 그려내고 있어서 한국인의 이국에서의 이방인으로 살아남기 위한 삶이 아닌 우리나라에 온 이방인들의 모습 또한 이들과 다르지 않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외출 금지」는 차별이 없는 세상을 바라며 호주로 떠난 동성애 커플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고 「배영」은 한 커플의 사랑이 어떠한 과정으로 더이상 사랑의 감정조차 남아있는 않는 상태가 되어가는지를 보여주며 두 사람이 이별의 적정한 타이밍을 찾는 가운데 불편한 동반을 하고 있는 모습을 그려낸다.

현실에서 있음직한, 지극히 현실적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이라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며 동시에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타인의 삶을 들여다봄과 동시에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는 우리 주변의 인물들의 삶을 완전히 이해할 순 없겠지만 그들의 삶을 조금이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작품이라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g*****s 2024.03.1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감정과 환대의 경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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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러시 Gold Rush, 주로 19세기 캘리포니아에서 금이 발견돼 많은 사람들이 금을 캐러 갔던 사건을 말한다. 이 당시 많은 동양인들도 미국으로 갔다. <골드러시>는 호주 시드니에서 살고 있는 서수진 작가의 단편 소설을 묶은 소설집으로, 일종의 '희망'과 그에 따르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등장인물들은 이민자로서의 정체성과 표현하기 힘든 다양한 감정, 특히 마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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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러시 Gold Rush, 주로 19세기 캘리포니아에서 금이 발견돼 많은 사람들이 금을 캐러 갔던 사건을 말한다. 이 당시 많은 동양인들도 미국으로 갔다. <골드러시>는 호주 시드니에서 살고 있는 서수진 작가의 단편 소설을 묶은 소설집으로, 일종의 '희망'과 그에 따르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등장인물들은 이민자로서의 정체성과 표현하기 힘든 다양한 감정, 특히 마음속에서 자라나는 두려움과 걱정을 나타낸다.


등장인물들은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마주한다. 호주 이민자로 사는 한국인, 즉 호주에서 아시아인의 위치에 있는 인물들은 각종 편견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자 한국인 혹은 아시아인이라는 정체성을 인지하고 살아가는 주체다.


<입국 심사>는 주인공 유미가 이태원에서 만나 남자친구가 된 에디를 보러 미국 입국심사를 받는 상황이다. 입국심사를 위해 인터뷰하는 사람은 갈색 피부의 이민자 출신이었지만 편견을 가지고 질문했다. 그녀는 유미가 미국에 와서 살림을 차리지 않길 바라며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추궁한다.


에디는 어느 날 유미에게 쓰레기 섬 소설을 쓰고 싶다 말했는데, 그것은 쓰레기 더미가 있는 자신의 방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었다. 사람은 상상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생각할 수밖에 없다. 저자는 그것을 편견이라 말하고 있다.


편견에 대한 이야기는 <캠벨타운 임대주택>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주로 이민자들이 사는 캠벨타운 임대주택 보수 관리자로 일하는 다니엘 리는 집을 어지럽히는 이민자들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 어느 날 한국인 부모 아래서 자란 여자아이가 찾아와 옛날 집에 놔두었던 물건을 찾아달라 말하지만 다니엘 리는 편견을 가지고 미친 여자로 취급하며 부탁을 들어주지 않는다.


다니엘 리의 일을 도와 방문 청소를 하는 그의 부모는 반난민 정책을 지지하는 집회에 나갔다. 이민자로 들어온 이들은 자신의 밥벌이를 지켜야 한다는 것과 같은 이유로 반난민 정책을 지지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아버지는 한국인은 전쟁이 나도 난민 신청을 하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한국인은 강하기 때문"에. 강한 한국인이란 뭘까.


나중에 벽을 파보니 조약돌 세 개뿐이었다. 조약돌은 아이의 세계였겠지만 다니엘 리의 마음의 크기는 손에 집히는 조약돌만한 것이 아니었을까. 작가는 조약돌로 그 마음을 형상화했다. 아니면 강한 한국인이란 그 조약돌 같은 것일까. 여자아이에게 돈을 쥐여준 아버지처럼 사람은 가까이서 보면 안타까움을 느끼지만, 저 먼 이야기가 된다면 생각이 올바로 서지 않게 된다.


소설집의 제목과도 같은 <골드러시>는 연인인 진우와 서인이 차를 몰고 가다 다친 캥거루를 보며 시작한다. 서인은 골드러시 체험 상품을 알아보고 진우에게 통보식으로 같이 가자 말한다. 셰어하우스에서 처음 만나 결혼한 지 7년이 된 둘이다. 호주에서 비자를 받기 위해 계속해서 열심히 일한 둘이지만, 홀에 들어왔던 젊은 남자와 사랑에 빠진 서인은 떠날 거라 말한다. 진우는 비자 문제로 1년만 기다려 달라 말하지만 계속 같이 지내며 둘은 장기주택자금을 얻어 단독주택을 산다.


체험 상품은 사기에 가까웠고, 금광 체험을 한 후 둘은 다시 차를 타고 가다 캥거루를 차로 치게 되는데, 진우는 편하게 가라고 죽이지만, 서인은 살아있다고 말한다. 캥거루는 감정을 형상화 한 것인지 모르겠다. 그 감정을 억누르고 죽이는 삶인지, 그저 그대로 두고 살아있음을 느끼는 삶인지. 


진우는 금광 체험에서 실수를 해 주저앉아 버리고 바지가 젖는다. 그는 예쁜 돌을 발견해도 서인에게 줄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에겐 많은 상황들이 압박이었을지도 모르고, 서툰 삶의 연속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를 감싸 이해가 필요했던 것일까. 둘은 빛나는 순간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충격의 순간들은 있었어도.


<졸업 여행>은 졸업여행을 떠난 아들 잭이 연락이 되지 않아 불안한 엄마 미연이 주인공이다. 아들이 졸업 여행을 간다고 말했던 곳이 아닌 친구네 할머니 집에 가게 되고, 그 지역에 산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남편 승수에게 아들을 찾아가라 말한다.


미연은 비자 문제로 끙끙대며 억지로 학교를 다니며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 아들을 뒷바라지했다. 승수는 돈을 벌기 위해 한식 가게를 운영했다. 잭이 호주 대학을 졸업하면 다른 삶을 살 거란 믿음을 가지고 열심히 살았다. '오스트레일리안 드림'인 것이다.


모래폭풍이 가게를 덮쳤고 전기도 나갔다. 잭을 찾으러 간 승수는 친구들과 코카인을 한 잭을 발견한다. 불이 번지는 것은 마음의 불이 번지는 것이었으리라. 열심히 했으니 이 정도 일탈은 괜찮지 않냐는 말. 


우리는 어디까지 참아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한다. 이 정도 했으니 끝내야 하는 것인지, 이 정도까지 했는데 계속할 수 있는지. 현실에 의해 메말라버린 감정에 불이 붙으면 확 퍼져나간다. 꿈은 현실과 다르다. 꿈이 현실을 움직이게 하겠지만, 그 결과까지 담보하진 않는다.


<헬로 차이나>는 부동산 에전트 일을 하는 혜선의 이야기다. 혜선은 자신의 딸이 중국인 남자친구를 만나는 것을 탐탁지 않아 하면서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느 날 마당에 자신이 걸어둔 국기 중에 누군가 티베트 오색기만 잘라갔고 혜선은 그 범인을 찾고 있었다.


혜선은 호주에 와서 생활할 때 중국인 취급을 받았다. 그럼에도 그녀는 집을 구하려고 굉장히 노력했다. 경매에 좋은 물건이 나오면 중국인 얀에게 알려주며 중국어도 연습했다. 자신의 고객이자 싱글맘인 얀과 친하게 지냈다. 얀의 딸은 한국인이 되고 싶어 했다. 같은 아시아인이지만 분명히 다른 나라의 사람이었다. 의뢰받은 집의 주인인 한국인은 인도인 세입자를 거절했다. 같은 아시아인 끼리도 선을 그었다.


혜선은 딸 에이미와 남자친구 케빈이 같이 있는 모습을 보며 어느 순간 매우 닮았다고 느끼며 낯섦을 느낀다. 주립 도서관에선 홍콩지지의 반중국 집회가 열렸고 혜선과 얀은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얀은 중국정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말한다. 돈을 벌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티베트를 지지하진 않았다. 그저 어떤 정의나 가치가 중요하지 않았다. 얀의 세상을 움직이는 건 돈이었다.


집에 돌아오니 또다시 깃발은 사라져 있었고, 혜선은 에이미와 같이 있는 케빈에게 집에서 나가라 말한다. 혜선은 마음속에서 수많은 경계를 아슬아슬히 타고 있었다.


<한국인의 밤>에 등장하는 클로이 최는, 한인회 임원 아버지의 부탁에 따라 한국 휴전 60주년 기념행사에서 한복 모델을 하는 등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강요받는다. 한국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데도 말이다. 아버지는 일식집을 운영하며 말을 포함해 모든 것들을 일본식으로 바꿨다. 아버지는 호주의 사는 한국인을 영주권자 이상과 이하로 나눴다. 클로이의 친구들은 중학생 때까지 모두 다 같이 놀았지만 고등학교에선 인종에 따라 무리가 나뉘었고, 친구들은 너를 호주인이 아니라 아시안이라 말했다.


'앤잭데이' 행진에서 한 참전 노인을 만나 이야기한다. 노인의 훈장엔 Korea가 쓰여있는데, 이를 보는 클로이는 자신에게도 이 korea라는 딱지가 붙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노인은 "우리를 누가 기억해 주겠나?"라고 말한다. 패션쇼를 한 후 노인을 찾지만 결국 찾지 못한다. 그러다 한 노인이 쓰려져 cpr을 하게 된다. 행사에선 "우리는 기억할 것입니다"라고 말하지만, 그렇게 쓰러지는 한 노인들처럼 과거는 잊히고 있었다. 기억은 경험 속에서만 증폭된다. 누군가에게 과거의 정체성이 살아가게 하는 동력일지도 모른다. 사고 기사를 쓰지 말아달란 영사관 직원의 말은 행사의 이미지를 생각하는 것이었겠지만, 그 동력에 상처를 내지 않으려는 것이기도 하지 않을까 애써 생각해 본다.


먹고살기 위해 정체성을 바꾸는 삶과, 나의 정체성을 기억하는 삶. 기억하고 싶어 하는, 잊지 않고자 하는 욕망이 교차한다. 하지만 클로이가 느낀 한국의 정체성이란 껍데기뿐이었고, 이렇게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묻게 된다. 잊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서서히 잊히고 있었다.


성 정체성에 대해 말하는 <외출 금지>는 레즈비언 커플 희율과 은영이 동성 결혼이 합법화된 호주로 가서 살기로 하는 내용이다. 둘은 바다가 보이는 호주의 숙소를 예약하지만 실망한다. 호주에 가기 전 이태원 클럽에서 놀다 나왔는데 전 남자친구가 버스킹 하는 걸 보게 된다. 희율은 남자를 좋아했었다.


희율은 은영에게 시드니 퀴어축제에 참여하자 말하지만, 한국의 퀴어 문화 축제에 참여했다 적대적인 시선을 받았던 은영은 부담을 느끼고 둘은 다투게 된다. 은영은 축하받거나 자랑스러워하지 않아도, 그저 미움받지 않고 외면당하지 않은 삶을 살고 싶었다. 희율은 술에 취해 선택적으로 레즈비언 한다고 말한다.


희율이 전 남자친구의 노래를 틀고 있었고 맛없는 와인 때문에 또다시 싸우게 된다. 따로 나가서 살 방을 구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호주 전역에 외출 금지령이 떨어진다. 같이 살지만 희율은 울고 은영은 미안하다 말한다. 둘은 마트에 들러 먹을 것을 사며 화해를 한다.


정체성의 외출 금지다. 사랑의 외출 금지랄까. 둘이 마트에서 돌아오다 검은 터널 같은 곳으로 들어가는 모습처럼, 사랑이란 때론 캄캄한 곳으로 들어가 질척한 물속에서 걷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가끔 살다 보면 어쩌다 이만큼 멀리 왔나, 무엇을 향해 왔나, 감정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는 때가 있다. <배영>의 주인공 여진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대학생 때 우현을 만난 여진은 임신을 하지만 낙태하고 둘은 졸업 후 취직해 동거한다. 우현이 캠핑을 좋아해 캠핑 갈 날짜를 잡지만 여진은 전날에 회식으로 늦게 들어오게 되고 둘은 다투게 된다. 결국 캠핑을 같이 가고 수영을 한다. 둘의 과거를 회상하고 문득 바다로 들어가 하늘을 바라보며 잠기는 여진. 텐트에서 잠을 자다 너무 추워 자지 못하겠어 집에 가자 말한다. 도착한 집은 한결같았고, 우현 또한 한결같았다. 괜찮다고 말한 우현의 상처만 곪아있을 뿐. 여진은 주저 앉아 운다.


저자는 환상과 부딪히는 현실을 그려낸다. 저자 스스로가 호주의 삶에서 그런 감정을 느꼈을지 모르겠지만,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환상, 이민을 통한 성공이나 행복한 여행과 같은 환상을 가지고 호주에 가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사기를 당하거나, 비참한 현실을 겪거나 사랑하는 사람과 갈등을 겪는다.


밝고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소설이라기보단 찜찜함을 표현하는 소설에 가깝다. 우린 잘해보자고 생각해 거창하게 시작한 일이 있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사랑일지도, 먹고사는 문제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거창한 마음은 어느 순간 변해있거나 꺾이게 되어있고 어쩌다 그렇게 됐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주저앉으면서, 때로는 화를 내면서 갈등을 겪으면서. 나는 무엇을 향해 달려왔을까.


<골드러시>는 대체로 이민자의 정체성으로, 경계에 있는 정체성들을 다룬다. 환대 받는다면 그 나라에 속하는 것이겠고, 또 마음속으로 환대 받는다면 그것은 사랑에 속하는 것이겠다. 이 소설들은 그 경계에 서있는 이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정체성이란 딱지같이 붙어있는 것이라 상대도 의식하고, 나 스스로도 의식하는 것이다. 이 두 의식 중에 더 강하게 밀려오는 것은 무엇일까. 밀어내고 밀림 당하기란 꽤 어려운 것이다. 축축한 것 같기도 하다.


한겨레출판에게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YES마니아 : 로얄 d********9 2024.03.1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누가 내 마음 한편에 꼭 닫아놓았다 믿은 방 너머를 엿보는 듯하다
"누가 내 마음 한편에 꼭 닫아놓았다 믿은 방 너머를 엿보는 듯하다" 내용보기
골드러시/ 서수진 소설집/ 한겨레출판서수진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200페이지 분량의 두께에 8편의 단편이 담겨 있다.강렬한 빛을 토해내는 태양이 자리한 하늘 그리고 그 빛을 고스란히 비추는 바다 그 사이에 나무를 둔 언덕에 앉은 두 사람의 뒷모습. 서수진 작가의 [골드러시] 표지이다. 해는 지기 전 찬란하게 빛나고 수평선 너머로 사라진다. 그 순간을 지켜보는 두 사람은 어떤 마
"누가 내 마음 한편에 꼭 닫아놓았다 믿은 방 너머를 엿보는 듯하다" 내용보기

골드러시/ 서수진 소설집/ 한겨레출판

서수진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200페이지 분량의 두께에 8편의 단편이 담겨 있다.

강렬한 빛을 토해내는 태양이 자리한 하늘 그리고 그 빛을 고스란히 비추는 바다 그 사이에 나무를 둔 언덕에 앉은 두 사람의 뒷모습. 서수진 작가의 [골드러시] 표지이다. 해는 지기 전 찬란하게 빛나고 수평선 너머로 사라진다. 그 순간을 지켜보는 두 사람은 어떤 마음일까? 깜깜한 뒷모습으로는 가늠할 수 없다. 그래서 [골드러시]의 책장을 넘겨 두 사람의 마음을 좇기로 하였다. 



[올리앤더] 이후 두 번째 조우다. 이번 역시 호주를 배경으로 한국인이 주인공인 소설이 대부분이다. 한국'을 떠나 '호주'라는 생경한 나라를 자신의 터전으로 선택한 이들이 살아남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 모습에서 소중한 무언가가 빠져나가는 듯한 허무함이 읽혔다.


길 끝에 물웅덩이가 있었다. 신기루였다.

눈을 감고 시트에 머리를 기댔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 골드러시, 58쪽




서수진 작가의 글을 읽을 때마다 술술 책장이 넘어갔다. 글이 머금고 있는 감정은 결코 가볍거나 밝지 않지만 신기하게도 직진으로 달려와 내 것이 되어 호흡하듯 당연하게 책장을 넘겼다. 감정의 결이 비슷한가? 생각하기도 했다. 


서수진 작가는 미묘하고 작은 어긋남을 특유의 문장으로 섬세하게 그려낸다. 마치 배우가 말보다 눈가 떨림이나 살짝 흘리는 시선 처리로 더 깊은 감정과 내용을 전달하는 것처럼 등장인물들의 호흡과 장면을 구성하고 있다. 



봉지를 열었다. 작고 까만 조약돌 세 개. 

그게 다였다. 그는 조약돌을 쥐고 눈을 감았다.

- 캠벨타운 임대주택, 53쪽



그녀는 자신이 광산을 뒤흔든 것처럼,

그래서 광산이 완전히 무너져내린 것처럼

일그러진 얼굴을 했다.

- 골드러시, 79쪽







호주에서 이주해 제2의 삶을 꿈꾸는 등장인물들은 익숙한 모든 것 대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자 노력한다. 생각과는 달리 녹록지 않은 현실에 지쳐간다. 한마음이 갈라져 틈이 생기고 외로워 힘겨워들 한다. 풍선처럼 부풀었던 희망이 하늘로 날아오르지 못한 채 찌그러진 풍선 속에서 사그라들고 그만큼 등장인물들도 생기를 잃어간다. <골드러시>의 진우와 서인처럼, <졸업 여행>의 승수처럼. 



호주 안의 한국을 소중히 여기고 지키는 세대의 이야기와 선택하지 않은 하지만 떼어낼 수 없는 딱지처럼 여기는 후대의 이야기도 펼쳐진다. 


이민 와서 자리를 잡기까지 지난한 시절을 보냈을 부모 세대들이 나온다. 

다니엘의 아버지는 청소업체 대표로, 임대주택을 청소하러 갔다 마찰이 생긴 여성을 고소하려 한다. 불쌍하다고 생각했던 한국인을 호주 내 한국인의 평판을 지키기 위해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임대주택 이민자로 만들기 위함이다.(캠벨타운 임대주택)

중국인 고객 덕분에 부동산 에이전트로 자리 잡은 혜선은 중국어를 배우고 중국 명절을 챙기는 등 중국인에 대해 호의적이다. 하지만 딸이 중국계 남자친구를 사귀고 홍콩 지지 반중 시위가 벌어지는 요즘 혼란스럽다.(헬로 차이나)

식당을 비울 수 없어 일정을 함께 할 수는 없지만, 딸의 모습이 마냥 대견하고 자랑스러운 클로이의 아버지는 한인회 임원이다. 그는 일식당을 운영하는데 일본인이 운영하는 진짜 일식당으로 비치기를 원해 한국어 사용을 금한다.(한국인의 밤)



한국인 부모 밑에서 태어났지만 호주에서 자란 후대의 모습들도 비추고 있다.



당신 같은 사람들 때문에!

한국인끼리 불쌍하다고?

- 캠벨타운 임대주택, 49쪽




한국어보다는 영어가 더 친숙한 세대로, 한국에 대한 그리움이 없거나 진하지 않다. 그들에게는 '한국'보다는 지금 여기서 살아남는 게 중요하다. 





서수진 작가의 독특한 미장센은 흡입력이 강하다. 그거다 싶은 갈등이나 원인이 힘을 잃고 상상치 못한 경우의 수가 펼쳐진다. 


<입국심사>의 유미는 입국하기 위해 미국인 남자친구와 진실한 연인의 모습을 강조하지만 분위기는 냉랭하다. 그리고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남자친구가 말하자 입국이 허가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진다. 유미는 자신보다 먼저 심사를 시작하여 진짜 부부라 수차례 설명하고 있는 아랍인 부부를 뒤로 한 채 나오게 된다. 

거부당한 자로서 미국 땅을 밟은 유미는 미래 자체를 차단당한 채 현재의 진지한 사랑을 만나러 갈까? 당혹스러우면서도 쓰린 글이었다.



<외출 금지>의 은영과 희율이 이별을 하고 헤어지려는 순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외출 금지령이 내려졌다. 이별 초기를 떠올려보면 얼마나 버거울지 상상하기조차 싫다. 지리멸렬한 상태로 감정의 찌꺼기들이 가라앉을 때까지 되씹어야 할 시기에 사랑이 기록된 공간에 함께 갇힌 전 연인들이라니.


미안해, 내가 미안해.

우리 산책 나가자. 산책은 괜찮잖아.

그들은 손을 잡고 끝이 보이지 않는 통로를 걸었다.

- 외출금지






<배영>은 소설집에서 <입국심사>와 함께 배경이 호주가 아닌 작품이다. 오랜 세월 동거를 한 연인인 여진과 우현은 첫 캠핑을 떠난다. 


물 위에 누웠다. 달이 저 높이에서 하얗게 빛났다.

……

달이 사라졌다. 물속으로 천천히 가라앉았다.

차고 외로웠다.

이 기분을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 배영, 225쪽




서로 이해하지 못한 채, 사랑하지 않은 채 이어나가야 하는 관계만큼 시리고 외로운 건 없을 거다. 차라리 혼자라면 당연히 따라오는 그림자라고 감당하겠지만, 함께인데 외로우면 그 덩어리는 부풀기 마련이니까. 


서수진 작가가 모아 소중히 한 권에 담은 이들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보듬아주는 우리들의 눈길에, 손길에 빛나는 순간을 다시 꿈꿀 수 있는 이들을 눈을 감고 떠올려본다. 


한겨레 하니포터8기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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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 2024.03.1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