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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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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한 인간의 간섭이 사라지자 땅이 스스로 식물들의 종류를 선택하고 적당한 자리를 배치했다.잡초라고 무시당하던 것들이 꽃을 틔우자 행인들은 그것들의 이름이 궁금해졌다.-본문 중-핀시리즈 51번째 작품 <행간을 걷다>. 핀 소설은 무거운 소재를 독자가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도서다. 다양한 주제로 출간 되고 있는 핀 시리즈. 이번에는 또 어떤 내용으로 만나게 될까? 책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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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한 인간의 간섭이 사라지자 땅이 스스로 식물들의 종류를 선택하고 적당한 자리를 배치했다.

잡초라고 무시당하던 것들이 꽃을 틔우자 행인들은 그것들의 이름이 궁금해졌다.

-본문 중-

핀시리즈 51번째 작품 <행간을 걷다>. 핀 소설은 무거운 소재를 독자가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도서다. 다양한 주제로 출간 되고 있는 핀 시리즈. 이번에는 또 어떤 내용으로 만나게 될까? 책 소개부터 의구심을 갖게 하는 <행간을 걷다>. 행간은 행과 행 사이 또는 글의 줄과 줄사이는 의미한다. 행간을 걷다라....그 사이를 걷는 다는 건 어느 쪽도 속하지 않는 것을 보여주는 듯한데 주인공이 뇌졸증 이후 겪게 되는 또 하나의 자신과 그의 아내를 설명하는 방식은 서술식으로 대화가 없다. 주인공의 시선으로 흘러가는 내용은 자신의 삶 뿐만 아니라 한 나라의 역사를 보여주기도 한다.



뇌졸증 이후 산책을 꾸준히 하는 것이 유일한 운동으로 이조차도 하지 않으면 죽음에 더 가까워진다. 그런데, 정말 건강을 생각해서 하천을 걸었던 것일까? 천변을 두고 일어나는 역사의 한 흐름을 보여주는 방식은 간결하게 알려준다. 하천의 역사를(?) 읽고 있으면 무너지고 다시 세워지고, 의미를 부여했다가 사라지는 등 영원한 것이 없음을 알려주고 있다. 이를 화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니 어느 감정 없이 냉철하게 바라보게 되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주인공이 뇌졸증 이후 오른쪽 너와 왼쪽 나로 분류가 되면서 먼 과거의 이야기까지 불러오게 된다. 금고를 제작하는 일을 하는 화자는 자신이 어떻게 이 일을 하게 되었는지 알려주는데 그의 과거는 평범하지 못하다. 오히려, 타인을 죽게 만들었던 기억이 뇌졸증 이후 그 죄책감으로 다른 누군가를 투영함으로써 벗어나려고 한다.

또한, 그의 아내와의 삶을 들여다보면 애정은 처음부터 있지도 않았으나 장모의 강력한 반대로 오히려 역효과로 딸은 화자와 결혼을 했다. 그리고 정부를 두고 있는 아내 이어 죽음을 기다리는 주인공의 덤덤한 모습을 천변을 걸으면서 풀어낸다. 자신이 갖고 있는 금고 안에 이혼서와 유언을 남겨놓았기에 그저 남편 곁에 있는 아내. 차라리 싸우기라도 하면 좋을텐데 두 사람은 전혀 그렇지 않다. 파도가 없는 바다처럼 두 사람은 수면 위는 고요하면서도 그 밑은 그렇지 않은 것처럼 서로의 소리 없는 신경이 마음 어디 한 구석을 불편하게 한다.



소설을 읽기 전까지 뇌졸증 이후 갈라진 인격에 대해 뭔가 추리물 같을 거라 생각을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화자의 입을 통해 들려주는 하천의 변천사는 인간이 가진 어둠과 빛이며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생각'이 어떤 결과를 낳게 하는지를 말하고 있다. 끊임없이 등장하는 천변 그리고 그곳에 늘 걷는 주인공의 날것의 모습을 어떠 시선으로 바라봐야 하는지 간간히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위 도서는 해당 출판사에

무상으로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g*****3 2024.05.19.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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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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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한 금고와도 같은 우리의 뇌 속에 도대체 누가 뭘 강제로 꺼내려다가 기폭장치를 잘못 건드린 것일까? (127) 금고제작자로 살아온 남자가 환갑을 앞두고 뇌졸중을 앓게 되고 편마비가 온다. 남자는 마비된 한쪽 몸으로 인해 권태와 회환에 빠질 거라고 예감한다. 마비된 몸과 온전한 몸으로 자아를 나누고 마비된 쪽을 너(혹은 쉥어)라 칭한 후 그 안에 권태와 무력을 파묻기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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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한 금고와도 같은 우리의 뇌 속에 도대체 누가 뭘 강제로 꺼내려다가 기폭장치를 잘못 건드린 것일까? (127)

금고제작자로 살아온 남자가 환갑을 앞두고 뇌졸중을 앓게 되고 편마비가 온다. 남자는 마비된 한쪽 몸으로 인해 권태와 회환에 빠질 거라고 예감한다. 마비된 몸과 온전한 몸으로 자아를 나누고 마비된 쪽을 너(혹은 쉥어)라 칭한 후 그 안에 권태와 무력을 파묻기로 마음먹는다. 온전한 쪽만 자신이라고 여기고, 자신에게 남은 유효한 시간을 살아가기로 한다. 남자에게는 불륜을 저지르는 아내 앞으로 유언장과 이혼 서류가 들어 있는 금고가 있다. 그리고 삶을 연장시키기 위해 산책을 하며 인간의 욕망과 본질에 대해 이야기 한다.


중풍 혹은 풍이라고 말하는 뇌졸중. 동네에서도 그런 어른들을 볼 수 있다. 한쪽이 마비되었지만, 열심히 산책하며 운동하시는 분들. 그분들도 건강하던 시절이 분명 있었을 것이고 경제활동을 활발히 했었을 지난 시간. 그렇게 산책하고 운동하면서 그분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건강했다면 생각하지 않았을 다양한 생각들일까? 아니면 젊었다면 생각하지 않았을 삶에 대한 다양한 생각일까?


나는 혼자 걷기를 좋아하는데 이유는 단순하다. 떠오르는 생각을 단순화하고 때론 잊게 만드는. 바쁘다는 이유로 애써 무시했던 생각을 다듬고 잊어버리는 것. 나름 죄짓지 않고 착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하지만, 과연 그런지는 모르겠다. 무심코 했던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었을 테니까. 나이를 먹으며 좋은 점은 삶 앞에 조금은 겸손해 질 수 있다는 거다. 젊은 시절엔 마음먹은 대로 될 거라는 자만감 같은 게 있었다면 지금은 매사 감사한 마음이 든다. 대단한 성과를 이룬 건 아니지만 소소하고 잔잔하게 사는, 매일 웃을 수 있는 일들.


죽음을 앞에 두면 나는 어떤 생각을 하며 남은 시간을 보내게 될까? 현란한 문장이 아닌 단순한 문장이 머릿속을 맴돌지 않을까? 아직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일지도. 그래서 나는 이 책이, 읽는 내내 불편했는지 모르겠다. 단순하고 직관적인 문장이 아니라 작가의 사유나 추리가 가미된 문장. 누군가는 그런 문장이 좋다고 할 수 있지만 나는 단순한 사람이라 이런 문장을 좋아하지 않는 것일 수도. 삶과 죽음에 대한 사유. 어려운 문장이 아니어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핀 시리즈를 좋아해서 읽었는데 확실히 맞지 않는 작가의 책은 ‘핀’ 시리즈라도 패스하는 걸로.


출처 : https://blog.naver.com/heygirl0903/223794906727
YES마니아 : 로얄 k*****3 2025.03.13. 신고 공감 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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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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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고 제작 기술자는 금고 안에 기폭장치를 넣어 누구에게도 뺏기지 않은 금고를 만든다그런 기술자의 금고에는 유언장, 이혼신고서와 또다른 금고가 들어있다기술자와 서른 살 차이가 나는 아내는 매일 금고를 열기 위해 금고 앞을 서성인다금고 비밀번호는 장모가 살해당한 장소의 GPS 좌표이다장모는 계속 깡패를 보내 기술자를 협박해 왔지만, 노숙자에게 살해당했다이후 기술자는 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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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고 제작 기술자는 금고 안에 기폭장치를 넣어 누구에게도 뺏기지 않은 금고를 만든다
그런 기술자의 금고에는 유언장, 이혼신고서와 또다른 금고가 들어있다
기술자와 서른 살 차이가 나는 아내는 매일 금고를 열기 위해 금고 앞을 서성인다
금고 비밀번호는 장모가 살해당한 장소의 GPS 좌표이다
장모는 계속 깡패를 보내 기술자를 협박해 왔지만, 노숙자에게 살해당했다
이후 기술자는 범인으로 의심받았다
아내는 결혼 이후 계속 정부가 있었고 도시의 모든 남자와 사귀었으나 장모의 살해 이후 자제하고 있다
그런 금고 기술자가 뇌졸중을 앓게 되었고 이제 그의 뇌는 오른쪽 너와 왼쪽 나로 나뉘게 된다
남자는 이제 매일 같은 시간 하천을 따라 걷는다

낯선 도시에서 이방인으로 살고 있는, 뇌졸중을 앓고 있는 금고 제작 기술자의 긴 산책? 오랫만에 한문장에 많은 서사가 담긴 글을 읽었다


#행간을걷다
#김솔
#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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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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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지다 #소설 #김솔 #현대문학 #현대문학핀시리즈 #행간을걷다현대문학 핀 시리즈 51번, 김 솔 작가의 행간을 걷다----?뇌졸중으로 쓰러진 뒤부터 나는 둘로 나뉘었다. 오른쪽 절반은 더 이상 내가 아니고 왼쪽 절반에만 겨우 내가 남았다. 9쪽마음이 산란할 때는 책을 읽는다. 내가 아닌 작품 속 ‘나’의 상황과 감정이 쉽게 내게 옮겨와 실재하는 ‘나’를 저리로 잠시나마 떼어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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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지다 #소설 #김솔 #현대문학 #현대문학핀시리즈 #행간을걷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51번, 김 솔 작가의 행간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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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으로 쓰러진 뒤부터 나는 둘로 나뉘었다. 오른쪽 절반은 더 이상 내가 아니고 왼쪽 절반에만 겨우 내가 남았다. 9쪽

마음이 산란할 때는 책을 읽는다. 내가 아닌 작품 속 ‘나’의 상황과 감정이 쉽게 내게 옮겨와 실재하는 ‘나’를 저리로 잠시나마 떼어놓을 수 있다. 이때 조심해야 할 것이라곤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을 뿐이다. 행간을 걷는 ‘나와 너로 쪼개진 남자’가 계속 머물고 있다. 그는 악인인가, 아니면 그저 죄인일 뿐인가.

?인간에게 공기가 보이지 않듯 물고기는 물을 볼 수 없다지만, 인간과 물고기는 서로를 쳐다보며  상대의 생존 조건을 분명하게 인지한다. 그러니 인간과 물고기는 한 생애에서 결코 화합할 수 없다고 그녀의 투명한 표정이 너와 나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111쪽

카롤린은 죽었고 쉥거는 그녀의 영혼을 피해 부모와 고향을 버렸다. 나와 너로 분리된 남자가 정말 쉥거 자신인지, 그저 쉥거의 그림자에서 여전히 벗어날 수 없는 또다른 누구인지는 알 수 없다. 죽어가던 순간에도 남자는 자신이 누구인지 말하지 않는다. 금고주인 외에는 아무도 열 수 없는 금고를 만들 줄 알았던 사장과 함께 일해온 수십년동안 남자는 비밀의 무게와 기능을 너무 잘 알았기에 마비로 기능을 상실해버린 반쪽 육신에게조차 모든 것을 털어놓을 수 없었던 것 같다. 산책을 하면 수명을 조금 늘릴 수 있을거란 의사의 말을 듣고 하천을 걷기 시작하면서 시작되는 남자의 나레이션은 국가의 무능을 탓하는 듯 하다가도 정치인들의 빤한 거짓말들을 비웃는 것 같기도하다. 여기가 아닌 다른곳에서 벌어진 일들인데 낯설지 않아 더 낯설다. 소설인데 픽션이 아닌 논픽션같다. 너와 나로 쪼개진 남자가 자신이 아닌 다른 애인을 만나러다니는 아내의 행동을 알면서도 복수든 자비든 저 혼자 마음먹고 변심하는 모양새가 우매한 대중과 똑 닮았다.

마비가 된 육신을 끌고서 산책하는 남자의 모습을 떠올리는 건 어렵지 않다. 사고가 마비된 상태로 살아가는 사람이 많아서일까, 죄가 많은 내 삶을 더 잘알아서일까. 나와 너로 스스로를 분리한 채 책을 읽다보니 내 안에 살아있는 쉥거도, 그의 아내도 혹은 카롤린으로 재연된 또다른 이들도 모구 내 안에서 같이 살아숨쉰다. 무엇이든 혹은 어디든 닿고 싶다면 우선은 살아있어야 한다는 ‘나’의 말에 방점을 찍는다.
YES마니아 : 로얄 i********g 2024.06.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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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기록된 행간은 삶과 죽음 사이를 가르는 사자의 서이다.
"그리하여 기록된 행간은 삶과 죽음 사이를 가르는 사자의 서이다. " 내용보기
강렬한 첫 문장이다. 둘로 나뉘었다니 유체 이탈인가 싶었지만 뇌졸중 이후 마비된 신체를 타인화하는 거였다. 남자는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오른쪽 절반이 마비돼 절반의 죽음으로 받아들인다. 더 이상 내가 아닌 오른쪽 신체에 쉥거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생과 사가 하나의 신체에 공존하는 것이다.?살아 있는 것 자체가 감옥에 자신을 가두는 일이라고 여기며 견뎠더니, 환갑이 넘은
"그리하여 기록된 행간은 삶과 죽음 사이를 가르는 사자의 서이다. " 내용보기

강렬한 첫 문장이다. 둘로 나뉘었다니 유체 이탈인가 싶었지만 뇌졸중 이후 마비된 신체를 타인화하는 거였다. 남자는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오른쪽 절반이 마비돼 절반의 죽음으로 받아들인다. 더 이상 내가 아닌 오른쪽 신체에 쉥거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생과 사가 하나의 신체에 공존하는 것이다.

?살아 있는 것 자체가 감옥에 자신을 가두는 일이라고 여기며 견뎠더니, 환갑이 넘은 나이에 갑자기 하나의 영혼이 두 조각으로 쪼개지면서 추악한 비밀을 은밀하게 숨겨놓을 고해소가 오른쪽 절반에 생겨났다. (p.94)

남자는 사십여 년 동안 금고를 만들었다. 주인 외엔 아무도 열 수 없는 금고였다. 주인이 원하지 않는 상태에선 금고가 열리느니 폭파해 버린다. 기폭장치가 작동하는 것이다.

남자의 집에도 금고가 있다. 금고 안에 작은 금고가 봉인된 형태다. 물론 자신의 금고에도 기폭장치가 되어있다. 뇌졸중 발병 이후 시한부 인생을 사는 남자는 스스로가 기폭장치를 단 금고가 되었다. 절반을 분리하고, 구분하며, 봉인한다. 신체가 잠긴 것이다.

?살아 있는 동안 황금과 죽음만을 걱정하다가 실수와 죄악을 반복했으면서도 마치 죽음 덕분에 평정심과 지혜를 얻게 된 것처럼 거들먹거리는 나란 인간은 참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p.197)

가벼운 운동을 권고하는 의사의 말에 남자는 하천변을 걷기 시작한다. 묘사하는 하천은 청계천을 연상케 했는데 작가의 말까지 읽으니 추측은 확신으로 굳어졌다. 광화문에서 청계천을 따라 걸으면 한도 끝도 없이 걸을 수 있다. 서울의 근현대사가 녹아있는 거리로 지루할 틈이 없다. 이런 청계천의 특징은 소설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하천을 따라 걷는 남자는 어느덧 사회의 흐름을 이야기한다. 사회는 이내 개인의 역사로 좁혀들어간다. 제목 『행간을 걷다』는 하천변을 걷다로 치환할 수 있다. 하천을 따라 근현대사가 층층이 쌓였듯이 남자의 과거도 흘러 개인의 역사가 됐다.

30살 차이 나는 아내를 둔 남자, 시험하듯 이혼서류와 다이아몬드를 함께 금고에 넣어두곤 기폭장치를 설치한 남자. 남자는 고약한 구석이 있다. 소설은 그의 지난 이야기를 조명하는데 과거에는 더욱 드라마 같은 일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남자는 그 드라마에서 악역이었다. 하천을 걸으며 기록한 개인사는 죽음을 앞둔 남자의 긴 주마등인 셈이다. 소설 전체가 남자의 긴 독백이다. 그리하여 기록된 행간은 삶과 죽음 사이를 가르는 사자의 서이다.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p****7 2024.05.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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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 그 먼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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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을 걷다>를 읽고 내 마음에 스며든 생각을 풀어본다. 뇌졸중으로 분열된 인격, 내적이고 도덕적인 '나'(왼쪽)와 외향적이고 속물적인 '너'(오른쪽)는 우리 안의 상반된 자아를 마주하게 한다. ??'차이', '분열', '평행'이라는 주제는 작품 전반에 녹아 있다. '행간'은 작중 인물간 거리이자 작가와 독자 사이의 공간이 된다. 김솔 작가는 이 행간을 교묘히 활용하며 우리에게 되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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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을 걷다>를 읽고 내 마음에 스며든 생각을 풀어본다. 

뇌졸중으로 분열된 인격, 
내적이고 도덕적인 '나'(왼쪽)와 
외향적이고 속물적인 '너'(오른쪽)는 
우리 안의 상반된 자아를 마주하게 한다. ??

'차이', '분열', '평행'이라는 주제는 작품 전반에 녹아 있다. '행간'은 작중 인물간 거리이자 작가와 독자 사이의 공간이 된다. 
김솔 작가는 이 행간을 교묘히 활용하며 우리에게 되묻는다. 
'행간', 그 '거리'의 의미를 말이다. ??

작중 금고는 금기된 비밀, 
그러나 결코 외면할 수 없는 내면의 깊이를 상징한다. ??? 
김솔 작가의 문장은 마치 시냇물이 모여 강을 이루듯, 여러 사건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자연스럽게 엮어낸다. 그의 필력에 매료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작품을 읽는 내내 잿빛 하늘 아래 하천 옆을 걷는 기분이었다. ?? 
묵직한 울림을 전하는 문장들은 오래도록 내 안에 맴돌 것 같다. 

개인의 심상이 이토록 타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웠다. 
작가의 내면이 독자에게 파고드는 과정이 신비로웠달까.

현대문학에서 도서를 제공해 주었다. ?? 
이 멋진 작품이 더 많은 독자의 손에 쥐어지기를, 그 행간에서 만날 깊은 성찰이 우리 모두에게 닿기를 기대해 본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p******v 2024.05.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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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을 걷다. 마음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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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제목과 표지를 계속 생각하게 됐다.'행간'은 글의 줄과 줄 사이. 또는 행과 행 사이를 말하는데.. 이 사이를 걷는다는 제목..처음에는 감이 오지 않았고, 다 읽고 나니 와닿는데 내 감정을 정리하기 어려웠다.이 책은 뇌졸중으로 반쪽이 마비된 사람이야기다.오른손잡이였는데 오른쪽이 마비되면서 엉망이 되어버렸다.살아남은 왼쪽의 나는 '나' 역할을 하지 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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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제목과 표지를 계속 생각하게 됐다.

'행간'은 글의 줄과 줄 사이. 또는 행과 행 사이를 말하는데.. 이 사이를 걷는다는 제목..

처음에는 감이 오지 않았고, 다 읽고 나니 와닿는데 내 감정을 정리하기 어려웠다.


이 책은 뇌졸중으로 반쪽이 마비된 사람이야기다.

오른손잡이였는데 오른쪽이 마비되면서 엉망이 되어버렸다.

살아남은 왼쪽의 나는 '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오른쪽의 나는 '너'로 칭하면서 '나'와 '너'로 나누고 '우리'라고 칭한다.


내가 생각하는 첫 번째 행간은 이 둘 사이였다.

뇌가 반쪽이 기능을 하지 않는다. '반신불수'가 되어 살아가는 사람이다.

재활이라는 명목하에 꾸준히 움직이고, 원래 하던 일이던 '금고'를 만드는 일을 계속 한다.

'나'가 일을 하는데 방해스러운 '너'지만 '우리'는 함께 한다.

물론 뇌졸중이 와닿지 않아 그 막막함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에서처럼 '우리'라는 표현은 신선했고 뭔가 따뜻했다. '나'와 다른 '너'가 함께 공존하는 느낌... 그 사이를 걷는다. 그 사이의 감정을 걷는다. 행간을 걷듯이...


'우리'는 하천을 계속 걷는다. 

내가 생각 하는 두 번째 행간는 이 하천이었다.

비가 많이 와도 걷기 힘들고, 지차체에서 의도한 각종 상점과 이벤트들로 또 걷기가 힘들다.

일반인도 걷고 지나가기 힘든 곳인데 오른쪽의 움직임이 없는 주인공에게 이 하천은 <도전>이다.

그곳을 매일 걷고, 지난다. 

그곳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작고 어린 한 소녀도 만난다. 

그러면서 어린시절 기억 속의 그 소녀도 만나고, 죄책감도 만나고, 미안함도 만나고....

* 아주 착하게만 올바르게만 살아왔으나 안타깝게 뇌졸중을 만나 슬픈 사연의 주인공은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이 좀 더 덤덤하게 다가온 것 같다. 감정에 치우쳐 가슴을 아리게 하는 슬픈 이야기가 아닌, 머리를 통해 느낄 수 있는 작품의 느낌이 남았다. 


그리고 마지막 행간은, 사람과의 마음이었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듯, 올바르게만 살아온 사람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범죄자는 아님)

어릴 때는 장난과 실수라고 말 할 수 있는 잘못을 저질렀고, 그 과정에서 죄책감이 남았고

금고를 만드는 하면서 쌓은 명성과 부는 반듯한듯 했지만 또 아니었다.

결혼을 하는 과정과 자신을 반대하던 장모의 피살, 그리고 멀어진 아내와의 사이..

내가 배우고 터득한 기술을 누군가에게 전수해주고 은퇴해야하는데, 그 과정에서의 오묘한 신경전...

이 모든 사람들과 그 사이의 감정을 걷는다.



나는 행간을 잘 읽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참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개떡같이 말하는데, 나는 그 말들 사이에서 속 뜻과 참 뜻을 알아내려고.. 찰떡을 찾아내려고 했을까?

내가 생각하고 판단하는, 이 책 속 마지막 행간인 사람과의 마음을 참 자주 걸었던 것 같다.

이 책, 참 묘하다. 제목 [행각을 걷다]는 계속 생각하게 만든다. 그만큼 여운이 길다.

이 주인공의 삶이 처연하기도 하고, 아프면서 옹졸해진 마음이 씁쓸하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우리'에 대한 인정이 좋고 그랬다.


역시 작고 얇은 책이라고 가벼울 것이라는 생각은 틀렸다.

가독성이 좋아 정말 빨리 읽었는데, 나를 잡고 놔주지 않는 이 책 때문에 참 오래도 생각했다.

김솔, 기억해야겠다. 다른 작품이 너무 궁금하다.

o*****7 2024.05.1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끝없이 펼쳐지는 시공간의 연속을 살다>
"<끝없이 펼쳐지는 시공간의 연속을 살다>" 내용보기
행간, 틈새... 책을 처음 펼친 날은 비 오는 날이었는데 산책이 가고 싶었다. 공간 사이를, 시간의 틈을, 혼몽하게 오래, 고요하게 깊게.“뇌졸증이 찾아온 그 밤을 도살장의 한낮처럼 환하게 기억한다. (...) 네발짐승처럼 기어서 집에 도착했을 땐 이미 어둠이 집의 창자를 절반 이상 파먹은 뒤였다.”‘뇌졸증’은 두려운 질환이지만, 뇌졸중으로 주인공처럼 뇌가 두 쪽이 나지 않아도
"<끝없이 펼쳐지는 시공간의 연속을 살다>" 내용보기


행간, 틈새... 책을 처음 펼친 날은 비 오는 날이었는데 산책이 가고 싶었다. 공간 사이를, 시간의 틈을, 혼몽하게 오래, 고요하게 깊게.

“뇌졸증이 찾아온 그 밤을 도살장의 한낮처럼 환하게 기억한다. (...) 네발짐승처럼 기어서 집에 도착했을 땐 이미 어둠이 집의 창자를 절반 이상 파먹은 뒤였다.”

‘뇌졸증’은 두려운 질환이지만, 뇌졸중으로 주인공처럼 뇌가 두 쪽이 나지 않아도, 분리와 단절과 파편화는 매일 진행 중이다. 내가 경험한 과거의 나를 모두 기억하지 못하는 현재의 나는 얼마를 영원히 잃고 사는 낯선 존재인지. 얼마나 짧은 순간, ‘존재’라고 믿는 결합체는 분해되고 마는 것인지.

내게 시공간은 물리학이 정의한 세계였다. 시간의 일방향성부터 배웠고, 이해하지 못한 해밀토니안Hamiltonian 방식의 우주는 시제 없음의 시제와 수축과 확장만이 존재하는 막막 공간이었다. 

사회 속에서 나이 먹어가며 살다보니, 현실 사회 여기저기 뚫린 시공간의 여백들이 점점 더 선명하게 보였다. 그 여백을 떠도는 말들이 소란스러웠다. 누군가는 그 여백을 채워야한다는 강박으로 살았고, 누군가는 ‘비어있는’ 상태를 죄나 적처럼 무찔러야 한다고 믿었다.

“한꺼번에 죽이지 않고 조금씩 죽이고 있는 이유는 죽음의 신만이 알고 있을 것인데, 그걸 굳이 알고 싶진 않다.”

작가를 모르고 읽은 첫 작품에 나는 얕은 감탄사를 계속 내뱉었다. 이렇게 우울감의 타격이 심한 날에도, 깜빡이며 녹아 흐르는 촛불처럼 가슴 한가운데 기쁨이 명멸하곤 했다. 어둡고 건조하고 무거운 범죄 같은 분위기가 다 그만 두고 싶은 어두운 내 기분에 쿵쿵 위로가 되는 시간이었다.

불가능한 미션을, 신탁을 받은 것이라 믿는 이들은, ‘뛰어넘을 수 없는 것들을 뛰어넘으라고’. 불가능은 오직 노력 부족, 용기 부족, 실천 부족이라는 가스라이팅을 믿고 퍼트렸다. 

“지금보다 더 끔찍한 인생을 살지 않은 것만으로도 나는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한다. 그래서 나는 새로운 능력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몸을 잔뜩 웅크리고 혀를 깊게 삼켰으며 숨을 오래 참았다. 하지만 짓누를수록 침묵은 더욱 유려해졌다.”

자연의 시공간과 같아야하지만, 다른 인간 사회의 수많은 간격과 단절은 인간을 집어 삼키기도 했다. 뇌를 가른 틈 사이로 빠져나가는 인간적인 것들과, 하천과 그 주변에 응축되고 굳어진 역사와 모순들은, 때론 이야기로 흐르다 넘치기도 하고 한 자리에 고여 썩기도 했다. 

“내게서 가장 먼저 사라진 부위가 사랑을 주관했고, 가장 마지막까지 남은 것들은 증오의 찌꺼기라고 굳게 믿겠다. (...) 마음이 이미 도달해 있는 곳에 몸이 미처 닿지 못한다는 사실이 더 고통스럽다.”

행간이라는 시공간을 걷는 일은, 한 개인의 내면과 삶에 죽죽 그어진, 소통을 그만 둔 조각난 파편들을 주워 모으는 일 같기도 했다. 어리석고 미숙한 실수들로 이어지고 채워진 삶의 궤적, 현재를 만들었기에 제거 불가능한 과거에 결국 잡히고만 여생. 후회가 된다면 변화가 있을까.

“괴로운 밥벌이에 몰입하느라 너와 나는 육체의 영혼 어느 쪽도 단련하지 못한 채 늙었다. (...) 순차적으로 전개되지 않는 인생에서 기억과 망상을 거의 구분할 수 없었다.”

삶은 정말 이야기일까, 완결 없이 중단되는 결말이 더 많을 지라도. 들키느니 파괴해버리자는 그 금고 속에, 내가 담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가뿐히 건너뛸 수 있으며 싫증이 날 때쯤 새로운 것으로 대체될 수도 있”는 것이 인생에 몇 개나 있었나, 있나, 있을까.”








k****k 2024.05.1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행간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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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는 것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후천적 장애를 얻게 될 확률이 높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한 인간이 환경을 통으로 파괴시킬 수는 없지만 환경은 한 인간을 통으로 파괴 시킬 수 있다. 인간에게 재앙이 닥치면 인간 각자의 습성에 따라 생각과 반응이 다르다 저자는 <행간을 걷다> 작품을 통해 비극을 맞은 화자에게 감정적으로 치우치지 않고 절제된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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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는 것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후천적 장애를 얻게 될 확률이 높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한 인간이 환경을 통으로 파괴시킬 수는 없지만 환경은 한 인간을 통으로 파괴 시킬 수 있다. 인간에게 재앙이 닥치면 인간 각자의 습성에 따라 생각과 반응이 다르다 저자는 <행간을 걷다> 작품을 통해 비극을 맞은 화자에게 감정적으로 치우치지 않고 절제된 문장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개인적으로 김솔 작가의 작품을 거의 읽어보지 못했고. 나에게 임팩트 있는 저자는 아니었다.  이 작품을 읽고 무척 오랜만에 외연을 확장해 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줄을 긋고 싶어 안달이 났다. 아무튼 다른 작품들도 찾아보겠지만 신간 나올 때마다 챙겨볼 듯하다. 


40년간 금고 제작자로 살아온 화자는 뇌졸중이 발병하였고, 골든타임을 놓쳐 심각한 수술 후유증으로 왼쪽 절반만 살아남았다. 의사는 뇌졸중 발병 후 삼 년 넘게 생존하는 이십 퍼센트 부류에 화자가 속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할 수 없었고, 다만 매일 네 시간 이상 육체적인 활동을 해야 한다는 충고만 이어갔다. 다시 일을 하게 된 화자는 몸이 불편해 보이는 자신을 외면하는 승객들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집에서 공장까지 하천을 따라 도보로 걷기 시작한다. 왼쪽 절반뿐인 화자는 돌이 지난 아이처럼 걷고 움직이고 말한다.  


하천은 역사가 많이 깃들여 있다. 또한 하천은 도시 한복판의 취수구에서 시작해 십 킬로미터를 굽이쳐 흘러간 뒤 도나우강과 만난다. 상류지역은 하천 관리인이 성실하게 관리하고 있지만 빈민가를 통화하는 하류 지역은 거의 방치돼 있어서 보행할 수 없다. 화자는 의사의 권유대로 일 년 동안 꼬박 산책했는데도 건강을 회복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나빠진 이유를 생각해 본다. 나의 오른쪽 절반뿐인 쉥거는 모든 것이 아내 때문이라 부추긴다. 그러던 어느 날 다른 남자와 함게 걷고 있는 아내를 발견하게 되고, 집 나간 아내를 찾기 위해 하천을 서성이다 예상하지 못한 비극을 맞는다.              


성실한 노동자와 살인과 범죄를 저지른 화자, 뇌졸중으로 인해 오른쪽과 왼쪽으로 나누어진 화자, 부자와 빈자, 여자와남자 젊은이와늙은이, 흑인과 백인등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행간이 있다. 행간에는 반드시 균열이 발생하고 그 균열에서 나오는 파편과 부스러기들은 우리를 불편하게 만든다. 이러한 환경에 처한 인간의 모습을 상황에 따른 순간의 감정의 파동까지 세밀하게 집필된 작품이었다.    



l*******5 2024.05.1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행간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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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을걷다 #김솔 #현대문학 #도서협찬.책)휴일이면 가족 단위의 사람들이 하천변으로 나타났는데,가장들은 하나같이 이국의 왕처럼 느리게 걸었다. 그들은 눈앞의 풍경과 상황에 대해 일일이 아는 체를 하고 가족들에게 끊임없이 동의와 관심을 요구했다. 신민이나 노예로 전락한 가족들은 산책길이 너무 길게만 느껴졌을 것이다. 가장은 가족들과 함께 같은 곳에서 같은 시간을 나눠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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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을걷다 #김솔 #현대문학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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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휴일이면 가족 단위의 사람들이 하천변으로 나타났는데,가장들은 하나같이 이국의 왕처럼 느리게 걸었다. 그들은 눈앞의 풍경과 상황에 대해 일일이 아는 체를 하고 가족들에게 끊임없이 동의와 관심을 요구했다. 신민이나 노예로 전락한 가족들은 산책길이 너무 길게만 느껴졌을 것이다. 가장은 가족들과 함께 같은 곳에서 같은 시간을 나눠쓰는 게 휴식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가족들은 휴식 시간만이라도 잠시 목줄을 풀어헤친 채 가족의 울타리 밖으로 나가고 싶어 했으니, 적어도 어린 자식들에게 하천변은 고리타분한 윤리 강의실 같았다.

  뇌졸증으로 쓰러진 뒤 오른 쪽과 왼쪽으로 나뉜 자아 분열 상태가 된다. 그는 느려진 걸음으로 의사가 치료에 도움이 된다며 권한 산책을 하는데 그 하천은 독재자가 자기의 업적을 위해 인공으로 만들어낸 곳이다. 읽다보면 계속 청계천이 생각난다. 

  주인공은 금고 제작자인데 그 기술로 밝고 어둡게 많은 재산을 가지게 된다.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두 개의 금고에 각각 다른 것을 남기고, 나이 차이가 많은 아내가 어떤 금고를 먼저 열지에 따라 재산을 가질 수 있을지 말지가 결정되도록 해놓는다.아내의 외도를 알고 있기 때문에 복수를 하는걸까? 

 오른쪽으로만 살던 사람에게 찾아 온 왼쪽의 삶, 죽음으로 가는 길, 하천을 건너 보는 시선, 그리고 금고를 사이에 둔 관계 그 모든 것이 읽히길 간절히 원하지만 공백으로만 채워진 행간처럼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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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z 2024.05.0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