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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륜이 묻어나는 작품들입니다. 마음에 와닿는 작품이 상당히 많습니다.
- 수제비국 : ... 수제비 국물에 뜨는 고향/ 자꾸만 목에 걸려서 눈에 밟혀서/ 낡은 필름처럼 이야기는 가다 끊기고/ 그날, 광화문 뒷골목 허름한 목로주점/ 손 크신 아줌니가 끓여주던 수제비국은/ 그 옛날 엄니의 솜씨 맛도 좋아서/ 설렁한 뱃속 뜨겁게 채우며/ 나눴던 우애 슬픔을 뚫고/ 다수운 희망되어 전신으로 덮여져왔지. - 밤나무 : ... 형제들은 제 밥벌이 찾아나서 뿔뿔이 흩어졌다 명절 때나 돼야 서로의 안부를 알게 되었다. 우리가 만날 때마다 밤나무들은 더욱 의젓한 표정으로 어깨를 두드려주며 알밤을 내주었고 형제들은 그것을 추억으로 깨물며 우의를 다지곤 했다. - 가래질 : ... 맘 따로 몸 따로 놀면/ 영락없이 가래삽은 딴 길로 간다/ 여봐 사람들아/ 우리네 사는 일 이와 하등 다를 소인가. - 머위 : ... 제 아무리 고운 햇살 꼬셔대어도/ 담 밖의 세상/ 넘보지 않는다/ 대궁하나로/ 한여름의 세상 넉넉히 살면서/ 입맛 잃은 사람들 위해/ 제 몸 바칠 줄 안다. - 밤길 : ... 가슴을 긁는 수천의 별빛/ 문득 한세상을 바삐 걷다/ 저문 해와 함께 한 생애가 저물어간/ 정다운 얼굴들이 떠올랐다/ 가슴속 망각의 빗장 열고 나오는/ 그들에게 그러나 나는 아무것도 줄 게 없었다/ 밤일 나간 누이는 돌아오지 않았고/ 별이 별로 보이지 않는 밤이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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