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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중국 문학이 우리나라에 많이 소개되고 있는 것 같다. <허삼관매혈기>와 <형제> 등으로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른 위화, 위화만큼은 유명하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마교사전>의 한소공 등.. 중국이나 일본은 우리와 이웃나라이기도 하거니와 어느 정도 동양 사상이 비슷해서인지 글을 읽다 보면 공감이 많이 되는 편이다. 하진의 작품은 처음 접하지만, 미국 내에서 여러 상을 휩쓴 꽤 유명한 작가이자 영문학 교수이다. <멋진 추락>은 그의 단편소설집이다. “인터넷의 해악”, “작곡가와 앵무새”, “미인”, “선택”, “원수 같은 아이들”, “십자포화 속에서”, “부끄러움”, “영문학 교수”, “연금 보장”, “계약 커플”, “벚나무 뒤의 집”, “멋진 추락” 총 12편의 단편들이 알차게 들어있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일관되게 미국 이민자로서의 고단한 삶이 잘 드러나 있다. 그의 글 속에는 자신이 태어난 나라를 떠나 다른 나라로 이민 가서 살 때 변하게 되는 가치관, 사랑, 그리고 삶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소설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이야기 혹은 친구나 지인들과 같이 늘상 자신의 주위에서 볼 수 있음직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전혀 낯설지 않다. 우리나라도 요즘 외국 이민이라든가 자녀들의 교육을 위한 외국 거주가 늘고 있는 실정이다. 기러기아빠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이러한 일들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민 당사자와 이민자의 고향에 남아 있는 부모님이나 가족들 사이의 관계, 혹은 새로운 나라에 적응하고 또한 그 나라에 맞는 가치관이라든가 삶의 태도를 지니는 이민 2세대와 조상들을 존중하고 부모 봉양의 미덕을 당연히 여기는 조부모와의 관계 간의 괴리감이 때로는 해학적으로 때로는 안타깝고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원수 같은 아이들”에서는 이러한 관계가 잘 드러나는데, 이민 2세 손주들을 보기 위해 중국에서 재산을 다 정리하고 미국으로 온 할머니, 할아버지가 결국 중국을 떠나지 말 것을 하면서 이도 저도 못하는 신세로 전락하는 이야기이다. 이민 2세 손주들은 자신이 중국식 이름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떼를 쓰고 학교에서 이름 때문에 놀림을 당한다고 미국식 이름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한다. 노인에 대한 공경심은 전혀 없고 적개심만을 가지고 있는 그들에게 이름은 뜻이 좋고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함부로 바꿀 수 없다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말씀은 소 귀에 경 읽기이다. 뜻이 어떻든지 부르기 쉬운 영어식 이름으로 바꿔달라는 요구로 이름을 바꾸게 되고 급기야 성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성은 가문의 것이고 조상과 갈라설 수 없다고 하지만 아이들은 막무가내고 결국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지 못한 할머니, 할아버지는 아들 가족과 함께 살지 못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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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있는 지점이 어디든, 그 지대의 고저가 어떻든, 설령 인생에서 가장 밑바닥에 와 있는 순간이라 확신할지라도 인간은 거듭 몇 번이라도 더 추락할 수 있는 나락이 존재하는 것 같다. 객체로써 경험하는 (당하는) 추락은, 떨어지는 그 찰나가 아닌 - 추락의 순간에는 보통 이성적일 경황이 없다 - 이후에 벌어진 고통으로 그것을 인지하기 마련. 그러니 그것은 당연 공포일 수밖에 없다. 멋진 추락, 과연 그런 게 있을까. 제목부터가 끌렸다.
하진. 1956년 중국 랴오닝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진쉐페이. 현재 활동하는 작가 중 노벨문학상에 가장 근접한 작가라 불린다. <호랑이 싸움꾼은 찾기 힘들어>로 펜 헤밍웨이 문학상을, <붉은 깃발 아래에서로 플래너리 오코너 단편문학상을, <기다림>으로 그해 전미 도서상과 펜 포크너상을, <전쟁쓰레기>로 또다시 펜 포크너상을 수상하고 퓰리처상 최종후보에도 올랐다. 현재 보스턴 대학교영문과 창작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책은 그의 단편소설집이다. 이 책의 가장 마지막 소설이 ‘멋진 추락’이다. 그러나 내용 전체가 ‘멋진 추락’으로 마무리 짓고 있다. 그래서 각 소설의 초입부터 결말에 대한 호기심이 컸다. 총 12편의 소설이 담겨있는데 모두 미국에서 살아가는 중국계 이민자들이 그 주인공이다. 배경으로는 뉴욕 플러싱이 자주 선택되었는데, 이곳은 당시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많이 지냈던 곳이라고 한다. 이민 온 중국 사람들의 불안정하고도 고단한 삶을 다루고 있는데, 심리적인 묘사에 있어서는 중국 전통문학의 느낌이 많이 든다.
구성도 좋지만 각각의 소설이 가진 연결성들이 참 좋았다. 다음 이야기로 넘어갈 때의 변화에 대한 이질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각 소설에는 작가 특유의 분위기와 통일성이 잘 발휘되고 있는 듯하다. 또 소설마다 신문의 상표가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재미가 있었다.
그가 펼친 문학적인 표현에 감탄하게 되는 몇 구절이 있었다.
그의 마른 몸이 땅딸막한 그림자를 비스듬하게 드리우고 있었다. (233쪽)
그녀는 몇 시간동안 깨어 남편이 코 고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크지는 않았지만 부서진 선풍기에서 나는 소리 같았다. (285쪽)
보름달이 흰 빛에 적셔진 조용한 도로와 벽, 집들을 비추고 있었다. 벌레들이 숨어 칸 것처럼 희미하게 울었다. (335쪽)
멋진 추락. 추락을 할 주체가 됨으로써 추락 전에 이미 그것을 경험할 결심과 마음의 각오가 끝난 상태로 아주 천천히 추락 속으로 들어가는 그 시발점 앞. 거기에서 독자는 추락의 소지를 안고도 덤덤히 그 길을 가는 주인공들을 통해 또 다른 인생을 배운다.
매우 재미있다거나 머리가 지끈거릴 만큼의 깊이 있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굉장히 인상 깊은 책이다. 이런 단편을 만났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단편치고는 굉장히 집중도가 높은 책이었다. 산만하지 않았고, 과장도 일체 없었다. 그저 다 읽고 나면 ‘멋진 추락’이라는 제목에 다시 한 번 고개 끄덕여지는 고급스러운 단편묶음이었다. |
하 진은 중국 출신의 미국작아이며 본명은 진쉐페이라고 한다. 외국인들에게 발음하기 어려운 이름이라 하 진이라는 필명을 썼다. 그사 사랑하는 대학을 다녔던 하얼빈의 '하'를 담고 있다.
1956년 랴오닝에서 태어나 이십대 후반까지 중국에 살다가 1985년 브랜다이스 대학에서 영문학 대학과정을 이수하러 미국에 왔다. 그랬다가 1985년 텐안먼 사태가 발생하면서 중국 정부다 빈손의 학생들을 무차별적으로 학살사는 것을 미국에 남게된다.
에머리 대학 교수이자 유명 극작가인 프랭크 맨리는 1998년 하 진을 가리켜 자신이 지금까지 알았던 "유일한 천재 작가"이며 "그는 정말 위대한 생애의 출발점에 서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걸 증명하듯 그는 전미 도서상, 플래너리 오코너상, 펜 헤밍웨이상, 펜 포크너 상, 오헨리상등의 많은 상을 받았다. 앞으로도 더 장성할그런 작가로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그런 작가의 작품은 마치 예전에 읽었던 조병화시인의 시를 읽었을때의 느낌과도 비슷하다. 아주 간결하고 쉬운 문체로 술술 넘어가면서 인간적인 아무 보통의 인간의 사람을 진지하게 바라본다. 그 바라봄을 가슴아픈 울림으로 마음속에 남게 된다. 시어머니와의 갈등으로 힘들어하는 며느리와 그런 두 사람사이에서 괴로워하는 아들의 모습,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몸을 파는 아가씨들의 아픈 모습, 미국에 대한 갈망으로 중국에서의 삶을 포기하는 교수. 그리고 종교적인 문제점들을 부분적인 시각에서 직시한다. 부분적인 시각은 곧 솔직함으로 그리고 누구나 알고 있는 상황과도 연결이 되어 진실성을 갖춘 이야기의 흐름을 볼수 있다.
그리고 이 작가가 수많은 교정을 통해 자신을 글을 다듬는다는 말이 그의 글과 닮아있다. 쉬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의 삶이 단편적인 이야기들속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아픈 현실을 바라봄으로 인해 내일은 좀더 변화된 그 무엇을 추구해야하지 않겠느냐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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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책소개로 알게 된 하진 선생의 작품을 지난 석 달 동안 탐닉해왔다. 그동안 국내에 번역되어 출간된 8권의 책을 모두 구해서 7권을 읽었다. 2008년에 마지막으로 출간된 <호랑이 싸움꾼은 찾기 힘들어>를 읽던 중에 오늘 이야기할 신간 <멋진 추락>의 출간 소식을 들었다. 오늘 긴 외출에 대비해서 들고 나갔던 <멋진 추락>을 귀갓길에 모두 읽었다. 하진 선생의 시전하는 마성 같은 이야기보따리에 그만 흠뻑 취해 버렸다고나 할까.
이번에 출간된 단편 모음집 <멋진 추락>과 또 다른 장편 <자유로운 삶>에서 하진 선생은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다. 그동안 자신이 나고 자란 중국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였다면, 신작에서는 인종의 샐러드 보울(Salad Bowl)이라는 미국, 그중에서도 플러싱에서 오늘도 신산한 삶을 이어가는 중국계 이민자들의 삶을 조명한다. 옳거니! 그렇지 않아도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과연 하진 선생이 중국의 오늘을 얼마나 현실감 있게 다룰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는데 이번에 그에 대한 문학적 대답을 들려준다.
이방인 영문학 교수로 살아야 하는 자신의 페르소나를 하진 선생은 <멋진 추락> 곳곳에 심어 놓는다. 미국 방문길에 아픈 아내의 병간호를 위해 조국의 교수직을 내던져 버리고, 이국땅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스승을 바라보는 제자의 안쓰러운 시선은 작가의 자기 고백처럼 들린다. 아내와 남편을 고향에 두고, 생활비를 줄이고 외로움을 덜겠다고 시작한 계약 동거는 각자의 결혼생활에 도저히 갚을 수 없는 청구서를 날린다. 돈을 벌어 금의환향하겠다는 각오로 시작한 뉴욕에서의 승원 생활 때문에 건강도 해치고, 돈도 한 푼 받지 못한 채 추방당할 위기에 처한 인간 군상들의 모습은 각박한 이민생활의 초상이다.
하진 선생이 슬며시 제시하는 중국판 아메리칸 드림의 실상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젊은 처자들은 고향에 있는 부모 형제에게 돈을 대기 위해 심지어 몸까지 판다. 방세를 덜기 위해 기둥서방처럼 그들을 고객에게 실어 나르는 화자의 비애는 또 어떠한가. 정교수 발령을 위해, 애쓰는 영문학 교수의 애환은 심금을 울린다. 보고서에 잘못 쓴 단어 하나 때문에 비관의 극치를 보여주는 장면은 너무 애절하게 다가왔다. 끊임없는 자기 학대 끝에 기다리고 있는 반전은 주인공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개인적으로 <멋진 추락>에서 최고의 단편은 <십자포화 속으로>라고 생각한다. 미국에서 가정을 꾸려 생활하고 있는 아들 내외를 찾아온 본토의 어머니. 그녀는 끊임없이 며느리를 비난하고, 멀쩡한 가정에 불화를 도모한다. 시어머니에게 미국적 가치는 넌센스일 따름이다. 여전히 구시대적 가부장제를 들이대며, 가정에서 여자의 의무를 강조하는 그녀의 ‘십자포화’로 집안은 순식간에 쑥대밭이 된다. 도대체 다음번에는 무슨 사달을 일으킬지 초긴장 모드로 읽는이의 애간장을 졸인다. 사랑하는 아내와 자신을 낳아 주고 길러 주었다는 이유로 자신의 종주권을 주장하는 어머니 사이에서 주인공은 극약처방으로 맞선다.
21세기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태평양을 건넌 중국계 이민자에게 미국은 구시대(본토)와 단절하고 새로운 사고와 언어로 개조할 것을 강제한다. 과거에 그들이 무얼 했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새로운 곳으로 어떤 일을 하며, 시간당 얼마를 벌 수 있는가가 중요할 따름이다. 그렇게 맘모니즘이 지배하는 플러싱에서는 모든 것이 수치화되고 계량화된다. 여차하면 자신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상징하는 성마저도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편한 성으로 바꿀 판이다.
한편, 본토 가족의 이미지는 공교롭게도 이민자들에게 족쇄로 작용한다. 본토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동생은 외제차를 사겠다고, 자리를 잡기 위해 뉴욕에서 악착같이 돈을 모으는 형제에게 돈을 보내 주지 않으면 싱싱한 자신의 장기를 팔겠다고 이메일로 협박한다. 본토에서 불시에 날아온 시어머니는 필요한 돈을 얻기 위해 고부갈등으로 인한 전쟁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승원의 승려는 동포를 착취해서 사리사욕을 채우고, 미인 아내는 중국에서의 과거를 성형수술로 지운다. 본토 중국인이 이런 부정적인 묘사를 읽고, 하진 선생에게 어떤 반응을 보일지 문득 궁금해졌다. 아마 호의적이진 않으리라. 그래서 작가는 미국에서의 삶이 생각처럼 만만치 않다는 서술로 균형을 맞추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다른 작품에 등장하는 요절복통할 만한 유머 대신 하진 선생은 현재 삶의 실체에 주목한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모든 어려움을 뒤로 하고 꿈을 찾아 플러싱에 왔지만, 과연 행복한지 모두에게 조용하게 묻는다. 어느 순간, 부서져 내리고 있는 삶의 모퉁이를 기꺼이 내줄 만큼 현재의 물질적 만족이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궁금해졌다. 책을 읽는 동안 내내 즐거웠는데, 궁극적으로 하진 선생이 삶의 본질에 던진 화두는 정말 쉽지 않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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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 빌딩이 솟아 있는 도시 위를 먹구름이 덮고 있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의 표지가 눈에 띄는 <멋진 추락> (2011, 하진 지음, 시공사 펴냄)을 이틀에 걸쳐 읽었다. 총 12편의 단편이 묶인 이 소설집은, '현재 활동하는 작가 중 노벨 문학상에 가장 근접한 작가라 불리는' 하진의 작품 중 처음 만나는 것이다. 그래서 거창한 수식어만큼 글이 만족스러울까 기대하며 읽었고, 책을 덮으면서 그 수식어가 헛되지 않아 보인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 소설에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라는 작품도 있지만, '추락'이라는 말에는 이미 절망의 뜻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추락이 멋질 수 있을까? 하진이 이야기하는 '멋진 추락'은 이 소설집의 맨 마지막에 실려 있는데, 말 그대로의 추락을 다루었다. 돈을 벌기 위해 큰 돈을 들여 미국에 온 간친은, 2년간 절에서 쿵후를 가르쳤다. 이제 비자가 만료되어 월급을 받고 떠나려고 하는데, 돈이 아까운 주지는 간친을 내치고, 건강도 잃고 빚만 짊어진 간친은 죽음으로 주지를 고발하고자 건물 옥상에서 '멋진 추락'을 감행한다는 것. 이 아이러니한 제목의 씁쓸한 이야기는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을 연상시킨다. 중국 사람들은 세계 어느 나라에 가든 자신들만의 타운을 세운다는 말을 들었다. <멋진 추락>은 돈을 벌기 위해 미국으로 온 중국인들이 모여 사는 '플러싱'이라는 동네를 공간적 배경으로 하고, 다양한 이민 1세, 2세, 불법 체류자 들의 이야기를 싣고 있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현실이지만, 힘든 현실을 고통스럽게 묘사하기보다는 능청을 떠는 듯 여유롭게 풀어 나가는 모습이 마치 <아Q정전>의 루쉰 같다. 저자 자신이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가 천안문 사태에 반발하여 미국에 남게 된 이민 1세이다 보니, 문화의 충돌과 세대의 충돌, 인종 차별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에게나 보편적인 삶의 이야기를 멋지게 쓸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몇십 년 전만 해도 아메리칸 드림을 좇아 미국으로 이민을 가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았고, 이제는 코리안 드림을 따라 우리나라에 오는 외국인들도 많이 만날 수 있다. 그들의 안에 포함된 수많은 이야기들이 새삼스럽게 궁금해진다. 하진의 단편들을 읽다 보니 하진의 장편을 읽고 싶어졌다. 얼른 찾아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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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추락>의 작가인 하진은 중국 출신 미국 작가이다. 20 살 이전까지는 알파벳도 몰랐을 정도였지만, 20대 후반 미국의 브랜다이스 대학 영문학 대학원 과정을 밟기 위해 미국으로 진출하게 되었다. ![]() 그리고 그의 작품들은 단순하고 간결한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그런 간결한 서술적인 문장 안에는 삶의 모습들이 담겨 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어렵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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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출신 작가 하진. 나는 그를 ‘전쟁 쓰레기’라는 책을 통해 처음 만났다. 책을 즐겨 읽으며 또 많은 양서들을 끊임없이 소개하는 어느 블로거의 사이트를 둘러보다가 그녀가 지난 한 해 동안 읽은 책 베스트에 1위에 이 책을 올렸는데 작가도 작품도 처음 보았다. 블로거가 외국인이라서 그런가 보다 싶었는데 미국에서는 꽤나 유명한 작가임에도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오히려 호기심이 일었던 것 같다. 그렇게 만난 ‘전쟁 쓰레기’는 하진의 책이 왜 우리나라에 많이 소개되지 않는가라는 불만으로 이어졌는데 그러던 차 이 단편집을 알게 된 것이다. 전쟁 쓰레기만큼의 큰 임팩트를 받지는 못했지만 이 책은 또 이 책 나름대로의 읽는 즐거움과 이야기들이 넘쳐 흘렀다. 멋진 추락이라는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추락하는 게 멋이 있을까 싶은 이 묘한 반어적 뉘앙스 때문에 내용이 더욱 궁금해졌다. 열 두 편의 단편들이 엮어내는 삶의 이야기들은 웃음과 눈물 한숨과 좌절 등...다양한 인생의 냄새들을 풀풀 풍겨대며 독자들의 시선을 이끈다. 이민자로써 타국에서 살아가기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법이다. 게다가 그들은 자신이 한 사회에 오롯이 섞여 사는 방법을 배우고 찾기 전에 그가 속한 가족들과의 관계 속에서도 결코 작지 않은 문제들을 겪게 된다. 이 멋진 추락은 그런 특별하면서도 평범한 여러 인물들, 가족들의 삶을 또 다른 이민자인 작가 하진을 통해 치밀하게 그려내고 있다고 보여진다. 문화와 문화, 세대와 세대간의 갈등을 섬세하게 풀어낸 ‘원수같은 아이들’편은 무거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면 성형미인의 스파이 같은 삶을 반전의 묘미로 살려낸 ‘미인’편은 작가의 깜찍함에 너털웃음을 짓게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아름다움’의 진정성에 대한 씁쓸함을 안겨 주기도 한다. 삶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또 다양한 모습들이 공존하지만 이 책은 ‘이민자’라는 공통된 요소가 있어 하나의 큰 방 안에 여러 작은 방들의 이야기를 발견하는 느낌이었다. 낯선 문화를 접하면서 오는 이질감과 두려움, 신선함도 이야기하면서 또 그 공간을 살아가는 평범한 삶의 고민들도 적나라하게 밝혀내는 작가의 치밀한 시선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이런 이유로 나는 단편소설의 묘미를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하진의 이 작품을 강추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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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포근한 봄날은 언제나 다가 올련지..눈 앞에 성큼 다가온 듯 하지만 아직도 멀게만 느껴진다. 꽃샘추위가 물러가고 삼월의 셋째 주 주말을 맞이하며 희망찬 봄날을 꿈꾸어 본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대지진과 쓰나미,원자력 발전소 폭발 등으로 인하여 일본 열도가 혼란과 어려움에 처해있다. 위기에 처해있는 일본 열도에 대하여 무척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 다시는 이러한 재앙이 없기를 바라며 좌절과 슬픔에 쌓여 있는 일본 국민 모두가 힘을 내어서 하루 빨리 극복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다. 다함께 살아가는 지구촌의 공동체에서 이웃나라의 슬픔과 고통도 함께 나누며 우리 모두 마음의 힘을 보태며 따뜻한 손길과 온정을 베풀어야 할 것이다.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하여 헤아릴 수 없는 일본의 아픔과 시련에 온 세계가 구원의 손길을 보내고 있기에 반드시 어려운 위기를 잘 극복해서 절망에서 희망의 날이 오리라 믿는다.
마음이 어수선한 가운데 요즘 책읽기가 쉽지가 않다. 마음이 혼란스럽고 정신마저 산만하고 몸과 마음이 피곤하지만 마음의 여유를 찾고 마음을 다스리며 책과 함께 마음의 여행을 떠나 본다. 삼월의 봄날을 보내는 가운데 읽었던 여러 책 중에서 유일하게 읽었던 소설 책 한 권이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작가 중 노벨 문학상에 가장 근접한 작가라 불리는 하진 작가가 지은 <멋진 추락>이라는 단편 소설이다. 작년 까지만 해도 소설 책도 가끔씩 읽곤 했는데 새해를 맞아 자격증 시험 공부에 매진하다보니 소설 읽기는 꺼려지고 자제를 했다. 하지만 노벨 문학상에 가장 근접한 작가가 지은 소설이다는 것을 알고 마음을 먹고 틈틈히 읽게 되었다. 장편이 아닌 12편의 단편집이었기에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한 편 씩 읽을 수가 있었다.
도시의 풍경 속에 뭉게 구름이 가득 끼어 있는 파아란 하늘이 있는 <멋진 추락>책의 표지가 신비스롭고 뭔가 애수를 자아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책의 뒷표지의 소개에도 있듯이 미국을 넘어 세계 문단을 매혹시킨 천재적인 이야기꾼의 하 진의 최신 단편집이고 고전적 품격과 애수, 유머로 가득한 열두 편의 뉴욕스토리..라고 했다. 이번에 처음 읽게된 하진 작가의 책이기에 관심과 기대를 가지고 천천히 느리게 읽었다. 책의 소개처럼 고전적 품격과 애수는 느꼈지만 유머는 제대로 느낄 수가 없어서 아쉬었다. 12편의 단편 이야기에서 가장 돋보이고 가장 인상 깊은 이야기는 <십자포화 속에서>라고 생각한다. 간단하게 줄거리를 이야기를 해 본다면...미국 시민권을 얻어 2년 정도의 직장생활을 하는 가운데 해고 대상의 위기에 처한 티안에게 중국에서 그의 엄마가 찾아 왔다. 시어머니가 와서 함께 생활하게 되자 그동안 평화로웠던 티안과 코니의 가정은 난장판이 되어 갔다.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 사이에서 티안은 아내의 편도 아니고 엄마의 편도 아닌 중립을 유지하며 힘겹게 생활을 한다. 티안안은 직장에서 결국 해고를 당하고 경제적으로 위기에 처한다. 티안이 직장을 구하지 못하자 아내 코니가 직장을 구하게 되고 가정 문제에 집중 할 수 있도록 티안의 엄마는 다시 중국으로 돌아갈 것을 결심한다. 티안의 엄마가 온 후 티안과 코니는 각방을 썼다. 그날 밤 코니는 티안에게 안방으로 와서 자라고 했지만 그는 어머니의 생각이 바뀌지 않을까 두렵고 어머니를 화나게 해서는 안된다고 거절했다. 그는 14년 전일을 떠올렸다.
그가 입학시험을 치르던 날이었다. 부모님은 우산 하나를 같이 쓰고 도시락과 음료수, 손수건에 싼 밀감을 들고 빗속에서 아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두 분 모두 한쪽 어깨가 흠뻑 젖어 있었다. 그는 부모님의 걱정스러운 얼굴을 결코 잊을 수 없었다. 고마움에 그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부모님과 예전처럼 자유롭게 얘기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P182~183)
십자포화 속으로..내용의 가장 마지막 부분으로 주인공 티안이 지난 날을 회상하며 현재의 심정을 말해주는 부분에서 무척 마음에 와 닿고 공감이 간다. 나 또한도 어릴 적 할머니와 부모님에게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할머니와 부모님이 나를 위해 아낌없이 전해 준 소중한 추억이 많다. 시장에서 하루종일 채소를 팔아 어렵게 번 돈을 서슴없이 손자인 나에게 용돈을 준 할머니, 중학교 졸업식 때 찾아와 사진을 함께 찍어준 나의 아버님, 학창 시절 겨울철에 방죽에 빠져 온 몸이 젖었을 때 옷을 벗겨 주시며 깨끗하게 씻어 주었던 어머님의 모습..등 많은 추억을 있지만 아련한 기억 속에 불과하다. 몇 십년 전 함께 살면서 할머니와 어머니, 아버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성인이 되어 결혼을 한 후 가정을 이끌어 가면서 할머니와 부모님과 예전처럼 속깊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고 있음에 안타깝고 아쉬운 심정이다.
하진의 <멋진추락> 단편집을 읽으면서 허구와 과장이 짙은 소설적인 내용 보다는 수필이나 에세이를 읽는 듯하게 사실적이고 일상적인 사회생활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내용이어서 더욱더 공감이 가고 마음에 와 닿았다. 이번에 처음으로 하진 작가의 책을 읽었기에 아직 하진 작가의 문학의 깊이를 제대로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책의 소개 글처럼 평범하고 단순한 문장 안에 인간 삶의 복잡다단한 측면들을 충분히 공감하며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하진 작가의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소설 <전쟁 쓰레기>를 꼭 읽어서 하진 작가가 전해주는 문학의 감동을 느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 볼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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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현실의 고단한 일상이나 아무렇지도 않은 듯 흘러가는 일상속에서 무력한 개인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기는 사건들에 관한 기록같은 책은 그다지 읽지 않는 편이라 <멋진 추락>이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부터 마음 속 어딘가에선 걸리는 부분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현실이 더 영화같기 때문에 영화나 소설을 읽지 않는다고 말하던 지인이 있었다. 글쓴이의 뇌속 어디선가 한번쯤 걸러져 조금은 부드럽게 읽기 쉽게 쓴 글이 읽기에 좋다. 물론, 위가 나쁜 환자도 아닌데 죽만 먹는다는 건 위를 무기력하게 만들 뿐이라는 의사의 처방처럼 판타지나 칙릿소설만 읽는다는 건 더욱더 이런 증상을 악화시킬 뿐이기도 하겠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읽겠다고 생각한 것부터가 나로서는 죽이 아니라 밥을 먹겠다는 결심의 표시이기도 하다. 한두번에 그치고 다시 읽기 편한 글로 가버릴지도 모르니, 이런 결심이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영어권에서 태어나지도 않은 작가가 영어로 책을 쓴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일까 생각해 봤다. 물론, 저자의 말처럼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라 영어권의 작가든 아니든 힘든 건 같다는 말도 맞는 말일 것이다. 그럼에도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이처럼 소설을 쓰고 퓰리처상 최종 후보까지 오를 정도라면 참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밖에 안들 일이다. 책 속의 12편의 단편소설도 그런 작가의 이력처럼 짧지만 잘 짜여진 단단한 느낌의 소설들이다. 거기다 그런 구성적인 면뿐만 아니라, 내용 또한, 미국이라는 사회속에서 이민자로 사는 중국인들의 현실을 그린 부분들이 무척 현실적이라 실제로는 나와 떨어진 미국속 중국인들의 이야기임에도 바로 주변 이웃들의 이야기처럼 생생하게 다가온다. 그러고보면 사는 곳이나, 인종, 교육정도 등과는 관계없이 참으로 사람 사는 이야기는 다 비슷한 것 같다. 때로는 비참하고, 때로는 우울하고, 때로는 내가 할 것같은 행동을 하는 주인공들을 보면 같은 인간이라는 면에서 마음깊이 공감할 수 밖에 없다. 표지에 실린 짧은 리뷰중에 하진의 소설을 읽는 것은 흡사 사랑에 빠지는 것과 같다고 한 어느 뉴요커의 말이 책을 읽은 직후엔 의아했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 쓴웃음과 함께 그런건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되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