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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고도 큰 보드게임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아무튼, 보드게임>을 다시 읽고 내 작은 '보드게임 친구' H에게, “젠가다!” 베개맡에 놓인 책을 보고 넌 내게 말했지. “한 판 할래?(둘 다 웃음:-)” 내가 주머니에서 꺼낸 젠가는 나무가 아닌 레고 블록으로 만든 ‘우리만의’ 젠가였어. 아슬아슬하게 쌓고 빼기를 거듭하다가 결국 기둥이 무너지면 사방으로 튀어다니는 파편을 보는 게 또 하나의 재미지. 돌이켜 보면 아주 어릴 적부터 너(와 나)는 보드게임을 좋아했던 것 같아. 해적 룰렛, 텀블링 몽키, 도블, 할리갈리, 셈셈 수놀이, 셈셈 피자가게, 그림책 『호랭떡집』 버전 뱀주사위 놀이 등 이밖에 요즘은 하지 않아서 기억 속에서 사라진 것들도 많을 거야. 참 신기해,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리는 요즘 아이들도 아날로그 감성의 보드게임을 즐긴다는 사실이 말이야. 어쩌면 또래 친구들 모두가 이어령 선생이 선언한 ‘디지로그’ 감수성을 타고난 건지도 모르지. 수많은 보드게임 중에서 ‘부루마불’과 ‘스플랜더’는 여전히 우리가 좋아하고 자주 플레이하는 게임이지. 부루마블은 내가 세계 여러나라의 이름과 국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너에게, 스플랜더는 네가 설인가 추석인가에 사촌 오빠 D와 마블 어벤져스 버전으로 하루종일 푹 빠져서 너무 재밌다며 나에게 소개해준 게임이잖아. <아무튼, 보드게임>을 집어들면서 두 게임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있다면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냈을까 하는 궁금증과 기대감이 생겼어. 보드게임 중독자이자 심리학 전공자인 글쓴이답게 게임을 대하는 플레이어의 유형을 만족감과 경쟁심 그리고 개방성이라는 잣대로 각각 교류형과 성취형, 자립형과 견제형, 반복형과 상상형으로 나눠 설명하고 각자의 취향을 저격할만한 게임들을 추천해줘서 퍽 흥미로웠지. ![]() 교류형은 부루마불처럼 "주사위를 쓰는 게임은 손해에 상심할 수는 있어도 그로 인해 웃음이 터진다면 만족감을 얻는" 반면에 성취형은 "주사위처럼 우연한 요소로 손해를 입으면 그걸 자신이 해결해야 할 장애물이라고 여긴다. 때로는 주사위가 게임의 완성도를 떨어뜨린다고 느끼기까지 한다(65쪽)"고 글쓴이가 말하더구나. 그렇다면 자연스레 스플랜더는 성취형 플레이어에게 적절한 게임이 되겠지. 가위바위보 혹은 주사위 던지기를 해서 순서를 정하는 부르마불과 달리, 스플랜더는 게임 설명서에 '나이가 어린 순부터 시작하라'고 쓰여 있음에도 언제부턴가 (어리다고 놀리는 것 같았는지) 너는 나에게 말했지, 아빠 먼저 하라고.(나 혼자 웃음;-) 스플랜더를 플레이해 본 사람은 알거야. 책에서도 소개했듯이 게임을 풀어나가는 방법이 크게 두 가지로, 하나는 큰 점수의 보석카드를 선호하는 ‘단기전략’이고, 다른 하나는 기본 보석을 모아서 귀족카드까지 노리는 ‘장기전략’이 있지. 대체로 단기전략을 추구하는 넌 내게 묻곤 했지, 아빠는 어째서 점수도 없는 카드를 모으는 걸 좋아하냐고. 그럼 나는 이렇게 답했지. “비록 지금은 쓸모 없어 보이고 느리게 모이는 것 같지만, 이 고비(라 쓰고 '힘든 시기'라고 풀어서 말해준다)를 넘기면 큰 점수의 보석카드와 귀족카드가 넝쿨째 굴러들어 올 거야.(또 나혼자 웃음;-)” 이같은 보드게임의 현장을 놓치지 않고 글쓴이는 “무슨 일이든 꾸역꾸역 해두면 경력에 보탬이 되는 경우와 비슷하다. 그리고 경력이 쌓일수록 일이 수월해진다.(117쪽)”고 힘주어 말하면서 게임과 삶의 연결성을 일깨워줬어. ‘아무튼, 보드게임’을 할수록 너와 나는 부모 자식으로서든 게임 플레이어로서든 '상대'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 물론 이따금 뜻대로 풀리지 않아 ‘우정 파괴’라는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기에 결코 일부러 네게 져주거나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준 적이 없었으며 앞으로도 난 그럴 거라고 약속해. 너 또한 이제는 게임 규칙을 이해하고 그것을 지키는 일이 중요하단 사실을 점점 실감하고 있으리라 생각해. 설령 이번 판에 크고 작은 실수를 했더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 하지 말고, 다음 판에 다시 집중하여 그동안 배운 것들을 너만의 방식으로 적용해 나갈 필요가 있단다. 이러한 경험들이 너를 둘러싼 세상과 그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테니까 말이야. <아무튼, 보드게임> 서평에 대하여 확장판 또는 외전의 느낌으로 써본 이 글을 읽게 될 때쯤이면, 내 작은 ‘보드게임 플레이어’도 아빠보다 더 게임을 잘 이해하고 게임에서 이기는 목표와 즐거운 목적을 둘 다 달성하는 사람으로 자랐겠지. 책을 읽으면서 아빠와의 추억을 떠올려 준다면 정말 고맙겠구나.(나 혼자 웃음, 어쩌면 너도 웃고 있을지 몰라:-) 아울러 보드게임을 통해 삶을 이해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영감을 얻어 자기만의 삶을 꾸려나가는 데 보탬이 되기를 바라며, 오늘은 보드게임 그만하고 잘 자렴! 너의 큰 ‘보드게임 친구’ K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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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이 품은 세상을 만나는 일 <아무튼, 보드게임>을 읽고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방탈출 게임이 유행이라고 한다. 이십여 년 전으로 거슬러 가보면, 수없이 방탈출을 시도하지만 끝내 실패하고 마는 내가 보인다. 노래방, (‘게임’이라고 써도 되나, 앞으로 계속 사용될 단어라서) PC방, 보드게임 (‘카페’라고 써야하나 라임을 살리기 위해서)방을 들락날락거리며 대학생 시절을 보낸 탓이다. 굳이 순서를 따져보니 보드게임방, 노래방, PC방으로 자리를 옮겨 가며 놀았던 것 같다. 노래방에서의 추억은 예전에 <아무튼, 노래방(리뷰 바로보기)>에서 소환했었기에 이번에는 게임방의 문을 열어보려 한다. '아무튼 시리즈' 세계관을 공유하는 작가와 독자들 가운데 ‘생각만 해도 좋은 한 가지’에 중독되지 않은 사람이 있으랴. 특히 다른 대상은 몰라도 게임만큼 중독과 잘 어울리는 게 또 있을까. 이 서평을 빌려 고백건대, 나 역시 게임 중독자이(었)다. 다만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의식의 전환이 생겨 게임의 방식을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옮긴 상태다. 막연하게나마 그냥 게임보다는 보드게임이 더 건전하고 유익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삶의 길을 가던 나에게, 마치 NPC(플레이어에게 퀘스트를 제공하거나 스토리 진행에 도움을 주는 캐릭터)처럼 <아무튼, 보드게임>이 나타나 '가지 않은 길'을 알려준다. 보드게임판을 펼치듯 책을 열며 저자는 이렇게 인사말을 건넨다. 보드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을 신뢰한다고. 너무 쉽게 사람을 좋아하는 게 아닌가, 하고 의심을 품으려는 찰나, 다음 문장이 타격감 있게 이어진다. "약속을 잡고, 게임을 고르고, 여가 시간을 소모하는 일련의 과정을 모두 수용(7쪽)"하면서 타인과 직접 교류하는 놀이이며, 책의 부제처럼 다 같이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바로 보드게임이라고 주장한다. 뒤이어 ‘둘 다 타인이 품은 세상을 만나는 일(7쪽)’이기에 보드게임을 독서로 치환할 수도 있다는 결정타는 독자로 하여금 책 한 권으로 두 권을 읽는 (카드게임 전문용어로) 일타이피(일거양득)의 요행수를 바라게 만든다. 보드게임은 진로와 생계 문제로 방황하던 시절의 글쓴이를 테이블 앞에 앉히고 친숙한 벗들과 낯선 사람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몰입하게 만든 존재이다. 그렇다, 몰입 없는 중독, 곧 게임에 매몰되는 게 문제다. 게임의 기쁨과 슬픔 속에서도 스스로에게 계속 이렇게 되묻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았던 것이다. 게임을 통해 삶을 어디까지 이해할 수 있고, 나아가 게임이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전업 작가로 가닥을 잡은 그가 여기저기에서 일감을 얻기 위해 분주했던 때를 전략 게임에 비유하자면, 초보자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입지를 넓히는 단계를 밟는 것과 같다. 이를 체스에서는 게임이 어떻게 흐르든 유리한 지점을 차지하기 위해 취하는 방식, 곧 포지셔널 플레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삶은, 나와 타인 그리고 우리가 사는 세상은 게임과 닮은 구석이 적지 않다. 개개인은 한 사회의 법과 제도라는 테두리 안에서 직, 간접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며 산다. 게이머들도 게임 규칙에 따라 적절한 행동을 해야 한다. 이 규칙은 현실보다 뚜렷하고 분명하기에 세상을 게임으로 치환할수록 우리는 "끝내 명료해지지 않는 중요한 요소를 삶에서 밀어내게 되는(134쪽)"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명료화'로 인한 위험성을 보완하기 위해서 현실처럼 복잡하지 않은 게임들 속 선택지를 모두 경험하고 시도해봄으로써 게임에서 익힌 ‘행위성’을 알맞게 바꿔나가면 된다고 덧붙인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다른 플레이어가 동의만 한다면 보드게임 판을 엎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결코 삶은 그러지 않다는 것을 모르지 않고, 그 사실이 참 다행스럽다. 삶도 게임처럼 리셋이 가능하다면 삶을 살아가는 의미가 없어질 테니까 말이다. 게임이 삶의 전부가 아닌 일부로서 슬기로운 생활을 위한 자극과 영감의 충전소로 여기는 것이 몸과 정신의 건강에도 좋으리라. 그렇다고 보드게임 속 죽음이 무의미한 게 아님을 저자는 "장례식에서 바로 집으로 돌아가는 거 아니야."라는 상가집의 말을 실천에 옮기며 몸소 보여준다. 삶에서 죽음으로의 문지방을 넘어간 지인을 애도한 뒤 장례식장에서 나와 보드게임방으로 향한 것이다. ![]()
여태껏 실패(패배)나 파산 따위의 결과를 수없이 겪었지만 ‘죽는’ 결말이 있는 보드게임을 해본 적이 없어서일까. 한 플레이어의 죽음이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지극한 영향을 주는 보드게임에 관한 얘기가 처음에는 기묘하지만 곱씹을수록 절묘하게 와닿는다. 앞서 언급했듯이 게임 세상에서는 죽음마저도 명료한 규칙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효율성이나 효과성을 따질 수 있다. 현실 세계에 몸담고 날마다 삶의 현장을 살아내는 사람에게 죽음이란, 무수한 삶처럼 저마다의 이유로 마주하게 되는 일일 테니 함부로 예측하고 판단할 수 없음을 새삼 깨닫는다. 또한 죽음으로 말미암아 “‘너’를 향한 애도와 ‘나’의 상실(97쪽)”이 일어나는 공간이 아마 장례식장이 아닐까 싶다. 어린 시절에 할아버지와 할머니 장례식장에서 화투를 치며 떠드는 어른들을 보며 희한하다는 생각을 가졌던 기억이 떠오른다. 누군가 죽고 떠난 자리에서 어떤 이는 몸도 가누지 못할 만큼 슬퍼하고, 또 어떤 이들은 게임을 즐기는 듯 보여서 어린 마음에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지 몰랐던 것이다. “죽음을 옆에 두고 게임에 몰입하는 행위는 우리가 지나치게 상실감에 빠져들지 않도록 막는다(102쪽)”는 저자의 말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죽은 자를 충분히 애도하되 그 상실과 고통에만 매몰되지 말고, 산 사람은 계속해서 살아갈 흥과 힘을 되찾고 북돋우기 위해 게임을 일종의 의식처럼 행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저자의 바람대로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으므로 이제 보드게임판을 접듯 책을 덮으려 한다. 플레이어마다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 다르듯이 나만의 취향대로 독서를 한 것이니 아직 책을 만나지 않은 독자라면 너무 묵직한 내용만 다룬 책이 아닐까 하는 오해는 하지 마시길 바란다. 삶의 철학뿐 아니라 개인적인 체험, 게임 이론서, 문학작품 등을 바탕으로 다양한 보드게임의 특징과 플레이 방식을 소개하고, 심리학 전공자답게 보드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의 유형을 나눠 설명함으로써 독자가 자기에게 어울리는 게임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무튼, 보드게임>을 심심풀이로 읽어보시라. 심심함을 달래고 시간을 때우기 위해 집어든 책 한 권이 때로 게임 같은 삶에 지친 이에게 전하는 심심(甚深)한 위로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책읽아웃 #위고 #아무튼보드게임 #심완선 [책읽아웃] “작가가 정말 신나서 쓸 수 있는 주제로 에세이를 내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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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보드게임을 매우 좋아하는 쪽이다. 그 게임 중에서도 질리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은 부동의 1위가 역시 명불허전 할리갈리, 부루마불, 젠가. ㅋㅋ 개인적으로는 EXIT 시리즈를 매우 좋아한다. 아마 추리를 좋아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강아지에게 노즈워크를 주는 것과 같이 마구 풀고 싶은. 그런 욕구가 생긴다. ㅜㅜ 책의 저자처럼 같이 풀 사람이 마땅치 않을 뿐. 사람을 알아갈 때 혹은 배우자감을 단타로 알아볼 때 게임, 술, 친구를 보라고 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동의하는 편 특히 게임과 술. 동시에 해보는 것도. 보드게임으로 사람을 아주 잘 알 수 있다. 보드게임에는 인생과 열정과 근성과 성격과 욕구가 다 있으니까. 몇몇 가지 해보고 싶은 보드게임이 책 속에 있었다. 보드게임을 좋아하는 것으로 성향 분석도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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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완선 작가님의 아무튼, 보드게임 리뷰입니다. 취미로 보드게임을 즐긴 지 몇 년 됐네요. 길진 않지만 짧지도 않은 기간동안 나름대로 다양한 보드게임을 즐겼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공감도 많이 되고 저랑 다른 점을 발견하면 신선하기도 하고 재밌게 읽었습니다.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책을 읽으니 집중이 더 잘 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