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대한 디자인 기업 애플을 만든 또 한 명의 천재'라는 『조너선 아이브』에 대한 책을 읽었다. 애플 아이 시리즈(아이맥·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의 성공디자인 중심에 이 분, 조너선 아이브가 있었다는 사실을 일깨우는데... 스티브 잡스란 시대의 걸물이 있기까지 조너선 아이브 같은 디자이너가 받쳐줬기에 가능했다는 거다. 그래서 잡스는 아이브를 가리켜 '영혼의 파트너'라고 극찬을 했던 거고……. 이 책은 그런 조너선 아이브의 삶과 커리어를 따라가며 서술하고 있다.
조너선 아이브의 디자인을 보면 단순, 간결하면서도 세련미를 잘 보여주고 있다. 아이맥과 아이팟(흰색의 진수) 등 일련의 제품을 보면 확실히 인정할만하다. 이 책에서는 "애플의 디자인은 단순하지만 친밀하고 정직하며, 사용자에게 즐거움을 준다."고 표현했는데 단순함이 감성으로 어필하기까지 그 치열함이 제법 읽을 만하긴 했다. (그렇다는 이야기이지 뭐 흥미로웠다~ 그런거 아니다). 나에겐 애플이란 기업도 그저 IT산업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술수(?)를 다하는 시대의 선도 기업으로 보일 뿐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데 너무 당대에 금칠을 한다는 느낌도 있고……. 하긴 애플빠들의 충성도가 예사가 아니니만큼 그럴 자격이 있긴 하다만…….
![]()
애플제품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심플한 디자인, 그리고 기술적 완성도에 그들만의 철학을 담고 있다손 치더라도 나에겐 그렇게 와 닿지 않았다. 지난 여러 건의 특허 분쟁을 보면서 애플 제품군이 '창의적'이라기보다는 예술적으로 훌륭하게 모방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폰에 관해서 나는 경쟁 제품인 '은하 공책'의 유용한 기능에 더 끌이고 있다. 그렇다고 그들의 제품군을 절대로 폄하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부러움(?)으로 시샘을 하고 있다. 하여튼 애플제품 디자인의 이면사를 알고자 하는 분은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라 매김 하면서 이쯤에서 끝을 맺고자 한다.……. |
|
어린 시절부터 디자인에 두각을 나타낸 천재 디자이너 아이브
조너선 아이브는 애플이라는 혁신적인 기업의 아이콘 중 하나이며 산업. 디자인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아이브는 축구스타 베컴이 졸업한 영국의 청퍼드 공립 초등학교를 다녔고, 열여섯살 때부터 디자인적인 재능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아버지 마이크 아이브의 제안으로 조너선 아이브는 졸업 후 4년간 RWG에서 일한다는 조건으로 대학 4년간 매년 약 천오백파운드의 후원을 받게 되었다.
그 후 아이브는 뉴캐슬 유나이티드 팀이 있는 영국 북동해안의 뉴캐슬 과학 기술대학 (현재는 노섬브리아 대학으로 불림)에 입학하였다. 이 대학은 당시에도 산업 디자인부문에서 최고의 명문으로 인정되는 대학이었다.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능력을 발휘하게 해 준 브러너를 만나다
대학 졸업 후 아이브는 미국 스탬포드에 있는 피트니 보우즈사에서 8주간 연수를 받게 되며 인생에 대단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 브러너를 만나게 된다. 아이브는 뛰어난 디자인 실력과 남들보다 10여년은 앞선 감각으로 혁신적인 디자인을 계속 내놓게 되고 이를 눈여겨 본 애플사의 제안에 드디어 1992년 27세에 입사하게 된다.
컨설팅 회사에서 계속 일했던 아이브는 디자인이 기능과 최적의 혁신적 결합을 위해서는 발주사의 일방적인 결정을 피하고 내부적인 의견교환을 충분히 할 수 있는 내부 디자인 스튜디오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던 브러너의 뜻에 따라 설립된 이 조직 내에서 자신의 실력과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었다.
잡스와의 만남으로 다시 시작된 혁신적 디자인
결국 그는 위협수준의 감동을 줄 수 있는 디자이너를 원했던 애플에서 다시 돌아온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의 정체기를 넘어서 다시 혁신적 전성기를 이끌게 된다. 대중적인 어정쩡한 제품이 아니라 애플의 고유한 색깔을 살린 섹시한 제품을 원했던 잡스는 디자인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아이브와 잡스는 아이맥으로 히트하며 부기 수익 1억 백만달러를 달성하게 된다.
아이브는 29세의 나이에 거대 글로벌 기업의 디자인 팀 수장이 되었으며 30대에 이미 전 세계를 뒤흔든 히트 제품을 연달아 내놓았고 크리에이티브 업계의 최고의 상이라고 할 수 있는 D&AD 상을 최다 수상하였고 이 외에도 IDEA 금상, 레드닷 디자인 상 등 많은 디자인 상을 휩쓸었고 45세에는 영국 왕실의 기사 작위를 받았다.
아이브는 아이맥과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의 혁신적인 제품을 디자인한 혁신의 아이콘으로 애플사 디자인 총괄 수석 부사장이다.
조금은 전문적인 애플제품 디자인에 관한 기록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내가 기대했던 것은 아이브의 성장과정과 그의 성공기였다. 물론, 책의 중반까지는 아이브가 어떻게 성장하고 어떻게 천재성을 인정받으며 애플사에 입사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서술된다.
그러나, 그 과정에 있어서 브러너에 대한 이야기가 굉장히 많았고, 아이브가 애플사에 입사하여 능력을 발휘하는 시기부터는 애플 제품의 디자인에 대한 구체적인 과정들과 내용들이 기술되다 보니 산업 디자인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관심이 적은 사람들에게는 쉽지는 않았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지만, 꽤 오랜기간 동안 맥킨토시를 사용했던 애플 제품 탄생과정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로왔고, 특히 혁신적인 기업들이 어떻게 디자인과 기능과 기술을 접합시키며 조화를 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상세한 기술은 그런 부문에 고민을 갖고 있는 기업들에게 좋은 제안을 제시하리라 생각한다.
긴 시간을 갖고 꼼꼼하게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다. 역시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 읽고 나면 얻는 것이 더 많은 법이니까.
|
|
매킨토시를 처음 다뤘던 2002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직관적인 UI와 GUI는 부드럽고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매킨토시 내에서 핵심적인 부분이었고 효과적으로 작업하도록 연결해주는 매개체였다. 그래픽 작업에 최적화된 매킨토시는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줘서 쓰면 쓸수록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그 후 세월이 흘러서 2009년에 본 아이폰은 완벽했다. 부드럽게 넘어가는 화면과 아이콘은 그 자체로도 훌륭해보였다. 2012년에 구입한 아이패드는 매우 좋은 멀티기기였고 쓸면 쓸수록 그 세심함에 감탄하게 된다. 애플제품은 꾸준한 업데이트로 UI를 완전히 바꾸거나 심지어 기능과 성능개선을 해오고 있다. 근데 더욱 중요한 사실은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이 지금의 애플의 토대와 시스템을 만들었다면 핵심으로 생각하는 디자인은 바로 조너선 아이브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책은 애플의 디자인총괄 수석부사장인 천재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의 성장과정과 애플에 입사하면서 만들어낸 결과물에 관한 책이다. 스티브 잡스에 이어 나온 애플의 한 축인 조너선 아이브를 통해 애플의 디자인 제작과정을 알게 되어서 정말 반가웠다. 책은 400페이지에 달할 정도 두꺼운데 스티브 잡스 일대기를 다룬 책보다 훨씬 쉽게 읽을 수 있었다. 현직 디자이너다 보니 애플의 디자인을 총괄한 조너선 아이브의 성장과정이 궁금했었다. 읽다보면 이들의 환경이 정말 부러울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인 마이크 아이브가 디자인 테크놀러지를 2년 과정의 통합 교과목으로 채택하게 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조너선이 마음껏 디자인에 매진할 수 있는 조건들로 충분히 갖춰져 있었다. 아버지는 자신의 실험실에서 아들이 자유롭게 디자인 실습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영국에서는 유독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많이 배출되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어떤 편견이나 간섭도 배제한 채 아이의 재능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지지해주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우스갯 소리로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가 한국에서 태어났으면 전파상이나 했을거라는 얘기는 그냥 흘려버릴 말이 아니다. 아이에게 직업을 강요하고 시험성적에만 목매단 현실에선 창의력도 독창성도 발휘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어릴 적부터 두각을 나타내서 직접 손으로 디테일하게 제품을 묘사했고, 하나의 제품에 100개의 모형을 제작할만큼 열정과 섬세함으로 완벽한 디자인을 위해 집중한다. 대학 진학 후 전액 장학금을 지원해주는 대신 졸업한 뒤에는 RWG에서 일하는 것을 지킨 조너선 아이브는 운명처럼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를 견학할 때 언젠가는 찾아갈 곳임을 직감하게 된다. 그가 애플로 입사하여 디자인을 하게 된 것은 우리가 누리는 행복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간결하고 심플하게 디자인을 하여 사용자 경험과 감성까지 담은 애플이기에 그와 궁합이 잘 맞았을 것이다.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 매킨토시 등 출시되는 제품마다 애플빠를 양산시키는 그 이유 중에 하나는 디자인이라고 말한다. 지금의 애플은 아마 조너선 아이브의 손길을 거치지 않았다면 불가능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적어도 애플의 색깔과 고유의 디자인은 나오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조너선 아이브와 애플의 핵심제품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어서 매우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자칭 본인이 애플빠라고 생각한다면 필독해서 읽어보길 권하는 책이다. |
|
1. 몽상에 잘 빠진다 : 딴생각을 하고 있을 때 난데없이 최고의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2. 모든 것을 관찰한다 : 창의성이 기반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지속적으로 습득한다 3. 자신에게 맞는 시간대에 일한다 4.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다 5. 고통을 승화한다 6. 새로운 것에 항상 열려 있다 7.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8. 호기심이 많다 9. 다른 사람의 삶에 관심이 많다 10. 위험을 감수할 줄 안다 11. 인생을 자신을 표현하는 기회로 삼는다 12. 보상을 바라지 않는 순수한 열정이 있다 13. 자신만의 생각에 갇히지 않는다 : 다르게 생각하는 법을 좋아한다 14. 좋아하는 것에 완벽하게 몰입한다 15. 아름다운 것들에 둘러싸여 있다 : 예술적 아름다움에 고도의 감각과 민감함을 보인다 16. 연결점을 찾는다 :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능력이 있다 17. 지속해서 변화한다 :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원한다 18. 명상을 한다 : 마음을 비우고 집중하기를 좋아한다 나는 이 중에서 몇 가지나 내게 해당될까 체크해 보면서, 과연 조너선 아이브에게는 몇 가지나 그럴까 비교해 보게 된다. 아버지 마이클은 대학에서 은세공을 가르치는 교수였으며, 어머니 패멀라는 심리 치료사였다. 소년 시절부터 조너선은 사물의 작동 원리에 호기심을 드러냈다고 한다. 빌도 그랬고 스티브도 그랬다. 조너선은 데이비드 베컴이 다녔다는 학교인 칭퍼드 공립학교를 졸업하고 디자인의 명문 뉴캐슬 화각기술대학으로 진학한다. 이미 고교 시절 디자인에 두각을 보인 그는 런던 최고의 디자인 회사 로버츠 위버 그룹(RWG)의 후원을 받게 된다. 영국식 디자인 교육은 산업계의 요구에 철저히 부응하는 미국과 달리 "실험적이고 임기응변적인 방식"을 강조했다. 또한 "모험을 장려하고 실패해도 보상하는 분위기"였다. 이후 아이브의 창의성 넘치는 디자인은 회사에서 인정받아 풋내기 인턴 시절에 일본 기업 담당 부서에 배치되었다. 사람들은 어린 아이브가 회사의 '주요 프로젝트'를 도맡은 반면 다른 디자이너들은 '지저분한 프로젝트'에만 지겹도록 매달려야 했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그는 대학시절 일반 전화기에 혁신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왕립예술학회(RSA) 여행 장학금을 최초로 두 번이나 받았다. 당시 RSA 기록보관 담당자 맬러니 앤드루스는 말한다. "아이브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디자인 둘 다에 관심이 많았어요. 두 웨어에 대한 균등한 관심, 그거야말로 애플 제품들의 승리 공식이잖아요." 졸업 이후 RWG를 떠나 탠저린으로 옮겨 전공 공구에서 머리빗까지, 텔레비전부터 화장실 용기까지 회사가 따낸 프로젝트에 빠짐없이 참여하며 실전 감각을 익혔다. 스티브가 인문학 독서를 통해 자신의 제품과 디자인 철학을 다져 나갔듯이 아이브 역시 독서에도 열심이었다. 그는 디자인 이론서는 물론이고 심리학자 스키너의 저서와 19세기 문학 작품까지 탐독했다. 또한 박물관을 종종 찾았다. 또한 자신의 디자이너로서의 롤 모델이었던 아일린 그레이와 미켈레 데 루치에 대한 연구도 병행했다. 아이브는 1991년 당시 애플 산업디자인 팀장이었던 로버트 브러너와 조우하게 되면서 탠저린에서 애플과 계약을 맺어 같이 작업하게 된다. "애플의 제안이 얼마나 황홀했는지, 그리고 내가 일을 그르칠까 봐 얼마나 초조해했는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마침내 애플이 맡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낸 아이브에게 브러너가 다가왔다. "시대를 앞서 가는 뭔가를 창조하고 싶다면 애플에 와라." 아이브는 1992년 9월 정식으로 애플에 입사했다. 이어 아이브의 맹활약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처음으로 맡은 뉴턴 메시지패드의 차세대 모델 디자인에서부터 시작하여 훗날 애플의 신제품을 탄생시키게 될 팀원들을 직접 영입하기도 하는 등 리더십을 인정받아 브러너가 떠난 후 디자인 팀을 이끌게 된다. 1997년 7월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한다. 잡스는 복귀하자마다 제품 포트폴리오를 단순화하는 것과 동시에 분산되어 있는 팀들을 전격적으로 통폐합했다. 애플 최고의 디자이너, 엔지니어, 프로그래머, 마케터들로 구성된 A팀이 혁신적인 제품 고안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일종의 CFT (Cross Functional Team)이다. 잡스는 아이브가 이끌던 산업디자인팀을 유지하기로 결정했고, 팀이 집중할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아이브는 애플 제품의 '디자인 스토리'에 집중했다. 고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애플의 스토리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스티브 잡스는 1997년 애플에 복귀하자마자 아이브와 각별한 유대 관계를 형성했다. 두 사람은 제품과 디자인에 대한 강렬한 열정을 공유했다. 애플의 마케팅 책임자 필 실러는 말한다. "스티브가 복귀하기 전에는 엔지니어들이 ‘여기 내용물이 있소’라고 말하며 프로세서나 하드 드라이브를 디자인 팀에 건네는 게 관례였지요. 디자이너들에겐 그걸 박스에 담는 작업만이 주어졌던 셈입니다. 항상 그런 식으로 진행했으니 끔찍한 제품들만 나올 수밖에요." 하지만 잡스와 아이브는 무게 중심을 다시 디자이너 쪽으로 돌려놓았다. 이후 아이맥의 대성공으로 “애플이 돌아왔다!”는 찬사가 이어진다. 아이맥에 이어 아이북, 아이팟 그리고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이르기까지 연달아 대박을 터뜨리며 애플의 신화를 창조한다. 물론 그 중심에는 잡스와 아이브가 함께 했다. 직관적 사고와 현실적 구현의 융합은 두 사람의 공동 작업의 상징적 특징이 되었고, 전 세계를 주도한 창의적 혁신의 대표적 사례가 되었다. 그렇게 그들은 우리의 미래를 바꾸어 나갔다! 나는 특히 아이폰의 디자인 개발 사례를 흥미롭게 읽었다. 최근에 출시된 신제품이 어떻게 만들어졌나 궁금했고, 삼성전자와 특허 분쟁도 있어 관심이 갔기 때문이었다. 아이브는 운영 체제가 마련되기 전부터 아이폰 디자인을 추진했다. 여기서 아이브의 역할이 잘 부각된다. 아이브는 새로운 운영 체제 개발의 진척 상황을 계속 파악하는 한편, 잡스나 다른 간부들과 끊임없이 소통했다. 이어 그런 정보를 바탕으로 디자인 팀원들에게 피드백을 주고 방향을 잡아 나갔다. 이 사례는 아이브가 디자인 감각만 탁월한 것이 아니라 의사소통과 리더십 역량도 뛰어났음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그는 잡스가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성취는 결코 없었을 거라고 인정했다. "나와 내 팀의 아이디어들은 다른 곳에서는 아무 인정도 못 받고 사장되었을 거에요. 만약 스티브가 이곳에서 우리를 밀어붙이고 함께 일하며 수많은 저항을 헤쳐 나가도록 돕지 않았다면 우리의 아이디어 상당수는 제품으로 현실화되지 않았을 겁니다." 내가 언젠가 들었던 창의력 강의에서 우리가 평소 창의적이지 못한 이유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원인이 있다고 했다. 1. 우리가 하는 일 대부분이 창의적일 필요가 없기 때문 2. 창의적이 되도록 교육받지 못했기 때문 3. 사람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신념체계가 있기 때문 이 책을 읽으니 조너선 아이브가 디자인 혁명을 이룬 이유를 알게 되었다. 아이브는 위에서 지적한 문제점 세 가지를 계속 혁신해 나갔던 것이다. 학창 시절, 아이브는 항상 디자인에 미친 듯이 몰두했고, 글로벌 트렌드를 끊임없이 연구했다. 또한 늘 새롭고 나은 방법을 찾으려는 마음으로 새로운 재료와 제조 방식을 깊이 탐구하여 새로운 지평을 열어 나가고자 했다. 아이브, 자신이 바로 디자인 혁신의 모범이었다! |
|
생각없이 애플을 따라가다 보면 어떻게 여기에 이런 기능을 넣을 생각을 했지? 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있다.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배려하는 세심함과, 나에게 아무 필요없는 제품이지만 갖고 싶게 만드는 제품이 애플이다. 이쯤되면 또 잡스의 '인문학'을 들먹이는 게 아닌가 생각할 사람도 있겠지만, 이번엔 잡스가 아니라 '조너선 아이브'다.
변기 디자인에 실패하다
조너선 아이브 이야기를 더욱 드라마틱 하게 할 때 존 스컬리 이야기가 먼저 떠오른다. 전문 경영인을 영입하기 위해 당시 펩시 부사장으로 있던 존 스컬리에게 잡스는 이런 말을 했다. "평생 설탕물만 팔면서 살고 싶습니까. 아니면 세상을 바꾸고 싶습니까?" 결국 1983년 존 스컬리는 애플에 합류한다. if, 조너선 아이브가 변기 디자인 하던 중소 업체의 이름 없는 능력자였으면 더 신화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해본다. 그래서 잡스가 "평생 남의 엉덩이만 보고 살겠습니까. 미래를 함께 그리겠습니까?"라고 했다면 더 극적이었을텐데.
물론 이야기는 이렇게 흐르지 않고 아이브가 속한 회사 텐저린이 아이디얼 스탠더드로부터 변기와 비데, 세면대 디자인을 의뢰 받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아이브는 해양 생물학 관련 서적으로부터 자연의 영감을 얻어 디자인을 완성했다. 하지만, 회사 CEO는 그들에게 호된 비판을 쏟아 부으며 '제품화 하기 용이한' 디자인을 요구한다. 이 사건은 아이브의 가슴에 큰 상처를 남기며, 외부컨설팅 회사의 한계는 결국 고객의 입맛에 맞게 원하는 대로 만드는 수준에 그칠 수 밖에 없음을 다시한번 절감한다.
산업디자인이냐 프로덕트 디자인이냐
아이브가 애플의 디자인 팀으로 옮기게 된 이유중에 하나가 그 팀이 내부 컨설팅 스튜디오에 있기 때문이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장점이 있는데 우선은 내부에 있지만 별도의 팀이기 때문에 회사의 종속을 덜 받고, 기업 외부 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디자인에 대한 자기주장이 가능하다. 이것은 앞의 변기 사건에 알 수 있듯이, 디자인을 하는 이의 자존심이 걸린 일이었다. 단순히 제품의 외향만 채우는 디자인이 아니라 흐름을 이끌 수 있는 디자인을 하는 것, 그것만이 아이브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디자인 팀은 엔지니어에 집중되어 있던 무게중심을 자기네 쪽으로 옮겨오고 싶어했다.
잡스의 복귀와 함께 아이맥과 아이북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애플의 중심 권력은 산업디자인 팀이 되었다. 디자인 팀은 그저 완성품의 케이스를 만들어 내는 팀에서 벗어나 디자인을 창조하고 흐름을 주도하게 되었고, 프로덕트 디자인 팀은 기술적 역량을 총동원 해서 디자인대로 제품을 만들어내야만 했다. 마저리 안드레센은 이렇게 회상한다.
산업디자인 팀과 일할 때 유념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항은 그들에게 '노'라고 말해선 안 된다는 것였습니다. 비용이 많이 들 것으로 보이든 불합리해 보이든 불가능해 보이든 그들이 원하는 그대로 따라야 했어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들이원하는 바를 구현해줘야 했습니다. (p.209)
이 말의 의미는 전에는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전기 설계)과 프로덕트 디자인(기계 공학)이 주도하던 디자인 과정을 산업디자인 팀에서 주도하게 됐다는 뜻이다. 이는 곧 이전에는 기술적인 제약을 감안해서 디자인 하던 것을, 디자인에 맞춰 기술적 역량을 맞춰가는 식이 됐다는 의미이다. 사실 문제는 디자인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기업이 대부분이다. 디자인이야 뭐 어짜피 예쁘게 팔기 위해서라고 정도만 생각하는 이들에게, 조너선 아이브는 분명히 'stupid'라고 했을 법 싶다. '바보야, 문제는 디자인이야.'
엔지니어들은 현재 시점에서 가능한 조건들에 얽매이게 마련이지요. 반면에 산업 디자이너들은 내일 혹은 미래의 어느 시점에 가능해질 수도 있는 조건들을 아주 구체적으로 상상합니다. (p.178)
애플에서 두각을 나타내다
1990년 서른두 살의 나이에 애플의 산업디자인 책임자로 합류한 브러너는 이런 조건을 내세웠다. 자체적인 디자인 팀을 만들기를 바라지만, 대기업에서 흔히 보이는 관료적인 조직이 아닌 그룹 내 소규모 디자인 팀을 만들어 주길 바랐다. 사실 애플이 디자인 팀에 특별한 재량을 주고, 자체적으로 느슨한 관리 시스템을 확보한 것은 지금의 애플을 있게한 원동력이 되었다. 물론 그 당시에는 아무도 몰랐지만 말이다. 아이브의 졸업 작품을 보고 그의 재능에 감탄한 바 있는 브러너는 팀이 꾸려지자 아이브를 영입했다.
아이브는 애플에 처음 들어왔을 당시 몇가지 디자인을 했지만 역시나 외부업체에서 컨설팅하는 수준을 못벗어나는 관료적인 조직에 실망한다. 1997년 스티브잡스가 애플에 복귀하면서부터 이야기가 달라진다. 잡스는 디자인 팀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으며, 그들의 상상력이 실물로 실현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었다. 그리고 1998년 드디어 '아이맥'이 그 베일을 벗었다. 이는 애플의 기사회생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첫 제품이었다.
![]()
역시, 사람이다
1997년 9월 잡스가 구상한 NC 사양을 반영한 디자인을 만들라는 지시가 내려졌을 당시를 회상하며 아이브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기술적인 문제부터 접근하지 않았습니다. 먼저 '사람'에서 시작했지요. 우리는 사람들이 이 제품을 어떻게 느끼기를 바라는가? 이 제품은 사람들 마음의 어떤 부분에 가닿을 것인가? (p.164)
'애플'과 다른 기업간의 차이점을 찾을 때 분기 순이익에 초점을 맞추고 판매량에 열을 올린다면 그 시도는 실패로 끝날 확률이 높다. 그들은 잘 팔리는 제품이 아닌, 역사에 남을 제품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기업이 말은 그렇게 해도 결국은 수익 낼려고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한다면 틀린 말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내가 겪어본 애플의 제품은 그들의 말이 거짓이 아니란걸 느끼게 해주었다.
조너선 아이브 체제
2008년 애플의한 행사에서 아이브는 특별한 발표를 하는데 그것은 바로 '유니보디' 프로세스였다. 이는 기존의 노트북이 용접과 나사로 강화판을 결합해 튼튼하지만 조금은 조잡한 노트북을 만들었던 단점을 해결한 방법이다. 유니보디는 알루미늄판을 통째로 잘라서 거기에서 나사가 들어갈 부분 키보드나 접합부분을 남기고 갉아내는 형식이다. 이로 인해 비슷한 제품에서 서른 부분이나 생기던 연결부위가 다섯군데로 줄어들었으며, 디자인은 획기적인 전기를 맞은 것이다.
[유니보디에 대한 설명 동영상, 작업영상은 1:30]
애플은 지난 6월 운영체제의 새로운 버전 ios7을 내놨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이전에는 하드웨어 디자인에만 관여하던 조너선 아이브가 마침내 소프트웨어 디자인까지 맡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전에 소프트웨어 디자인을 주관했던 스콧 포스톨이 물러나고 아이브가 영향력을 확장한 것이다. 가장 큰 차이는 이전 버전까지 적용되던 스큐어모피즘(실제 사물의 형태와 개념을 모방)을 버리고, 아이브가 항상 추구하던 미니멀리즘(특징을 살리되, 최소한의 표현)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이다. 미니멀리즘은 조너선 아이브가 1980년대 중반의 과다 표현주의에 대한 거부감으로 추구하기 시작했던 디자인 철학이다.
잡스가 사라진 애플에게 가장 붙이기 쉬운 말은 '혁신이 사라졌다'이다. 그런데 잼있는 사실은 아이폰 발표때마다 그런 언론기사가 나왔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 잡스가 없으니 그런 기사는 더욱 힘을 얻는다. 하지만, 애플에는 아직 잡스의 정신을 그대로 계승한 이들이 많이 남았다. 그 중에 한 명이 조너선 아이브다. 나는 혁신이 사라졌다는 애플에서 여전히 그의 열정에 기대를 걸어본다.
p.s 이 책에 다만 아쉬웠던 점은 삽화가 한 장씩 껴들어 있다면 그때 그때 제품을 검색해 보지 않아도 됐을텐데 하는 점이다. 책의 중간에 사진이 몇 장 들어있긴 하지만 제품이 언급되는 부분에서 나왔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
|
인간으로 하여금 불가능에 도전하도록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는 사람을 리더라고 부르고 그 일을 실제로 해내는 사람을 실무자라고 부른다. 리더와 실무자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처럼 어느 것에 우위를 둘 수 없이 똑같이 중요한 요소지만 우리는 대체로 성공의 모든 영광을 리더에게 돌리곤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리더는 신격화되고 심지어 실무자의 능력까지 훔쳐 갖는 경우도 많다. 사람들이 강력한 리더에게 마음을 뺏기는 이유는 에리히 프롬의 명저(<사랑의 기술> 따위가 아니다)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얻을 수 있다. 사람들은 자유가 억압당하는 걸 엄청난 인권유린으로 간주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를 끔찍이도 부담스러워 한다. 무제한의 자유는 인간을 도대체 뭘 해야 할지 모르는 패닉 상태로 빠뜨린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자유를 반납하고 자신의 목에 올가미를 걸어 강제로 끌고 가주는 독재자를 소망한다. "너는 내가 하라는 대로만 해. 그러면 잘 먹고 잘 살 수 있어." 자유는 너무 과대평가 되어 있다. 그렇지 않다면 그토록 수 많은 독재자들이 '국부'로 칭송 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도 한 사람 갖고 있잖아. 많은 사람들이 애플을 그저 변태 오덕들이 사랑하는 장난감 제조 회사로 여기는데 정말 몰라도 너무 모르는 얘기다. 애플은 오늘날 우리가 너무도 당연히 소유하는 Personal Computer라는 개념을 우주에서 최초로 만든 기업이다. 그러나 더 위대한 건 그들이 컨셉이 아니라 실물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기 위해 겪어야 했던 수 많은 난제를 최고의 기술력으로 극복해낸 기업. 그저 디자인으로 눈을 홀리는 Fake 컴퍼니가 아니란 말이다. 더 놀라운 건 이들이 H/W와 S/W 양쪽을 꽉 쥐고 있다는 점이다. 애플은 구글과 삼성이 합병을 해도 겨우 상대할 수 있을까 말까한 지구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조' 회사다. 이 모든 걸 스티브 잡스가 이뤄냈다고 생각하면 정말로 슬픈 일이다. 스티브 잡스가 리드 컬리지를 다녔을 때 타입페이스(폰트) 관련 강의를 들었기 때문에 애플 제품이 그토록 강력한 폰트 랜더링 기술을 갖추게 됐다고 회자되지만 사실 그에겐 아주 조그만 안목이 있었을 뿐이다. 보이지 않는 곳까지 완벽히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도 마찬가지다. 그걸 생각하는 것과 그걸 실제로 해내는 것 사이에는 어마어마한 심연이 존재한다. 그래서 나는 잡스 보다는 워즈니악이나 조너선 아이브를 더 좋아한다. 특히 조니 아이브, 기사 작위를 받은 이 영국 남자를 말이다. 쫓겨났던 잡스가 다시 애플로 돌아온 뒤 굳건히 자리를 잡게 된 결정적 성과는 젤리빈 아이맥의 메가 히트 덕분이었다(LG에서 생산했다!). 색색의 투명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일체형 PC 아이맥. 이후 비슷한 디자인의 아이북으로 쐐기를 박은 애플은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로 세상을 지배한다. 애플 제품의 특징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압도적 디자인에 있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증 하나. 매출 200조가 넘는 삼성 전자엔 그만한 제품 디자이너가 없을까? 직원 수가 10만 명에 가까운 메가 컴퍼니에 말이다. 정답은 "있다" 이다. 문제는 그런 디자인을 실제 제품으로 구현할 만한 디자이너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디자인이란 단순히 그림을 잘 그리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조니 아이브가 위대한 이유는 그가 최적의 디자인을 고안하고, 스케치하고, 목업을 만들고, 시제품을 생산하고, 양산이 가능한 기술을 발굴해 그 제품을 우리의 손에 쥐어줬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메모리나 CPU나 레티나 디스플레이 같은 것만 테크놀로지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디자인, 디자인이야 말로 진정한 하이퍼 테크놀로지의 결과물이다. 애플이 어떻게 그렇게 위대한 제품을 만들었는지 알고 싶다면 숱하게 쏟아져 나오는 잡스 관련 서적보다는 이 책 <조너선 아이브>를 읽는 게 훨씬 나을 것이다. 비전을 현실로 구현해낸 실무자의 이야기인 만큼 이 책엔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이는 실제 이야기가 더 많다. 애플을 그저 상상의 동화속 회사로 알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
|
애플을 이끌어가는 한 축인 조너선 아이브의 전기이다. 애플을 디자인으로 유명한 회사인데 이 디자인을 담당한 사람이 바로 조너선 아이브이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븐 잡스에 비해 덜 알려진 사람이지만 스티븐 잡스 만큼이나 재능이 넘치고 창의력과 열정이 뛰어나다. 바로 이 책은 조너선 아이브의 이야기인데 그것은 곧 애플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조너선 아이브는 이 책의 표지가 말해주는 데로 천재라고 일컬어진다. 그는 이미 고등학교때부터 디자인에 대한 관심으로 뛰어난 결과를 보여주었고 그의 아버지의 후원으로 이미 디자인으로 유명한 영구긔 뉴캐슬 과학 기술 대학에 진학하였다. 거기서도 그는 두각을 나타내었고 그의 아버지의 도움으로 인해 로버츠 위버 그룹(RWG)의 후원도 받게되었다. 그는 재학시절 이미 유명한 디자인 공모에 입상하게 되었고 젊은 나이때부터 그의 재능과 성품 그리고 성실성 모두에서 인정받는 젊지만 결코 무시하지 못할 디자이너로 각광받게 되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처음에 그를 후원해준 RWG에서 몇년 근무하다가 몇몇 사람들고 함께 디자인 회사를 이끌어갔다가 평소에 그를 눈여겨 봐두었던 그 당시 애플의 디자인팀을 이끌고 있었던 브러너에 의해 애플 디자인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고 애플로 이직하게 된다. 그때부터 조너선 아이브의 디자인에 관한 열정과 재능이 유감없이 발휘되게 되었다. 조너선 아이브는 순수한 성격의 소유자로 기업 경영에 관한 재능과 열정보다는 순수한 디자인에 관한 열정이 앞서는 사람이였다. 스티븐 잡스가 기술과 기업경영과 카리스마로 애플을 이끌었다면 조너선 아이브는 스티브 잡스의 기술과 재능을 디자인으로 표현해주었다. 즉 디자인안에 기업정신과 인문학을 함께 접목시켜 심플하면서도 인간적인 디자인을 창출해 내었다. 지금 탁월하고도 심플한 애플의 모든 기계의 디자인에는 본질만을 남기고 모든 것을 없애는 심플한 본질주의의 철학이 담겨져 있다. 이러한 디자인 철학은 곧 스티브 잡스의 철학이자 조너선 아이브의 철학이였다. 기술과 디자인이 서로 융합될때 그 시너지는 폭발적이였고 세계적으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조너선 아이브의 재능은 좋은 배경과 후원, 그리고 그의 성실성이 결합하여 천재성으로 까지 꽃피웠다. 나는 개인적으로 조너선이 물론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이것이 그의 아버지로부터 시작하여 수많은 후원자들과 재능있는 디자이너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더욱 성장하게 되었고 거기에 조너선 아이브의 개인적인 성실하고 융화적인 성품이 그의 재능을 극대로 꽃피웠다고 생각한다. 조너선 아이브를 보면 천재적인 창조성인 단순한 재능이 아니라 그 재능이 성장하도록 해주는 환경과 지지해주는 사람들 그리고 성실한 성품이 만날때 인간성에 반하지 않고 인류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순기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어찌보면 그는 재능도 배경도 운도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존경이라는 말까지 쓰기는 어려울지 몰라도 그는 분명 성실하고 지금의 위치에서 그러한 명성을 얻을만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분야에서 오래동안 쌓아온 실력이 진중함과 일반적인 교양과 합쳐질때 괄목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그가 디자인만을 배운 것이 아니라 행동주의 심리학자 스키너의 책 같은 다방면이 인문학 서적들이나 문학 작품까지 탐독하면서 그러한 인문학적 소양이 인간친화적인 디자인으로 승화되었다는 것을 읽으면서 이것 또한 스티브 잡스의 기술에 인문학을 결합시키고자하는 철학과 같았다는 것을 보게 되었다.
재능은 천부적인 부분도 있지만 성실과 성품과 인문적 소양이 있어야만 그 재능이 순기능을 넘어서 인간에 유익을 주는 천재성으로 꽃피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수 있었다. 한 분야에서 재능을 꽃피우고 탁월한 성과를 얻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면 어느정도 성공에 대한 최소공약수가 나온다. 스티브 잡스의 전기에서도 조너선 아이브의 전기에서도 마찬가지로 그러한 최소공약수가 나타난다. 나의 삶속에서 그러한 최소공약수를 적용시키면 어느정도 성과를 얻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우리는 절대적으로 본질적인 부분이 아닌 것은 무엇이든지 제거하려고 애썼어요. 하지만 그런 노력은 겉으로 드러나 보이진 않죠. 우리는 계속해서 처음으로 되돌아가곤 했어요. 이 부분이 필요한가? 그것을 유지해서 다른 네 부분의 기능을 수행하게 할 순 없을까? 이런 식으로 줄여 나가는 게 하나의 의식이 돼 버렸죠. 하지만 그럼으로써 만들기도 더 쉬워졌고 사람들이 함께 일하기도 더 쉬워졌어요.(P.9)
|
|
세상을 바꾸어 놓은 천재 경영자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지 몇년의 세월이 지났다. 그를 추모하고 그가 그토록 놀랍고도 뛰어난 실적을 일구어 낸 방법을 연구하는 책들이 셀수 없을 정도로 많이 세상에 나타났다. 스티브 잡스의 모습들이 얼마나 생생한지, 그는 죽고 나서 우리들과 더욱 친근해진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이다.
그러나 우리들 전세계 사람들이 열광했던 애플 제품들의 혁신적인 기능과 아이디어 그리고 디자인에는 스티브 잡스 외에 또 다른 사람의 커다른 존재감이 있어야 가능했었다. 항상 겸손한 태도를 잃지 않고 조용하게 처신을 했기에 스티브 잡스에 관해서라면 한시간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도 애플의 디자인을 총괄하는 조너선 아이브에 관해서는 들은바가 없었다.
우리가 애플에 열광한 이유는 바로 그 뛰어난 디자인 때문이 아니었던가. 물론 아이팟과 아이폰이 가져다준 디지털 기기의 혁명적인 개념변화는 스티브 잡스의 몫이 크겠지만, 애플제품들의 특성인 디자인과 기능의 완벽한 통합을 생각한다면, 그 디자인이 아닌 다른 모양으로 그 기술이 구현되었다면 어떨까? 그떄도 우리는 과거처럼 애플의 제품들에 그렇게 열광을 할수 있었을까? 또 다른 질문을 한다면 애플의 제품들의 디자인이 그것이 출시된 모습들과 달랐다면, 우리가 열광했던 애플의 성능들이 제대로 구현될 수 있었을까?
디자인을 모르는 사람은 다자인은 단순이 예쁜 모양을 그리는 것이고, 기술은 그 디자인 안을 채우는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디자인과 기술은 끊임없이 서로 교류하며 서로에게 영향을 미칠수 밖에 업슨 존재이다. 기술적인 필요에 의한 용적은 디자인을 제약하며 그에 필요한 모양을 요구한다. 멋진 디자인에 핵심적인 부분을 놓지지 않기 위해서는 부품들을 그에 맞는 크기와 모양으로 배치하는 기술적인 능력과 세심함이 꼭 필요하다.
애플제품의 특징은 디자인과 기능의 완벽한 통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에 아이팟과 아이폰이 다른 모양으로 생겼다면? 만약 그들의 디자인이 다른 모양이었다면 애플 제품의 마니아들이 그 기기들을 사용하면서 느꼈던 만족감이 충족될 수 있었을까. 아니면 다른 모양은 그 모양 때문에 애플 제품의 기능이 발현되는데 제약을 가하지는 않았을까. 그리고 애플제품의 정체성은 어떻게 되었을까.
10수년전 미국여행길에 우연히 애플스토어를 들렀을때 당시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반투명한 플라스틱으로 둘러쌓인 아이맥을 보고 탄성을 올렸던 경험이, 아이팟과 아이폰이 출시될때마다... 우리나라의 전자업체들이 몰락하거나 주춤거리는 것을 보면서 느꼇던 아쉬움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그늘에 숨어 있었던 실력자 조너선 아이브 때문이라는 것을 깊이 느끼게 된다. |
|
이 책의 저자인 리앤더 카니(Leander Kahney)는 과거 IT전문 매체인 <와이어드닷컴>에서 뉴스 편집자로 일한 바 있고, 현재는 애플관련 가장 인기있는 블로그인 <컬트오브맥닷컴(Cult of Mac. com)>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Wired에 있는 저자는 아이브의 어린 시절부터 위대한 업적, 그리고 애플에서 그의 영향력 모두를 책에 담았다. 조너선 아이브는 1967년 에섹스의 칭포드(Chingford)에서 태어났지만 자란 곳은 스태포드셔(Staffordshire)였다. 그곳에서 그는 일반계 고등학교인 월튼(Walton) 고등학교를 나왔다. 그가 자라면서 그리기도 즐겨 했지만 그리기는 아이디어를 드러내는 역할이었다고 회고 한다. 아이브는 스크류드라이버를 돌릴 수 있게 된 때부터, 만드는 사람이었다. 그의 장인정신은 아버지인 마이클(Michael)로부터 물려받았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아버지는 대장장이 출신인데, 나중에는 Middlesex Polytechnic에서 공예, 디자인, 기술 분야의 강사를 역임한 바 있다. 아이브는 어린 시절 집안 물건들을 뜯었다가 재 조립하는 일을 반복하곤 했다. 선생님이었던 그의 아버지는 디자인 일을 해보겠다는 자신의 결정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아이브는 아버지의 일을 하면서 서랍 뒷면도 완성시키고자 하는마음을 배웠다고 한다. 책에는 Palm과 애플에서 일했고 현재는 인텔의 산업디자인부 부사장으로 있는 샛츠거(Douglas Satzger)의 증언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등, 여러가지 에피소드로 채워져 있다. 가령 아이브와 루빈스타인 간의 갈등 관계도 알 수가 있다. 한 번은 아이브가 파워맥 G4에게 외양과 특별한 마감을 주기 위해 핸들을 원했었다. 루빈스타인은 핸들을 집어 넣을 경우 생산이 지연될 수 있으며 가격도 올라가리라 보고 반대했었다. 그래서 아이브는 루빈스타인을 우회하여 잡스에게 직접 보고했고, 승리를 거뒀다. 아이브가 아이디어를 제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애플에서 조너선 아이브의 힘을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이 책은 그 외에도 여러 애플 디자인의 메커니즘 사례를 알려주고 있다. 몇 가지 이야기는 이미 알려져 있지만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도 있으며, 여러가지 수수께끼를 지닌 것으로 알려진 애플의 모습을 매우 흥미롭게 보여준다. 애플은 당시 새로운 컨셉 작업을 위해 회사 외부 디자인까지 의존하는 등 스스로 변화했다. 다만 자기 내부에 인재가 있었음을 그제서야 깨닫기도 했다. 아이브는 어떤 제품을 디자인할 때 무엇보다 먼저 '디자인 스토리'에 집중한다"고 말한다. 사용자에게 어떤 경험을, 감성을, 인식을 안겨 줄 것인가 하는 점이 다른 모든 것에 우선한다는 것이다. 애플을 공동 창업한 故 스티브 잡스의 오른팔이었던 조너선 아이브는 신제품 발표회에 자주 등장한다. 그는 애플 디자인 정체성을 확립한 인물로 평가된다. 만드는 것에 대한 애정은 잡스와 공유한 부분이었다. 그 덕분에 현대 자본주의가 생긴 이래 가장 창조적인 파트너십을 형성할 수 있게 되었다. 20년이 약간 안되는 시간 동안, 그들은 파산 직전이었던 애플을 이 지구에서 가장 가치있는 기업으로 탈바꿈 시켜놓은 과정들이 상세하게 담겨 있어 위대한 디자인 기업 애플에 대해 더 많은 부분을 알게해준 책이었다. |
|
나를 제외하고 회사의 운영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조니예요. 그에게 이래라저래라 하거나 상관 말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내가 분위기를 그런 식으로 만들어 놨거든요. -스티브 잡스
애플의 기업문화를 이야기 하는 책을 많이 보았다. 잡스 사후 출간된 전기나 에세이 형식을 띤 글까지 합해서 10권 정도 읽었고 그 중 3개의 리뷰를 남겼었다. 이 책에 관심이 있었던 주 요인 중 하나는 스티브 잡스의 막강한 조력자이면서 애플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을 주도한 천재 디자이너의 삶을 세세히 들여다 보는 한 편 그동안 아주 조금만 알려진 애플의 속 이야기 가 무척 궁금했기 때문이다. 비슷한 사람은 얼굴까지 닮는다고 모든 부분에서 잡스와 닮아 있다.
책의 중간 부분에 보면 작은 것 하나 하나에 신경을 쓰고 디테일에 중점을 둔 일화가 등장한다. 소비자에게 아이맥을 더 가까이 느끼게 하기 위해 그리 필요하다고 생각되지 않을 수도 있는 손잡이를 단 것이다. 그 부분에 대한 설명 중 가장 내 마음을 동요하게 한 것은 "손잡이가 있으면 만져도 된다는 직관"이라는 말과 "순순히 접촉을 허락하는 제품으로부터 사용자는 자신이 존중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는 놀라운 구절 때문이었다. 단순성, 창의성, 혁신을 가져오는 제품도 그 안에 인간적인, 사람 중심의 디자인과 설계, 구상이 들어가 있다는 것은 감동적이다.
<"조니는 훌륭한 리더입니다. 탁월한 디자이너인 만큼 팀원들의 존경도 받고요. 제품에 대한 감각이 남다른 인물입니다." .... 새츠거도 이에 공감한다. "아주 유능한 리더라고 할 수 있습니 다. 부드러운 목소리의 영국 신사인데, 옥석을 가리는 안목은 잡스 수준이라고나 할까요." 과거에는 여러 면에서 아이브가 잡스의 비전을 구현해 내는 손이었다. 잡스는 무엇이든 마음 에 들지 않으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내뱉는 인물이었다...아이브는 팀원을 보호하는 리더 로서도 손색이 없다. 애플의 여타 부서 리더들과 비교할 때 특히 두드러지는 자질이다. "일이 잘못되면 조니는 그에 대한 책임을 자기 자신에게 돌리곤 합니다. 디자인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일이 생기는 경우든 항상 자기 탓으로 돌리곤 합니다. 나는 그가 결코 다른 팀원을 희생양으로 삼을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 습니다."백시의 말이다. > p.235~236
많은 책이나 인터뷰에서 잡스를 이야기 할 때 그가 냉정한 성격을 일면 지니고 있고 어떤 일에 칼 같은 결정을 내리고 나면 뒤도 돌아보지 않았으며 오랜 기간 함께 한 직원을 해고 하는 데도 메일 한 통으로 짤막하게 보내는 비인간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적는 책들이 있 었다. 우리가 애플의 제품을 감탄하고 보면서 놓치고 있었던 회사에 대한 궁금증은 잡스 사후에 엄청나게 폭발했다. 그에 반증하듯 이러한 애플의 깊숙한 이야기와 그 중심에 선 애플의 천재적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 의 책까지 출간된 것을 보면 그 인기와 관심을 대략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민음사의 꼼꼼한 편집과 저자인 린더 카니, 잡스 전문 번역가 로 불러도 손색 없을 안진환의 세련되고 적확한 번역은 책을 읽는 기쁨을 주기에 충분하 다. 더불어 아이브의 삶과 숨겨진 잡스의 풍성한 이야기까지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