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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다 오사무의 ‘우리들’ 시리즈를 탄생하게 만든 첫 번째 작품 [우리들의 7일 전쟁 ぼくらの七日間戰爭]. 사실 나는 이 소설을 영화로 보았다고 철썩 같이 믿고 있었는데, 뭔가가 이상하다 싶어 검색을 해보니 내가 본 영화는 <우리들과 경찰아저씨의 700일 전쟁>이었다. 그러니 중심을 이루는 두 주인공 중 ‘에이지’ 역할을 어린 시절의 ‘이치하라 하야토’라고 맘대로 정해놓고 ‘도루’ 역할의 배우를 떠올리려니 아무리 생각해도 매치가 되질 않는 것이다. 키 크고 영리한데다 사려 깊고 리더십도 있는 도루. 누가 좋을까? 아직도 잘 모르겠다. 이 작품도 영화화되었다고 하는데 워낙 오래전 영화인데다(1988년) 주인공 캐릭터가 많이 달라 이미지가 잘 맞질 않는다. 그건 그렇고 이토록 빛나는 십대들이라면 인류의 미래가 밝을 것만 같은데, 요즘 우리 사회가, 기득권이, 어른들이, 교육이 아이들을 잘못된 방향으로 인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씁쓸한 기분이 든다.
“우리는 아이들을 ‘착한 아이’로 만들려고 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착한 아이’란 대체 어떤 아이일까요? 그것은 어른의 꼭두각시죠. 다시 말해, 어른이 되었을 때 사회에 순응하는 구성원이 되도록 훈련시키는 게 교육이죠.”
우리에게 민주화를 위해 투쟁했던 세대가 있었듯이 일본에는 전공투 세대가 있었다. ‘전국학생공동투쟁회의’를 일컫는 것으로 권력에 대항하며, 정의와 해방을 외쳤던 당시의 학생들이 부모가 되고 그들의 아이들이 중학교에 들어가게 된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1985년작 임에도 불구하고 별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는 건 세월이 많이 흘렀음에도 사회는 여전히 같은 시스템으로 굴러가고 있다는 셈인가 싶다. 첨단 문명에 익숙한 세대의 아이들에게는 답답해 보이는 상황일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이 없으니 무전기나 공중전화를 이용하고 직접 발로 뛰어다니는 아날로그적인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잘났다는 사람들이 번지르르한 말을 할 때는 조심하는 게 좋아.”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종업식 날, 도쿄의 한 중학교 1학년 2반 남학생들이 모두 사라진다. 때마침 산부인과 병원집의 아들 나오키가 유괴되는 바람에 부모들의 걱정은 더욱 커지는데, 실상 아이들은 빈 공장에 모여 어른들의 억압과 강요에 대해 반격하려는 계획을 도모하고 있었던 것이다. 전공투에서 영감을 받은 ‘해방구’를 만들어 자유로운 세상을 꿈꾸는 스무 명의 남학생들은 공장에서 만난 세가와 할아버지에게서 비밀통로에 대해 알게 되고, 밖에 남아있던 전기 천재 사토루와 같은 반 여학생들과의 협동 작전을 통해 나오키를 구출하는 동시에 어른들의 비리를 고발한다. 저마다 다른 개성을 지닌 아이들은 7일간의 공동생활을 통해 한층 단단해지고 성장한 모습으로 세상을 향해 메시지를 보낸다.
“여기는 해방구. 지금부터 메시지를 보내드리겠습니다.”
다시 불꽃이 피어올라 세 아이의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니시와키에게도 분명 이런 시절이 있었다. 그것이 언제였을까. 바로 엊그제 같은데 이미 손에 닿지 않는 곳으로 사라져버렸다. 그리움으로 가슴이 죄어드는 것 같았다.
29편으로 알려진 ‘우리들 시리즈’는 국내 번역서로 단 4개 작품이 출간되었다. <우리들의 위험한 아르바이트>는 읽었고, 도둑단과의 대소동 <우리들과 7명의 도둑>과 오키나와를 무대로 한 <우리들은 비밀섬 탐험대>도 기회가 되면 읽어봐야겠다. 이 밝고 영특한 중학생들이 어떤 모습으로 자라나는지 고교생 편을 거쳐 청년편으로 이어지는 나머지 시리즈도 무척 궁금하다. 명랑 만화를 보는 듯 웃기는 장면과 풍부한 상상력으로 가득한데다 소년 탐정물처럼 사건과 추리, 모험이 얽혀들어 책장이 휙휙 넘어가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청소년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권장하고 싶은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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