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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존재의 두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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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길을 걷는 두 인물의 우정과 대비, 또한 그것을 넘어 서로의 거울이 되어 자아를 완성해 나가는 것을 통해 어느 한쪽만으로 온전할 수 없는 인간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특히 삶의 고통마저 창조로 승화시키는 골드문트의 여정이 인상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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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길을 걷는 두 인물의 우정과 대비, 또한 그것을 넘어 서로의 거울이 되어 자아를 완성해 나가는 것을 통해 어느 한쪽만으로 온전할 수 없는 인간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특히 삶의 고통마저 창조로 승화시키는 골드문트의 여정이 인상깊다.
YES마니아 : 로얄 h****7 2026.02.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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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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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종교의 수호자 나르치스, 감각과 예술의 방랑자 골드문트. 극점에 서 있는 두 사람의 우정과 사랑 올해 계획 중의 하나는 고전 문학과 친해지기였다. 하지만 여전히 고전으로 다가가기 어려운 나는 고전을 선택하기 전에 항상 고심한다.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서일 것이다. 그러다 독파 챌린지로 선정된 도서들 중 고전을 만날 수 있어 《나르치스와 골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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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종교의 수호자 나르치스, 감각과 예술의 방랑자 골드문트. 극점에 서 있는 두 사람의 우정과 사랑

 올해 계획 중의 하나는 고전 문학과 친해지기였다. 하지만 여전히 고전으로 다가가기 어려운 나는 고전을 선택하기 전에 항상 고심한다.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서일 것이다. 그러다 독파 챌린지로 선정된 도서들 중 고전을 만날 수 있어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를 고르고 읽어나갔다. 이전에 헤르만 헤세의 작품 중 《데미안》과 《싯다르타》를 읽은 덕분에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를 읽으면서 《데미안》이 떠올랐다. 작품을 다 읽은 후에 해설을 읽어보니 데미안과 연관 지어 이야기하고 있어서 반가우면서도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구나.'하면서 뿌듯했다.

 고전을 읽을 때면 첫 장의 시작을 주저하게 된다. 과연 재밌을까 하는 생각을 시작으로 처음부터 헤매거나 어렵다고 느낄 때면 더욱 그런 것 같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는 총 20장으로 이루어진 연속적인 이야기로 지식인이자 지도자인 나르치스와 달리 수도원에서 나가 방랑생활을 하면서 마치 자신을 시험하려고 하는 모습에서 데미안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자신이 그런 성장을 촉진할 수는 있었지만 함께 할 수는 없었다. 친구가 자신의 안내에서 벗어나는 것을 기쁘게 바라보면서도 가끔은 슬펐다. 자신은 이미 골드문트가 넘어선 단계임을, 버려진 껍데기임을 느꼈다. 자신에게는 그토록 많은 의미를 지녔던 이 우전에 종말이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p.73 ~ p.74  (나르치스)

그의 내면에 있는 생명, 불안한 심장박동, 아픈 가시 같은 그리움, 자신의 꿈이 안겨주는 기쁨과 두려움들 말고는 그 어떤 것도 현실이 아니고 살아 있지도 않았다.  p.88 (골드문트)

어쩌면 죽음에 대한 공포가 모든 예술의 뿌리이자 모든 정신의 뿌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하고 덧없음에 떤다. 꽃이 시들고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을 슬프게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우리도 곧 덧없이 스러져갈 것을 분명하게 느낀다.  p. 192

하지만 영원이라는 것이 있든 없든 그는 그것을 열망하지 않았다. 이 불확실하고 덧없는 삶을 원했다. 숨 쉬면서 자기 몸 안에 그대로 머물러 오로지 살고 싶었다.  p. 311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는 마리아브론 수도원에서 만나고 그곳에서 우정을 나눈다. 서로 다른 위치에 있던 두 사람은 학문을 탐구하는 열망이 강한 나르치스는 마리아브론 수도원에 남아 더 많은 깨달음을 얻고자 했지만 골드문트는 금기를 깬 이후 수도원이 아닌 다른 곳에서의 삶에 호기심을 느낀다. 처음에 두 사람은 우정이 아니었다. 골드문트에게 우정을 느끼는 나르치스와 다르게 골드문트는 나르치스를 피하고 싶은 존재로 여겼다. 서로의 위치가 달랐고 서로의 생각이 다르기에 골드문트가 피했는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기이했던 그 우정은 골드문트의 새로운 모험 앞에 깨어진 것처럼 보였다. 

 골드문트는 이곳저곳을 돌며 금욕과는 먼 생활과 나그네 같은 방랑생활을 하게 된다. 그렇게 골드문트는 수도원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일들을 경험하게 된다. 하룻밤의 불꽃같은 사랑을 하기도 하고, 다른 이들의 눈을 피해 사랑을 갈망하기도 한다. 골드문트가 하는 사랑은 조금 낯설었다. 그렇게 세상 모든 곳이 집인듯한 삶은 여러 차례의 위기를 넘으면서 흘러간다. 그러던 중 수도원의 조각상의 아름다움에 반해 조각을 하고 싶어진 골드문트는 스승에게 인정받게 되지만 또다시 방랑의 길에 접어든다.

 책의 제목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이지만 대부분의 분량은 골드문트의 방랑기에 할애한다. 나르치스와 여성. 예술가로서의 성취. 그리고 흑사병. 죽음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사그라드는 생명의 순간을 무수히 보내면서 그는 내세를 믿지 않게 된다. 죽음에 초연해졌다고 믿었던 그때. 아그네스와의 밀회가 발각되어 본인이 죽음의 위기에 처한 순간에 만난 나르치스를 따라 수도원으로 돌아오면서 그의 방황은 끝이 나는 듯하다. 

 수도원으로 돌아온 골드문트는 나르치스로부터 예술가로서의 성취를 인정받는다. 왜 몰랐을까? 오랜 시간 돌아왔으나 그들은 이미 서로를 인정하고 있었는데. 나르치스는 오랜 친구가 사상가가 되어 고통받는 것보다 예술가로서 본인을 꽃피운 것을 축하해 준다.  그는 친구의 성향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친구로부터 인정받자 다시 본인의 삶을 찾아 세상 밖으로 나가려던 골드문트는 다시 찾아간 아그네스로부터 그가 더 이상 이성에게 어필하는 매력을 상실했음을 잔혹한 방식으로 확인받자 기력이 급속히 쇠하고 만다. 그의 죽음의 순간에 함께 하는 나르치스. 

 우정이란 이런 것일까. 서로가 서로를 알고 상대방의 본질을 파악하고 배우고 존중하는 것. 결국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것이 우정이 아닐까. 대등한 존재임을 인정받으려다 서로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는 뒤늦게 깨닫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YES마니아 : 로얄 j***7 2024.06.1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