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피아트 스탠다드"는 금본위제 이후 등장한 법정화폐의 역사와 그 이면에 숨은 권력 구조를 분석합니다. 화폐가 어떻게 국가와 금융 시스템을 지탱해왔는지, 또 반복되는 금융 위기가 왜 발생하는지를 날카롭게 짚어냅니다. 돈의 본질과 현대 경제를 근본적으로 이해하고 싶다면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책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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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돈을 벌고, 쓰고, 모으지만 정작 '돈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작동하는가'에 대해서는 깊이 고민하지 않는다. 엘살바도르의 경제 고문이자 비트코인 경제학의 권위자인 사이페딘 아모스의 책 『더 피아트 스탠다드』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던 현대의 법정화폐(Fiat Money) 시스템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며, 나의 경제적 가치관을 완전히 뒤흔들어 놓았다. 1. 땜질 처방으로 탄생한 '부채의 탑', 법화 시스템 책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부분은 현재의 화폐 시스템이 치밀하게 설계된 결과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비상사태를 맞아 각국 정부가 전비를 조달하기 위해 금태환을 정지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1971년 미국이 금태환을 완전히 폐지하면서, 인류는 실질적인 가치 기반 없이 정부와 중앙은행의 신용(부채)만으로 돈을 찍어내는 무제한적인 시스템에 돌입했다. 저자는 현대의 화폐가 곧 '부채'라고 지적한다. 은행이 대출을 실행할 때 허공에서 돈이 창조되며, 이 시스템은 필연적으로 끊임없는 신용 확장과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 즉, 인플레이션은 내 돈의 가치를 깎아먹는 '마이너스 금리'로 작용하며, 돈을 저축하는 사람을 벌하고 빚을 지는 사람에게 보상을 주는 기형적인 구조를 만든다. 2. 법화가 망가뜨린 '시간 선호(Time Preference)'와 사회의 타락 이 책은 단순한 경제 서적을 넘어 사회학적 통찰을 제공한다. 경제학에는 "지금 당장 소비하려는 마음"과 "미래를 위해 저축하려는 마음"의 균형을 뜻하는 '시간 선호'라는 개념이 있다. 건강한 화폐라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가치를 보존해야 한다(시간적 시장성). 하지만 법화는 가치가 계속 하락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시간 선호를 비정상적으로 높인다. "어차피 내일이면 돈 가치가 떨어질 테니 지금 당장 써버리자" 혹은 "위험을 감수하고 투기하자"는 단기적 사고방식이 만연하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법화의 병폐가 단순히 경제에 머물지 않고, 건축물의 내구성을 떨어뜨리고, 값싸고 질 나쁜 가공식품의 소비를 부추기며, 심지어 과학과 교육 시스템마저 왜곡시켰다고 날카롭게 비판한다. 3. 엔지니어적 해결책으로서의 '비트코인' 저자는 이토록 부패하고 붕괴해 가는 법화 시스템의 대안으로 비트코인을 제시한다. 금은 시간의 흐름에는 강하지만 공간적 이동(공간적 시장성)이 어렵고, 법화는 이동은 쉽지만 시간에 따라 가치가 파괴된다. 반면 비트코인은 분산화된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 어디로든 즉시 전송할 수 있으면서도, 2,100만 개로 공급량이 수학적으로 엄격히 제한되어 있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모두 극복한 궁극의 화폐라는 것이다. 또한, 비트코인 거래는 법화처럼 중앙은행이나 정부에 대한 부채(liability)를 남기지 않고 온전하게 가치를 결제 및 보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 장점을 지닌다. 4. 나의 생각 비트코인 전도사인 저자의 말이 모두 진실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좀 더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법화의 타락이 사회의 전 부분에 있어서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는 심각하게 생각해볼만한 주제라는 생각이 든다. 현재 화폐 시스템의 본질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보여주는 필독서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