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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미각의 자취로 역사를 더듬어가다-18세기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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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의 맛'이라는 책 제목을 보자마자 18세기란 말에 눈길이 멈추면서, '왜 하필 18세기일까?'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머리말을 읽는데 재미있어 보이는 학회가 우리나라에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한국 18세기 학회'라고. 회장은 안대회교수, 부지런히 책을 내는 분이라 안대회교수를 좋아하는데 연구단체 회장이란 명함이 대단한 감투도 아니건만 좋아하는 필자가 회장이라니 괜히 반
"18세기 미각의 자취로 역사를 더듬어가다-18세기의 맛" 내용보기

'18세기의 맛'이라는 책 제목을 보자마자 18세기란 말에 눈길이 멈추면서, '왜 하필 18세기일까?'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머리말을 읽는데 재미있어 보이는 학회가 우리나라에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한국 18세기 학회'라고. 회장은 안대회교수, 부지런히 책을 내는 분이라 안대회교수를 좋아하는데 연구단체 회장이란 명함이 대단한 감투도 아니건만 좋아하는 필자가 회장이라니 괜히 반가웠다.

계속 머리말을 읽다보니 앞에서 말한 왜 18세기일까 하는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이러니 책의 머리말은 특히나 인문학 쪽 머리말은 거르면 안되는 거다.

 

18세기가 특별한 이유는 동서양 가릴 것 없이 고급스런 음식이 대중화되고, 이국적 음식이 세계화 되는 변화가 크게 일어난 시기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이 책은 미각이란 키워드로 18세기 문화현상을  파헤친 책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맛으로 역사를 더듬어간다니, 그 발상 자체에서 흥미를 안 느낄 수 없었다. 정치사중심의 역사는 미각으로 치면 하루 삼시 세끼 내내 먹어서 물린 느낌이라면, 이 책은 모처럼 먹는 별미같다고 할까.

돌이켜보면 미각으로 역사에 접근하는 방식을 새삼스러워할 이유도 없다. 한 시대를 떠올리는 상징이 되는 맛이나 음식이 존재했다. 향신료와 차(茶)가 지리상의 발견이나 동서무역의 단초가 됐으니, 미각과 역사를 연결지어 다양하게 접근한다는 것은 충분히 의미있는 작업이라는 것이다.

다만 18세기의 미각은 귀족이나 부유층이나 맛볼 수 있었던 향신료나 차가 지닌 의미와 다른 의미가 가미돼 있었다. 그것이 무엇일까.

 

우선 이 책에서 거론되는 18세기의 맛 메뉴를 보자. 버터, 설탕, 복어국, 진, 맥주, 스파게티,쇠고기 환약, 와인, 커피와 카페, 등등... 오늘날 기준으로 본다면  고급스러운 메뉴는 아니지만, 18세기 당시에는 지금처럼 흔하게 맛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을 것이다.

18세기 조선에 복어국이 등장하는 것이나 영조의 고추장 사랑은 의외였다. 치명적인 독성이 있는 복어를 목숨을 걸고 먹는 사람까지 등장했으니, 미식가의 탄생을 보게 된 것일까. 18세기에 구황식으로 솔잎이 등장했다는 것은 한쪽에서는 여전히 굶주림에 시달리는 백성들이 적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텐데, 세상사에는 모두 이렇게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는 법이다.

 

그런가하면 변화의 흐름을 이끌어낸 음식 또한 눈에 확 들어왔다. 사워크라우트(게르만민족의 대표음식)나, 커피가 그런 경우였다.

전자는 선원들의 괴혈병을 막아줌으로써 남극대륙 등을 발견하는데, 나아가 서구의 식민지확대에 큰 공을 세웠다면 유럽에서 확산되기 시작한 커피와 카페는 계몽주의 운동의 촉매제가 되었다. 계몽주의 철학자들이 커피 마시면서 자유롭게 토론하고, 정부를 비판하는 장소가 바로 카페였던 것이다. 그곳에서 나누었던 담론과 자유의 사상들이 공감을 얻어갔고 전파돼 프랑스대혁명의 도화선이 될 수 있었다.

루소나 몽테스키외 같은 계몽주의자가 카페에서 열변을 토하는 장면을 상상하다보니 문득 오버랩되는 장면이 있었다. 1980년대 최루탄 자욱했던 우리의 대학가, 대학생들이 삼삼오오 막걸리집에 모여 막걸리를 함께 나누며 군부독재를 성토하고, 반독재 의지를 불태우는 장면은 그저 영화의 한 장면만은 아니었다. 20세기 후반 우리 현대사 속에 실재했던 풍경화였던 것이다.

 

18세기 탐식의 흔적들을 더듬어가는 과정에서 예상보다 훨씬 다양한 역사를 접할 수 있었다.

설탕 그 달콤함 뒤에 착취되고 있는  흑인 노예의 피눈물이 서려 있었다거나, 나병을 일으킨다는 말도 안되는 편견이 있었지만, 기근에 시달리던 아일랜드 농민들에게 감자는 하늘이 준 선물이나 마찬가지였다는 것도.

'진'이 영국 대도시 저소득층 특히 수도 런던의 빈민가에서 주로 소비됐다면 맥주는 광범위한 지역의 다양한 계층에서 온건하게 소비됐다. 카페의 커피와 상류층의 차까지는 아니지만 맥주와 진 또한 소비방식이 달랐던 모양이다.

 

먹는 일은 생계인 동시에 쾌락이기도 했다. 그 탐식의 욕망은 문화는 물론이고 경제, 정치 등에 드리워져 있었고, 생산, 유통, 소비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사회요인들과 얽히면서 미각은 시대의 변화와 맞닿게 됐던 것이다.

이 책에 언급된 음식들, 21세기 초반인 지금 그 의미를 더듬어간다면, 18세기와 어떻게 달라질까. 지금은 너무 흔하게 접하고 맛볼 수 있게 돼서 그런지 오히려 무심하게 넘겨버릴 것 같다. 일상이 돼버려서.그렇지만 그것 또한 미각의 역사가 아닐까.

 

 

 

e****0 2015.04.28. 신고 공감 5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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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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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호평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삶중에서 가장 화려했던 시기를 떠올리고 회상한다. 예전에 우리 보스였던 상무님께서 회식자리마다 말씀하시던 중동의 모래바람과 이슬람인 몰래 담가 마시던 밀주이야기, 인터넷에서 떠도는 각종 군대무용담, 학교다닐때 일어난 각종 사고들 이런 모든 추억이 각자 돌아가고 싶은 시절일 것이다. 그렇다면 역사에서는 어느 시기가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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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호평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삶중에서 가장 화려했던 시기를 떠올리고 회상한다. 예전에 우리 보스였던 상무님께서 회식자리마다 말씀하시던 중동의 모래바람과 이슬람인 몰래 담가 마시던 밀주이야기, 인터넷에서 떠도는 각종 군대무용담, 학교다닐때 일어난 각종 사고들 이런 모든 추억이 각자 돌아가고 싶은 시절일 것이다. 그렇다면 역사에서는 어느 시기가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떠올리는 화려한 시기일까? 약간의 지역적 예외가 있지만 (특히 아마레카 대륙) 대부분의 국가와 민족이 18세기를 떠올릴 것이다. 아직 서구와 동양의 "대분기"가 일어나지 않아 각자 화려한 전성기를 이루었던 시기이다. 18세기에 세계는 오랜 소빙하기의 시대에서 잠깐 전 지구적으로 온난한 시기를 맞이하였다. 어려웠던 시기에 축적된 농업기술을 바탕으로 온난한 기후에 발 맞춰 농업생산량이 번성하고 그에따라 각종 상공업이 부흥되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18세기는 자부의 세기였다. 서양에서 18세기가 절대왕정,계몽사상,시민혁명의 시대라면, 그 시기 중국은 경제번영,문운,평화의 시대였고, 한국은 상공업발달,문예부흥,영정조 같은 탕평군주의 시대였다. -정조와 18세기,역사학회편

http://blog.yes24.com/document/7593388


이런 태평 시대에 음식이 빠질수 없다. 

동서양을 가릴 것 없이 고급스런 음식이 대중화되고, 이국적 음식이 세계화되는 변화가 크게 일어난 시대가 바로 18세기이기 때문이다. 또한 18세기는 저급한 감각으로 치부되어온 맛에 관한 담론이 본격적으로 문화의 전면에 등장한 시대다. 금욕과 절제의 분위기에서 벗어난 욕망을 추구하고 소비를 과시하는 취향의 대중화가 시작된 시대가 바로 18세기다.


18세기학회가 진지한 정치,경제,사상의 담론에 빠져있다가 잠시 마음이 맞았는지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현대의 음식을 결정지은 바로 18세기로 돌아가 그 시대의 음식과 사회를 살펴본다. 각 분야의 전문가가 자신있는 국가의 음식에 대한 짧은 글로 맛깔스럽게 18세기 음식을 내어 놓는다. 어렵지 않게 쉽게 쉽게 대중의 입맛에 맞춘책이다. 좋은 요리사가 만든 음식처럼 책을 읽을수록 입맛에 착착 달라 붙는다.



2. 혹평

책 검색창에서 검색을 해보면 커피의 역사,빵의 역사,홍차의세계사, 향신료의 세계사 등등등 음식에 관한 전문적인 책들이 많이 있다. 번역된 책 이외에도 서구에는 이미 음식에 관한 담론이 폭넓게 쌓여 그야말로 거대한 책탑을 이루고 있다. [18세기의 맛]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라기 보다는 그 나라의 맛을 본 저자들이 이런 기존의 책을 바탕으로 쓴 책이라는 맛이 느껴진다. 깔끔한 육수가 아닌 조미료로 맛을 낸 음식과 같다. 최근 음식에 관한 담론이 유행하고 이에 관련된 책들이 꽤 많이 나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맞춰 "독자들과의 교감"을 위해 인스턴트로 만든책이라는 기분이 든다. 우리동네 맥도널드 햄버거가 저 동네 햄버가와 비슷하듯 책에서 나오는 내용이 대부분 어느 책에서 본듯한 내용들이다. 저자들의 이력을 보면 평소 음식에 관해 연구를 했던 분들은 서너명 정도로 보인다. 게다가 우리나라책에서 보이는 문제중 하나인 참고도서와 주석에 인색하다. 이 역시 서너분 정도만 참고도서와 주석을 달았을 뿐 그냥 자신의 생각과 연구처럼 이야기를 펼친다. 음식에 관한 책들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별미로 느껴질지 모르지만 이미 이곳 저곳 먹거리 여행을 다니던 사람에게는 광고로 만들어진 블로거맛집일뿐이다. 어쨌거나 작정하고 만든책이라 편집과 구성 그리고 기획력이 좋다.



* 위 두 서평중 어느 쪽이 진심인지 모르겠다.



YES마니아 : 골드 l****0 2014.03.13. 신고 공감 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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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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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야 살 수 있었으니 먹는 일을 빼고 생을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과거에도 그러했고 앞으로도 먹을 것 때문에 일어날 무수한 갈등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인데, 살겠다는 의지와 먹겠다는 의지 사이의 거리가 이제는 꽤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도 새로운 문제가 된 세상이다. 단순히 살기 위해 먹는 차원을 넘어서 맛을 위해 먹고 맛 때문에 죽음을 각오하는 사람들도 생겨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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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야 살 수 있었으니 먹는 일을 빼고 생을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과거에도 그러했고 앞으로도 먹을 것 때문에 일어날 무수한 갈등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인데, 살겠다는 의지와 먹겠다는 의지 사이의 거리가 이제는 꽤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도 새로운 문제가 된 세상이다. 단순히 살기 위해 먹는 차원을 넘어서 맛을 위해 먹고 맛 때문에 죽음을 각오하는 사람들도 생겨난 탓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맛이나 먹는 것에 큰 욕심이 없는 사람이다. 큰 욕심 정도가 아니라 어지간한 욕심도 없다고 해야겠다. 배고프지 않으면 만족하는 정도이니, 아주 맛이 없는 게 아니라면 그냥 먹을 수 있고 또 굳이 무언가를 먹겠다고 몸을 움직여 찾아 나서는 쪽은 아니다. 그래서 먹을 거리 때문에 격렬하게 싸우는 사람들, 이미 제 먹을 거리를 갖고 있으면서 더 많이 갖겠다고 더 맛있는 것을 먹겠다고 싸우려는 사람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 본능의 한 분야가 발달되어 있지 못한 탓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맛 때문에 인간의 역사가 또한 발전되어 온 것은 알겠다. 바로 그 싸움에서 이기려고, 그런 싸움에서 살아 남으려고 발휘한 지혜와 창의력이 음식의 역사도 과학의 역사도 진전시켜 왔을 테니까. 하다못해 음식에 들어가는 향신료 하나만으로도 거대한 전쟁을 겪어야만 했던 우리의 역사. 그런데 이런 과정이 끝난 것도 아니고 앞으로도 계속 일어나리라는 게 더 슬픈 일이기도 하고.  

 

이 책은 맛 혹은 음식과 관련된 비교적 짧은 글들의 모음집이다. 각 글은 흥미 위주로 쓰인 것이라기보다는 저자들의 전문 영역과 연관된 학문적 성격을 띤다. 약간 지루하고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또 많은 역사적 자료를 근거로 삼고 있어서 수월하게 읽고 넘기기에는 성가실 수도 있다. '그래서 어쨌단 말인가, 맛만 있으면 되고 배만 부르면 되지.'와 같은 입장에서는 전혀 재미를 느끼지 못할지도 모른다.

 

자료집으로서의 가치도 있을 것 같다. 일부의 지식만 외우고 있어도 학생들과 수업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고. 사람들과 음식을 먹으면서 대화를 나눌 때도 약간 잘난 척할 수 있을 정도의 교양도 제공하고. 몇 가지 음식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알고 있는 것이었고 새롭게 알게 된 것 중에 인상적인 것은 '사워크라우트'와 '솔잎'이었다. 우리의 김치와 같은 독일의 사워크라우트, 우리 조상들의 배고픔을 달래준 솔잎.

 

갖고 있으면 더러 들여다보게 될 것 같은 책이다. 

 

 

241

《규합총서》에서는 우리나라의 전통 음식문화를 한 문장으로 대변하고 있다. "밥 먹기는 봄같이 하고, 국 먹기는 여름같이 하고, 장 먹기는 가을같이 하고, 술 마시기는 겨울같이 하라"고 했다. 밥은 따뜻하게, 국은 뜨겁게, 장은 서늘하게, 술은 차게 즐겨야 제맛이라는 것이다. 삼해주의 차고 독한 술기운을 뜨거운 국으로 달랬을 조선인들을 떠올려본다.

 

298-299

식도락을 즐기는 회식자들 사이에서는 여타 회식자들 사이에서보다 연대감이 더 강하게 형성된다. 이는 진실이며, 따라서 미각이나 성향의 일치만큼 사람들로 하여금 서로를 원하게 하고 서로를 바라보게 하며 서로를 사랑하게 하는 것은 없다.

18세기의 맛
 

 



YES마니아 : 로얄 j***6 2014.06.21. 신고 공감 1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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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끝에 올려진 18세기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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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의 맛,이라는 제목은 어쩐지 묘하다. 오래 묵은(?) 맛이라는 것 같기도 하고, 이미 유행(?)이 지나가버린 맛일 것 같기도 하고. 18세기의 요리에 대한 소개서인줄 알았더니 그것도 아니고. 실상 이 책은 진짜 '18세기'의 미각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18세기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맛과 음식. 그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들.   이 책이 아니었다면 아마 평생 그 존재 자체를 몰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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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의 맛,이라는 제목은 어쩐지 묘하다. 오래 묵은(?) 맛이라는 것 같기도 하고, 이미 유행(?)이 지나가버린 맛일 것 같기도 하고. 18세기의 요리에 대한 소개서인줄 알았더니 그것도 아니고. 실상 이 책은 진짜 '18세기'의 미각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18세기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맛과 음식. 그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들.

 

이 책이 아니었다면 아마 평생 그 존재 자체를 몰랐을 단체인 '18세기 학회'의 연구원이자 각분야 전문가들이 각자 자기의 전문분야에서 '맛'이라는 키워드로 18세기를 풀어낸다. 그 분야 전문가가 자기의 특기분야에 대해 설명하니 전문성이야 말할 것 없는 인문서이고 서로 각각 전혀 다른 이야기지만 '맛''18세기'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이야기들이 동시대의 흐름으로 엮어지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한 권의 역사서를 읽는 기분이 들기도 하다.

 

 

대체 왜 하필 18세기인가! 18세기는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인 변화가 있었던 시기이다. 대항해시대와 식민지개척으로 나라 간의 교류도 그 어느 때보다 많아진 시기이다. 그리고 그 변화나 사건들이 현재에도 되돌아보고 타산지석으로 삼을 것이 많아 의미가 있다. 음식의 역사라는 입장에서 봤을 때, 이 책의 머리말에 따르면 '동서양을 가릴 것 없이 고급스런 음식이 대중화되고, 이국적 음식이 세계화되는 변화가 크게 일어난 시대'요, '저급한 감각으로 치부되어 온 맛에 관한 담론이 본격적으로 문화의 전면에 등장한 시대''금욕과 절제의 분위기에서 벗어나 욕망을 추구하고 소비를 과시하는 취향의 대중화가 시작된 시대'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18세기는 어떤 시대였을까. 18세기는 유럽에서 맥주, 와인을 마신 시대이자 그 틈으로 저가의 진이 크게 유행하며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었던 시대. 홍차와 커피를 즐긴 때, 그래서 설탕노예가 생겨난 시대이다. 건륭제가 강남을 행차하며 다양한 음식을 즐긴 때이며 종교적으로 소고기 식용을 금지하고 있던 일본이 환약형태로 소고기를 섭취하던 때이다. 조선에서는 보릿고개를 넘기기 위해 백성들이 솔잎을 구황식물로 쓰던 때이지만 양반들은 죽음의 위험을 무릎쓰고 북엇국을 먹고, 누군가에게 소중한 끼니인 곡물로 삼해주를 담궈 먹던 시대였으며 국화와 꿀을 즐기기 시작한 시대이다. 그야말로 살기 위해 먹기 보다 즐기기 위해 먹고 마시기 시작한 시대였지 않나 싶다. 

 

 

내용의 난도 면에서 보자면, 그닥 어렵지 않아 인문학 초보자도 충분히 읽을 수 있을 정도다. 아니, 오히려 초보자를 위한 책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작가들 중에 정민 교수의 책만 두세권 읽어봤는데 그때문인지 예전에 읽은 것과 약간 중복되는 느낌이 들었다. 아직 발만 담근 내가 이정도니 인문학 중급자들에겐 이미 다 아는 얘기거나 너무 표피만 훑은 느낌의 얘기일 수 있겠다. 하지만 나처럼 아직 하얀부분이 훨씬 많은 백지 상태의 입문자라면 가볍게 읽으며 재미도 느낄 수 있고, 18세기 전세계의 조상들이 범했던 오류와 실수들을 되짚어보며 현대 사회와 비교해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상깊었던 구절을 소개하며 감상을 마무리할까 한다. '프랑스 대혁명을 일깨운 커피와 카페'라는 글중에서 [인간은 서로의 생각을 교환함으로써 자신의 오류를 수정하고 보편적인 진리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또한 인간은 사교를 통해 교류의 즐거움을 누리면서 세련된 감성을 갖출 수 있다. 따라서 정신과 감성의 자유로운 교환은 행복을 위한 수단인 동시에 그 자체로 행복을 뜻했다]라는 구절이다. 당시 프랑스인들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인문, 사회, 정치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고 그것이 프랑스 대혁명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나온 구절인데 이것은 또한 독서를 하는 이유이기도 하지 않나 싶다. 작가(역사서를 읽는다면 그 역사 속의 조상들)와 독자인 내가 서로 생각을 교환하면서 진리를 향해 나아가는 것. 이것이 책을 읽는, 또한 이 책을 읽는 기쁨이 될 지도 모르겠다.

 

h*******5 2014.11.1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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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기획과 방식의 교양인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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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오랫동안 몇몇 루트를 제외하고는 거의 단절되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동양과 서양이 본격적으로 활발한 교류를 시작하던 18세기를 중심으로, 동서양의 다양한 음식, 식재료 등을 통해 그 당시 시대적 상황과 분위기를 읽어내는 시도를 담은 책이다. 동서양의 여러 분야를 전공한 필자들이 다양한 소재들을 가지고 한 번에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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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오랫동안 몇몇 루트를 제외하고는 거의 단절되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동양과 서양이 본격적으로 활발한 교류를 시작하던 18세기를 중심으로, 동서양의 다양한 음식, 식재료 등을 통해 그 당시 시대적 상황과 분위기를 읽어내는 시도를 담은 책이다. 동서양의 여러 분야를 전공한 필자들이 다양한 소재들을 가지고 한 번에 읽기 알맞은 분량으로 모았다.

 

 

 

2. 감상평   

 

     일단 기획이 좋다. 음식, 먹을 것이라는 친숙한 소재를 가지고 일반인들이 쉽게 읽을 만한 교양인문학 서적이 나왔다. 책도 튼튼하게 만들어졌고, 살짝 구부러지는 하드커버도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다만 이런 기획일 경우 여러 필자들이 낸 원고의 수준을 맞추고, 분류하고, 통일성을 부여하는 게 관건일 텐데, 책의 초반에 실린 원고들과 후반의 원고들 사이에는 그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특히 기획에 제법 충실한 전반부와는 달리 후반부의 몇몇 글은 좀 현학적이고 나머지 글들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책에서 전달하는 모든 내용이 - 특히 사실전달이 아니라 평가 부분의 경우는 - 완전한 진실인지는 좀 더 논의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원래 역사 연구라는 게 그런 측면이 있는 거니까.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들을 얻을 수 있는 책.



p*********n 2014.05.0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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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제목이 좋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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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의 맛에 관한 얘기라 한다. 맛과 음식이 시대의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또는 시대 상황에 따라 맛에 대한 취향이나 기호가 어찌 달라졌는지 보여 준다 한다. 이 책에 나오는 23꼭지의 글 중 버터나 사워크라우트 같은 몇 몇 글들은 실제로 그렇다. 그러나 나머지 많은 글들은 지루하다. 한참을 보다가 재미 없는, 읽히지 않는 부분에서 건성으로 글을 훑으며 책장을 넘기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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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의 맛에 관한 얘기라 한다. 맛과 음식이 시대의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또는 시대 상황에 따라 맛에 대한 취향이나 기호가 어찌 달라졌는지 보여 준다 한다. 이 책에 나오는 23꼭지의 글 중 버터나 사워크라우트 같은 몇 몇 글들은 실제로 그렇다.

그러나 나머지 많은 글들은 지루하다. 한참을 보다가 재미 없는, 읽히지 않는 부분에서 건성으로 글을 훑으며 책장을 넘기듯이 넘어간다. 많이들 경험 하셨겠지만 이런 현상은 뒤로 갈수록 두드러진다. 특정한 음식에 대한 여러 가지 기록들을 단순히 묶어 놓은 듯한 글도 있다. 책을 즐겨 읽어서 그런 편집에 익숙하신 분이나 인내심이 부족해 반 정도 읽으면 곧 싫증을 내는 분에게 권한다.

b***y 2014.08.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