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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조선시대, 우리 조상들은 중국 명나라가 영원히 세계 최강대국이라고 굳게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 믿음이 얼마나 강했던지, 명나라가 다 망해가던 1636년 병자호란 무렵에도 짐승 같은 오랑캐 청나라를 명나라가 물리쳐 줄 것이라고 굳게 믿었고, 심지어 명나라가 청나라한테 완전히 망해서 없어진지 무려 200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명나라를 그리워하고 청나라를 혐오했다. 그렇게 허송세월을 하다가 구한말이 되자 급변한 국제 정세에 어쩔 줄을 몰라 하다가 결국 일본한테 나라를 빼앗기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러한 과거의 비극은 그저 옛 이야기로만 끝나는 것일까? 글쎄,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조선시대 우리 조상들이 명나라에 대해 가졌던 열렬한 숭배심이 현재의 우리들한테는 그 대상이 미국으로만 바뀌었을 뿐이 아닐까? 하지만 정작 이 책, '모든 제국은 몰락한다'는 미국의 암울한 현실에 대해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다. 먼저 저자는 미국이 더 이상 과거 2차 대전 때, 보여주었던 엄청난 공업 생산력을 지닌 나라가 아니라고 말한다. 흔히 한국의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들에서 2차 대전 때 미국이 찍어냈던 엄청난 수의 군함과 비행기들을 보고 '와, 저러니까 천조국이지, 대단하다!'라고 찬양하는 것과는 반대로 현재 미국은 더 이상 그런 공업 생산력이 없다고 한다. 이미 미국의 경제는 실물 중심이 아니라 금융에 몰빵을 한 상태라서 실물 경제와 괴리되었다고 말이다. 실제로 2021년 코로나 사태 때, 미국은 그 간단한 마스크조차 제대로 못 만들어서 무려 한국한테 도와달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자 미국은 한국한테 포탄 300만 발을 우회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게 무슨 뜻일까? 더 이상 미국은 온갖 물자를 마구 찍어냈던 2차 대전 때의 그 미국이 아니란 뜻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조선소들이 만드는 배들의 생산량도 중국은 물론이고 심지어 한국한테도 밀린다고 한다. 미국 최대 조선소의 규모가 한국 거제도의 조선소 규모보다 3분의 1이나 적고, 중국 랴오둥 조선소에서 찍어내는 배들의 생산량이 미국 조선소 6곳에서 찍어내는 배들보다 더 많다고 하니까. 아울러 한국인들이 천조국이라고 찬양하는 것과는 달리, 미국의 패권을 떠받치고 있던 그 군사력조차 이제는 바닥이 드러나고 있다. 슬리퍼를 신고 다니던 그 빈약한 군대를 가진 탈레반한테도 제대로 이기지 못하고 20년 넘게 허송세월을 하다가 결국 아프간에서 야반도주를 했던 것이 천조국이라 불리던 미국 군대였다. 헌데 정작 한국에서는 그때 상황을 두고서 온갖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들에서 미군이 훈련시킨 아프간 정부군이 잘 싸워서 탈레반을 물리치고 있다, 아프간 국민들이 탈레반을 싫어한다, 탈레반의 잔혹 행위 때문에 탈레반은 민심을 잃었다 라는 내용의 게시물들이 돌아다녔다. 나도 그때 그런 게시물들을 믿었으나, 그런 게시물들이 돌아다닌지 불과 1달 만에 미군은 아프간에서 허겁지겁 야반도주를 하고 미국이 세운 친미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에 힘없이 굴복하였다. 그때 상황을 보며 나는 한국 사회에 돌아다니는 미국 관련 정보들이 얼마나 거짓 투성이이고 왜곡되었는지 뼈저리게 느꼈다. 여기서 걱정이 되는 것은 아직도 미국을 천조국이라고 숭배하는 한국 사회의 어리석음과 무지다. 지금 세계는 더 이상 미국의 일극패권이 유지되지 못하고 붕괴되는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경쟁국으로 등장하는 다극화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데, 아직도 세상이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못하고 계속 미국을 맹종하면서 중국과 러시아를 무시하는 한국인들이 너무나 많다. 이대로 있다가 한 20년 후에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길지, 너무나 미래가 불안해서 걱정이 크다. 혹시 이러다가 과거 우리 조상들이 그랬던 것처럼 병자호란과 그 이후의 허송세월한 역사를 다시 되풀이하는 것은 아닐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