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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있었습니다. 총선에 반영된 민심은 분명했습니다. 총선의 지난 2년의 실정의 책임을 묻고 앞으로는 제대로 하라는 준엄한 국민의 경고였습니다. 총선이 끝난 지 1개월이 지난 지금 그 변화의 조짐은 없습니다. 공정과 상식을 기치로 내걸고 대통령직에 오른 현 대통령은 취임할 때부터 “자유”를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행보는 “자유”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적어도 내가 아는 “자유”하고는 말이지요. 대표적인 것이 소위 “입틀막” 사건입니다. 자신이 참석한 행사장에서 자신에 항의하는 대학원생, 교수, 심지어 국회의원까지 경호원들에 의해 입을 틀어 막히고 질질 끌려 나가는 장명이 연출되었습니다. 누구든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자유는 민주주의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자유권입니다. 그런데 “자유”의 전도사임을 자처한 대통령 앞에 전체주의 독재 정권 아래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 벌어집니다. 궁금했습니다. 도대체 저 사람이 얘기하는 자유와 내가 생각하는 자유가 다른 것인지, 다르다면 무엇이 어떻게 다른 것인지. 피에르 다르도 등 3명의 프랑스 출신 교수들이 집필한 “내전, 대중 혐오, 법치 신자유주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라는 제목의 이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저의 궁금증이 해결되었습니다. 저 사람이 얘기한 자유는 “신자유주의”의 “자유”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 국민들이 목격하며 참담함을 느끼고 있는 일들이 왜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칠레 아옌데 정권을 쿠데타로 뒤엎고 정권을 찬탈 한 후 수 십년 간 독재 정치를 한 피노체트의 집권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피노체트의 쿠데타가 성공한 이후 칠레는 대처, 레이건 등에 의해 서구 선진국에서 신자유주의가 대세를 이루기 전 신자유주의 정책의 실험장 역할을 했습니다. 자본의 무한 자유, 노동 탄압, 복지 축소, 언론 및 교육 통한 이데올로기 주입 등 신자유주의 정책이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도입된 칠레 사회는 피노체트 집권 기간 동안 엄청난 고통과 희생의 시간을 지내게 됩니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신자유주의자들이 사회에 대한 지배 권력을 쟁취하고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을 세 가지로 압축합니다. 요약하면 사회를 정치적 내전 상태로 만들어 정치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대중의 분열과 정칙에 대한 혐와 무관심을 조장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이 주권재민을 부정하고 대중에 대한 혐오를 바탕으로 소수 엘리트에 의한 지배 체제를 구축하고, 소수 엘리트에 의해 장악된 사법 시스템을 통해 법치를 빙자한 법치로 지배 권력을 창출하고 유지하려 합니다.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과 너무나 유사합니다. 이념, 계층, 세대, 지역으로 갈갈이 찢어져 싸우기만 하는 정치 현실. 술자리에서 국민은 개 돼지라 지껄인 고위 공무원의 말이 단순한 말 실수가 아니라 그들의 속마음인 우리의 현실. 소수 엘리트에 의해 장악된 사법 권력을 멋대로 행사하면서도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스스로 공정하다고 우기는 현실 이 책에서 서술하고 있는 내용이 마치 우리 사회를 설명하는 것으로 착각할 정도였습니다. 우리는 극심한 퇴행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처한 상황이 무엇에서 비롯되었고,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정확하게 알아야 제대로 싸우고 이길 수 있습니다, 저자들은 신자유주의에 맞서 평등과 민주주의적 가치를 전면에 걸고 강력하게 싸워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싸우지 않으면 지금 이 상황은 저절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 경고합니다. 신자유주의자들의 폭주를 목도하고 있는 우리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은 우리에게 도움이 될만한 강력한 조언이 담겨 있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
| 이 책의 저자들은 변형된 신자유주의 지배 전략과 기술에 관한 탁월한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피에르 다르도의 전작 '새로운 세계합리성'에서 엿볼 수 있었던 통찰력이 한층 더 구체적인 형태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수작으로 꼽을 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