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국제적인 분위기 속에서 자란 인도 부모의 자식이자, 모국어는 벵골어임에도 영어를 제1언어로 삼고 있는“ 저자. 부모가 영국 국적임에도 본인은 영국인이 아니었던 그녀는 가장 서구적인 교육을 받았고, 영국에서 편안함을 느꼈다. 영국에서 쫓겨날 걱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영국 국적을 취득했지만, 결국은 그녀는 영국의 가치, 아니 서양이 내세워오던 가치를 부정하기 시작했다.
‘문명’이라고 하면, 흔히 ‘서구 문명’을 의미하는데, 저자는 이것부터 의심하고, 그 함의를 캤다. 서구가 아닌 곳에서는 문명이 없었는가? 아니다. 그런데 왜 서구 문명만이 문명이라고 받아들여지게 되었는가? 그것은 서구의 교묘한 책략이다. 문명적인 서구인에 비해 비문명의 인간들, 즉 야만인을 규정지음으로써 지배-피지배 구조를 공고화하기 위한 책략이 바로 ‘문명’의 정의를 협소화하고, 왜곡하는 것으로 나아간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문명’을 규정하는 서구의 책략은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이루어져 왔는가? 저자는 열 개의 프레임을 내세우고 있다: 과학, 교육, 문자, 법, 민주주의, 시간, 국민, 예술, 죽음, 공동선.
저자의 비판은 매우 날이 서 있다. 역사적 기록을 파헤쳤고, 그 함의를 파고들었다. 문명이 서구의 것만이 아니었다는 것을, 아프리카, 아시아, 아메리카의 역사와 문화, 기술을 들어 반박하였고, 그런 왜곡이 어디서, 어떤 이유로 시작되고 전개되었으며, 그 결과는 어땠는지를 설파하고 있다. 객관적인 문헌과 자료만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들면서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
구구절절하게 책의 내용을 요약하기보다 각 장마다 간략하게 적은 내 느낌 몇 가지를 소개하는 것이, 이 책에 대한 나의 평가와 소감을 더 적절하게 전할 것 같다.
<2장 아는 것이 힘이다_고전>에서는, 그럼에도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뭘까? 고전을 비판적으로 읽기? 새로운 고전 찾기? 아니면 고전을 새로운 의미로 읽기?
<3장 펜은 칼보다 강하다_문자> 무엇을 ‘글’이라 할 것인가? 무엇을 ‘기록’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인가? 질문과 비판은 날카로운데, 왜 예는 빈약할까?
<5장 민중에게 권력을_민주주의> 본래 의미의 민주주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했던 적도 거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기대해야 하나. 어떤, 다른 정치 체제를 발명해야 하는가. 진짜 민주주의를 만들어야 하는가
<7장 국가는 당신을 원한다_국민> 국가주의의 향연이 펼쳐지는 파리올림픽 한 가운데서 읽다
저자가 펼쳐주는 역사에는 낯선 것도 적지 않다. 이미 나의, 우리의 사고가 서구의 가치에 많이 침윤당했다는 증거인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를 낯설게 보고, 그 의미를 비판적으로 해석해보려 하는 시도는 가치가 있다.
그런데 아쉬움도 없지 않다. 일부 장에서 구체성이 떨어지는 게 대표적이다. 이를테면 ‘과학’이 인종주의를 퍼뜨렸다는데, 그 과학에 대한 구체성이 떨어진다. 대체로 주장은 전반적인데, 예는 국소적이다. 나는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지만, 어떤 이들은 견강부회한다는 여기지는 않을까 싶다. 또 한 가지는 ”그래서?“라는 반응이 나온다는 점이다. 물론 일단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그 다음이 나올 수 있으니까. 그래도 이런 인식 뒤에 무엇이 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함께 고민해볼 수는 있지 않을까 싶다. 그게 좀 부족하다.
이렇게 이 책에서 아쉬움을 이야기하지만, 이 책은 무척 좋은 책이다. 여기의 내용을 내 것으로 하고 싶고, 또한 충분히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그만하기도 어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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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가지 프레임은 각자 알아보기로 그럼에도 범주화한 것이 참 멋지다 싶다. 세계를 움직인 열 가지 프레임 중에 사람을 대량 살상하는데 사용된 것이 있는지 나는 거기에 연류된 것은 없는지 찾아보라. 내가 모르는 새에 사람이 아닌 다른 동식물을 우리가 학살했을 수도 있으니가. |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대학 박물관 연구원인 저자는 인도계 영국인이기도 하다. 과학사를 전공한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서양 문명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개념들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왜 당연하지 않을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무엇이 문명화된 것이고 무엇이 미개한 것인지를 나누고 규정하는 프레임은 권력 게임의 승자가 결정한다" 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다만 우리가 물질적, 정신적 문명의 발전단계를 어느 정도 받아들이는 이상, 지나친 상대주의는 결국 무의미한 해체와 전복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개념들에 새로운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점에선 유익했던 독서다. |
서양문명이라는 허상에 인도되어 온 우리들과 이를 명확히 인식하고 타파하자는 내용으로 보임
계몽주의 과학은 감정과 종교에서 벗어나 이성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자는 명목 상에서 출발한 것인데 지배층이나 지도자층이 이를 이용해 과학을 잘 모르는 이들을 선동하는 방법으로 사용함 인종을 과학을 통해 합리화시키려는 우생학 인종에 대한 구분은 그 전부터 있었으나 다윈의 자연선택설 이후부터는 적자생존이라는 단어가 발생하더니 인종 간에 우열이 존재한다는 생각이 떠오르고 우생학으로 발전함 프랜시스골턴(우생학 창시자) 등 계몽주의(자유 평등 과학중시)로 백인들끼리는 그런 가치들을 공유하면서 아직 문명화되지 않고 계몽되지 않은 비서구인들은 열등하다고 과학자들이 판단하며 인종차별이 시작되어 아직까지 남아 있음
교육은 아이들에게 주입시키는 것이 아닌 가지고 있는 것을 끄집어내는 것이라고 말하나 실상은 가르치는 지도자의 영향을 상당히 받고 주입식임 영국에서 고위층의 자제들에게 고전을 가르침, 고전은 어원학적으로 높은 계급을 의미하여 사실상 위와 같은 교육의 이론적 목표가 아닌 높은 계급으로 표상되기 위함 제국들은 라틴어와 고전 등을 이용해 이들을 공부해야 성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읽어야 할 “주요작품” 목록 처럼 만들어 교육함. 자신들의 역사와 관련되지 않은 작품들은 볼품없게 만들어 버림 시험 결과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함을 통해 이를 통과하지 못한 흑인이나 서인도제도 아이들을 차별하는 도구로 이용함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줄리엣 작품을 두고 벌어진 원작자 논란 셰익스피어의 삶에 대한 글로 남겨진 정보가 없음과 우생학과 같은 과학의 발달로 셰익스피어는 그런 작품을 쓸 수 없음을 비논리적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비판하는 글을 씀(살아남은 글이 힘을 지님) 서구는 언어, 문자가 문명화의 기본이며 이를 갖추지 못한 나라는 미개하고 본인들의 언어와 문자가 근본이라는 생각을 가짐 비서구인들이 지은 건축물 등은 문자가 없는 그들의 사고체계로는 불가능하다며 이상한 미신들을 생성하여 차별함. 심지어는 그들 국가들 중에는 문자처럼 기록물이 존재함에도 이를 부정하고 파괴함 칼을 든 문자만이 살아남아 힘을 얻고(서구) 그렇지 못한 문자들은 잊혀진다(비서구)
정의를 언급할 때마다 그 시초라고 여겨지는 대헌장은 사실 소수 귀족들만을 위한 권리였고 같이 공표된 삼림헌장은 진정으로 많은 영국인들을 위한 헌장이었음 이 삼림헌장 또란 인클로저 운동을 통해 일반 시민들의 권리를 박탈함 영국 발견주의에 이은 미국의 체로키족 등 원주민에게서 땅을 빼앗음, 이들을 사람이 아닌 야먄인으로 취급하며 땅을 소유할 권리가 없다며 자격을 박탈 법은 기득권층 지배층이 누구냐에 따라 그때그때 좋아지기도 나빠지기도 하여 정의롭다 할 수 없음
민주주의를 외치며 추구해 온 이래로 진정 국민에게 권력이 주어진 적이 없고 모두 소수 귀족이나 정치인에게 귀속되어 이를 세습하고 장악하며 실제 정책들은 본인들이 결정하는 선거만 국민이 하는 모순된 민주주의가 연속됨
산업화 이후 시간적인 효율성을 추구하며 노동자들의 시간을 앗아갔고 오스트레일리아의 원주민들이 나름의 체계와 관리방법을 갖고 있음에도 효율성 측면에서 과거에 머물며 문명화되지 못했다고 평가함 세상은 점점 시간의 효율성과 빠름을 추구해서 개인들의 여가와 자유 시간을 강탈하고 있음. 시간이 소중하다는 의미와 시간이 돈이라서 소중하니까 우리를 갈아넣어야 한다는 것은 다르지 않나 오스트레일리아의 원주민들이 우리와 다른 생활 방식을 한다고 해서 그들이 열등하다고 할 수 있나. 우리와 단지 시간을 사용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고 객관적으로 봤을 때 우리의 현재 시간 활용 방식이 개인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는가
대영제국의 국민은 자기들이 만들어놓은 인종적 틀 안에서 규정되었음. 본인들이 만든 식민지의 사람들은 국민으로 포함되기 어려움 그때 그때 규정에 따라 달라지고 자신들에게 유리하 방면으로 해석하는 국민과 국적의 규정
어마어마한 값이 치러지는 예술품들, 예술을 위한 예술이 아닌 돈을 위한 예술이 되어지는 예술품들. 박물관에서 진품이라고 인정하면 비싸지는 예술품. 아프리카를 식민지로 만들며 많은 예술품들을 빼앗아 온 유럽인들.
죽음 이후 사체 연구 등에 빈곤 층이 더욱 이용되었으며 좀비 문화는 노예제와 이들을 가두려는 목적성에서 발현되었을 가능성이 있음 죽음을 부정하거나 부담이라고 생각치 말고 마주하고 끌어안는 자세가 필요
매슬로의 이야기를 통한 블랙풋족의 공동선 추구 사회에 대한 이야기, 그러나 이를 부정하고 다른 곳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매슬로와 이후 이를 문명화에 도구로 사용하는 서구 한배를 타고 있다고 속이며 개인을 부속품처럼 효율적으로 일하라고 강요하는 사회 우리는 문명이라는 모순된 틀에 개인을 맞춰 끼워 넣고 최선을 다하라고 강요하고 있으며 이에 맞지 않는 자들은 배척함 매슬로 5단계의 자아실현을 하는 개인이 되면서 공동체와 주변 사람들까지도 챙기는 모습이 필요(공동선을 추구하는 사회에서는 개인이 챙김받음을 느껴 자동적으로 밑에 단계 욕구들이 해소되어 자아실현 가능하다고 봄, 매슬로도 블랙풋족을 통해 이를 배웠을 것임) |
많이 공감이 가는 내용이네요 역사는 되풀이된다. 세계 역사를 보면 절대 강자는 없고 언젠가는 새로운 강자가 나타나면서 기존 강자는 사라지고 힘릐.역학관계가 바뀌는.것은 다윈 적자생존 원리가 그대러 적용되네여. 강한자만이 세상을 지배한다 |
<세계를 움직인 열 가지 프레임>을 통해 그동안 내가 알고 있었던 것이 얼마나 단편적인 시각인지 깨달을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객관적'인 것이라고 믿었던 것의 이면에 권력의 숨겨진 메커니즘이 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백인 우월주의에서 벗어나, 각 문명의 고유함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그리고 차이를 수용하는 것이 필요함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
이 책은 두 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나는 문명의 증거라고 여겨지는 것들(과학, 교육, 문자, 법..)이 결국 가진 자들(서양이든 부자이든 권력자이든)의 이익을 대변하다는 것이다. 둘은 서양인들이 이들(과학, 교육, 문자, 법...)로 문명과 야만을 갈랐지만, 서구 사회와 인디언 사회(혹은 비서구 사회 어디든) 중 어느 사회가 더 '문명'화된 사회냐는 문제제기다. 총 10장으로 이루어졌는데, 마지막 10장 '우리는 한 배를 타고 있다-공동선'이 결론에 해당한다. 매슬로의 '욕구위계설'과 그 이론이 탄생한 과정(캐나다의 블랙픗족 연구)을 설명한다. 이를 통해 서양에서 말하는 야만을 벗어나 문명을 향해 행진하자는 주장의 끝에 무엇이 있는 지 말한다. 라코타의 치료 주술사 존 파이어 레임 디어의 말 "백인 형제들이 우리를 문명화하러 찾아오기 전, 우리에게는 감옥이 없었습니다"은 문명과 비문명이라는 이분법에 바탕을 둔 '행진'의 끝을 보여준다. 서구가 만들어 놓은 인류학의 갈라치기는 미국 뉴욕의 시민들과 인디언들만 가르지 않고, 미국 뉴욕의 시민들을 다시 가진 자와 그렇지 않은 자로 가른다. 대체로 다 들어 본 이야기라 사실 새롭지는 않았다 게 아쉬운 책이다. 얘기할 가치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10장에서, 매슬로의 욕구 위계설을 설명하며 인디언사회에서 개인의 자아실현은 공동선의 실현과 동일한 문제라는 이야기는 기억에 남는다. 서구 사회도 물론 공동선의 실현을 강조하고 개인의 자아실현도 강조하지만, 어딘 지 모르게 억지로 꿰어 맞추어 덜컹거린다는 느낌을 갖는다. |
기본적인 세계사에 대한 내용을 숙지하고 있어야 더 잘 이해가 될 것 같은 책이다. 이동진 님이 유튜브에서 추천해준 책이라 구매했는데..개인적으로 표지가 너무 별로이다. 의도는 알겠으나, 심각하게 지저분하게 보여서 별로이다. 이렇게 지적인 책을 망친 표지. |
처음에 책을 추천받고 읽어보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읽어본 사람이 주변에 많아서 확인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처음에 책을 같이 보는사람들끼리 모여서 같이 읽어보고 논의를 해보기로 했는데 생각보다 여러가지 내용들이 이미 제가 알고 있던 내용드로가 겹치거나 다른 유투브 강좌를 통해서 나왔떤 내용이라 더이상 신기할것이 없었습니다. 그 외 는 책가격에 비해 너무 내용이 빈약한것 같아서 이걸 어떻게 하면 더 적당하게 정리해서 다시 제가 소화해야 될지 좀 헷갈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