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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할머니 요양원에 보내지 마요!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치매가 뭐라고 그 정도도 우리가 못 돌봐 드려요? 가뜩이나 할아버지도 일직 돌아가시고 외로우셨을 할머니를 거길 또 보내서 외롭게 할 순 없잖아. 그치? 아빠! 이건 아니야. 안돼요!" (-46-) 할머니는 정말 어린 시절의 나와 같아 웃음이 새어 나왔다. 들은 채 만체 하면서 온몸으로 힘들다는 티를 내고 있었다. 그런 할머니를 이끌고 다시 내려왔다. 할머니와 같이 시장으로 장을 보러 갈 대면, 상인들은 모두 할머니와 나를 틀림없는 할머니와 소녀딸로 알았다. 어절 수 없어 나는 이불을 하나하나 펼쳐 보이고 다시 개여 장롱 속에 넣으며 말하였다. "분홍 이불 속에는 반지가 없네요." "파랑 이불 속에도 반지가 없네요." 어머님더러 복창하게 하였다. "겨울 이불 속에는 반지가 없다." "여름 이불 속에도 반지가 없다."(-139-) 1995년 친할아버지는 돌아가셨다. 2000년 친할머니는 돌아가셨다. 2014년 외할머니도 돌아가셨다. 세 분의 공통점은 치매였다. 친할아버지가 생전에 요양 관련 복지가 전무하였던 시기라서, 큰집에서 돌아가신 기억이 난다.치매는 내 곁에 가까이 있는 질병이면서, 가볍게 여기고 있는 슬픈 질병 중 하나였다. 몸과 마음이 서로 이율배반적으로 행동하게 되고,그것이 치명적인 문제로 나타날 수 있다. 가까운 곳에 간병 시설, 재가 요양시설이 존재하고, 심각하면 아이처럼 행동할 수 있기 때문에,각별히 조심하는 이유다. 책 『그리운 기억, 남겨진 사랑: 첫 번째 이야기』에는 치매와 관련한 이들의 수기들로 채워지고 있었다. 디멘시아 문학상 수기 부문 작품집이다. 이 수기하나 하나가 내 주변 사람믈의 경험들이며, 이야기들이었다. 기억들이 깜박깜박하고, 소지하고 있는 물건을 잃어 버리고,그로 인해 자신이 어디에 있으며, 누구와 함께 있는지 모를 때가 있다.치매는 진행상태,발현상태가 된다. 뇌세포가 서서히 지워진다. 간호사도 힘들고, 요양보호사도 힘든, 가족은 더할 나위 없는 상황이다. 우리는 누구나 삶의 종착지에 죽음과 함께 한다. 내 가족의 삶 속에서, 언젠가는 가족의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디멘시아 문학상 수기를 읽으면서,후회와 원망을 덜어내고, 용서와 희망으로 채우는 방법, 치매에 걸린 소중한 가족을 사랑하는 방법을 찾게 된다. 결국 우리는 언젠가는 이별을 선택하고, 누군가는 고아가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에 처해지기 때문이다. 수기 속에서,그리움과 외로움,사랑과 감사함을 읽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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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멘시아 문학상을 들어보신 적 있습니까? 디멘시아 문학상은 치매에 관한 소설과 수기를 선정해 세상에 알리는 일을 하는 참 고마운 공모전입니다. 이번에 디멘시아 문학상 수상작 중 수기 부분 우수작을 모아 그리운 기억, 남겨진 사랑 첫 번째 이야기라는 단행본이 출간되었습니다. 수기 부분 수상작을 모은 것이기에 그 어떤 글보다도 현실적이며 생생한 내용이 가감 없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문장력에 감탄한 순간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수기 부분이라 할지라도 문학상 공모전에 출품된 작품들이어서 그런지 문장과 전개가 상당히 드라마틱하고 극적입니다. 최우수상 수상작인 낫 가는 여인이 이러한 디멘시아 문학상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작품은 디멘시아 문학상의 출품 조건이 그러하듯 치매 환자의 가족이나 돌봄 종사자가 쓴 내용이어야 합니다. 수기 부분이기 때문에 당연히 실제 있었던 일을 기록해야 하고요. 그런데 이 작품은 상당히 독특하게 진행됩니다. 화자가 치매 할머니에 대해 설명한 후 할머니가 회상하신다며 운을 띄웁니다. 그러자 이어서 할머니의 관점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해 나갑니다. 치매 할머니는 노련한 이야기꾼이 된 양 자신의 과거와 생각을 극적으로 표현해 갑니다. 실제 할머니의 이야기를 기록한 수기이면서 동시에 마치 소설처럼 등장인물이 말하는 참 특별한 방식으로 내용이 전개됩니다. TV나 유튜브를 통해 치매 환자의 모습을 볼 때면 우리 안에 막연한 편견 같은 것이 생기기도 합니다. 영상으로 담아내는 치매 환자의 모습은 어떤 면에서 상당히 전형적이고 평면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책에 담긴 치매 환자의 모습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보다 훨씬 더 입체적입니다. 환자의 생각에 들어갔다가 나오고, 환자의 가족과 돌봄 종사자의 시선 등 다양한 주변인의 관점에서 관찰하고 체험하며 치매 환자의 안과 밖을 상세하게 묘사해 나갑니다. 저에게도 치매는 상당히 낯선 영역이었는데 이 책을 읽은 후 치매 환자의 상태나 주변인의 심리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좋은 이야기에는 힘이 있습니다. 문학상 수상작의 깊이 있는 문장력으로 풀어낸 치매의 이야기는 단순한 의학적 상태를 넘어 치매의 본질을 들여다보게 만들어 줍니다. 같은 병을 앓고 있음에도 환자마다, 가족마다 느끼고 경험하는 것이 모두 다릅니다. 우리 보통 사람의 삶이 그러하듯 치매 환자의 삶도 제각각입니다. 이 책은 치매에 대한 편견을 벗기고 한 인간으로서, 또 친구이자 선배이자 어른으로서의 치매 환자를 자각하게 도와줍니다. 우리와 똑같은 인생을 살았고,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으며, 자녀를 훌륭하게 양육해 낸 위대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모두가 이 책을 꼭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어떠면 치매와의 공존은 반드시 좋은 이야기와 그를 통한 공감이 선행되어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알아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책, 그리운 기억, 남겨진 사랑 첫 번째 이야기를 통해 지금도 치열하게 사투를 벌이고 있을 이 땅의 치매 가족의 삶을 알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온 마음을 다해 그리운 기억, 남겨진 사랑 첫 번째 이야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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