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목월 시인의 1955년 첫 시집 '산도화'가 70년 만에 초판본 원형 그대로 출간되었다. 산도화 시집은 한국 서정 시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집으로, 박목월 시인의 대표작 '나그네'뿐만 아니라 '산도화', '청노루', '윤사월' 등 자연친화적 서정의 절정을 보여주는 시들이 담겨있다. 1995년도 초판본 형태 그대로 복원된 복각본인만큼 오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시집으로, 왠지 모르게 빛 바랜 종이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져 그 시대로 돌아간 느낌마저 들게 만든다. 사춘기 시절의 감성을 잔잔하게 전해주며 교과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는 박목월 시인은 1916년 경상남도 고성에서 태어났고, 본명은 박영종이다. 18세 때 개벽사에서 발행하는 잡지 <어린이>에 동시 '통 딱딱 통딱딱'이 뽑혔고, 같은 해 <신가정> 6월호에 '제비맞이' 동시가 당선되면서 동시를 주로 쓰는 시인으로 출발한 그는 자신만의 특유의 서정성을 바탕으로 한 순수 시로 주목받았다고 한다. 철저하게 자연을 배경으로 한 초기시, 가족에 눈뜨며 구체적 생활로 시선을 돌린 삶과 죽음이 담긴 중기시, 신앙적 인생론이 담긴 후기시를 만날 수 있는 박목월 <산도화> 시집으로, 평소 시를 즐겨 읽으신 분들이라면 초판본으로 만나보시길 추천한다. 그리고 초판본으로 만난 박목월 산도화 시집에 담긴 시 중 마음 속에 들어온 시를 소개해본다. 산도화 山은 九江山 보라빛 石山 山桃花 두어송이 송이 비는데 봄눈 녹아 흐르는 玉같은 물에 사슴이 내려 와 발을 씻는다. ___ 구름밭에서 비둘기 울듯이 살가보아 해종일 구름밭에 우는 비둘기 다래머루 넌출은 바위마다 휘감기고 풀섶 둥지에 산새는 알을 까네 비둘기 울듯이 살가보아 해종일 산넘어서 우는 비둘기 ___ 봄 비 조용히 젖어드는 草지붕아래서 왼종일 생각나는 사람이 있었다. 月谷嶺 三十里 피는 살구꽃 그대 사는 강마을의 봄비 시름을 장독뒤에 더덕순 담밑에 모란움 한나절 젖어드는 흙담안에서 호박순 새넌출이 사르르 펴난다 ___ 임에게 1 냇사 애달폰 꿈꾸는 사람 냇사 어리석은 꿈꾸는 사람 밤마다 홀로 눈물로 가는 바위가 있기로 긴 한밤을 눈물로 가는 바위가 있기로 어느날에사 어둡고 아득한 바위에 절로 임과 하늘이 비치리오. ___ 이 외에도 탈속적인 봄의 정경을 나타낸 '청노루', 시인의 원형적 이상이 투사된 자연을 엿볼 수 있는 '나그네', 검열을 피해 완성한 시 '길처럼' 등 개인의 감정과 정서가 잘 들어난 박목월 시를 만날 수 있다. 피카펜엣서 디지털북으로도 발간되어 언제 어디서나 시를 만날 수 있는 박목월 첫 시집 산도화로, 초판본 형태로 복원한 복각본을 소장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작품집으로 추천한다. + 지원받은 도서로 직접 읽고 남기는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
어릴적 어머니가 소장하고 있는 책방이 기억에 스친다. 햇살 받아 누렇게 변색될까 하얀 면보를 책위에 덮어 두고 책꽂이 앞에는 커튼처럼 천을 달아 책의 변색을 막아본다. 시간이 흐르면서 책도 나이가 든다 하시며 처녀시절 읽었던 책을 소중히 여기며 그렇게 애지중지 하시던 모습에서 왜 그리 늙은 책을 가까히 두고 저리도 시간을 보낼까 생각했다. 열두 계절이 지난 두꺼운 달력 종이를 책 겉표지를 다시 감싸 덮으며 후에 너도 읽어보렴 하던 어머니의 손때묻은 책이 지금은 내가 빌려오는 책이 되었다.책은 그렇다. 시간이 지나도 함께 나이들며 젊은 시절 읽고 담았던 마음을 지금 나의 마음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어머니는 그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렇게도 애지중지 책을 모으고 귀하게 여겼던 것일까 싶다. 후에 대를 이어 내 딸이 읽어 주길 바라는 마음을 알기에 친정에 갈때는 어머니에게 읽고 싶은 책을 찾아 달라고 한다.어머니의 소장 책들을 읽을때에는 다른 책들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달력으로 겉표지의 누런 바램을 막아 두툼한 책 한장을 들어내면서 읽기 시작하고 책 사이 사이 넣어둔 네잎크로버를 만날때마다 입가의 미소와 눈가의 촉촉함은 읽는 책 내용을 한층 더 뭉클거리게한다. 지금 내가 어머니를 닮아 책을 좋아하고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는 그때 어머니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는 것처럼. 오랜만에 나이든 책을 좋아하는 내게 소장 욕구를 느끼는 책을 만났다. 바로 1955년 박목월 시인의 첫 출간 산도화. 시집 원본 그대로 복원한 복각본이지만 원본이라 할 정도로 누런빛 바램 조차 섬세하다. 여행가면 꼭 챙기는 책은 시집인데 이렇게 손안에 딱 들어오는 크기와 질감이 좋다. 상상하며 그림 그리듯 노래하듯 그렇게 읖조리며 읽기 좋은 박목월 시인의 시도 좋은데 내가 마치 1955년으로 돌아가 출간한 시집을 산 기분이 든다. 그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 피카펜 출판사에서 그렇게 원본을 복원하는 힘든 작업을 하셨구나 싶다. 나 또한 이 책을 소장하며 중간중간 내 어머니가 한 크로버의 행운을 넣어볼 참이다. 내 아이가 여행갈때 필수품처럼 시집을 가까이 하며 인생 또한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렇게 한권한권 피카펜 출판사의 책을 소장해 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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