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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책 #하리뷰 #시인의산문집
“나의 세계를 다시 바라보고 내 마음을 지키며 나는 오늘도 사랑을 배운다"
유년을 지나온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위로 지금 가장 사랑받는 젊은 시인 최지은의 첫번째 에세이
#우리의여름에게 #최지은 #창비
이 책을 읽다가 시인의 시집 『봄밤이 끝나가요, 때마침 시는 너무 짧고요』를 주문했다. 산문집을 읽다말고 시인의 시집을 읽었다. 시인의 시집을 읽다말고 시인의 산문집을 읽었다.
시인의 시에는 아버지가 있다. 시인의 산문집에는 할머니와 아버지가 있다. 우리는 유년시절의 기억 속에 상처가 존재한다. 그 상처가 누구에게서 온 것인지는 다 다르겠지만. 시인의 자신의 상처를 보듬고 다독이며 그 시간을 지나왔다. 아버지도, 할머니도 오롯이 큰 사랑을 주었던 이들은 아니었기에 공감하지는 못했고 자랑같지만, 이라며 시작한 사랑받았던 마음이 부러워 마음 한쪽이 찌릿하기도 했다.
산문집이라는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기에 결국 가장 깊은 곳에 있는 마음을 꺼내놓을 수밖에 없다. 작가 역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으며 그 순간의 힘을 믿는다고 했다. 그게 기쁨이든 슬픔이든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를 고백하는 일은 그 무게감이 가볍지 않을 것이다. 특히 어두운 이야기라면 더 그럴테지. 쓰는 일이 용기와 위로를 주는 일이 되기도 한다. 그리하여 쓰면서 상처가 치유되기도 하고 두려움을 딛고 일어서 용기있기 나아가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산문집을 읽는다. 시인의 산문집은 특히 더 마음에 성큼 들어서고 마음을 일렁이게 하기 때문이다.
유년의 자신과 마주하고 그 시절의 나를 안아줄 수 있기를. 어른이 된 내가 어린이였던 나를 이해하고 위로할 수 있게 살아냈다는 것만으로도 기특하게 여기면서.
P. 29~30 누구나 오직 자신에게만 이해받을 수 있는 순간이 있습니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나의 몸으로, 나의 언어로, 나의 세계로, 나의 무게를 받아들여야 하는 순간이. 그럴 때면 ‘없음’의 자리에서 건져 올린 것들이 하나하나 떠오릅니다. 없음에서 주워 올린 마음. 오직 부재를 통해서만 획득할 수 있었던 마음. 없어서 구할 수 있었던 마음. 이런 건 무어라 이름 붙여주어야 할까요. 하필 나와 비슷한 돌멩이를 쥐고, 봄이 가까운 깊은 밤 잠들지 못하는 나를 닮은 사람을 떠올릴 때면 나는 더 솔직해지고 싶어지는 거예요. 더 용기 내고 싶습니다. 도망치지 않고 나의 단어를 찾아가면서요.
P. 45 그러니까 나는 하나의 사랑 이야기가 될 것이다. 조금 더 운이 좋다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신비를 속삭여도 좋겠다. 그러니, 당신도 당신의 어린이를 이야기하기를, 그 아이에게 깊이 사랑받기를. 잘 되어가지 않을 때에도 나는 나의 사랑 이야기를 믿는다. 이제는 아니까. 물동이에 다 담기지 않아도 하늘은 틀림없이 거기 있다는 것을. 물동이에 가둘 수 없는 깊은 하늘을 이제는 믿으니까. 내 사랑은 여기서부터 되어간다. 순전히 나의 사랑만으로. 나의 이야기는 되어간다, 더, 되어간다.
P. 63 슬픔을 슬픔으로 바라보는 시간이 지나가면, 슬픔만으로 끝나지 않는 무언가가 오는지도 모르겠다. 그 무언가 때문에라도 슬픔은 슬픔으로 두고 싶다. 언제든 슬플 요량으로 이불 끝을 조금 더 끌어당겼다. 날이 밝으면 이 빛을 기억하며 씩씩하게 나가 걷자고 생각하면서. 한번 더 이불을 끌어당겼을 땐 처음 보는 햇빛이 아른거리는 것 같았다.
P. 126~127 온갖 어둠과 검은 개와 졸피뎀과 시와 바다가 뒤섞인 여기가 나의 삶이다. 파도처럼 온갖 것이 오고 또 가는 곳이 나의 삶이다. 나는 이런 삶을 사랑해버린다. 그래서 오틸라의 이야기는 처음과 다르게 읽힌다. 어둠으로부터 도망친 소녀의 탈출기가 아니라 자신을 기다리는 해골에게로 힘껏 달려간 용감한 소녀의 이야기로. 어쩌면 오틸라와 해골, 이 둘은 과거의 나와 미래의 나, 현재의 나와 상상 속의 나와 같이 한 사람의 내면으로 바라볼 수도 있겠지만. 이건 또 어떨까. 용기를 잃지 않고 서로가 힘을 모은다면 커다란 두려움 앞에서도 우리는 서로를 구할 수 있을 거라고. 무엇보다 나는 이 용기를 자기 자신을 향한 사랑이라고 기록해두고 싶다. 스스로를 사랑했기에 둘은 어둠 속에서도 춤을 출 수 있었고, 친절과 배려를 잃지 않을 수 있었으니까. |
![]() 책을 들여다보는 일이 한 사람의 눈을 지그시 바라보는 일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서로의 눈을 맞추고 살갗을 스치지 않고 소리 없이 서로를 만지는 일. 내가 잊고 있던 이야기마저 나보다 먼저 와 들어주는 일. 나는 그런 식으로 몇몇의 작가를 깊이 사랑했다. 내가 가장 어두울 때 나를 만지는 눈. 나만 준비되었다면 언제든 나를 안아주는 눈. p.104 |
| 총 3부로 구성된 에세이입니다. 작가의 어린 시절 할머니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할머니, 아버지와의 이별을 경험하면서 겪은 상실과 아픔에 대한 이야기, 나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문장으로 가득한 책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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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쉽게 읽어 내려갔지만 여운이 많이 남는 글.. 너무나도 청량한 느낌의 표지와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됐지만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 책이다.. 최지은 작가님이 시인이라는 사실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처음 접한 작품이 처음 쓰신 에세이라니.. 작가님의 시도 찾아서 열심히 읽어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