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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농장의 사람들에게는 동물이 큰 재산이고 가족과 마찬가지이다. 그러한 가족같은 동물에게 병이 난다면 당연히 의사를 부를 것이다. 사람과 같이 의사소통이 되지 않기 때문에 동물들의 병을 진단하기란 참 힘든 일일것이다.
제임스 해리옷은 1916년에 태어난 사람이니, 그가 쓴 이 책의 내용 또한 지금보다는 낙후된 의료시설이며 농업시설이 있던 요크셔지방의 이야기이다. 책을 읽는 내내, 친근한 삼촌이 자신이 겪은 오래된 얘기를 해주는 듯한 따뜻한 느낌이었다. 그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것에 참으로 안타까움을 느낀다. 아직도 제임스 해리옷이 살아 있다면 그 후의 이야기나 또 다른 이야기도 많이 들을 수 있었을텐데..
시골의 수의사는 한적한 농촌의 풍경과 한가로운 생활을 즐기며 적당히 동물들을 돌봐주며 여유롭게 산다고 생각했던 것은 도시에서 자란 탓에 목축이나 농촌의 생활을 보지 못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등장인물들 또한 평범한 사람들이 아닌 아주 독특한 사람들이지만 그들에게서 낯설움보다는 친숙함을 느끼게 하는 것은 주위에서 흔히 볼수 있는 그런 성격의 사람들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어디에나 있지 않은가..? 심술맞은 사람들이나 자존심 강한 사람들, 애완동물에 푹 빠져있는 사람들이나, 건망증이 심한 사람들..또 여러 성격의 사람들..또한 동물들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에게서 인간미를 느끼게 된다. 눈물짓게 한 장면들도 많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면들도 있다. 또한 기분좋게 나아버린 동물들을 보면서 환희의 느낌을 느꼈다면 과장된 표현일까?
그렇다. 책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살아 숨쉰다는 말이 딱 어울릴 것이다. 현란하고 매끄러운 문장이 아닌 작가의 생각을 그대로 표현해 낸 것이 더욱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이 주는 것이다. 그렇기에 더욱 친근한 생각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은 당연지사 아닌가..오랜만에 마음이 흐뭇해지는 느낌이다. [인상깊은구절] "이렇게 죽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지요. 안 그렇습니까? 이 놈은 지금도 아파하고 있습니다만, 얼마 안 있어 훨씬 더 심한 고통을 겪게 될 겁니다. 영원히 잠들도록 해 주는 것이 더 인정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어쨌거나, 이 놈은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아 왔으니까요." 나는 활달하면서 사무적으로 다가가려고 했지만, 이 오래된 판에 박힌 소리는 공허한 느낌을 줄 뿐이었다. 노인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가 "잠시만요" 하고 말했다. 그러더니 개의 곁에 천천히 그리고 힘들게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다만손으로 나이가 먹어 회색빛이 감도는 주둥이와 귀를 몇 번이고 어루만지고 있었다. 꼬리가 바닥에 닿으며 툭, 툭 소리를 냈다. 그는 오랫동안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고, 나는 벽에 걸려 있는 색 바랜 그림들이며 해지고 때묻은 커튼, 스프링이 부서진 안락의자를 찬찬히 살펴보며 그 우울한 방안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