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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책 #하리뷰 #시집 한계 없는 상상과 용기, 그리고 사랑으로 삶의 모든 순간을 열렬히 껴안는 시인의 전심전력 #미래의손 #차도하 #봄날의책 나를 펼쳐주세요 나는 줄줄 흐르고 싶어요 강이 될래요 바다가 될래요 마그마가 될래요 (독서 유예) 미래의 손은 차도하 시인의 첫 시집이자 유고 시집이다. 시인이 세상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서 시를 읽어서일까. 자꾸만 마음이 미어지는 기분이 든다. 시인은 자신의 시를 읽어주길 줄줄 흐르길 강이 되길 바다가 되길 원했는데. 우리는 누군가의 슬픔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아무리 시인의 시를 읽어도 시인을 알 수 없겠지. 그럼에도 시인의 시를 읽고 시인의 떠올리고 시인을 그리워한다. 이해하지 못한다한들 어떤가. - 안 죽어요. 저는 살고 싶어요. 절대 죽지 않을 거예요. 그럴 수만 있다면 영원히 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결국 당신은 당신의 시집 안에서 영원히 살게 되었네요. 당신의 시를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마음 아픕니다. 김승일 시인이 쓴 발문을 읽으며 차도하 시인을 오래오래 생각했다. 슬프지만 좋았다는 그 마음이 너무도 알겠어서 또 슬펐다. 도하야, 네가 시인이잖아. 네가 화자로 이 시에 등장하고 있잖아. 그리고 저 중학생도 곧 시인이 될 거야. 그런데 왜 이 시에는 시인이 등장하지 않는다고 썼니. 내가 결코 알아보지 못할 것이라고. 넌 항상 그랬어. 무수한 상상 속에도, 우울한 추억 속에도 네가 머무를 공간 따위는 없는 것처럼 굴었지. 그게 슬펐어. 그게 좋았어.(158 발문 중에서) 그렇지만 어둠 속에서도 춤을 추는 사람은 춤을 출 것이다 손을 뻗는 자리가 막혀 있고 발을 디딘 곳이 푹 꺼져도 이런 것은 상상해도 좋지 부드러워진 상처처럼 아프고 사랑스럽지 빛이 있으라, 빛이 있으라…… 중얼거리는 사내의 손을 잡고 없어도 돼요 나는 춤을 추기 시작했다 누군가 넘어질 것 같을 땐 맞잡은 손에 힘을 줬다 (쉘 위 댄스) 너는 너의 소중한 것을 잃을까 봐 두려워하고 동시에 너의 소중한 것을 누군가 훔쳐 가길 바라지 내가 훔쳐 가고 싶다 (너를 인용하기」 빛을 걷어내면 또 다른 빛이 있다 물에 빠졌을 때 손으로 물을 아무리 걷어내도 또 물인 것처럼 희망은 끝이 없다 (조찬) 나는 소설이 더 이상 궁금하지 않은데 그래도 읽는다 끝이 있는 이야기가 필요해서 (카운트) 이해해요. 당신의 슬픔을 이해해요. 사람들이 돌림노래처럼 정해진 음정으로 서로의 슬픔을 다독여주는 동안 루비는 더러운 곳으로 더 더러운 곳으로 사람은 갈 수 없는 지하로 어떤 사람이 일하고 있는 지하로 쏟아져 내렸다. (구현되지 않은 슬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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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가 더 이상 깨끗하게 닦을 수도 없는 흰 접시를 바라보고 있으면, 딸기 샐러드를 대접하기로 했다. 좀 웃기는 맛이죠 안웃긴가요 웃기지 마세요 웃지 마세요랑 웃기지 마세요 중에서 웃기지 마세요가 더 웃기는 말이죠 당신이 웃다가 울다가 아무것도 아닌 표정이 되기 위해 이 접시를 샀다면, 나에게 파세요 그 값으로 시답잖은 농담을 해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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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세상을 떠난 차도하 시인의 첫 시집이자 유고 시집. 미래가 기대되는 어린 작가였는데 더 이상 작품을 볼 수 없을 것이라는게 슬픕니다. 속내를 적나라하게 내보이면서도 자기 연민 하나 없이 덤덤한 것이 이 작가만의 크나큰 매력이자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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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 페이지 되는 시집을 읽는 동안 정말 좋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든 적이 얼마만인지...싶은 경험을 했다. 아주 슬프고 아주 고유하다. 잘 읽히지만 가만히 멈추어 생각을 하게 만드는 멋진 시집이었다. 시를 그렇게까지 많이 읽는 건 아니지만, 문학은 좋아하는 입장으로서 강력하게 추천하고픈 책. |
| 차도하 시인의 첫 시집을 무척이나 기다리고 기다려 왔습니다. 시집 ‘미래의 손’은곁에두고 오래 깊이 감상하고 싶어 여러권을 구매하였을만큼 소중히 아끼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시인을 아끼는 많은 분들과 끝나지 않는 감상들을 앞으로도 나누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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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태어났다. 202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는데, 2023년 10월 세상을 떠났단다.
아! 왜?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것일까? 너무 궁금해서 그의 첫 시집이자 유고 시집인 ‘미래의 손’을 구매했다. 그가 너무 궁금했다. 그의 생각들이 많이 묻어 있을 것 같은 그의 시들을 이해할 수 없어도 읽고 또 읽어볼 것이다.
p96 나의 사물됨
나는 절반쯤은 개다. 나는 절반쯤은 풀꽃이고. 나는 절반쯤은 비 올 때 타는 택시. 나는 절반쯤은 소음을 못 막는 창문이다. 나는 절반쯤은 커튼이며. 나는 절반쯤은 아무도 불지 않은 은빛 호각. 나는 절반쯤은 벽. 나는 절반쯤은 휴지다. 네 눈물을 닦느라 절반을 써버렸다.
비교적 짧은 시라 몇 번을 읽었지만 이해는 힘들었다. 제목 ‘나의 사물됨’과 시 내용이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 이해 못 할 의문만 남았다.
p124 미아
삶이 내 손을 놓고 그만 가라고 타이르다가 소리치다가 그냥 내 손을 놓고 인파 속으로 사라졌을 때
나는 멍하니 서 있다가 가기로 했다 인파를 가로질렀다
미아~ 이 시가 그냥 좋았다. 삶이 내 손을 놓고 인파 속으로 사라진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미아가 되어 그냥 멍하니 서 있어야 하는 걸까. 살다 보면 이런 날이 얼마나 많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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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손[지은이 차도하, 펴낸 곳 봄날의 책, 164쪽]을 읽고
막막하다. 세상을 떠난 시인의 시작 노트에 등장하는 말이다. 너무 좁은 방에서 너무 많은 물건을 정리하고 있는 기분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건들을 이리저리 옮겨보고 싶다, 그리 말한다. 결국 시인이 옮겨 갔지만.... 김승일 시인은 이 시집의 발문에서 그렇게 말하였다, 그랬다. ‘우리는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장 가지고 싶어 한다. 그러니까 살고 싶다는 말은 죽고 싶다는 말보다 더 슬픈 말이다. 그러나 나는 그 말을 들으면서 어쩐지 슬퍼할 수 없었다.’라고. 반전과 반전이 연이어진다. 그러면서 ‘나는 차도하 시인을 염려하는 대신 믿기로 했다. 나는 아직도 차도하 시인을 믿는다. 그럴 수 있다면 영원히 믿었으면 좋겠다.‘라고도.
천국은 외국이다. 어쨌든 모국은 아니다. 모국은 우리나 라도 한국도 아니다. 천국에 살고자 하는 사람들은 입국할 때 모든 엄마를 버려야 한다. 모국을. 모국어를. 모음과 자 음을 발음하는 법을. 맘-마음-맘마를. 먹으면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밥그릇을. 태어나고 길러진 모든 습관을. ......
그래, 천국에서는 하늘과 초원과 바다가 섞여 있지만 그래도 양과 물고기는 있다.
양몰이 개와 그물은 없다. -「입국 심사」에서
양몰이 개가 없는 목장, 그곳이 천국의 목장이라고 말한다. 바닷가에 사는 어부에게 그물은 없다. 물론 그곳도 천국의 바다일 터. 너무 좋아 보여서 시인은 더 살아볼 생각을 묻어버리고 천국으로 갔나 보다. 죽어서 천국이라는 외국의 입국 심사를 거쳤겠다, 시인은.
밤, 아침, 없어요, 카피바라, 아니, ?, 우리, 민첩, 파이팅, 종이, 고무줄, 하다, 되다, 유치, 돌, 호각, 매일, 걸, 남기다, 미안하다, 싫다, 잠, 숲, 빵, 굴, 굶다, 3, 체력, 녹다, 미, 달 려라, 밝다, 어떻게, 현대, 파도, 짐승, 건너다, 상설, 뛰다, 펜, 되새김질
겹치는 의미가 여러 개 포함되어 있지만 아주 우수한 식 사다 긍정 대답은 없지만 부정 대답을 두 번 해서 긍정을 표 시할 수 있다 ? 아니, 아니. 물음표가 있으므로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숫자는 하나만 먹어도 모든 숫자를 먹은 것과 동일한 효 과를 가진다 ......
시를 다 쓰고 사과하고 싶은 사람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러 갔다
그 사람이 괜찮다는 말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용서받지 는 못했다 -「배급」에서
일일이 단어를 옮겨 적었다(자판을 쳤다.). 왜냐하면 물음과 물음이 계속 따라 나와서다. 어떤 의미일까? 왜 시인은 이렇게 썼을까? 감히 시를 우습게 본 건 아닐까? 아니면 실험 중인가? 물론 시인에게 말과 글, 단어는 훌륭한 식사다. 식사가 되어야 하고. 하지만 독자인 나의 의문과 궁금은 계속된다. 나는 ’괜찮다‘는 말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러하다.
여름이 죽었다. ......
여름이 죽었으니 복숭아는 이제 어느 계절에 먹나. 지구 온난화가 심해져서 봄이랑 가을이 없어진다고들 하던데 여 름이 먼저 죽어버릴 줄이야. 이렇게 갑작스럽게 죽은 거라 면 역시 자살인가, 자살이겠지, 그러나 나는 여름이 왜 죽 었는지는 묻지 않았다. 그런 게 예의라고 배워서. ...... 나는 장을 보러 가는 길에 우체통에 편지를 넣었고 여름 과일들이 저번주보다 훨씬 비싸게 팔리고 있는 것 을 보았다. ...... -「부고」에서
시인의 시집을 읽는 때는 바야흐로 여름이다. 시인이 죽었다고 태연하게 거짓말을 한, 여름이다. 물론 시인의 상상이고 비유겠지만, 그 속내를 조금 짐작할 수 있겠다 싶으면서도 시인이 여름을 따라 천국으로 갔으니 심술이 나서 그러하다. 그러면서 태연히 복숭아를 먹고 있더라, 시인은.
그 산책로는 세상보다 길어야 합니다
걷다가 걷다가 걷다가 걷다가 걷다가 걷다가 걷다가 지쳐서 ...... -「산책로」에서
시인이 지금 살고 있을 천국으로 가는 산책로는 계단식일 게 확실하다. 아무리 젊고 길을 잘 걷는 사람도, 쉴 곳이 없는, 쉴 틈이 없는, 잠시 앉아 숨 고를 곳 없는, 직선으로 가는, 아니면 곡선으로라도, 그런 길을, 그런 산책로를 걷는 건 매우 퍽이나 힘들고 어려우므로. 걷는 일도 계속된다.
[뒷이야기] 차 시인에 대해 아는 것들을 헤아려 본다. 1999년 경북 영천에서 태어났다. 202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 ‘침착하게 사랑하기’로 등단했다. 또 문단 내 성폭력 가해자와 관련된 출판사에 작품 게재를 거부하고, 원고료를 고지하지 않은 청탁 의뢰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2023년의 가을, 스물네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첫 시집이 그래서 유고 시집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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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고시집이라는 것을 시집을 다 읽고 나서야 알았다. 더도 말고 아름다운 시집이라고 설명하고 싶다. 현재 활동하는 어느 시인에 견주어도 결코 부족함 없는 시엔 죽음에 대한 사유가 빛처럼 돋보인다. 아마도 당신은 천국에 가 있겠지? 이번 여름 복숭아는 참 맛있습니다. 한 번쯤 먹여드리고 싶네요... |
| 차도하 시인의 시집을 읽으면 그가 낸 다른 책도 읽고 싶어진다. 시집에서 느껴지는 절박함과 외로움과 고통의 근원을 찾아내고 싶어지고 그의 에세이를 읽게 되면 조금이라도 그것을 알게 될 것 같기 때문이다. 24세란 이른 나이에 생을 마감한 시인이라 더 애달픈 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