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시집 #하리뷰 #시집추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굉장한 것 빛 쪽으로 한 걸음 더 내딛겠다는 의지와 다짐 시인과 함께 당근밭을 걸었다. #당근밭걷기 #안희연 #문학동네시인선214 #문학동네 ![]() 나의 밤은 나를 사랑하려는 안쓰러운 발버둥이었다. 나는 나를 미워하고 사랑하고 지겨워하고 안쓰러워하고. '지겹도록 저 자신이라는 사실을 벗고 싶어( #코트룸 )' 하면서도 '여름이 상하게 한 것은 나만은 아니라는 확신이 필요해서(당근밭 걷기)' 상한 당신을 찾아 기웃거렸다. 시인의 시를 읽으면 슬픔과 절망이 몰려온다. 결핍의 밤이 찾아온다. 나를 찾아와줄 거라고, 나를 알아봐줄거라고 믿었던 날들이 있었다. '아무도 나를 구해주지 않아 세상이 망해버렸으면 좋겠어(구스베리 구스베리 익어가네)' 그렇게 믿기도 했다. 망해버렸으면. 그러니까 '누가 누굴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해? 신이라도 된 것처럼 말하네(나의 시드볼트)' 헛된 희망을 말하는 나를 비웃었다. 그러면 나는 '너무 오래는 말고 한 사나흘만 나를 좀 갖다 버렸으면 싶(토끼굴)어지고. 아침이 오면 나는 다시 살아난다. 지난 밤의 나는 사라진다. 웃으며 인사하고, 시답잖은 농담도 하고, 쓸데없는 수다도 떨고, 미운 사람 욕도 하고 무사히 하루를 보낸다. '나의 범람, 나의 복잡함을 끌어안고서(물결의 시작)'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요. '겨우, 기껏, 고작, 간신히, 가까스로....(야광운)' 그렇게 사는구나. 겨우 이렇게 버티는구나. 나는 그렇게 나를 물 속에 가두고 밤 속으로 숨어들고 핑계를 대고 포장을 하고 계속 제자리를 맴돈다. 시인은 나를 두드린다. '당신을 두드리는 것이 나의 일(북 치는 소년)이라며. 슬픔도 절망도, 아픔도 괴로움도, 상실도 결핍도 그렇게 부서지고 깨진 마음을 시인의 언어로 어루만진다. <기록기>라는 시를 읽고 울고 말았다. 하지만 너무 오래 물속에 있는 건 좋지 않아요 이제 그만 나와 함께 뭍으로 가요 혼자 있고 싶은 거라면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을 오두막을 지어줄게요 뭍에도 아름다운 것들이 많이 있어요 곧 가로등에 불이 켜질 시간이에요 그만 깨어나주세요 자꾸 그렇게 자신을 잊으려 하지 말아요 #기록기 함께 가자는, 오두막을 지어준다는, 자신을 잊으려 하지 말라는 시인의 마음이 애틋하다. 제 발 아래 새 한 마리 떨어졌어요. 당신의 슬픔을 품에 안고 나를 구하러 갑니다. 당근밭을 걷는 동안 당신이 붙잡아준 손이 따뜻해서 좋았어요. 그래서 '내가 나인 것을 인정하는 사람으로(야광운)'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 사람을 구하는 일은 한 사람 안에 포개진 두 사람을 구하는 일이라는 거(긍휼의 뜻)' 이제 알겠어요. 슬픔에서 슬픔으로, 빛에서 빛으로. 우리가 서로를 품에 안고 빛으로, 뭍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예요. 삶은 굉장한 거니까요. 겨우 연약한 마음이어도, 단춧구멍만한 믿음이어도. **너무너무 좋았던 시 #밤가위 #터트리기 / #긍휼의뜻 / #부록씨삶으로데려오기 / #야광운 / #진앙 / #망각은산책한다 구구절절 썼지만 한 마디만 한다면 (바보같지만) 이번 시집 미쳤다! ![]() 당신 발밑으로 이유 없이 새 한 마리가 떨어진다면 제가 보낸 슬픔인 줄 아세요. 저는 아직 절벽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밤가위 ![]() 또 한번의 밤이 지난다 아침이 오면 볼 수 있다 나를 사랑하려는 노력의 모양 굳은 모양을 보면 어떻게 슬퍼했는지가 보인다 어떻게 참아냈는지가 #간섭 ![]() 실온에 두면 금세 썩는다고 했다. 알면서도 그대로 두었다. 여름이 상하게 한 것이 나만은 아니라는 확신이 필요해서. #터트리기 ![]() 그러다 너를 봤어 단박에 알아보고 물었지 너도 있지 철가루 이상하지, 너와 마주친 순간 왜 하늘에서 철가루가 눈처럼 흩날렸을까 왜 슬픈 장면을 보며 아름답다고 생각했을까 ![]() 누가 본다고 이렇게 정성 들여 지붕을 색칠하려는 걸까? 땅만 보고 걷는 사람은 거기 지붕이 있는지도 알아차리지 못할 텐데 그러면 너는 단 한 사람이라고 말해 단 한 사람은 지붕의 색을 이정표 삼아 이곳을 찾아와줄거라고 그때 알았네 한 사람을 구하는 일은 한 사람 안에 포개진 두 사람을 구하는 일이라는 거 계속 계속 우산을 사는 사람은 지킬 것이 많은 사람이라는 거 서글픈 농담하고 싱긋 웃기 수신인이 물인 편지는 잉크로 써야 한다고 그래야 글자들이 올올이 풀려날 수 있다고 이제야 나는 진심으로 고백해 걸고 쓰느라 부서진 마음 알아봐주는 단 한 사람 수신인이 불인 편지를 쓰기 위해 밤낮없이 장작을 모으는 사람 여기도 있다고 #긍휼의뜻 죽지 마 살아 있어줘 조약돌 같은 말이었을 것이다 #자귀 저는 다만 살아 있었을 뿐이에요. 물빛은 물과 빛의 포개짐이지만 물을 물에게로, 빛은 빛에게로 돌아갈 뿐이죠. #가는잎향유 ![]() 걷다보면 또 이곳으로 흘러왔어 네 그림자가 떨어져 있던 곳 바람도 없이 꽃이 흔들린다 어떤 자장가로도 잠재울 수 없는 #진앙 ![]() 망각은 오르막길을 좋아한다 한 걸음 두에서 걸으면 당신의 쏟아지는 뒷모습 발자국까지 집어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끓어요, 휘발되도록 뒤돌아보면 아무것도 없게 지워줄게요, 전부 잡아먹히며 평온한 하루가 간다 #망각은산책한다 삶이 잘 쓰이지 않을 땐 너른 바위를 찾아요. 축축한 당신을 널어두고 낮잠을 자는 거예요. 다 끝났다고, 더는 의미가 없다고, 스스로를 한 번 죽였으 니 이제부터의 삶은 부록일밖에요. #부록씨삶으로데려오기 겨우, 기껏, 고작, 간신히, 가까스로.... 절대로, 도무지, 결단코, 기어이, 마침내, 결국..... 내가 나인 것을 인정하는 사람으로. #야광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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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빌려읽었는데 읽고 난 뒤 세상에 온통 당근밭이 되어버려 구매했던 책. '당근밭 걷기'라는 제목 탓에 자연을 노래하는 시집인가? 하면서 읽어나가기 시작했는데 읽을수록 제목이 주는 어감과 전혀 다르게 '상실'을 노래하는 시집이었다. 시집이 전체적으로 상실을 말하고 있는 느낌이었고, 드문드문 포근한 시점으로 진행되는 몇 개의 시가 따뜻함을 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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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같은 감상이다 결국은 안희연으로 귀결되는 시집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시집을 내고 짧게 한 인터뷰도 읽어보았다... "당근"밭에 좋아하는 어느 채소를 넣어도 된다는 말이 참 재치있게 남았다. 난 포도를 좋아하는데 포도밭을 넣어볼까... 그렇다면 시집 색을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싶긴 한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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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연의 『당근밭 걷기』는 평범한 일상과 자연 속에서 삶의 감정과 존재의 의미를 섬세하게 풀어낸 시집이다. 익숙한 풍경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 시들이 인상 깊었고, 절제된 언어 속에서도 따뜻한 위로와 깊은 사유가 전해졌다. 천천히 시를 읽으며 바쁘게 지나쳤던 감정과 순간들을 다시 돌아볼 수 있었고, 작은 것들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읽고 난 뒤에는 잔잔한 여운이 오래 남는 작품이었다. |
| 시에 대해 잘모르지만 접해보게 될 일이 있어서 읽게 되었는데요 시들이 다 포근한 느낌이고 뭔가 위로가 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 책을 읽기전에는 시에대한 거부감 이란게 있었는데 이 책을 읽게 되고 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
| 안희연의 첫 시집부터 다 읽었다. 이 시집은 어느 평론가의 말대로 앞의 다른 시집들보다 분위기가 조금 더 밝아진 것 같다. (물론 그래서 다행이고...) 그렇다고해서 고선경 시집같은 발랄함이나 톡톡 튀는 밝음은 아니고 진중하면서도 마냥 어둡거나 슬프지는 않다는 말이다. 그래서 좋다. 계속 좋다. 안희연 시집은 믿고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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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밭걷기 #안희연 #문학동네 #문학동네시인선 #시집추천 #도서추천 #책블로그 #북블로그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굉장한 것 빛 쪽을 한 걸음 더 내딛겠다는 의지와 다짐 안희연 작가님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독파 챌린지를 통해 《줍는 순간》을 읽고 난 뒤였다. 게다가 줌을 통해 만나본 작가님의 따스함과 생각, 사랑스러우신 모습에 한 번 더 반할 수밖에 없었다. 《줍는 순간》은 단순히 작가님의 삶의 부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 글을 마주하고 있는 동안 나의 삶에 대해서 사유할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책으로 내게 기억될 거 같았다. 읽고 흘려버리는 것이 아닌 되뇌게 하는 안희연 작가님의 산문집을 읽으면서 작가님의 시속에는 어떤 세계가 담겨 있을지 궁금해졌다. 🏷️ 이제 내가 마주하는 것은 두더지의 눈 나는 있다 달빛 아래 펼쳐지는 당근밭 짧은 이야기가 끝난 뒤 비로소 시작되는 긴 이야기로서 p.34 ~p.35 <당근밭 걷기> 중에서 《당근밭 걷기》에 수록된 시에는 화자가 사람이 아닌 다양한 존재들이 등장한다. 시집의 제목이기도 한 <당근밭 걷기>에는 '당근'과 두더지'가 등장하여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들을 바라보는 나는 단순히 그들을 관찰할 뿐이다. 내가 무언가 그들에게 건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나는 단순히 관찰자인 화자를 일뿐이라는 착각을 하는 동안 그들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관계가 되어 있다. 🏷️ 청귤은 내게 일렁이는 무늬로 말하네요 당신은 나를 제단 위에 올릴 수 있고 구둣발로 짓이길 수도 있지만 나는 어디서든 떳떳하고 공평하다고 p.68 <청귤> 중에서 귀여운 청귤이 내게 말을 건네고 나를 바라본다. 마치 그들이 살아서 존재하고 있음을 내게 알리고 싶어 하는 듯이 내게 무늬로 말을 건넨다. <청귤>을 읽다 보면 마치 내가 청귤과 대화를 나누는 느낌이 든다. 작가님의 사랑스러움과 따스함이 그대로 시에 녹아 살아 숨 쉬는 느낌이 들어 시를 읽는 내내 미소 지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한 번 읽고 그냥 넘어가기 아쉽기도 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내게 말을 건네고 있는지도 모른다. 단지 내가 그들의 존재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게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에게 다가와 말을 건네지만 대답하지 않아서 다시 말을 걸지 않는 것은 아닐까. 문득 그런 상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만든다. 길을 걸으면서 나도 모르게 모든 존재에게 말을 걸고 싶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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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부터 계속 아프고 있다. 6개월 동안 응급실을 다섯 번이나 갔다. 대체로는 심장과 관련된 문제이다. 그 중 하나가 가슴 통증과 등 통증인데, 이 통증들 때문에 누울 수도 잠들 수도 없는 처지까지 되었다. 4월 말부터 6월까지는 불면증까지 심하게 와서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었다. 아예 입면을 못 하고 밤을 꼬박 새는 날도 있었고, 겨우 잠이 들어도 통증 때문에 수시로 깨서 못 잔 거나 마찬가지인 날들이 이어졌다. 잠을 못 자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불면증은 생각보다 위험하고 인간을 파멸시킨다. 왜 잠을 안 재우는 걸로 고문을 한 건지 절감하게 될만큼 잠을 못 자는 일은 매우 고통스럽고, 육신에도 정신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불면증으로 인한 우울증으로 인해 고생하거나, 그 일로 너무 힘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내 평생 가장 힘든 시기였는데, 내 그 시기를 지나올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아빠 덕분이다. 한국과의 시차가 있어서 내가 밤일 때 아빠는 낮이었는데, 잠을 못 자 전화를 하면 항상 기도를 해주셨다. 어떤 땐 거의 두 시간 넘게 기도하고 찬송하고 성경을 읽어주시기도 했다. 감히 말하건데, 아빠의 사랑과 헌신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 존재하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 불면증과 숱한 통증들을 견디고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은 전적으로 아빠 덕분이다. 그러나, 모두 나처럼 운이 좋을 수는 없으니깐... 그런 사람들에게 나는 안희연을 권한다. 당신이 지금 깊은 어둠 속에 있고, 칠흑같은 어둠에 갇혀 꼼짝을 할 수 없다면, 손을 내밀 사람도, 손을 잡아줄 사람도 없는 암담한 상황이라면, 안희연의 시집을 읽기를 간절히 권한다. 연약한 촛불, 아니 그보다 더 작은 반딧불이같은 희미한 빛이지만, 분명 칠흑을 갈라줄 것이 명확한, 분명한 빛으로 그 시들이 당신을 밝혀줄 것이다. 희미한 빛과 희미한 온기의 소중함은, 경험해본 사람만이 안다. 태평양을 건너 한밤중에 내게 전달되었던 아빠의 목소리가 매일밤의 나를 살렸듯, 안희연의 시들이 당신이 깊은 어둠 속을 홀로 걷지 않게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달빛보다 희미하지만, 확실하고 분명한 존재감으로, 당신이 혼자가 아니라고, 그래서 당신은 외롭지 않다고, 우리 같이 이 어둠을 건너자고 시인이 내미는 손을 꽉 잡기를 바란다. 그 손을 붙잡고, 부디 당신의 어둠을 무사히 건너길. |
![]() 한 사람은 어떻게 물결이 되는가 물속에서 흔들리는 나무와 물 밖에서 흔들리는 나무는 어떻게 포개지는가 내 안에 든 것이 누구의 심장인지는 몰라도 삶은 내가 그 안에 속해 있기를 원한다 내가 있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한다 심장의 주인이여 들려줄게요 물결의 시작 p. 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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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의 매력을 알게 되었습니다. 리커버 박스라고 해서 표지도 되게 이쁩니다. 하나하나 의미를 생각하며 읽고 있는데 소설과는 또다른 매력이라 흥미로워요.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다. 어서 완독 해야겠어요.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