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이요하라 신이라는 일본 작가의 단편소설집이다. 책을 선택하는 이유는 다른 작품집과 조금 다르다. 표지만 보고 골랐다. 지극히 사적인 취향 중 하나가 표지판이 있는 그림을 참 좋아한다. 필름 카메라에도 표지판과 길이 있는 풍경들이 많이 담겨 있기도 하다. 가장 좋아하는 류의 그림이라는 점에서 페이지를 넘겼다. 특히, 파란 표지판이 내내 시선이 갔다. 마음에 들었다. 이 소설집에는 총 일곱 작품이 실려 있다. 지구과학을 전공했던 작가의 이력을 살려 주로 소재는 화석과 퇴적층, 우주 외계인 등 지구와 지질이 관련되었다. SF 장르의 매력이 물씬 풍기는 작품집이었다. 화석을 캐는 할아버지, 외계인을 만난 부녀, 후지산과 막내, 호수 밑바닥을 보는 삼촌 등이 등장한다. 아마 지구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이라면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어려웠던 작품집이었다. 과학적 지식들이 너무 어렵게 느껴졌다. 이암과 사암 등 퇴적암을 고등학교 지구과학 시간에 배웠지만 이미 꽤 오래 전에 잊혀진 내용이어서 이러한 부분들을 끄집어내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또한, 일본어라든지 몰랐던 내용이 자주 언급되어서 처음에는 의문을 가지면서 읽었다. 나눠서 읽었더니 대략 18 일이 걸렸다. 그만큼 힘든 작품집이었다. 개인적으로 표제작인 <달까지 3킬로미터>가 인상적이었다. 실패한 인생을 살아간 남자는 택시를 타고 후지산으로 가자고 한다. 늦은 시간에 택시기사는 되물었지만 남자는 강경하다. 그러면서 자살 사전 답사를 간다는 이야기를 꺼낸다. 그의 이야기를 듣던 택시기사가 자신이 아는 곳으로 남자를 데리고 갔다. 기이한 상황에서 남자와 택시기사의 밤을 그린 작품이다. 작품들 중에서 가장 이해가 잘 되었던 작품이어서 기억에 남는다. 택시기사는 누가 봐도 수상할 정도로 지구과학에 대한 지식이 해박한 인물이어서 죽으려고 마음 먹은 남자를 돌리기 위해 노력한다. 내가 주인공이라면 진이 빠질 정도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꺼냈다. 그때는 '아, 택시기사가 참 오지랖이 넓구나.'라는 생각을 하다가 결말에 이르러 여운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말장난일 수도 있겠지만 희망이 보이는 듯했다. 그밖에도 외지에서 온 아이와 화석을 캐는 마을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룬 <암모나이트를 찾는 법>이라는 작품도 비슷한 느낌으로 인간애가 느껴졌던 작품이었다. 따뜻한 느낌을 주는 내용들이어서 읽으면서 과학적 지식만 해박했더라면 힐링 소설로서 마음에 와닿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표지만 보고 선택한 작품이었는데 애매한 느낌을 주었던 작품이어서 신선했다. |
|
굉장히 수준 높고, 기상천외하며 예측 불가능한 트릭을 구사했다! ‘독자에게 단서를 당당하게 보여 주면서도 진상을 알아맞히지 못하게 한다.’라는 본격 미스터리의 난제를 멋지게 해결했다. 과거의 사건이라는 배경과 치밀한 복선을 활용하고, 예상치 못한 진실을 짐작하지 못하도록 이야기를 끌어가는 솜씨가 뛰어나다.
|
| '8월의 은빛 눈'으로 작가를 알게되고 본격 명랑 과학 소설(?)의 시초인 이 책을 구매했다. 단편 소설의 스토리에 기대되는 내용들이 나온다. 실망할 필요 없다. 그 어찌보면 뻔한 내용들이 과학에 묻혀져서 감동적인 스토리로 변한다. 과학을 매개로 사람들이 조우한다. '너드'를 떠올리는 각종 과학들이 사실은 사람들의 일상임을 알게 된다. 잔잔하게 스며들어서 오랜만에 가슴이 촉촉해진다. 이 작가의 다른 책들이 궁금해진다. |
| 눈에 띄는 신간도 없고 해서 별 기대없이 주문해서 읽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게 읽었다. 너무 전문적인, 과학 용어들이 쏟아져 나오는 구간들은 흐릿한 시선을 던지며 읽긴 했지만. 모든 건 시간이 흘러가며 모양이 만들어지고 의미가 부여되고, 뭐 그런 건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됐다. |
|
과학과 소설의 접목이라고 하면 SF소설밖에 생각지 못했는데, 일반 소설에도 이렇게 과학 지식을 녹여낼 수 있다는 점은 신선했다. 과학 지식은 총 일곱 편이 실린 이 단편집에 등장하는 각각의 주인공들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연결고리로 활용되는데,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그 연결고리가 나에게는 확 와 닿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다. '그런 말을 듣고서 이렇게까지 바뀐다고?' 하는 느낌이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