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모리나! 당신처럼 아름다운 여자는 없었는데 당신의 미소를 볼 수 없다니... 내가 아는 모리나는 윌리엄 하트다. 그의 표정, 행동, 말, 자상한 손짓 하나까지 모리나의 모습이다. 텔레비젼에서 모리나를 봤을 때 나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어렸다. 하지만 그 제목과 윌리엄 하트와 모리나만은 기억한다. 그래서 그후로 거미하면 윌리엄 하트를, 윌리엄 하트하면 모리나를 떠올린다. 당신, 사랑해서 행복했어? 발렌틴은 당신을 사랑했을까? 흑표범 여인은 키스를 하면 흑표범이 될까봐 두려워서 키스를 꺼렸는데 모리나는 키스를 원했다. 그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가 자신을 여자로 인정한다는 약속과도 같은 거니까. 내가 아는 모리나는 볼레로를 좋아하고 애정영화를 즐겨보는 보수적인 여자. 단지 남자에게 사랑 받기만을 원했던 여자. 이런 생각을 해봤다. 이런 상황이 우리 나라에서 있었다면 우리에게 모리나는 존재할 수 있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발렌틴같은 남자도 없고 누구도 모리나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모리나의 마마같은 엄마는 결코 존재할 수 없는 나라니까. 그래서 서글프다. 모리나, 다음 세상에 태어날 때는 반드시 멋진 여자로 태어나. 발렌틴의 말처럼 아무에게도 자신을 낮추지 말고 당당한 여자로 살길 기도 할께... |
| 모리나와 발렌티.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감방에서 그 둘은 마났다. 한 사람은 파업을 주도, 정치투쟁을 벌인 사상범으로 또 한사람은 동성애자로 미성년의 품행에 영향을 끼쳤다는 죄로, 그 둘은 한 곳에서 만나게 되었다. 모리나는 발렌틴에 대한 감시와 정보습득을 위해 감옥측에서 계획적으로 발렌틴과 함께 있게 한 사람이다. 하지만 모리나와 발렌틴은 너무나 다른 서로에 대해 알게되고, 끝내는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동성애자에 대한 오해, 발렌틴은 모리나를 잘 알게되기 전부터 그에 대해서 일종의 오해를 하고 있었다. 자신의 사상과는 일치점이 없을 것 같은 사람. 하지만 어느새 그의 일상이 되어버린 모리나의 영화이야기와 그가 보내주는 따뜻한 사랑을 통해 인간으로서의 공통점과 애정을 실감하게 된다. 모리나역시 감시를 목적으로 했지만 자신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그를 자신이 애정을 쏟아부을 수 있는 상대로 생각하게 된다. 글 자체는 처음부터 끝까지 대화로 이루어져있다. 묘사나 설명을 생략하고 대화만을 들려줌으로써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뿐만 아니라 현재와 과거의 일들이 동시에 혼재해있다. 우사체글씨로 정리된 부분은 인물들의 대화 중간중간에 끼어있는데, 이것이 시간의 다름을 나타낸다. 처음에는 혼동을 일으키지만 책을 모조리 읽고 난 후에는 일사분란하게 정리가 된다. 이 책에 대해 평을 쓴 사람은 모리나가 들려주는 영화 이야기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영화 이야기를 통해서 등장인물들의 미세한 감정이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거미여인의 키스 읽기는 독특한 상황설정과 인물, 그리고 사건의 전개방식의 참신함 덕택에 재미있는 작업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