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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고득락의 방법론을 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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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과 지혜 수행입문』(마하연, 2014)의 원서는 원환선과 남회근이 공저한『정혜초수(定慧初修)』(老古文化事業公司, 1983)이고, 『불교수행입문 강의』(마하연, 2011)의 개명판이다. 책명만 바뀌고 기본 내용은 똑같은데, 다만 몇 군데 오탈자를 바로잡고, 부록으로 '37조도품' 관련 아함경전을 발췌했고, 남회근 선생의 스승인 허운 대사의 간략한 전기를 『생과 사 그 비밀을 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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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과 지혜 수행입문』(마하연, 2014)의 원서는 원환선과 남회근이 공저한『정혜초수(定慧初修)』(老古文化事業公司, 1983)이고, 『불교수행입문 강의』(마하연, 2011)의 개명판이다. 책명만 바뀌고 기본 내용은 똑같은데, 다만 몇 군데 오탈자를 바로잡고, 부록으로 '37조도품' 관련 아함경전을 발췌했고, 남회근 선생의 스승인 허운 대사의 간략한 전기를 『생과 사 그 비밀을 말한다』(마하연, 2010)의 부록에서 옮겨 실었다. 원환선(1887-1966) 선생은 중국 사천성 염정현 사람으로, 1943년 도반들과 성도에 유마정사를 설립했다. 남회근(1918-2012) 선생은 중국 절강선 온주 사람으로, 25세 때인 1942년 스승인 원환선 선생이 사천성 성도에 창립한 유마정사에 합류하여 의발제자가 되었다. 1949년 봄에 대만으로 건너가 문화대학과 보인대학 등 여러 대학과 사회단체에서 강의하며 수행과 저술에 몰두하다, 2004년 대륙으로 이주한 남 선생은 강소성 오강에 태호대학당을 창건하여 교육문화 연구에 전념했다. 2012년 9월 29일 향년 95세로 세상을 떠났는데, 다비 후 온전한 두개골과 혀 사리, 그리고 일백여 과의 사리자를 거두었다.

 

보리수 밑에서 부처가 깨달은 것은 한마디로 말하면 연기설이다. 이 연기설을 대중들에게 가르치기 위한 교수법이 바로 계정혜 삼학이요, 사성제와 팔정도인 것이다. 대소승 불법의 이론 기초는 십이연기, 삼세인과와 육도윤회 위에 세워져 있다. 괴로움의 원인인 망상과 집착을 떠나기 위한 8만 4천 수행법문이 바로 도성제이고, 이는 팔정도로 요약되고, 팔정도는 다시 계정혜 삼학으로 압축된다. 계정혜는 불법의 총강이다. 유가의 어법을 빌어 계정혜를 말한다면, 사리사욕을 적게 함(少私寡慾)이 계의 요체고, 마음을 평온 침착하게 하고 원대한 이상에 뜻을 두는 것(寧靜致遠)이 정의 요체며, 본래의 순진함으로 돌아가는 것(返璞歸真)이 혜의 요체다. 유식의 어법을 빌면, 계는 제오식과 의식에 대해서, 정은 말나식에 대해서, 혜는 아뢰야식에 대해서 말한 것이다. 불법의 대의는 다음 세 마디다. "어떤 악행도 하지 말라. 많은 선행을 하라. 스스로 자기의 마음을 정화하라." 이는 유가에서 말하는 지인용(智仁勇)과 통한다. 

 

수행이란 신체, 언어, 심리의 행위를 바로잡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심리행위를 바로잡아 정화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일러 선호념(善護念)이라고 한다. 자기 마음의 생각과 의념을 잘 보호하고 살펴보는 것이 선호념이다. 남회근 선생은 천태지관이나 밀종의 관상, 선종의 참선, 정토종의 염불 등 수많은 방편들이 있지만, 불가의 일체의 수행방법은 기실 '선호념'이라는 세 글자에 지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한다.

 

"무엇을 수행이라고 할까요? 자기가 지혜·학문·수양으로써 탐욕·성냄·어리석음·교만·의심·정확하지 않은 견해를 바르게 고치는 것입니다. 이것이 수행 길입니다. 불보살이나 하느님이나 귀신에게 도움을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5쪽)

 

"수행은 자기의 심리상태로부터 닦기 시작해야 하고, 자기의 생각을 바르게 고쳐야 합니다. 자기의 행위를 고치지 않는다면 그런 수행은 쓸모가 없습니다."(5쪽)

 

"금강경을 보면 부처님은 얼마나 평범하셨습니까? 옷 입고, 발 씻고, 정좌하고, 정말 평범했습니다. 절대 환상을 하지 않으셨고, 절대 멋대로 하지 않으셨습니다. 종교적인 분위기를 조금도 지니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는 우리들에게 수양의 핵심은 바로 '선호념', 생각을 잘 보호하는 것이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다시 말해 자기의 생각, 심념, 의념을 잘 돌봐야 합니다."(6쪽)

 

『선정과 지혜 수행입문』은 천태종의 지관(止觀)과 정혜(定慧)의 수행에 대하여 한 강의 기록을 모은 것이다. 부처가 설한 법문들은 모두 지관 혹은 정혜로 총괄된다. 지란 심일경성(心一境性), 즉 마음을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거나 마음이 집중되어진 상태를 의미하고, 관이란 결택법혜(抉擇法慧), 즉 법을 사유하고 결단간택하는 지혜라는 의미다. 지와 정은 무분별지에서 오고 관과 혜는 유분별지에서 온다. 무분별지는 주관과 객관이라는 상대적 분별 형식을 떠나서 공의 이치를 직관하는 지혜를 가리키고, 유분별지는 주관과 객관이라는 상대적 분별 형식에서 대상을 파악하는 인식능력을 말한다. 무분별지는 번뇌의 현행생기(現行生起)를 끊어버릴 수 있고, 유분별지는 번뇌의 습기종자(習氣種子)를 다 끊어버릴 수 있다. 수증 체험이 바탕이 되지 않은 지식은 건혜광견(乾慧狂見:메마른 지혜이자 미친 견해)일 뿐이다. 저자들은 수행자는 능엄경과 유가사지론을 많이 읽고 연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관은 두 가지 방식이 있다. 먼저 지를 얻고 다음에 관을 일으키는 승묘지관(勝妙止觀)과 수행자의 수행공부와 방편에 따라 고정된 지관의 순서가 없는 수순지관(隨順止觀)이 그러하다. 수행에 방해가 되는 다섯 장애(五蓋)가 있다. 쾌락에 대한 욕망(貪欲蓋), 악한 마음(瞋恚蓋), 혼침과 졸음(昏沈睡眠蓋), 들뜸과 회한(掉悔蓋;掉舉惡作), 의심(疑蓋) 따위이다. 쾌락에 대한 욕망이란 본능에 따른 것이다. 악한 마음이란 자신과 타인에 대해 품는 공격적 성향을 가리킨다. 혼침과 졸음은 몸과 마음이 둔해져 무기력한 상태에 빠져 있는 경우를 가리킨다. 들뜸과 회한이란 미래에 대한 기대와 과거에 대한 후회로 요동치는 마음을 가리킨다. 의심이란 이리저리 의심하고 억측하면서 어찌해야 할 줄 모르는 불안정한 심리를 일컫는다. 이중에서 수행자들은 특히 혼침(昏沈)과 들뜸(掉舉)을 주의해야 한다. 

 

대승불교의 중관사상은 공을 강조하고 유식사상은 유를 강조하는 편이다. 용수는 중론송에서 연기, 공, 가명은 중도와 동등하다고 주장한다. 화두참구법은 당나라 황벽 선사가 발명하고 송나라 대혜 선사가 제창하여 흥성하기 시작했다.

 

"화두를 살펴볼 때는, 추측하여 생각하고 헤아리지 말며, 주석을 달고 풀이하려 하지 말며 , 분명하게 말하려고 하지 말며, 언어문자 상으로 이해하려 하지 말며, 화두를 드는 곳을 향하여 도리를 만들고 이해하려 말며, 공적 가운데로 떨어지지 말며, 깨닫기를 마음으로 기다리지 말며, 대선사들이 말한 곳을 향하여 이해하려 말며, 일없이 지내는 데로 떨어지지 말라. 가고 머물고 앉고 눕고 하는 일상생활 속에서 다만 간절하게 자신을 일깨워 준다. 일깨워 주는 것이 익숙해져서, 말로 표현할 수도 마음으로 생각할 수도 없고, 마음 속이 안절부절 못하며, 마치 무쇠로 만든 말뚝을 물어뜯듯이 맛이 없을 때, 의지가 절대로 물러나지 말라. 이때가 바로 좋은 소식이 온 것이다."(63쪽)

 

z***a 2014.05.1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