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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상상에서 출간한 책들 중 <저잣거리의 목소리들>은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대한제국 시대라는 시기의 근현대사를 다루고 있다. 그 당시 서양 문물이 보급되면서 겪게 되는 혼란과 민중들의 삶은 어떠했는지를 역동적으로 잘 그려져 있다. 특히 급변하는 주변 환경 속에서 신문에 게재된 논설이나 이도영 화백이 그린 시사만평은 풍자와 유머로 가득하다. 아무래도 민중들은 정보를 구전으로만 전해져듣다가 1896년에 '독립신문'이 창간된 이후로는 신문을 통해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독립신문이 창간되자 뒤따라서 제국신문, 매일신문, 황성신문, 대한매일신보, 만세보, 대한민보 등 근대식 신문 미디어들이 등장하였다. 이 책은 대한민보의 시사만평과 각 신문마다 3면 기사를 중심으로 대한제국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의 목소리와 세상살이를 알아봄으로써 혼돈과 격량의 시대를 겪어야했던 사람들의 모습들에 대해서 흥미진진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책은 총 15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무당과 점쟁이, 스캔들, 사생활, 성병, 통변, 만민공동회, 도박, 청결, 생계형 협력자, 사진, 개 규칙, 정신병, 추첨, 일본 관광단, 얼개화꾼으로 시사만평과 함께 읽으니 절로 폭소가 터지고 지금과 다를 바 없는 모습에 사람 사는 건 어디가나 마찬가지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워낙 근현대사에 대한 자료를 간헐적으로만 접해서 그런지 생소한 부분도 있고 현대식 건물이나 사진 속 사람들을 보며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무당과 점쟁이 편을 보면 공포와 불안이 들어올 때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외부의 영적인 무언가에 의지하게 되는 듯 싶다. 무당은 그런 인간의 속성을 잘 이용했는지 왕후를 찾아간 날 자신의 앞날을 점쳐달라는 요구에 왕후의 환궁일을 점쳐주었고, 신통하게도 무당이 점지해준 날에 왕후는 궁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여기서의 왕후는 명성왕후인데 드라마나 영화, 뮤직비디오에서 묘사된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아뭏튼 이를 발판으로 삼은 무당 왕후의 총애를 얻게되어 그 위세가 드높아졌다. 한순간에 진령군으로 봉해지고 남관왕묘 정전이 지어진 것이다. 이렇게 무당과 점쟁이들이 창궐하게 되면서 조정이나 일반 백성들은 사리분별을 망각한 것은 아니었을까 싶다. 일단 무당이라면 먹히는 시대였으니 신분상승을 위해 이를 악용한 셈이다. 고종이나 명성왕후가 이에 심취했다는 건 나라의 불행을 자초하는 일이었다. 우리나라는 뭔가 나라에 큰 일이 생길 떄 합심해서 한마음으로 뜻을 모으는 일은 잘하나 보다. 1899년 2월 2일 '독립신문'에서는 백성들이 남관왕묘 화재로 인해 의연금으로 너무 많은 돈을 기부해 정부가 돈을 쓰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고 한다. 또한 1899년 5월 6일자 '독립신문'에서는 남관왕묘 중건비로 정부가 지출한 돈이 약 19,351원이었다고 하니 한낱 무당을 위해 만든 건축비를 위해 관과 민이 같은 뜻을 모았다는 것이다. 정작 민중들의 삶은 피폐하고 더 나아지는 점은 없는데 마치 나라가 큰 위기에 빠졌던 IMF때 국민들이 금모이기 운동으로 바리바리 장롱 속이나 집에 보관중인 금을 낸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그 당시에 마귀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는 신문이 있는데 '국민신보'와 '대한신문'인데 일본에 우호적인 신문기사를 써내면서 사실을 왜곡 및 날조하여 민족의 뒷통수를 쳤던 언론이다. 오죽하면 시사만평에서 '공평한 언론을 억압하면 천벌을 받을지어라. 이 악마야'라고 썼겠는가. 그 패악이 도를 지나쳤던 것이다. 신문기사라는 것은 명확히 드러난 사실을 바탕으로 써야지 누군가의 이익이나 이해관계로 사실을 왜곡하여 호도한다면 이미 언론으로서의 기능은 정지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일제의 권력에 빌붙어서 한몫 잡아 부귀를 누리거나 입신양명하여 신분상승을 꽤한 천한 의식이 이런 형태로 드러나는 것이다. 무엇이 민족을 위하는 길인지 아니면 배신하는 길인지 그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아무래도 상관없었던 것이다. 아마 대한제국 시기의 근현대사에 대해서 궁금했었다면 바로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저잣거리에서 민중들이 특정 사건과 관련하여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았으며, 격동과 혼란의 시기에 신분상승을 노린 사람들의 말로와 신문 보급으로 인해 개화되어 가는 민중들의 모습을 매우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두말할 것없이 근현대사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이 책을 강력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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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만평을 골라 뼈대를 다듬고 살과 근육을 붙였다.시사만평과 궤를 같이하는 구체적 현장을 글로 풀어냈다.흩어졌던 저잣거리 소문과 유언비어,일상과 문화는 한데 모였다.무거운 주제를 경쾌하게 다루고,사소하고 때로 비루해 보이는 현실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는 저자의 섬세한 눈은 독자로 하여금 당시를 함께 탐사하는 기분에 젖게 하는 책이다.
곁들여진 사진 자료는 당대를 조망하는 데 쓰이는 탐조등이다.이제야 대한제국 숱한 무명씨들이 꾸밈없는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달라 청한다.그들이 생경하면서도 친숙하다면,과거를 바라보는 저자의 마음이 지금 발 디딘 현실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애정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일 것이다.우울과 절망이 아니라 생동감으로 끓어넘친 1900년대 사람들을 만난다. 100여 년 전 세상을 묘파해온 문화학자 이승원의 마지막 미시사 풍속사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장삼이사의 세상살이를 입체적으로 재구성 한 몸으로 여러 겹의 삶을 살아간 대한제국 그때 그 사람들 대한제국이 파국으로 치닫던 무렵의 풍경은 어땠을까! 제국의 멸망을 목전에 둔 이들의 세상살이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시대가 암울하다 해서 모두 애국자가 된 것은 아니요,일본 제국의 협력자가 된 것도 아니었다. 저잣거리의 목소리들은 우리나라의 과거를 보는 책이다.격변기의 조선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는 풍경들은 때론 실소를 자아내는 내용이 많이 있다.우리에게 각인된 조선 말 혹은 대한제국의 모습은 명성황후 시해,마지막 황태자비 등 황실 인물 비사라든가 소수의 정치인과 친일 세력, 러일전쟁과 항일운동 같은 굵직한 사건과 관계 깊다고 이 책에서 말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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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잣거리의 목소리들]1900년대 신문 기사와 저잣거리 소식들…
제목부터 흥미로운 책을 만났다. 저작거리의 목소리들. 100년 전의 저자거리 소식지, 신문 기사다.
100년 전의 역사라면 1900년대 초반이다. 일제의 탄압이 시작되면서 선구자들은 독립을 위해 애쓰고 민족계몽을 위해 교육에 애쓰던 시절이다. 그 시절은 한반도 역사에서 어느 시기보다 격동의 세월이었으리라. 조상대대로 전해지던 관습을 벗어야 했고 일제의 총칼에 숨죽여야 했으니……. 그 와중에서도 근대화의 물결은 서서히 서민들의 생활을 잠식했으리라.
그 시절은 늘 새로운 사건이 터진 시기가 아닐까. 고종의 아관파천 이후 조선은 중국연호 대신 독립적 연호인 광무로 사용하면서 왕에서 황제로 높이고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바꾸었다. 지식층을 중심으로 <독립신문>이 창간되었고 국민 계몽에 힘쓰기도 한 때였다. 야만인에서 문명인으로 거듭나게 하려는 당시의 신문 기사들을 보니, 문명국가로의 절박한 사명감이 엿보인다.
무슨 음식이든지 손가락으로 집어 먹지 말고 나이프와 수저를 소리 나게 상이나 접시 위에 놓지 말며,(18쪽)
1883년 <한성순보> 창간호에 실린 지구도해는 중국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도록 계몽하는 것이었다. 이후 <매일신문>, <협성회회보> 등에서도 국민들이 근대적인 사고와 습관이 몸에 배도록 계몽하는 일에 앞장섰다고 한다.
책에서는 <대한민보>에서 시사만평을 담당한 이도영 화백의 신문기사도 있다.
<대한민보>의 시사만평은 당대 사회적 이슈와 세태를 한 칸의 공간 속에 녹여냈다. 등장하는 내용은 문명개화, 부국강병, 친일 협력 비판, 일제 통감부 정책 비판 등으로 다양했다. 저잣거리 사람들의 목소리를 예리한 시선으로 포착해 역사적 상황과 민심을 이해하는 데 매우 소중한 자료인 것이다. (29쪽)
1909년 하얼빈에서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사실을 모두 기뻐 한 것은 아니었나 보다. 대한제국 정부는 이토 히로부미 친족에게 위로금으로 10만 환을 보냈고 일부 조선인들도 '사죄회'를 만들기도 했다니……. 더구나 수련이라는 무당은 급전을 빌려서까지 이토의 삼년상을 지내 '요망한 년'으로 이름을 날렸다는데……. 명성황후에 빙의된 척, 이토 히로부미에 빙의된 척 했다니. 그 당시의 시대적 혼란을 틈타 기회주의자가 되어 혹세무민하던 이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관우 신앙, 종규 신앙, 백백도, 신도리신교 등 사이비 종교가 예전에도 있었다니……. 지금도 구원파 문제로 시끄러운 걸 보면 사이비 종교는 사라지기 어려운 걸까.
홍경과 옥경, 로열패밀리의 스캔들은 가히 충격이다. 종친의 부인인 홍경과 명성왕후 집안사람인 옥경이 일본 관리들과 염문을 뿌리고 자신의 남편과도 신식 연애임을 과시했다니…….
당시의 신문에 실린 만민공동회, 도박, 사생활, 성병, 통변, 결혼과 이혼, 청결, 사진, 정신병, 경품제, 일본 관광단, 얼개화꾼 등의 이야기를 읽으니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다. 지금도 100세가 넘은 어른들은 그 시절을 살았던 사람들이니, 그리 먼 얘기가 아닌데……. 이제는 주변에서 들을 수 없는 옛 신문 기사, 저잣거리 이야기다. 읽노라니 겨울밤 아랫목에 앉아 군고구마를 먹으며 긴긴 옛날 얘기를 듣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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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잣거리의 목소리들』을 읽고 우선 저자만의 독특한 모습이 보기가 좋다. 하나의 관심사에 대해서 뭔가 확실한 파악을 위해 도전하였고, 그 도전의 결과가 이런 멋진 책자를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우리 보통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것을 모티브로 하여서 많은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훌륭한 책자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인 1900년대의 여러 사회 모습에 대해 당시 신문인 대한민보에 실린 이도영의 만평과 당시의 신문인 독립신문, 대한매일신보 등에 실렸던 기사들을 참고로 당시의 우리 사람들의 생활모습을 잘 재현해내고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역사책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당시의 사람들의 모습들을 열다섯 개의 주제로 나누어서 정리하고 있다. 왕실이나 왕족 중심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생활이 중심이 되기에 더 친근하고 가까워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보통 사람들이 가장 일반적으로 자연적으로 찾고 있는 가게들이 널려있는 저잣거리에서의 목소리이기 때문에 더 가까워짐을 느낄 수 있다. 역사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굵직굵직한 사건이 아니라 매우 사소해 보이는 사건과 사고와 소문 등을 중심으로 엮어낸 글이기에 우리 국민들 입장에서는 가장 진실한 역사의 흔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신문에 게재되고 있는 시사만평은 시사성 있는 문제들을 그림으로 표시하고 있지만 아주 깊은 의미가 담겨있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래서 웬만하면 시사만평하나만 보아도 그 사건을 짐작하기도 한다. 이 책에는 지금을 거의 볼 수 없는 당시 신문에 담긴 한 컷의 그림과 짧은 기사를 인용하여 보여주고 있다. 또한 당시 신문에 게재되어 당시 시대상을 짐작케 하는 인물이나 각종 배경의 흑백사진들을 곳곳에서 제시하고 있다. 이 만평과 그림을 보면서 당시를 생각하고 배울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를 갖게 된다는 점이다. 거기에다가 저자가 그 동안 끊임없이 연구하고 준비해온 해박한 지식을 잘 정리해놓았기 때문에 쉽게 그 당시 사회로 빨려 들어가게 하고 있다. 이런 자료들은 흔히 접할 수 없기에 더 신중하게 바라보면서 그 당시로 돌아가게 만드는 효과도 느껴졌다. 우리의 과거사지만 급변하는 변화에 따라 잊기 쉬운 당시 생활상의 모습들을 한 번 떠올리면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본다. 책에 소개하고 있는 열다섯 주제에 대한 공부와 함께 오늘 날의 모습들을 비교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매우 흥미가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무조건 과거의 일이라고 무시하지만 말고, 다시 한 번 음미해보는 시간을 통해서 과거의 좋았던 부분들은 다시 한 번 되새겨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책을 보고나서 든든함을 갖게 되었으면 앞으로의 인생의 시간이 더 충실할 수 있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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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취향, 또는 무언가를 수집한다는 것을 새롭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라는 의미로 내게 다가온 책이다. 이 책은 우리의 역사에 온전하지만 불명예스런 대한제국 시대의 <대한민보>에 이도영 화백이 그린 만평을 근거 자료로 저자가 사료들을 복사하고 저장해 처음으로 펼쳐내는 만평 관련 책이며, 대한제국 시대의 민초들의 삶과 그들을 이끌어 국운을 이끌던 이들의 삶까지 사실을 확인하지는 못하지만 만평의 기대대로 설명하는 치밀함을 엿볼 수 있다. 대한제국은 조선과 현대를 이어주는 아주 커다란 위치를 갖고 있다. 비록 국운의 정세는 서구 열강과 일본의 침략에 여지 없이 무너지고 말았지만 그 과정 속에 민초들의 삶을 만평으로 풍자하고 스스로 정화하려는 노력들을 보여 줌은 만평의 시초와 기능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저자의 말대로 역사책에 등장하는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아니고 매우 사소해 보이는 사건과 사고와 소문이 중심을 이루는 것으로 살펴 볼때 독자들로서는 민초들의 삶에 좀더 쉽게 접근하고 살가운 느낌을 갖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고 해 보게 된다. 격변하는 시대이고 국가적 이슈가 서구화된 지식인을 양성하는 것 같은 사람을 만드는것으로 귀착되어 있는것을 볼때 어느시대나 볼 수 있는 무당과 점쟁이들의 득세, 권력자와의 스캔들을 통해 부와 명예를 갈취하려는 일,유교 성리학적 관념에서 일탈로 비춰질 성병의 창궐은 많은 이들의 의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화투에 대한 단상,사회적 병폐는 사람들의 청결과도 연관된 것이라 익숙한것들과의 결별을 통해 목욕탕,이발소 등의 탄생,한일합방의 온전한 의미를 깨우치지도 못한채 한일합방을 기원하고,박물관과 박람회를 통한 문명화는 문명인, 지식인의 탄생으로 이어진다는 모호함과 소문들속에 풍자되고,한탄하며,스스로를 정화하고자하는 노력들을 많이 담고 있어 근대 만평의 효시를 확인 할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고 본다. 100여년 전의 대한제국은 그리 멀지 않은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다. 우스개처럼 들릴수도 있는 것이지만 역사적 사료들을 분석하고 새롭게 활자와 그림을 실어 펴낸 이런 책은 꽤나 소장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 조상들의 사소한 이야기들을 통해 그시대의 삶들을 온전히 느껴 볼 수 있는 저잣거리의 목소리들은 지금의 나와 우리를 키워낸 사소하지만 울림이 있는 이야기란 걸 가슴으로 느껴본다. |
저잣거리의 목소리들
잘 알려지지도 않은, 아직 들어보지도 않은 신간이었지만 책 제목부터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려줄 것 같아 읽어보게 된 책인데 기대이상이었던 것같다.
우선 이 책은 조선 말, 대한제국 때 상황, 장면들을 저자가 하나, 둘 흥미있게 풀어내고 있는데 특히 챕터 사이마다 '대한민보' 시사만평이라든지 본문 중간중간 여러 신문의 기사들을 함께 첨부해 놓아서인지 더더욱 그 시대상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느낌이 들어 좋았던 것같다. 여러 신문의 기사들과 함께 풍자적인 모습을 담은 포스터나 그림 등도 웃음을 유발하게 했던 것같고, 중간 중간 삽입된 사진들도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 시대상의 이면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게 해준 것같아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는 '법률 브로커의 등장', '목욕탕, 이발소, 하이타이의 탄생', '사진―렌즈는 어린이의 눈알이다'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고,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그 시대상을 풍자적이고 해학적으로 잘 그려놓은 듯해 재미있게 읽었기에 속편으로도 책이 더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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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 여기 사람이 있다... 부제가 주는 느낌이 이채롭다. 여기라면 어디일까? 그것도 1900년대라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1900년대라면 우리가 흔히 근대라고 말하는 시기다. 근대화의 시기라하면 어떤 게 가장 먼저 떠오를까? 모던 보이나 모던 걸? 전차? 소소하게 떠오르는 것들이 모두 18C 말에서 19C 초의 것들이다. 그만큼 시끄러웠을 것이다. 저마다의 목소리가 크게 들렸을 시기가 아니었을까 싶어서. '시사만평으로 읽는 대한제국 사람들의 목소리'라는 말이 흥미로웠다. 시사만평, 대체로 단 한컷의 만화로 표현되어지는 세상의 이야기다. 어렸을 적부터 신문 한쪽에 실리는 만화가 좋았다. 그 습관이 지금도 웹툰만 보면 마음을 빼앗겨버리게 만들었지만 몇 장 되지 않는 그림으로 많은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다는 그것이 정말 좋았다. 그 당시의 사회상을 그림 몇조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능력자(?)들에 대한 부러움도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시사만평 혹은 만화만평이라는 말을 들으면 지금도 여지없이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고바우 영감>이 있다. 위로 삐죽하게 솟아오른 머리카락 한올이 매려적인 아저씨가 주인공인데 풍자도 풍자지만 불합리한 모순에 대해 속시원하게 비판하기도 했던 모습도 볼 수 있어 좋았던 기억이 있다. 당시 동아일보에 이 만화가 실렸었는데 지금이야 모든 신문이 그게 그거라는 의식이 팽배하지만 나 어렸을 적만해도 신문과 신문의 차이는 확실하게 있었던 듯 하다. 그때까지만해도 각 신문마다 저만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었다는 말도 될 것이다. 이 책에 실린 내용들은 모두 <대한민보>에 실렸던 이도영화백의 시사만평과 그에 어울리는 사회상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 책속에서 보여지는 한 컷의 만화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어찌보면 어리숙해보이기도 하고, 어찌보면 조금 부족해보이기는 해도 속감정을 불러낼 정도의 공감대가 깊을 때도 많았다. 그렇다면 <대한민보>는 어떤 신문이었을까? 1909년에 '대한협회'를 배경으로 창간된 신문이다. 친일단체인 '일진회'에 대항하기 위해 조직된 '대한자강회'의 후신이라고 한다. 삼일운동 때 민족대표 33인의 한 사람으로 활약하던 독립운동가 오세창이 사장이었다고 하니 그 신문의 성격은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창간호부터 1면에 이도영 화백의 목판 시사만화를 연재하여 신문사상 첫 기록을 세웠으며, 일본인의 난행에 대한 풍자나 경고로 일반의 인기를 끌었으나 한일합방되던 해에 일본에 의해 폐간되었다는 말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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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조금은 민망한 옷차림을 하고 있는 남자가 보인다.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그림의 주인공은 대한제국 관료 이병무라고 한다. 이도영 화백의 시사만평에 나온 그의 모습은 정말 웃음을 자아낸다. 욕심 사납게 부풀어 오른 뚱뚱한 배에 축 처진 젖가슴을 드러내고 훈도시를 입은 채 칼을 찬 모습으로 묘사했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이도영 화백의 시사만평을 접하고나서 <대한민보>와 그 시대를 자신만의 글로 재구성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런 마음에 있었기에 우리는 이 책을 만나게 된 것이다.
![]() '저잣거리의 목소리들'. 저잣거리의 사전적 의미는 '가게가 죽 늘어서 있는 거리'이다. '장거리'의 잘못된 표현이라 하지만 우리에게는 저잣거리라는 말이 더 익숙하고 친근하다. 저잣거리에서 들리는 목소리들은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아닐까. 얼마전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었다. 우리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투표장으로 향했는데 그들에게 우리의 이야기가 전해질지 모르겠다. 아니 우리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리라 믿는다.
저잣거리의 목소리들 1900년, 여기 사람이 있다.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 이야기가 있고 사건이 있을 것이다.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고 정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거라 생각했던 그 시대. 그 시간은 얼마가지 못했다. 역사를 잘 모른다 하더라도 근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다들 울분을 참지 못한다. 속상함이 많은 역사이다. 지나간 시간은 뒤돌릴수 없지만 그 시간만큼은 되돌리고 싶은 마음이다. 아직도 그때의 상처로 많은 아픔을 겪는 사람들이 있기에 참으로 안타까운 시간들이다.
이도영 화백의 시사만평으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만난다. 그 사람들이 살아가는 시대를 만난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역사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평범한 사람들의 삶은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인터넷으로 인해 사생활에 보장되지 않는 경우를 종종 보게된다. 또한 서로의 사생활을 폭로하며 진흙탕 싸움을 하는 사람들을 만날수 있다. 예전에도 이런 사람들이 있었다고 한다. 인터넷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보는 신문에 공개적으로 서로를 비판하는 부부들도 있었다. 부부싸움을 신문을 통해 공개적으로 한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그들이 더 대담한 것은 아닐런지.
당시 신문 광고를 둘러싸고 벌어진 상황은 어디까지 사생활이고 어디까지 내놓고 떠들 수 없는 부끄러운 일인지, 신문이라는 미디어의 공적 기능이 무엇인지에 대한 가치판단이 미성숙한 시대가 만들어낸 한 편의 촌극이었다. - 본문 78쪽
청결과 관련해서는 우리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들이 많다. 그 시대의 사람들은 목욕도 잘 안하고 지저분할거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수 있다. 당시 독립신문, 대한매일신보, 매일신문 등에 실린 목욕이나 세탁, 이발 등에 관한 기사들을 보면 청결을 중시한다는 것을 알수 있다. 갑오개혁이 실시되면서 부터는 '흰 옷 금지령'까지 내려졌다. 흰색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염색할 비용과 노동력을 줄이기 위해서 흰 옷을 즐겨 입었다고 한다. 흰옷이 쉽게 더러워지기 때문에 흰옷을 입지 못하게 할 정도였다.
시장에 가면 할력이 넘치는 것을 볼수 있다.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은 대부분 생기가 넘친다. 왁자지껄한 소리는 소음이 아니라 살아있는 소리이다. 이 책에서 만나는 저젓거리 사람들의 목소리도 마찬가지이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그것이 역사가 되어 우리들과 만나고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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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부제는 '1900년, 여기 사람이 있다.'이다. 1900년도를 전후로한 시기의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즉, 왕실, 왕과신하, 왕비 등의 이야기가 아닌 일반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책 내용의 소재는 당시의 여러 신문의 기사나 만평이다. 그 당시엔 다른 통신수단이 없거나 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의 유일한 소식통은 신문이었다. 사람들은 신문을 통해 다른 도시의 이야기나 일본의 식민지화에 대한 이야기, 일반 시민들의 소식을 얻었다. 그런 만큼 신문의 영향력은 컸을 것이다. 그렇지만 글을 읽을 줄 아는 사람보다 읽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을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영향력도 한계가 있었을 것 같다.
이 책은 신문의 1면, 즉 정치적인 이야기 보다는 3면, 4면에 나오는 일반 사회의 소식, 세상 사람들의 소식을 소재로한 기사를 토대로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도록 수성되었다. 지금 껏 공부하고 배웠던 당시의 이야기들은 대부분 일제의 침탈 과정, 독립운동과 관련한 사건, 등 그야말로 '역사'적인 사건들 위주였는데 이 책은 그 동안 잘 알지 못했던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내용으로 다룬다. 사람들이 '삼심육계'라는 도박에 빠져서 사회적인 문제가 된 이야기, 일본인이 개에 물리자 주인 없이 돌아 다니는 개들은 죽여도 좋다는 기사가 난 이야기, 목욕탕, 이발소 등이 처음 등장한 이야기 등 재미 있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한편으로는 재미 있는 이야기 이지만 우리 나라가 못살고 힘이 없어서 일본이 야금 야금 우리나라를 먹어 가던 시절의 이야기 이므로 마냥 재밌게 읽을 수 만도 없는 이야기들이었다.
신문 기사 중에 재미있는 것 중 하나는 이혼 청구를 신문 광고로 낸 이야기 였다. 시어머니의 괴롭힘을 참다 못해 친정으로 도망온 여자가 신문에 시어머니의 '만행'을 고발하면서 자신의 남편과는 이혼하겠다는 이야기를 광고로 내자 남편이 그에 대한 반박 내용을 광고로 내고, 여자가 다시 재반박문을 광고로 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개인의 사사로운 이야기들을 이렇게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내다니 그 당시의 신문은 지금과는 다른 소통의 수단이었나 보다.
당시에는 언론의 자유 같은 것이 많지 않았을 것 같은데 생각보다 신랄한 비판의 내용이 많다. 친일파들에 대한 가시 돋힌 만평, 일본 관광단을 환영하라는 동원령을 내린 학교 이사장에 대한 비판 어린 만평, 친일 행각을 하는 개인에 대한 독설 등 지금의 신문 기사 보다 직설적이고 통쾌한 내용들이 많았는데 그 때까지만 해도 일본은 이런 신문 기사들에 대해 강하게 탄압을 하지는 모했던 것 같다.
지금의 신문을 100년후의 사람들이 보면 어떤 생각을 할까? 아마도 지금 내가 1900년 경의 신문 기사들을 보고 웃지 못할 기분을 느끼는 것과 같은 비슷한 기분들을 느끼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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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우리나라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지금처럼 갈등이 있고 진실을 둘러싼 공방이 있었을 것 같은데 과연 어떤 양상으로 진행이 되었을까? 그 당시 백성들은 어떤 경로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얻고 또 그 정보는 어떻게 확산이 될 수 있었을까? 이와 같은 다양한 질문에 답을 주는 책이 “저잣거리의 목소리들”이란 생각이 든다.
“저잣거리의 목소리들”에는 15편의 역사 스토리가 담겨있다. 귀중한 신문자료와 만평, 사진이 함께 담겨있어 이야기 읽듯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정치, 사회, 연애 등 15편의 글들이 “대한민보”의 만평을 중심에 두고 흐르고 있다.
15편의 글은 무당과 점쟁이, 권력자의 성적 문란을 다룬 스캔들, 사생활, 성병, 통변, 만민공동회, 화투, 목욕탕·이발소·하이타이, 생계형 협력자, 사진, 개, 정신병, 추처, 일본 관광단, 얼개화꾼이다.
1900년대에 개인사를 신문에 공식적으로 광고 내지는 기사화하고 서로의 공방전을 다룬 “사생활”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또한 카메라 렌즈가 어린이의 눈알이라고 생각했다는 “사진”도 흥미로웠다. 권력자들에게 어떻게든 붙어먹으며 자기혼자 호의호식하던 “무당과 점쟁이”도 흥미로웠다.
사실 역사를 흥미로 생각하면 안되겠지만 그래도 그 당시에도 이런 일들이 있었구나를 생각하면 어제나 오늘이나 과거나 현재나 그렇게 큰 차이는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작은 기록들이 모여 역사를 만들어 나간다. 우리가 역사라고 말하는 그것들, 사실 거창하거나 공식적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는 지극히 작은 기록에서 영감을 얻어 큰일들을 이루어 가기도 한다. 오늘부터라도 기록을 게을리 하지 말고 소위 메이저나 메인이 아니더라도 무엇인가를 보도하는 그 매체들의 격을 따지는 일은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00년 전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준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