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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노동자들이 꼭 한 번은 읽어야 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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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아르바이트를 하던 집 근처 편의점에서 갑작스런 해고 통보를 받은 적이 있다 . 사장은 미안한 얼굴로 장사가 잘 안 된다는 넋두리를 해 왔다. 그리고 '일은 잘해 줬지 만...'이라는 말도 함께 덧붙였다. 사실일 것이다. 동네에서 하는 편의점 장사라고 해봐 야 수준이 뻔했고, 그 때문에 일하는 동안 다른 편의점 알바생들보다 몸이 편했던 것은 맞으니까. 시간당 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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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아르바이트를 하던 집 근처 편의점에서 갑작스런 해고 통보를 받은 적이 있다

. 사장은 미안한 얼굴로 장사가 잘 안 된다는 넋두리를 해 왔다. 그리고 '일은 잘해 줬지

만...'이라는 말도 함께 덧붙였다. 사실일 것이다. 동네에서 하는 편의점 장사라고 해봐

야 수준이 뻔했고, 그 때문에 일하는 동안 다른 편의점 알바생들보다 몸이 편했던 것은

맞으니까. 시간당 2500원이라는, 당시 최저 시급에 한참 못 미치는 금액의 돈을 받고 일

을 했지만, 손님이 없는 시간에는 편의점 물품 정리나 청소라도 해서 노는 시간을 만들지

않으려 노력했다. 공으로 돈을 번다는 인식은 주기 싫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내 노력에

대가를 원한 건 아니었다. 그저 납득이 안 되는 게 있었다. 장사가 안 돼서, 부득이하게

나를 해고해야 했다면 어째서 오전 시간에 근무하는 B양은 계속 일을 하고 있는가, 라는

문제였다. 심지어 내가 일하던 오후 타임보다 더 한가한 시간에 일을 하는 그녀가 말이다

. 남자가 그런 걸로 뭘~이라고 말한다면 사실 할 말이 없기는 하다. 내가 생각해도 속 좁

은 사고가 맞으므로. 하지만 그때 당시 복학생(군대를 막 전역한, 혹은 돈이 궁한)이었던

내게 '편의점 해고 사태'는 나름 심각한 일이었다. 때문에 학교에 갈 때마다 그 편의점을

지나쳐 갈 때면, 'B양은 어째서 장사도 안 되는 편의점에서 계속 일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나름의 답을 찾기 위해 고민을 하고는 했더랬다.
그리고  몇 가지 신빙성 있는 근거를 발견해냈다. 첫 번째, 서비스직에는 남자보다 여자

가 비교적 적합하다. 솔직히 나만 해도 그렇다. PC방이나 커피숍에 갔을 때 남자 알바생

보다 여자 알바생의 서비스를 받는 게 여러모로(?) 더 좋았던 게 사실이니까. 두 번째, B

양은 얼굴이 예쁘다. 혹자는 '편의점 알바하는데 얼굴이 무슨 상관이냐'고 반문할지도 모

르겠으나 알바생이 예쁘면 미미할지라도 손님이 더 느는 것은 사실이다. 예쁜 알바생의

얼굴을 보려고 두번, 세번 더 찾아오는 몇몇 남자 손님들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사장도 남자다. 이 몇가지 근거를 조합해봤을때, 사장이 예쁜 여알바생 B양과

군바리 냄새 폴폴 나는 복학생중 누구를 해고할지를 판단하는 데까지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았을

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근거들은 일견 타당해 보이기까지 했다. B양의 외모

가 편의점의 이윤을 창출하는데 더 도움이 된다면, 성실한 노동력만을 제공할 뿐인 복학

생의 메리트는 사라진다. 그러므로 상대적으로 '무능한' 노동자인 복학생은 기업으로부터

해고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자본주의식 논리'이자 내가 제대 후 처음으로 맛봐야 했

던 사회의 쓴맛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이 된 지금도 나는 가끔씩, 아니 자주 자본주의식 논리와 맞부딪

치게 된다. 임금 대비 저효율이라는 이유로 정리해고 된 선배들의 모습에서, 임신한 여직

원은 일에 집중을 못한다는 이유로 해고된 여자 후배의 모습에서. 그렇게 해고 대상이 된

그들의 얼굴에는 분노도 슬픔도 아닌 체념이라는 감정이 점철되어 있었다.

나도 곧 그 대상 중 하나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었을까. 퇴근 후 습관적으로 찾던

서점에서 요새 내 머리를 어지럽히던 '무능'이라는 글씨가 큼지막하게 박힌 이 책을 집어

들게 된 것은.
'무엇이 우리를 무능하게 만드는가'의 저자 마이클 패럴먼은 이런 자본주의식 논리를 정

면으로 부정하고 반박한다. 실업과 가난의 원인은 노동자의 무능 때문이 아닌, 시장 기능

을 맹신하는 자본주의 체제 때문이며, 그 모순을 알면서도 불변의 진리인 것처럼 체제를

유지시키고 오히려 견고하게 만드는 자본과 학자들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논리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신화에 등장하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라는 우화에 빗대어 비판한다. 그

리스 신화에서 프로크루스테스는 크기가 정해진 침대에 사람을 눕힌 뒤 키가 작은 사람은

침대 크기에 맞게 늘리고 더 큰 사람은 잘라낸다. 즉 프로크루스테스식 획일주의는 노동

자의 잠재력을 무시하고, 자본 세력의 재산 확대에 덜 이로운 능력을 가진 노동자는 무능

한 자라고 낙인을 찍는다는 내용이다. 실업과 가난이 무능한 노동자의 책임이라는 프

로크루스테스식 사고는 수많은 지식인을 통해 현대 자본주의 체제에서 직업 윤리로 자리

잡게 된 것이라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처음에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기로 선택한 이상,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내용의 책을

읽어서 뭐하겠냐, 는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책을 읽어가며, 실업과 가난

이 노동자의 탓이 아니라는 저자의 말에서 나는 정말 큰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또한 일

견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사회적 인식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의식'을 견지해야 한다는 것

도 말이다. 해고된 이후 제2의 삶을 살고 있는 선배와 후배에게 이 책을 선물해주고 싶다

. 이 땅의 노동자로 살고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쯤은 읽어보기를 권한다.

 

YES마니아 : 골드 c****t 2014.04.27.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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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이 세상은 천국 혹은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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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이토록 무기력하고 무능하게 만드는 것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건 바로 시장맹신 자본주의체제야, 라고 마이클 페럴먼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는 말한다. <무엇이 우리를 무능하게 만드는가>(2010)의 원제는 ‘The Invisible Handcuffs of Capitalism’, 즉 ‘자본주의의 보이지 않는 수갑’이다. 자본주의체제의 이론적 창도자라 할 애덤 스미스가 얘기한 ‘보이지 않는 손’(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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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이토록 무기력하고 무능하게 만드는 것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건 바로 시장맹신 자본주의체제야, 라고 마이클 페럴먼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는 말한다. <무엇이 우리를 무능하게 만드는가>(2010)의 원제는 ‘The Invisible Handcuffs of Capitalism’, 자본주의의 보이지 않는 수갑이다. 자본주의체제의 이론적 창도자라 할 애덤 스미스가 얘기한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을 살짝 비튼 말이다.

 

알다시피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보이지 않는 손의 마술을 이렇게 그렸다. “우리가 저녁 식사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정육점이나 양조장의 주인, 또는 제빵업자의 자비심 덕이 아니다. 그 사람들 자신의 이기심 때문이다.” 각자 이기적 욕망대로 움직이면, 세상은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쪽으로 저절로 잘 굴러갈 거라는 이 마법의 주문을, 미국의 진보 저널 먼슬리 리뷰가 펴낸 무엇이 우리를은 보이지 않는 수갑(족쇄)이라고 뒤집어 버린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세상은 스미스적 천국인가, 페럴먼적 지옥인가 

 

자본주의체제에서 수갑을 차야 하는 대상은 늘 노동과 노동자, 노동조건이다. 페럴먼은 이를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 비유한다. 그리스 신화 속의 프로크루스테스는 여행객들을 붙잡아 자신의 철제 침대에 눕히고는 그 길이에 맞도록 억지로 늘이거나 잘라내며 가혹하게 죽였다. 오늘날 대다수 사람들은 프로크루스테스 침대에 자신의 몸을 맞추는 수밖에 없다. 거기에 적응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순간 침대는 보이지 않는 수갑으로 대체된다.

 

저서 도덕 감정론에서 시장경제 작동 전제 조건으로 일정 수준의 도덕적 자제력 발휘가 필요하다고 봤던 스미스는, 오늘의 신자유주의자들에 비하면 그래도 양질이었다고 페럴먼은 얘기한다. 물론 스미스의 도덕적 자제력이란 현실적으로는 양두구육의 자기모순에 지나지 않았지만. 어쨌든 마거릿 대처는 “(신자유주의 외에) 대안은 없다고 했고, 지금 대한민국을 장악하고 있는 세력도 대처의 추종자들이다.

 

대처의 프로크루스테스적 전략을 당시 어느 서방 기자는 이렇게 비꼬았다. “공동체를 깨뜨리고 사람들로 하여금 세상에서 약간 더 외로움을 느끼게 만들어라. 사회적 안전망에 몇 개의 구멍을 뚫어라. 돈 버는 행위의 위상을 높이고, 다른 모든 활동의 위상을 낮춰라. 예술가들에 대한 기사 작위 수여를 중단하고 그것을 백화점 재벌들에게 주어라. 지식인들 말 듣는 걸 중단하고 기업가와 금융업자들의 말을 경청하라. () 돈 잘 버는 사람들은 () 이윽고 () 지배적인 목소리를 갖게 된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것을 얻기 위해 당신을 사랑하게 된다.”

 

페럴먼은 말했다. “금융 스캔들이 터져 나올 때, 우리는 몇몇 썩은 사과가 연루돼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상류층 사회 내부에는 단지 몇 개의 썩은 사과들만 존재하는 반면,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은 나머지 대다수 사람들은 엄중한 규율을 필요로 한다는 주장을 세상의 어느 누가 왜 믿어야 하는가?” 세월호와 국정원과 간첩 날조사건과 북방한계선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 내가 직접 쓴 서평은 아니지만 2014년 4월 28일자 한겨레신문 한승동 기자의 글을 그대로 옮긴다.

비록 한승동 기자의 허락을 받진 않았지만, 이 책을 추천하는 데 있어서 한 기자의 글만큼 설득력을 갖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애덤 스미스는 아마 지금의 이 세상을 천국이라 여길 것이다. 반면, 이 책의 저자 마이클 페럴먼은 지금의 이 세상을 끔찍한 지옥이라 여길 것이다. 그럼 당신에게 이 세상은 어떠한가? 판단이 잘 안 선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답을 내는 데 훨씬 선명해질테니깐!

 

 

YES마니아 : 로얄 k****i 2014.04.28. 신고 공감 0 댓글 0